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몬헌, 은근 훈훈하고 코믹한 게임입니다

[OneMic]

1)

밀린 숙제처럼 혼자 격투대회 돌다가 피곤해져서 집회구역을 찾았습니다. 퀘스트 수주하니 누가 들어오더라고요. 둘이 잘 맞는 거 같아서 열심히 돌았습니다. 플스라 채팅도 불편하고 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제가 방 만들면 그가 들어와서 몹 잡고 따봉 교환하고 다시 방 열고 몹 잡고 따봉 그렇게 7~8번 정도 반복했어요.

문제는 격투대회 5번(가론 브라더스)이었는데, 거기서 제공하는 무기 중 제가 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겁니다. 저는 헤보, 라보, 대검, 해머, 랜스, 건랜스 이 정도 할 줄 아는데, 격대 5번은 제가 할 줄 아는 무기가 아예 없는 겁니다. 헌랭 600에 마랭 300쯤 됐는데 쓸 줄 아는 무기가 없어서 격대를 못 깨다니... 이래서 헌랭 999 돼도 몬린이 몬린이 하나 봅니다.

고민하다가 집회구역에서 플스 채팅으로 지금까지 함께 게임했던 그에게 "혹시 내가 무기를 못 써서 그러는데 격대 5번 좀 도와줄 수 있겠냐. 나도 열심히 안 죽고 살아 있겠지만 1인분은 못할 거 같다. 그래서 부탁하기 미안하다."라고 열심히 영어로 써서 보냈습니다. 길드카드로 보아 일본인인 듯했던 그는 채팅을 쭉 보더니 제게 답했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격대 5번. 저는 그나마 서포트라도 가능한 수렵피리를 잡았고, 핸드폰으로 재빨리 버프하는 법을 검색해서 두 마리의 가론과 사투를 벌이는 그에게 스태미너와 기절내성 버프를 걸어 주었습니다. 그가 격투장 가운데로 가론을 유인하면 낙석 스위치도 켜고, 가론이 누우면 가서 머리도 한두 대 치고요. 그렇게 해서 격대 5번을 클리어했습니다.

근데 이게 재밌더군요.

그래서 한 번 더 열어서 깨고, 한 번 더 열어서 깨고, 이런 식으로 총 세 번 깼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서로 따봉을 한 번 더 교환한 뒤 헤어졌습니다.

이제 40대 중반 되니 세상에 별로 훈훈할 일이 없는데, 몬헌 하면서 별것도 아닌 일에 은근한 훈훈함을 느끼네요.

2)

몬헌은 또 은근 아이러니 가득한 게임입니다. 제가 하면서 느끼는 건, 가장 빡세고 가장 무서운 몹인 이블조가 동시에 가장 웃기는 캐릭터라는 겁니다. 열심히 사냥하다가 이블조만 등장하면 갑자기 게임이 코미디가 돼 버려요.

한 번은 설원 맵에서 티가렉스를 잡고 있는데 오도가론이 등장해서 둘이 뒤엉켜 치고박고 하는 걸 저는 슬쩍 떨어져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옆 맵에서 이블조가 터벅터벅 걸어오는 게 보이는 겁니다. 순간 예상되는 난장판에 저도 모르게 혼잣말, "아, X됐다..." 14만원짜리 퀘스트에 격운티켓 걸고 하는 거라 안 그래도 신경 날카로와져 있었거든요.

오도가론은 이블조한테 등을 지고 있어서 모르더군요. 하지만 티가렉스는 이블조가 오는 걸 봤습니다. 엄청 달려들 것처럼 크아아~~~ 표효를 하는 거예요.

순간 예전에 봤던 벨튀 짤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티가렉스에게 클러치 클로를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티가가 그대로 뒤 돌아 튀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티가한테 붙어서 안전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자리에 남은 오도가론이 궁금하긴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블조가 입에 물고 다니더군요...

몬헌, 은근 훈훈하고 코믹한 게임입니다.

[사과맛치즈]

약한 주제에 눈치도 없는 오롱이...

[OneMic]

ㅋㅋㅋㅋ 불쌍해요...

[루리루리현자]

ㅋㅋㅋ 즐겜하고 계시는군요. 따봉 남겨드립니다~!

[OneMic]

따봉 감사합니다.^^ 루리루리현자님도 즐겜하셔요!

[에리코]

플스판은 따봉 아래 평화 그 자체죠
유저간 분쟁은 없다시피하니...
채팅의 불편함이 가져다준 평화;

[OneMic]

아... 피씨겜을 안 하다 보니 그런 생각은 못했네요.
근데 진짜 많이들 싸울 거 같아요.ㅜ

[에리코]

가끔 피씨판 채팅으로 싸우는 스샷 올라오면 분위기가 극과극 이더라구요..

[루리웹-8539024702]

PC판은 싸워요???

[에리코]

이쪽도 많이 있는일은 아니겠지만

용결정 테오 사냥 시작전에 폭탄 국룰 아니냐면서 시비거는 사람(작성자님은 테오가 이동하는 패턴이길래 전투 시작했다함)
본인이 못하면서 남욕하면서 시비거는 사람도 많구...
가끔 박제글 올라오더라구요.

[유니콩콩풀콩]

따봉과 눈물이면 의사소통이 끝나는 매직

[애들러형제]

피시판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 채팅이 플스에 비하면 굉장히 쉽다는거 ㅋㅋㅋ 게다가 스팀판은 플스판과는 달리 자기나라 사람들과 만나기 더 쉬운 구조라서...

