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494137
“여름 합숙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에에?”
“맞아! 여름 합숙! 지금 달력을 봐. 오늘은 7월 8일, 그리고 방학은 7월 20일! 기말시험이 끝나고 나면 바로 다녀오는 거라고!”
“그럼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려고……, 아, 어차피 우린 활동비를 직접 후원받고 있을 테니 상관없을지도.”
“근데 우리끼리만 다녀오기는 좀 그렇지 않아?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도 우리만 다녀온다고 하면 영 껄끄러워하실 거 같고.”
“그렇겠지. 말씀드리기는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반 선생님께 말씀을 드려볼까.”
“그럼 난 우리반 선생님한테 말해 볼게!”
성미가 손을 들면서 외쳤다. 성미네 반의 담임 선생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보니까 연극부에서도 3박 4일로 대전에 내려갔다 온대. 그 때도 선생님을 모시고 다녀온다고 했으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될 거야. 그 친구들은 다섯 명이라서 한 분만 모시고 다녀왔다면 우리는 아홉 명이니까 두 분이 와야 한다고 하면 되겠지. 물론 들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구! 우리반 선생님은 무조건 들어주실 거야!”
수현이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교무실로 일제히 몰려갔다. 교무실의 풍경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단지 교감 선생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어? 교감 선생님은 어디 가셨어요?”
“너희들 신문도 안 보냐? 여길 봐. 교육감 보궐선거 나간 지가 언젠데.”
“에에? 다음주잖아요?”
“너희들 함부로 건드렸다가, 결국 너희들이 굴하지 않은 덕분에 청와대 청원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전교조 간부들하고 교총 간부들이 쌍으로 우르르 털려나가고 그 과정에서 교육감이 여론조작용 매크로 빌려준 거에다 여론조작으로 저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거까지 발각되어서 사퇴했거든. 말이 사퇴지 사실은 파면된 거에 가깝지만. 어차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게 뻔하니까 연금이라도 받으려고 사퇴했었지. 아, 그리고 너희들 다음주에 선거 준비해라.”
책상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3학년 주임 교사가 말을 했다.
“네?”
“이번 보궐선거부터 교육감 선거는 만 16세 이상으로 투표 가능 연령이 낮아졌거든.”
“물론 보통 교육감들은 전교조 간부 출신들 아니면 교총 소속의 장학사 출신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교총 출신들뿐만 아니라 전교조 출신들까지 전부 엮어진 바람에 나오긴 나왔지만 전부 군소후보 신세가 되어버렸지. 얼마 전까지 앉아 있던 여기 전직 교감 선생님 빼고 말야. 너희들과, 너희의 친구들의 꿈을 지켜주겠다면서 출마하겠다고 하신 이후로는. 그리고 어제 후보자 토론 이후로는 그 차이가 완전히 벌어져 버렸지.”
그 옆에 앉아 있던 선생이 받아서 말을 이어갔다. 그 가운데에, 유일하게 얼굴을 찌그러뜨리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저녀석들 반을 어쩌다가 맡게 되었냐. 아이고.’
그리고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책상에 가득 쌓여 있는 편지봉투들, 그리고 학교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저기, 선생님?”
“이번엔 또 뭐야?!”
“사실 이번엔 사소한 건데요……, 저희 여름방학 시작하면 3박 4일로 합숙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희끼리만 가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서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저희를 인솔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뭐? 인솔이 아니라 나 끌고 다니려고 그러지. 그리고 여자애들이 아홉이나 되는데 남자 선생이 끼어들어서 뭐하려고? 다른 사람들이 보면 괜히 날 이상하게 볼 거야. 안 갈 거야. 나도 내 가족들이…….”
“후훗, 김선생. 사실 나도 따라갈 거라구? 남교사하고 여교사. 이렇게 같이 따라가면 문제 없겠지?”
“그래봤자 남자는 나 하나뿐이잖아! 더 이상해진다고!!”
1학년인 성미네 반의 담임교사인 윤미영 선생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문제될 거 없다구. 어차피 나도 솔로이고 선생님도 작년에 차인 이후로 지금도 불러줄 사람 없잖아? 여기 이 아이들에게 고마워하라고!”
“으, 으으…… 그러면 기말 시험 때 전부 평균 80점 이상 넘겨라. 그러면 따라가 줄게.”
“따라가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겠네. 김선생.”
“난 수영복 사러 가야지~! 소화하고 성미도 진희한테 얘기해 줘. 이번주 토요일에 넷이서 수영복 사러 가자~!”
툴툴거리는 김민수 선생의 뒤에서 윤미영 선생이 쌍수를 들고 만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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