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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아유무가 사라졌다?」 -5
409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あゆ) 2020/12/12(土) 19:36:04.64 ID:/ThFU8gV
◇◇◇───────────◇◇◇
다음날, 나는 직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사흘 연속으로 결근하기엔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히나키에 대해서는, 부모님이나 유치원 선생님과 의논한 후, 당분간은 이웃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카스미 쨩은 그날 밤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술김에 나에게 다가온 것도 포함해서.
자신의 데스크에서 사흘 동안 밀린 업무와 메일을 체크하고 있으면, 갑자기 툭 어깨에 손이 놓였다.
완전히 기습을 당한 나는, 그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뭐야, 그렇게까지 놀랄 필요는 없잖아」
「야자와 씨, 고마웠습니다」
「너......얼굴이 말이 아니잖아」
「하하, 네......」
「잠깐 따라와 봐. ......얘기, 들어줄게」
410 (あゆ) ID:/ThFU8gV
야자와 선배에게 재촉을 받아, 나는 사내의 흡연실──이라고 해도, 출입하는 사람 중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칸막이가 있는 휴게실──에 끌려갔다.
「신경 써 주시고, 뭐랄까 죄송합니다」
「왜냐하면......못 봐주겠다고」
연일 정신적인 피로가 극에 달했던 나는, 쌓여 있던 것을 모두 토해 내듯이 야자와 선배에게 계속해서 말을 했다.
보통이라면 믿을 수 없는 엉뚱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잠자코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다.
「그런 거라면, 더 빨리 상담하라고」
선배는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런 거에 빠삭한 애가 있어......칫, 이럴 때만 늦게 받는다니까......」
괘씸한 듯이 중얼거리고 있자, 마침내 상대방이 전화를 받은 모양이다.
「여보세요? 조금 상담할 게 있는데......에?......응, 그렇긴 한데......응, 알았어」
야자와 선배로부터 스마트 폰을 건네받았다.
「너랑 한번 말해보고 싶데」
420 (あゆ) ID:/ThFU8gV
주뼛주뼛 전화를 받는다. 전화 상대는, 상냥한 어조의 여성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당신이 니코치의 후배 쨩?』
「네, 타카사키 유우라고 합니다」
『내는 토죠 노조미. 일단, 스피리츄얼 상담사를 하고 있습니다ー』
......그야말로 수상한 직함이다.
내 표정을 살폈는지, 야자와 선배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녀석, 실적은 있으니까」
『후훗, 그렇다고는 해도......』
「......?」
『너, 굉장한 게 씌어 있네~. 전화 너머로도 오싹 오싹 느껴지고 있어』
노조미 씨는 태평한 목소리로, 농담을 하듯 깔깔대며 즐겁게 웃는다.
424 (あゆ) ID:/ThFU8gV
『야~, 이건 상당히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그렇게나, 말입니까...」
『아ー, 아마 괜찮을 거라. 거기는 내가 보장한다』
「빨리, 어떻게든 할 수 없을까요?」
『역시, 그건 직접 만나서 확인하지 않으면 모른다』
노조미 씨가, 이쪽이 편한 시간에 맞춰 준다고 해서, 가장 빠른 휴일로 정했다.
『그때까지는...인근 신사라도 매일 참배하는 편이 좋아』
「그런 걸로 괜찮나요?」
『응. 아, 너 주소가 어디였지? 괜찮은 신사 찾아줄게』
나는 묻는 대로 주소를 알려 주었다.
『음~......그렇다면......아, 여기네. ◯◯신사. 응, 여기가 좋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응. 그럼, 또 봐~』
426 (あゆ) ID:/ThFU8gV
오후, 병원에서 나나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연락이 왔다. 귀가하기 전, 나나의 병실을 방문했다.
나나의 상태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지만, 당분간 입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병원 이송 전후의 기억을 잃고 있었다.
「죄송해요......제가 제대로 하질 못해서」
「그렇게 너무 자기를 탓하는 거, 나나의 안 좋은 버릇이야」
「그렇지만」
「괜찮아. 지금은 제대로 푹 쉬어」
「......당신이야말로, 무리하지 마세요. 히나키는,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나는 슈퍼에 물건을 사러 들른 뒤, 히나키를 데리고 집에 돌아갔다.
저녁은, 냉장고에 있던 카레를 데워서 둘이서 먹었다.
