강철과 같은 오그리마의 성문 앞....
"바로크.... 때가 되었소."
내가 지켰던 것들을.... 다시 한번더 칼을 들이대게 되었구나. 우리도 저기에 있는 자들도 같은 호드인데....
"저기 오그리마를 지키고 있는 자들도 모두 호드일세. 우리의 형제 자매들...."
"이 전사들은 싸울 준비가 되었소. 그댈 위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오."
하지만.... 난 다시 한번 일어난 골육상쟁에 너무 많은 형제의 피를 내 손에 묻히고 싶지 않다.
"목숨이라면.... 하나로 충분할지도."
난 죽음으로서 내 불명예를 씻어낼것이고, 내 죄를 속죄할 것이다.
오그리마의 정문이 끼익대며 열렸다. 그 오만한 밴시 여왕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지.
"그래, 사울팽. 반역자를 이끄는 반역자가 왔군. 어째서 나에게, 그리고 같은 호드들에게 칼을 들이대는거지?"
"내가 고통받길 바라지 않나. 우리 모두가."
"고통? 나는 우리 모두의 고통을 끝내려고 했다. 내 힘으로 고통을 끝내고 싶었다. 사울팽, 너의 고통마저도."
헛소리를. 고통을 더 만들어놓고서. 힘? 무슨 허세를 부리는 것이냐. 실바나스 윈드러너여!
"힘으로? 힘으로 그렇게 많은 자들의 목숨을 빼앗고 싶었나?! 그렇게 더 많은 자들이 고통받는걸 보고 싶었나?! 네 어리석은 생각이 더 많은 절망과 증오를 낳을 것이다!"
"명예? 사울팽, 넌 모르는구나. 힘이 없는 명예는 비참하다는 것을. 난 그때 깨달았다. 힘이 없는 명예는 비참하고, 적이 존재하는 평화는 없다고."
"명예없는 힘은 오로지 고통과 파국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공존함으로서 평화를 만들 수 있었다! 아서스와 가로쉬가 스스로의 힘에 의해 파국을 맞이했다는 것을! 하이잘 산 전투, 안퀴라즈 전투에서 공존을 통해 명예를 나눴다는것을!"
"그럼, 네가 손잡은 얼라이언스를 봐라. 쿨 티라스의 댈린 프라우드무어가 호드와 공존하기로 했던가? 아니, 우리 호드가 있는 한 평화는 없다고 했지. 네 현실을 봐라. 오로지 힘과 정복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의 슬픔과 오만함, 피해망상과 아집에 갇힌 여자에게 뭘 바라겠나.
"실바나스 윈드러너! 헛소리 그만 지껄여라! 너의 목표가 힘을 통해 피비린내만 남은 평화를 추구한다면, 너의 목표가 너의 정복을 통해 시체만 남은 평화를 추구한다면, 나는 내 힘으로 더많은 죽음을 막을것이다! 나는 내 힘으로 모두가 공존하는 평화를 만들것이다! 실바나스 윈드러너! 막고라를 신청한다!"
"힘이라. 그 단검을 꺼내야겠구나. 그 고대신마저 힘으로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죽음을 섬길 수 있다는걸 똑똑히 보여주마."
저건.... 폭풍의 용광로에서.... 실바나스가 훔쳤던 그 단검.....
"저건.... 잘아타스...! 실바나스! 막고라가 어떤 결투가 알기는 아나?"
"내가 잘 알지. 스랄. 어차피 이기는게 명예아닌가."
"대체 실바나스가 잘아타스에 무슨 술수를 부린거죠...? 사울팽 대군주. 정말 싸우실 겁니까?"
"형제여. 무모한 싸움이오...."
어린 왕도, 내 오랜 친구도.... 무모하다고 하는구나. 그러나....
"나의 오랜 친구여.... 자네와 난...."
"결코 숨을 수 없소."
나의 오랜 친구는 새로운 도끼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내가 당신을 끌여들였소.... 내가...."
"어디로 가게될지 둘다 알았잖나. 남은 길.... 함께 걸어주게."
어찌 잊겠는가.... 수습할 수 있었던 그 명예를.... 준.... 어린 왕의 아버지였던 왕의 검이 이제 내 손에.... 이제 끝을 낼 것이다.
"이제 끝을 내보자."
"어리석기는."
"!!!"
비열한 여자같으니라고! 대체 무슨 조화인지 몰라도 사슬로 날 묶어두려고 하는구나! 대체 어떤 힘을 휘두르는 것이냐!
"그윽.... 으억!!"
빌어먹을 쇠사슬...! 윽...!
"이거 대군주가 쓰러지게 생겼군. 난 너를 믿었어. 저들도 그랬을 텐데. 죽음이 다가온다, 노병이여. 저들의 희망도 너와 함께 사그라질 것이야."
"아니!! 호드의 명예를 위하여!! 록타르 오가르!!!"
아니, 난 무릎꿇지 않을것이다! 쇠사슬도 내 분노앞에선 엿가락일 뿐!
"대체.... 쇠사슬을 부수다니! 그렇군. 눈이 붉게 변하며 분노하는군. 역시.... 듣던대로구나. 사울팽."
"희망을 없앨 순 없다!"
난 무릎꿇지 않을 것이다! 내 심장이 터질정도로, 내 눈이 충혈될 정도로 나의 마음을 불태울것이다! 증오하는 적들을 모조리 베었듯, 이번에도 벨 것이다!
"텔드랏실을 한번 봐라! 넌 실패했다! 희망은 살아 있지! 로데론에선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게 했지만, 그것도 실패! 우린 굳건해지고, 넌! 계속! 실패! 또 실패! 호드는 이겨낸다! 호드는 강하다!"
