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43
제8장 파멸로 향하는 날
현란하게 무장한 무사시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말없이 쿠로다의 어깨에 서 있었다.
왜 무사시가 여기에 있는지....
아니, 지금은 생각하는 것보다 우선 할 일이 있다.
쿄우
"사쿠라 누나, 좀 미안해"
사쿠라
"꺄악!?"
쿄우는 사쿠라를 쿠로다에서 숨기듯이 자신의 머플러 속에 밀어넣었다.
대신 어깨에 올라탄 가오가 언제든 뛰어오를 수 있도록
쿠로다를 향해 똑바로 오른발을 뻗는다.
임전 태세다.
쿠로다
"오랜만이야 아마쿠사 쿄우군... 잘 지내고 있었나?"
쿄우
"...뭐하러 온거지?"
무사시가 저쪽에 붙어 있는 것도 신경이 쓰였지만,
원래 왜 이 장소에 쿠로다가 있는지, 그것이 문제였다.
쿄우
"대답해!"
쿠로다
"그렇게 뜨거워지지 말아 줘.그러나 의문은 당연하겠지.
아마 물어보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을 거야
좋아, 하나씩 설명해 볼까?"
쿠로다는 손에 들었던 메모장을 품에 넣고
검지를 세우고 말을 계속했다.
쿠로다
"우선 하나. 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인가.그건 상상가겠지만
거기의 [이데아 디바이스] 모미지 사쿠라를 회수하러 왔다."
쿄우
"이데아......디바이스......?"
쿠로다
"이런, 당황하지 말아 줘. 대답은 차례로, 이니깐"
몹시 연기 같은, 거드름을 피우는 듯한 남자의 어조에 초조해진다.
쿠로다는 초조해 하는 이쪽을 무시하고 두 번째 손가락을 세운다.
쿠로다
"이 장소를 안 이유이지만, 하하.
너무 당연한 것이라 대답하는 것도 우습지만 말이야.
모미지 사쿠라의 그 몸을 만든 것은 바로 나야.
위치 정보를 보내는 발신기 정도는 내장해 두었지."
가오
"네놈!!"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쿠로다에게 화가 난 가오가
앞질러 쿄우의 오른팔에서 뛰어나왔다.
불꽃하고 금속음이 폐옥에 울린다.
가오의 손톱이 쿠로다의 코앞에 멈춰 있었다.
가오
"무사시!?"
무사시의 검이, 가오의 손톱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가오
"어째서!"
무사시
"........"
가오
"잠자코 있지말고, 뭐라고 말해봐!
어째서 그런 녀석을 네가 지키고 있는거야!?"
착지하는 가오와 무사시.
그 광경을 내려다보며 쿠로다는 이어 세 번째 손가락을 세웠다.
쿠로다
"듀얼라이즈 카부토가 여기에 있는 이유인데"
무사시
"나는 내 의지대로 여기에 있다.
방해하지 마, 가오."
쿠로다
"그렇지."
어깨를 움츠리는 쿠로다에게 쿄우가 소리를 질렀다.
쿄우
"너, 무사시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
쿠로다
"착각하지 마.
맹세코 나는 세뇌나 사고회로에 대한
개입 같은 건 일절 하지 않았어
진짜 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여기에 있는거야...
뭐 우연히 만났을 때 무장을 빌려주는 정도는 했지만."
쿄우
"뭐라고!?"
가오
"장난치지만 누가 그런걸 믿겠어! ......어!?"
가오의 상단에서, 무사시의 양손에 쥐어진
두 자루의 검이 내리쳐졌다.
가오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돌려 쿄우의 발밑까지 거리를 둔다.
가오
"뭐, 뭐 하는 거야!"
마루에 꽂힌 검을 뽑으면서 무사시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말을 했다.
무사시
"너희들만 없으면 사쿠라는!"
가오
"우, 우리가 뭘 했다고 그래!?
쿄우
"무사시는 수갑상에게 납치당한 사쿠라 언니를 찾으러 간거지!?
그게 어째서?"
무사시
"이젠 너희들과 주고받는 말 따윈 없다!!"
무사시의 블러드 스티커에 이변이 일어나다.
FBS 발동에 따른 오른쪽 몸의 번개 모양이
왼쪽 몸에도 침식을 시작한 것이다.
무사시
"사쿠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모습을 본 쿠로다가,
히죽 입가를 일그러뜨린 것을 쿄우는 놓치지 않았다.
무사시
"-비록 너희들이 상대일지라도......
나는 베겠다!!"
EPISODE44
제8장 파멸로 향하는 날
가오
"그만둬 무사시! 너와 싸울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무사시
"WARRR!! 그쪽에겐 없어도 나에게는 있다!"
무사시는 날개처럼 전개한 검을 차례차례로 바꿔 넣고,
가오를 진심으로 쓰러뜨리러 오고 있었다.
그 싸움 방식에, 이미 이전의 무사시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다.
무사시
"WARRRRR!!"
가오
"이야기를 들어줘!!"
쿄우
"무사시의 모습이 이상해......FBS의 영향인가......!?"
육식동물의 사냥을 연상시키는 영악한 연격.