어제, 카스미 쨩이 만들어 준 것이다.
카스미 쨩은 그 외에도, 해동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몇 끼분씩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주었다.
432 (あゆ) ID:/ThFU8gV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시곗바늘은 벌써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히나키ー, 이제 잘 시간이야ー?」
히나키는 나의 부름을 무시하고, 집안을 바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이상하다는 듯이 주위를 계속 둘러보고 있었다.
「왜 그러니?」
「아유 쨩이 없어」
이거, 라고 말하며, 작은 손에 움켜쥔 것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구슬을 실에 꿰어 만든 팔찌.
중앙 부분에는, 분홍색 리본 모양의 점토 세공이 끼워져 있었다.
「히나키가 만든 거야? 대단하다ー」
「응. 아유 쨩에게 선물하려고 했는데ー......」
「이거, 엄마가 맡아도 괜찮아?」
「왜?」
「엄마는, 아유 쨩이랑 친구니까......히나키가 착하게 자고 있는 동안, 대신 주도록 할게. 그러니까 오늘은 이제 자자?」
「응!」
470 (あゆ) ID:CuvMPKt3
히나키가 잠든 뒤, 나는 집안일을 마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요리도, 청소도, 빨래도, 최근에는 나나에게 맡길 뿐이었지만, 나나가 원래대로 회복할 때까지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거지를 하고, 욕실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내일 아침에 낼 쓰레기를 분리했다.
냉장고와 눈싸움을 하면서, 내일 히나키의 도시락은 뭘로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시야 가장자리, 무언가가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한 숟가락 정도의 물이, 바닥 위에 떨어져 있었다.
「어라, 언제 흘려버렸나......」
걸레를 꺼낸 후, 닦아내려고 쭈그려 앉았을 때, 나는 더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젖은 곳은 한 군데가 아니었다.
물자국은 점점이, 주방으로부터 거실, 복도로──발자국처럼 뻗어 있었다.
471 (あゆ) ID:CuvMPKt3
물의 흔적을 좇아, 나는 계단을 올라갔다.
물방울의 줄기는, 계단에서 2층 복도, 베란다 쪽으로 뻗어, 창문 앞에서 멈춰있었다.
창문은 레이스 커튼이 쳐져 있어, 희미한 달빛이 실내를 비추었다.
그 창백한 빛이 가려지고, 흐릿한 사람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이 보였다.
베란다에 누군가 있다.
「아유무? 아유무야?」
그림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커튼을 걷어내려다, 손이 멈춘다.
나의 뇌리에, 그 흉측하게도 슬픈 모습이 되살아났다.
472 (あゆ) ID:CuvMPKt3
나는 커튼 너머로, 생각을 한 뒤 말을 걸었다.
「부탁이야, 아유무, 가르쳐줘............왜 더 빨리 내 앞에 나와주지 않은 거야?」
침묵.
「왜......내 소중한 가족들에게 손을 대는 거야?
──긴, 침묵.
「저기, 뭐라고 말 좀 해줘!」
정적에 휩싸인 집안에, 나의 외침만이 울린다.
「이대로라면, 나, 아유무를......」
그림자가 문득 어른거린다.
「아유무!」
나는, 커튼을 활짝 열어젖혔다.
──아무도 없었다.
창문을 열자. 후끈한 여름의 열기가 흘러들어와, 피부에 달라붙는다.
베란다 바닥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커다란 웅덩이가 뚜렷이 남아 있었다.
475 (あゆ) ID:CuvMPKt3
◇◇◇───────────◇◇◇
약속 날 오후, 나는 와타나베 씨에게 딸을 맡기고, 노조미 씨가 지정한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진보초에 있는 아담한 찻집이었다.
가게에 들어서면, 노조미 씨는 이미 테이블 석에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는 웬일인지 야자와 선배도 동석하고 있었다. 본인 왈, 감시역이라고 한다.
가게 안에는 우리 이외의 손님은 없었고, 조금 오래된 가요가 배경에 흐르고 있었다.
나는 노조미 씨의 맞은편, 야자와 선배의 옆자리에 앉았다.
「유우 쨩도 뭔가 시켜~」
「그러니까......」
「아무거나 괜찮아. 니코치가 한턱 낼 테니까」
「하아!?」
나는 아이스티, 야자와 선배는 아이스커피, 노조미 씨는 아세롤라 주스와 나폴리탄, 후르츠 파르페를 주문했다.