[루리웹-4799083163]

따봉 투척이오~~

[OneMic]

감사합니다~~ ^^

[Juice-0913]

훈훈하고 좋은 글이네요. 베스트 갈 수 있게 잡담에서 소감으로 탭을 바꾸심이?

[OneMic]

앗, 그런 게 있나요? 네, 그럼 바꿔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능장파티쉐]

혹시 격투대회만 하는
집회소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하는건가요??

[OneMic]

아, 처음 세이브 데이터 로딩할 때 혹은 게임 내에서 집회소 이동할 때 옵션으로 조건을 걸 수 있어요. 조건을 자동으로 맡기지 않고 수동으로 설정하는 메뉴가 있으니 집회소 이동할 때 옵션을 찾아 보세요.^^ 격투대회, 맘타로트 등등 해당 집회소에서 주력으로 하고 싶은 선택지가 있어요.

[기능장파티쉐]

아~~~

감사 합니다 ㅎ

[보고있나?]

키보드만 연결하면 피씨처럼 채팅 가능한데 막상 사람들이 잘 이용안하고 간단한 스탬프로 대화하죠 ㅋㅋㅋ 그래도 다 알아듣는게 훈훈함

[OneMic]

하하 한국인끼리도 마치 외국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는 급할 땐 세컨드스크린 앱으로 채팅하기도 해요. 그래도 좀 불편하긴 하더라고요.

[애들러형제]

그래서 처음엔 저도 키보드 썼는데 맘타 집회소 할 때 빼면 딱히 쓸 일이 없더라고요

[별찍는별]

원래 바바콩가와 게료스가 개그캐릭터의 입지를 양분하고 있었는데
둘 다 안나오는 월드에선 그 자리를 빌조가 차지한 느낌이죠.
물론 앞의 둘은 슬립스틱 코메디고 빌조는 혼파망혐오개그(?)라 분야가 다르지만.

[OneMic]

제일 무서븐 넘이 제일 웃긴 게 참... 뒤로 바둥바둥하다가 넘어지는 것도 은근 웃겨요.

[루리웹-8923033004]

저는 수레탈때 자동으로 나오는 '미안합니다'
다른 파티원들은 '괜찮아' 이게 훈훈하더군요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나오는게 아니였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래도 속마음과 시스템 자동멘트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OneMic]

게임이 난이도가 좀 있다 보니 때로는 죽는 사람 때문에 짜증도 날 수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저 처음 입문했을 때 뭣 모르고 멀티 들어갔다가 3수레... 민폐왕이었습니다.^^

[비타민 공허]

같이 도와가면서 재미나게 즐기는 몬헌~ 재미나죠 >..<

[OneMic]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재미난 게임입니다^^

[푸른빛 바람]

이블조 진짜 뭔가 이상하게 코믹함ㅋㅋ

[OneMic]

ㅋㅋㅋㅋㅋ 맞아요. 무서운데 코믹해요.

[조달봉]

따봉~

[OneMic]

달봉님 따봉 감사합니다~~ ^^

[coco3095]

ㅋㅋㅋㅋ글 맛깔나게 쓰시네요. 격투퀘 공감합니다. 모르는 파트너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 좋죠 ㅎ

[OneMic]

^^ 감사합니다. 말이 안 통해서 더 훈훈하고 즐거웠던 거 같아요.

[laff]

격투대회가 진짜 헌터들의 정을 느낄수 있는 곳이죠 ㅋㅋ
월드 때 천천무도 만들고 트로피도 딸겸 격투대회만 몇시간을 하던 때가 있었는데..
2인팟 밖에 안되서 공방에서 만난 사람과 둘이서만 계속 하다보면 뭔가 대화 한마디도 안하지만 따봉으로 훈훈해지죠 ㅋㅋ

[OneMic]

맞아요. ㅎㅎ 서로 말을 안 해도 뭔가 척하면 딱, 그런 느낌...

[OneMic]

ㅎㅎㅎㅎㅎ 내맘이 네맘같은 게임...!!

[봉봉마루]

채팅이 원할 했으면 저런 훈훈함도 없을 듯 하네요
공방 가끔 뛰면 따봉하나로 따뜻해지는 느낌이 이모티콘은 따봉이랑 눈물만 쓰는데도 다 통하는 소통 다들 원하는건 같아서 인지

[OneMic]

하하 저도 따봉이랑 눈물이 주력기입니다.^^

[루리웹-12423056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OneMic]

ㅎㅎㅎ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Rudri]

[OneMic]

ㅋㅋㅋㅋㅋㅋ 넘 귀엽네요! 작은 눈이 포인트...

[REAH]

은근히 외국인과 멀티가 훈훈하고 재밌습니다.

[OneMic]

말이 안 통하면 가끔 벽꿍이나 수면참 등 플레이가 칼같이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우왕좌왕하며 즐기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JAMBI2352]

근데 플스도 USB 키보드 연결하면 채팅 편하게 가능한데..

[전역해도노예]

넬기 점프공격하는데 동굴이어서 숏점할때
슬링어 날렸더니 막타로 죽을때
클러치 벽꿍으로 몬스터 두마리 박치기 시켰더니 세력다툼할때

소소한 웃음 주죠

[이시덕]

전 외국인한테 xucking korean 욕 먹으면서 플레이한 기억이 있네요. 낙석 실패로 3명 외국인이서 다굴하던데 제 프로필 한국어인거 확인하고
겁나 별별 욕 계속 박더군요.. 패드립은 뭐 기본이었던 것 같네요. 플스에도 마이크로 욕설하는 사람 가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