겹겹이 겹치는 칼날이 확실히 가오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쿄우
"대답해 쿠로다!
너, 도대체 무사시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쿠로다
"하하. 무슨 짓을 했냐고?
거듭 말하는 것 같지만, 세뇌의 종류는 일절 하지 않았어
슬쩍 등을 밀어준 것뿐이야."
쿄우
"등을?"
쿠로다
"그래, 등을 말이야"
쿠로다가 방금 투척되어 발밑에 떨어진 무사시의 검을 가볍게 집었다.
그리고 입꼬리를 다시 한번 일그러뜨리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쿠로다
"모미지 사쿠라를 네오기어스에게 데려오게 한 뒤,
무사시가 무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나?"
답은 말이야.
쿠로다
"전쟁이다. 모미지 사쿠라를 수색하는 수단으로서
그는 우리 수갑상과 전면전을 벌였단다."
쿄우
"전면전쟁.....!?"
진심인 무사시와 그걸 힘껏 막는 가오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쿠로다는 어세를 늦추지 않고 계속 얘기한다.
쿠로다
"아무래도, 그에게 사용되고 있는
폭주 아니마기어의 파츠가 귀소 본능을 자극한 것이겠지
본능이 이끄는 대로 무사시는 단서도 없이
나의 거점중 하나에 도착했어
그리고 거기에 있는 데미나가스를 비롯한
나의 말을 전멸시키고는,
모미지 사쿠라를 찾아 다음 거점으로 향한다-
그런 싸움을 반복했어.
쿄우
"무사시가......혼자서 그런 일을......"
쿠로다
"기껏해야 아니마기어 한대에
내 거점이 몇 개나 함락되었다고 생각하지?
조금만 더 무사시의 버그가 늦었더라면
정말 치명상이 될 뻔했어."
쿄우
"버그.. 라고?"
쿠로다
"아, 그래. 홀로 많은 적과 싸우기 위해
FBS를 너무 혹사시킨 그는
사고 회로에 중대한 버그가 발생하고 있었어
무사시가 나에게 도착할 때쯤에는,
완전히 왜 자기가 싸웠는지조차 모르게 됐지."
그래도 모미지 사쿠라만은 결코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쿠로다
"나는 그런 그를 달래며 초대하고, 그리고 가르쳐 준 거야"
모미지 사쿠라가 인간이 아니라 안드로이드라는 것을.
쿄우
"가르쳐줬다... 라고"
쿠로다
"나도 놀랐어.야마토 놈, 호위 무사시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구나, 하고 말이야."
쿄우
"...야마토 박사!"
쿠로다
"진실을 알고, 쇼크를 받은 그의 사고 회로는 어이없이 파탄했지
그 결과, 모미지 사쿠라의 "존엄을 지키기"위해,
무엇보다도 장애가 된 것은 너희 둘로 가게 된 것 같아."
쿄우
"뭐...!?"
가오
"크아앗!!"
쿠로다가 대충 말을 마칠때쯤
무사시의 일격이 드디어 가오를 잡았다.
날려진 Z(쯔바이) 기어 모드가 되어 있던
가오의 오른팔에서 불꽃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무사시
"사쿠라의 고통을 생각하면, 나는 내가 한심해!"
가오
"무, 무사, 시......
무사시
"거기 남자에게 진실을 들려달라고.. 들었을 때,
나는 사쿠라와 보냈던 날들의 위화감에 답을 얻은 기분이다."
쓰러져 움직일 수 없는 가오에게, 무사시는 천천히 검을 잡으면서 한 걸음씩 다가간다.
무사시
"왜, 사쿠라는 누구와도 관계하려고 하지 않고,
감정을 죽이고, 기색을 감추고 지냈는가-"
목 언저리에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감각이 있다.
쿄우는 머플러를 통해 사쿠라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비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사시
"그녀는 자신이 안드로이드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사쿠라는 쿄우들과 만나서 변해버렸다.
안드로이드인 사실이, 받아 들여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자신이 인간이라면.
쿄우들과 만나 염원을 품었다면.
무사시
"누구와도 관련되어서는 안됬다......나도 사쿠라도!!"
사쿠라
"아냐 무사시!!
나는 쿄우군들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사쿠라의 목소리가 무사시에 닿지않았다.
무사시
"........나는 사쿠라를 지키기 위해서 태어난 아니마기어이다
사쿠라를 지키는 일에 "망설임" 따위는 없어야 한다."
마치 단두대의 칼날처럼 무사시가 높이 검을 들고 외친다.
무사시
"비록 내 동료인 너희들을 베게 되더라도,
망설여져도 어쩔 수 없단 말이다!"
사쿠라
그만둬, 무사시!!"
무사시
"내가 지금 끊는다......이 칼날이, 너희들을 파멸로 이끌것.. 크읏!?]
그때다.
몇 발의 파열음이 흉가에 울려 퍼졌고
동시에 무사시의 검이 튕겨 나갔다.
오른쪽 어깨에는 총창이 나 있다.
소리가 난 방향-창가에 서 있는 한 아니마기어에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가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코지로우
"좀 장난이 지나치네, 무사시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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