웨이터가 떠나고, 노조미 씨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키득거렸다.
「뭔가 이상한가요?」
「아니ー, 미안미안. 그게......」
내 뒤를 가리키며,
「영혼이 등에 단단히 매달려 있어서 말이야」
479 (あゆ) ID:CuvMPKt3
그 한마디에, 나도 야자와 선배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노조미 씨는 변함없이 놀리는 듯한 말투로,
「이러언ー싫네ー, 니코치 그런 무서운 얼굴 안 해도 괜찮다」
「왜, 왜냐면 너......그 귀신 집에서 나오는 거잖아. 그렇지?」
「네, 피해를 보게 된 건, 새집으로 옮기고 나서였고......」
노조미 씨는, 아니아니, 하고 부채질하듯 손을 흔든다.
「그것은 단순한 계기. 처음부터 쭈욱......유우 쨩에게 붙어있었어」
「역시......」
「짚이는 바가 있나?」
「아마......아유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죽은, 친한 친구입니다」
나는, 그동안의 경위를──야자와 선배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10년 전의 일도 포함해,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에서 전했다.
한편 그사이에, 조금 전 주문한 물건들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였다.
노조미 씨는 가끔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하며 들어주고 있었지만, 나폴리탄을 입에 나르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484 (あゆ) ID:CuvMPKt3
「휴ー, 잘 먹었습니다」
「너 말이야......진지하게 들었어?」
「물론이지.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야」
「뭔가 하나요?」
「다음은 아유무 쨩의 말을 들어보려고」
「아유무의......?」
「응. 내의 일은 어디까지나 상담이니까」
물론 그렇더라도 억지로 인연을 끊을 수도 있겠지만, 하고 말한 뒤
「그런 건, 내 정책에 반할뿐더러, 오히려 영혼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어쨌든, 영혼이──아유무 쨩이 손을 떼줄지는, 협상에 따라 결정」
그다음 협상은 이거래이, 라며 왼손의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들어 보였다.
「그럼, 시작해 볼까?」
「잘 부탁드립니다」
「우선,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 줄래?」
시키는 대로 하면, 노조미 씨는 자신의 가방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 그것을 내 왼손에 쥐게 했다.
「절대로 놓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야」
485 (あゆ) ID:CuvMPKt3
「조금 뭐 좀 확인해볼게」
노조미 씨는 내 앞에 손을 들고, 조금씩 접근해 온다.
내 이마에 그녀의 손 끝이 닿을 듯 말 듯 할 때, 파직하고 충격이 왔다.
그것은 겨울철에 정전기를 받았을 때의 감각과 비슷했다.
노조미 씨는 내 얼굴의 조금 오른쪽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그냥 조금 얘기하고 싶을 뿐이야. 화낼 필요 없데이」
그 순간, 갑자기 가게 안의 공기가 바뀌는 것을 느꼈다.
천장에 있는 주황색 조명이 깜박이고, 흐르던 배경 음악이 뿌측, 부측, 하더니 이내 끊겼다.
487 (あゆ) ID:CuvMPKt3
「유우 쨩, 여기서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참아줘」
노조미 씨는, 자신의 왼손을 나의 오른손 위에 대고, 오른손을 내 눈앞에 댔다.
「안돼안돼. 릴랙스. 자 심호흡. ......그래그래, 힘 빼고~......」
갑자기, 바짝 등이 무거워진다.
전신의 근육이 경직되고, 손발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동시에, 무언가가 몸속을 뚫고 오는듯한 기분 나쁜 감각이 몸을 덮쳤다.
「아유무 쨩. 내랑 얘기 하자」
왼손에 쥔 지폐가 점차 타는 듯이 뜨거워지면서, 나는 반사적으로 움켜쥐고 있던 손을 펼쳤다.
「니코치, 유우 쨩의 왼손 잡아줘. 절대 놓게 두면 안돼」
「알았어......!」
489 (あゆ) ID:CuvMPKt3
뇌를 헤집는 듯한 불쾌감. 사고는 정돈되지 않고 온몸에는 식은땀이 난다.
나는 등을 굽혀, 테이블에 엎드렸다.
노조미 씨는, 나의 변화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말을 계속한다.
「너무 저항하면, 유우 쨩이 힘들어」
갑자기 숨이 막히고,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나는 테이블에 위의 내용물을 뿌리고 있었다.
