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밀려있는 볼은 안만들고 연초부터 데미 트레이너 장난질에 맛들린 유리달입니다.
마무리가 좀 마음에 안들지만 암튼 데미 트레이너를 가지고 데미람(?) 1호기 2호기를 완성하니
반구형 헤드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컨셉상 떼어내긴 했는데 이것도 충분히 매력이 있잖아요?
자 그럼 이 머리들을 어디에 쓰느냐~ 뭐 당연히 그리모어 아니겠어요.
빌드 시리즈로 레드 머시기도 나왔을만큼 땅딸막하고 투박한 스X프독 컨셉이라면 단연 이것!
먼저 그리모어의 높이 솟아있는 목과 칼라를 적당히 잘라내고 라인을 새로 잡습니다.
목 아래에 허리 연결축이 쭉 이어져있어 간당간당한게 보강이 좀 필요해 보이지만 미뤄두고,
여기에 데미 트레이너의 헤드를 올려보니 그럭저럭 어울리는것 같죠?
그리모어에 이것저것 붙은게 많아 허리와 무릎의 자세제어장치들부터 톱으로 잘라냅니다.
1/100 스케일이었다면 전부 제대로 분할되어 있었겠지만 1/144 에선 프론트 아머가 고작이죠.
잘라낸 부분을 슥삭슥삭 다듬은 뒤 뻥 뚫린 커다란 구멍을 프라판을 재단하여 덮어씌운 위에
모서리를 따라 리벳을 붙이려 했으나.. 충분히 작은 리벳도 없거니와 눈과 손도 안따라주겠기에
그냥 작은 구멍을 내는 걸로 퉁치기로 합니다. 이것도 이제 잘 안보여서 마음대로 안돼요. ㅠㅠ
그리모어의 머신건 총열 아래에는 빔 와이어라는게 둘둘 말려있는 장치가 붙어있는 모양인데
이 원형 디테일에다 데미 트레이너 옵션 세트의 도구들을 합쳐서 툴 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라인더의 원형 날이 좀 더 작았으면 좋았겠지만 뭐 사소한건(?) 대충 넘기자구요. -ㅁ-
거기에다 소소한 디테일 몇 군데 마저 정리해서 요로코롬 나오게 되었습니다.
색은 천상 녹색인가 싶다가 제식 컬러가 따로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 그걸로 고고!
종전 후 연방군과 공국군을 통틀어 수많은 사람들이 군을 떠나 평화로운 사회로 흩어졌다.
전쟁 기간 '인간과 똑같이 움직이는 거대 로봇' 모빌슈트(MS)의 다방면에 걸친 효용성을
경험한 이들이 실생활에도 유용하리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전 세기부터 이어진 작업용 간이 로봇이 쁘띠 모빌슈트, 혹은 주니어 모빌슈트라는 이름으로
운용되었지만 정식 모빌슈트와는 크기도 계통도 동력원도 전혀 다르다 해도 좋을 정도였으니
군용 최신 병기인 MS는 민간에서 사용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비싸며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러한 우려에 따라 연방 정부는 군용 MS의 민간 반출을 금지하고 지구권에 방치된 많은 수의
파손된 MS 및 그 잔해와 부품들을 회수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MS를 가지고 숨어든
공국계 잔당을 제외하더라도 그것을 모두 수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변방 지역에서는
팔다리가 개조된 공국계 MS가 토목 작업에 이용되는 광경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우주세기 0082년, 연방 정부는 MS 및 그 부품의 등록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고
800kW 미만의 출력과 비무장 상태에 한하여 재활용을 통한 복원과 개조를 허용하기로 한다.
우주세기의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우주 고물 산업이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연방군 퇴역함들의 스크랩 처리를 전문으로 하던 멜키디아(Melkidia)사는 군과의 관계와 더불어
업무의 유사성으로 인해 이 산업에 한 발 일찍 뛰어들었다. 멜키디아가 내놓은 초창기 제품들 중
처음으로 상품성을 갖춘 것이 리볼버(REcycled BALl VERtical form)로 명명된 MRB-04V이다.
폐쇄형으로 개조된 RB-79 볼의 중심 블록에 MS-06 자쿠 계열의 부품을 조합하여 제작되었다.
양 군에 걸쳐 전쟁 기간내 가장 많은 숫자가 생산되고 운용된 두 기체를 기반으로 하였으므로
부품 조달, 조립 생산, 사후 정비에 이르기까지 용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되는데
어떤 면에서는 연방 조병창에서 추진되었던 RB-79-CT 코볼트의 정신적 후속기라 할 수 있겠다.
시각 센서로 굳이 단안식이 아닌 고글식을 채용한 것은 전체적인 인상이 공국계 기체에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함으로 추측된다.
어디까지나 민간용이므로 군용 기체에 비해 각 관절의 반응 속도나 가동 범위는 떨어지고
외장 장갑재에는 티타늄 복합재가 아닌 스틸 계열의 합금과 강화 플라스틱 등이 이용되었으며
가속이나 자세 제어를 위한 장치들 또한 최소한으로 억제되어 있으나 워낙 원본이 원본인만큼
개량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MS-06계 부품은 설치할 수 있었던 듯하다.
멜키디아 사는 초기 생산분에 한해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전용 툴 건을 함께 제공하였다.
이 툴 건은 전후 복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그라인더와...
드릴 유니트를 묶은 것으로 드릴 외에도 비트 교환을 통해 다양한 작업에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재활용으로 만들어진 기체라 하더라도 풀사이즈 MS가 상대적으로 크고 비싸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고, 이런 MS를 작업에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현장은 제한되어 있었으므로
정작 실제로 팔려나간 리볼버들은 작업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MS가 필요한 사설 경비업체, 장식물을 원하는 부호의 저택, 심지어 폭력 조직에까지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 판매되는 가운데 몇몇 외곽 지역에서 암암리에 성행하는 도박성 MS 대전 시합에서
가격과 확장성을 어필하며 각광받게 되었다. 투견(鬪犬)장을 방불케 한다하여 MS가 '개'라는
은어로 통용되는 그곳에서, 재활용된 반쪽짜리 이 기체는 '데미독(demi-dog)'이라 칭해졌다...
최소 작업이라는 핑계 아래 역시나 일사천리 속전속결로 완성된 데미-그리모어-독입니다.
설정상 볼에 억지로 한 발 걸치긴 했는데 공놀이에 들어가는지 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구요,
기본형이랍시고 무릎과 스커트의 디테일을 무작정 밀어낸것 치고는 밸런스가 맞춰진것 같네요.
아무 생각없이 칠하다보니 너무 멀끔하게 돼버렸는데 보X즈 + 작업기거늘 새삥이 웬말이냐 싶어
약식 치핑 효과를 추가했습니다만... 밑받침이 없다보니 인위적인 냄새가 풀풀 나네요. 크~
데미 트레이너가 불러온 나비 효과도 이제 마지막 하나, 어깨를 붉게 칠한 그것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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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촬영된 기체는 사이드2 재건 현장에 투입된 아시아계 J. 킴의 리볼버로 판명되었습니다? | 23.02.23 16: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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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좀더 짧고 머리가 좀더 컸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럼 MS라고 우기긴 힘들었겠네요. ^^; | 23.02.23 16: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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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획은 80년대 말 선라이즈가 검토했던 세계관 통합 프로젝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 그런거 없습니다) | 23.02.23 1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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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의 코걸이 귀걸이 썰들을 많이 듣다보니 인이 박혔나 봅니다. ^^; | 23.02.24 16: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