"한심하구나! 네가 짐승처럼 울부짖어봤자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난 너를 믿었고 너희를 믿었어! 너희들의 힘을, 너희들의 충의와 정복을! 하지만 이제 알겠어. 정복하지 못하는 호드는! 너처럼 약해 빠진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제 모두가 알겠지. 그녀가 호드를 수단으로 보았다는 것을! 호드를 아낀것도 오직 수단으로 아꼈다는 것을!
"아제로스를 위하여!!"
내 영혼이 불타오른다! 록타 오가르!
"어째서? 어째서 나의 힘을....?! 되받아친거지....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을텐데.... 대체 무슨 수를...!"
그 죽음의 광선은 오그리마의 성문을 부셨다. 하지만.... 맞아야 할 건 나였는데....
"사울팽.... 군주님.... 그 힘을 되받아쳐서 그 커다란 문을 부수다니.... 당신은...."
"사울팽.... 무슨 조화냐...!"
어디선가 목소리가 울러퍼졌다. 그 익숙한 목소리.... 설마....
"호드는 굳건하다. 실바나스."
볼진...! 분명 죽었는데...! 하지만 이제 내가 알던.... 볼진이 아니었다.... 그리고 되받아친건 내가 아니라.... 그....
"볼진...! 그대는 죽었는데!"
"난 내 힘으로 죽음을 초월했다네. 이제 생명의 로아로서 생명들을 위해 헌신할 뿐."
"볼진.... 막고라에 끼어들어? 날 망할 대족장 자리에 앉혀 나에게 잔뜩 뒤치닥거리나 던져놓고. 나약하게 죽은 주제에! 왜!!"
모두가 죽은 볼진이 생명의 로아로 돌아왔다는것이, 모두들 넋을 놓았다.... 나조차도 이해가 안될 정도로....
"볼진...."
"대체.... 어찌 된거요...."
"난 너에게서 빛을 봤지. 하지만. 난 너가 빛만을 얻기위해 너가 쌓아올릴 시체들을 난 더이상 차마 볼 수 없겠구나. 이제 그만, 짐을 내려놓아라. 이제 너의 슬픔과 고통만 보는 걸 그만해라! 지금이라도 시체들을 쌓아올리는 것이 아닌. 평화를 쌓아 빛을 이룩해라!"
"그래서 내가 나약해지라는 것이냐? 한심하기 짝이없구나. 그래. 모조리 죽여주마! 전부 죽이면 모두 입을 다물테니까!"
밴시 여왕은 증오, 분노,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 나약함을 끝내 버리지 못했다. 그녀가 버리길 바랬거늘, 헛된 희망이었던건가.
"그래. 전부 죽어버려라!!! 전부 죽어버려!!! 이젠 복수도!!!! 전부 의미가 없어!!!! 나는 죽음 그 자체이다!!"
"나는 생명의 로아, 볼진이다! 죽음은 결국 생명에게 내어주는 법!"
"닥쳐라! 내가 선사하는 죽음의 평화를 보여주마! 내가 선사하는 자유를 보여주겠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죽음의 촉수들이 바닥에서 솓아올랐다. 죽음의 촉수들이 우리 모두를 삼키려 들때, 볼진은 자신의 권능으로 그 촉수들을 가로막았다.
"스랄! 안두인! 힘을 빌려주게!"
"모두 저와 스랄, 볼진에게 집결하세요!"
"정령들이여! 우리를 수호하소서!"
모두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며 막고 있지만.... 끝은 내가 내야겠지.
"우리가 죽어야한다면, 나 혼자로 충분하겠지."
나는 그 장벽을 뛰쳐나갔다. 도끼와 검이 쥐어진 노병의 마지막 임무를 위해.
"군주님! 뭘 하시려고요?!"
"사울팽! 어디가려고 하는 것이오!"
"우리들은 결코 숨을수 없네. 빈 모크 타자크 차. (그대들을 지켜주겠다.) 이제 끝을 낼걸세. 모두 함께. 남은길 함께 걸어주길. 록타르!"
피로 얼룩진 과거는 나에게서 끝나길, 다음 세대가.... 증오와 불명예를 딛고, 서로 함께 평화로 나아가길....
"록타르 오가르!!!! 아제로스를 위하여!!!"
"군주 님!!!!!"
나는 도끼를 던졌으나 그녀는 머리를 숙여 피했다. 하지만 일부러 빗맞췄지.
"우습구나. 말퓨리온을 맞혔던 사울팽이 맞나? 으윽!! 감히...!!"
두 자루로 나눠진 샬라메인으로 방심한 그녀의 빈틈을 베었다. 저주받은 그 단검과 그녀의 목과 눈을 내리 찍었다. 그리고 그 뒤로.... 나는 그녀의 비명 뒤로는 기억이 끊겼다.
"윽.... 크윽.... 지금.... 내 눈에 너희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아나....? 전쟁 놀이....에 빠진 장난.... 감 병정들.... 명예만 짖어....대는 짐승....들. 하나....되어 싸우겠다고? 실컷 즐기.... 거라... 영원....한 건 없으....니."
"우린 살아남았어요.... 그녀는 중상을 입고 도망쳤고.... 잘아타스는 금이간 채로 사라졌어요....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하죠...?"
"집으로.... 데려가야지...."
이제 만나겠구나....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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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판 스토리를 드디어 손보게 되었군요. 격전의 아제로스 스토리를 보고 너무나 분노가 치솟고 내가 봐도 너무나도 저질인지라 스토리를 제가 고쳐봤습니다. 후.... 설정은.... 어차피 개판난거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한번 써봤습니다. 엉망이긴 해도 즐겁게 감상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