「너는 유우 쨩에게 폐를 끼쳐서, 곤란하게 만들면서 노는 게 즐거워? 아니지?」
그러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천천히, 저절로 입이 움직였다.
목구멍에서 새어 나온 것은, 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나...... 는......」
귀에 익은, 그러면서도 어딘가 먼 곳에서 들리는 듯한, 이상한 울림이 있었다.
「미움받고, 싶지......않아......」
「정말로, 그것뿐?」
「유우, 쨩......곁, 에, ......있고, 싶은, 것뿐......」
「그럼, 왜 유우 쨩의 부인이나 친구를 다치게 한 거야?」
「아아゛ㅅ......! ㄴ, ㅏ, 는!......나쁘, 지, 않아......!」
언성을 높이는 순간, 머리 안에 비틀리는 듯한 격통이 달린다. 서서히 시야가 흐려지고, 의식이 멀어진다.
그리그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493 (あゆ) ID:CuvMPKt3
아무래도 나는 잠들어 버렸던 것 같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야자와 선배가 내 어깨를 받쳐 주듯이 옆에 앉아 있었다.
창문에서 비치는 빛은 주황색으로 변해 있었다.
「정신 차렸어?」
「네, 저......아유무는」
「조금 애를 먹었지만......어떻게든 잘 됐어」
「정말이에요?」
「아까보다 가볍지 않아?」
확실히, 이전보다 어깨가 편해진 것 같다.
「저, 사례는」
노조미 씨는 턱에 손을 댄 체, 음ー하고 작은 소리를 냈다.
「아아......, 이번엔 좋아. 너는 니코치의 후배 쨩이니까, 출혈 대 서비스」
오늘은 피곤할 테니까, 그만 돌아가, 라고 하길래, 나는 노조미 씨와 야자와 선배에게 몇 번이나 머리를 숙이고 나서 가게를 나왔다.
494 (あゆ) ID:CuvMPKt3
◇◆◇───────────◇◆◇
「하아ー......어떻게든 잘 돼서 다행이야」
「......」
「노조미, 고마워」
「미안, 니코치」
「뭐야?」
「저거, 내한테는 무리야」
「엣......그래도, 너 아까『잘 됐어』라고......」
「미안해, 거짓말했어. 미안하지만 이 건, 내는 여기서 손을 떼겠어」
「잠깐, 노조미!?」
「니코치도, 저 애에 대해선......각오해두는 편이 좋을 거야」
「너......, 돈 안 받은 건 그런......!?」
「그럼, 또 보자~. 아, 지불은 맡길게」
◇◆◇───────────◇◆◇
543 名無しで叶える物語(あゆ) 2020/12/13(日) 23:30:13.38 ID:CuvMPKt3
◇◇◇───────────◇◇◇
황혼의 하늘 아래,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단순히 개방적인 기분이 되었다는 것만이 아니다.
뭔가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리듯,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움직였다.
이 때는 히나키나 나나에 대한 생각도 머리에서 사라졌다.
──빨리,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나는 와타나베가 앞을 빠르게 지나쳐, 집의 대문으로 향했다.
밖에서 창문을 흘끗 보면, 사람이 없을 실내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인다.
현관문을 열자, 다정하고 정겨운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551 (あゆ) ID:CuvMPKt3
텅 빈 거실에, 나와 아유무 단둘이.
가방을 아유무에게 맡기고, 주방의 싱크대에서 손을 씻고 나서, 식탁의 의자에 앉았다.
「밥하고 기다렸어」
먹을래?라고 묻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식단은, 한 공기 가득한 밥, 전갱이 소금구이, 계란말이, 우엉조림, 두부된장국.
「아유무의 요리, 정말 오랜만이네」
「그렇네」
「잘 먹겠습니다」
「……어때?」
「맛있어」
「다행이다」
조용한 거실에, 달그락달그락 젓가락과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만 울린다
「아유무는 안 먹어?」
「유우 쨩이 먹는걸, 보고 싶으니까」
558 (あゆ) ID:7Y0Z0sYn
아유무의 요리는 맛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않았습니다. 목욕물도 덥혀놨는데, 지금 들어갈래?」
「응, 아, 아유무도 같이 어때?」
그 말을 듣자마자, 아유무의 표정이 뚜렷이 흐려졌다.
「미안해, 그건……안돼」
「그래……그럼,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줘」
「미안해. 나도 사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욕실에서 몸을 씻어 내고, 욕조에 몸을 담근다.
문득,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것이 떠오르듯, 위화감이 솟기 시작했다.
──왜, 아유무가 있는 거지?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유우 쨩, 갈아입을 옷, 여기 놔둘게」
「고마워」
나는 얼굴의 아래 부분까지 물에 가라앉힌다.
──왜냐니, 그거야 당연하잖아.
──왜냐면 아유무는……내 아내이니까.
565 (あゆ) ID:7Y0Z0sYn
목욕을 마치고, 나와 아유무는 2층의 침실로 올라갔다.
어둠 속에서, 침대에 걸터앉아 무엇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마냥 가만히 서로 기대어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아유무 쪽이었다.
「저기, 유우 쨩」
「응」
「이렇게 있으면, 왠지……」
「……뭔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잖아, 가르쳐 줘」
아유무는 수줍은 듯이 시선을 돌려,
「그, 신혼부부 같구나 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아유무의 손 위에, 내 손을 포갰다.
「차갑네」
아유무는 흠칫 겁먹은 듯 당황해, 황급히 손을 잡아당긴다.
나는 그 손을 잡고, 그녀의 몸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유우 쨩──」
「신혼부부라면, 할 게 있잖아」
그리고 천천히 아유무를 침대로 밀어 넘어뜨렸다.
567 (あゆ) ID:7Y0Z0sYn
「유우 쨩……」
나는, 불안한 표정의 아유무에게 살며시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녀를 감싸듯이 허리에 팔을 돌려, 몸을 끌어안았다.
「두근두근거려」
「아니야, 나는……」
아유무는 슬픈 듯이 말했다.
분명, 심장 소리는 하나밖에 들리지 않는다.
「……괜찮아, 알고 있으니까」
나는 아유무의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를 하고, 이번에는 그녀의 부드러움을 확인하면서, 꽉 껴안았다.
「차갑다면, 내가 이렇게 따뜻하게 해 줄게」
「고마워」
「그러니까, 아유무도……」
「응……」
그대로 잠시, 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
◇◇◇───────────◇◇◇
622 (あゆ) ID:7Y0Z0sYn
공동작업을 마친 우리는, 나란히 침대에 쓰러져 있었다.
전신을 감싸는 피로감이 정말 기분 좋다.
끓어오른 열과 쾌락의 잔재를 곱씹고 있을 때──아유무가 갑자기 일어나, 내 위에 올라탔다.
「아유무……?」
「저기, 유우 쨩」
나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살며시 쓰다듬고는, 그 가늘고 흰 손가락을 내 목에 가져다 댔다.
「나 말이야, 유우 쨩을……포기할 생각으로……계속, 그래도 계속……기다렸어……」
손가락이 목덜미에 휘감기는가 하면──꽈악, 하고 힘이 들어간가.
손끝이 목덜미에 파고들어, 조금씩 통증이 엄습한다.
631 (あゆ) ID:OtnDGbo+
「유우 쨩……좋아……좋아……너무 좋아해……!」
「아!……유……ㅁ……!」
「처음 만난 그때부터……나는, 계속, 계속, 계속……!」
아유무의 체중이 목에 덮쳐 온다. 목이 좁아져, 점점 답답함이 커져간다.
「나에겐, 유우 쨩뿐이야……그래서, 유우 쨩도, 나만 바라봐 주길 바랬어……」
「우……크, 윽……가, 하아……윽……」
「그때는……결국, 마지막까지, 내디딜 수 없어서……도망쳐 버렸지만……」
압박은 점점 더 강해지고, 호흡이 완전히 막힌다.
목과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부탁이야, 유우 쨩……나와 함께……와줘……」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이대로, 아유무와 함께.
──아아, 그것도 나쁘지 않아.
637 (あゆ) ID:OtnDGbo+
──그러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기 전, 아유무는 살며시 힘을 풀었다.
희미한 시야에, 핫, 하고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한 아유무의 표정이 보였다.
천천히 뇌에 신선한 공기가 돌아간다.
「미안해……」
「아유, 무……?」
「나, 알고 있었는데……유우 쨩과 나는 이미……오래전에, 서로 다른 세계에 있었잖아……」
차가운 손이, 부드럽게 내 손을 움켜잡는다.
「유우 쨩, 오늘 밤은……고마워. 덕분에 나……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아」
아유무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내 얼굴 위로 물방울이 두 개 떨어졌다.
「나를, 잊지 말아 줘. 계속 함께……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테니까……」
「기다려, 아유무……」
「유우 쨩……사랑해……」
아유무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는다.
그 윤곽이, 감각이, 기척이, 희미한 침실의 경치에 녹아든다.
──더 이상, 아유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사랑해, 아유무……」
눈꺼풀이 자꾸 무거워진다.
끊임없는 어둠이, 내 의식을 삼켜갔다.
640 (あゆ) ID:OtnDGbo+
◇◇◇───────────◇◇◇
창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하늘에, 천천히 뭉게구름이 퍼져 나간다.
옆 침대에서는, 나나가 편안한 숨소리를 내고 있다.
그 후,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나를 병원으로 옮겨 준 것은, 와타나베 씨 부부였다.
내가 돌아올 시간이 지나도 돌아올 기미가 없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돌연, 히나키가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가 죽겠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든 와타나베 씨가, 우리 집으로 향하자, 현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나는 의식이 없는 채로 호흡을 하고 있지 않아서, 황급히 구명 조치를 하고, 구급차를 불렀다고 한다.
643 (あゆ) ID:OtnDGbo+
산소 결핍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내 뇌는 손상을 입고 있었다.
주치의의 진단에 따르면, 조금이라도 더 발견이 늦었다라면 확실히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손상된 뇌의 기능이 복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식을 회복한 직후에는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내 몸은 빠르게 회복되어 갔고, 손도 다리도 원래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일은 보통은 있을 수 없다며, 주치의도 신기해했다.
입원 중에는, 먼저 퇴원한 나나와 병아리, 부모님, 직장 동료, 동호회의 동료들이 잇달아서 병문안을 와 주었다.
특히 야자와 선배는,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녀석, 다음에 만나면 한방 먹여 버려야겠어!」라고도 했다.
그 후, 몇 번의 검사를 거쳐, 2개월 후에 나는 퇴원했다.
644 (あゆ) ID:OtnDG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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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로부터 4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가족 사이에는, 새 동료가 늘어나게 되었다.
4년 전 겨울, 내가 임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신한 것은 쌍둥이 여자 아이였다.
이번에는 내가 휴직을 하고, 나나가 밖에서 일해 가정을 지탱해 주었다.
나는 태어난 딸들에게 각각 토모리(灯, ともり), 와 아구리(亞來里, あぐり) 라고 이름 붙였다.
여자 5명의 가족은 항상 밝고 떠들썩했으며──말 그대로 소란스러운 일상이 이어졌다.
그때부터, 우리 주위에서 이상한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부지의 배수가 좋지 않은 것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곤란할 정도는 아니다.
히나키는, 두 명의 여동생이 생기고 나서는 완전히 언니다워졌다.
최근, 자연스럽게 「아유 쨩」의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기억나지 않는 듯했다.
645 00:58:03.42 ID:OtnDGbo+
그날은, 아침부터 무척 바빴다.
탤런트 가수로 활약하는 중인, 카스미 쨩의 단독 라이브 투어에 초대된 우리 가족은, 출발 전에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다들ー! 서두르지 않으면 늦어ー!!」
「잠깐만ー! 히나키, 준비됐어?」
「아구리, 아직 2층에 있는 것 같아. 또 토모리랑 싸우다가 삐졌어」
「토모리는 나쁘지 않아! 아구리가 먼저 할퀴잖아!」
「네네」
「킷!」
「엄마가 데려올 테니까, 토모리를 보고 있어 줄래?」
「맡겨줘」
「믿고 있을게, 히나키 언니」
649 (あゆ) ID:OtnDGbo+
2층에 올라가면, 베란다 앞에서, 아구리가 이쪽으로 등을 돌리고 서있었다.
「아구리, 가자」
내가 부르자, 아구리는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미소로 뒤돌아보았다.
「엄마──」
그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사뿐히──그리운 꽃냄새가, 내 옆을 스쳐갔다.
「──있잖아, 기억해?」
나는 미소를 지었다.
「물론, ──기억하고 있어」
【완】
660 (あゆ) ID:OtnDGbo+
일주일간 사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러, 지문 형식 모두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겠지만, 한 사람이라도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이 SS는 픽션이며, 등장하는 고유명사는, 특정 인물・단체・지명 등을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