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37
거듭되는 엠페러 기어의 출현에 ABF는
이전부터 개발하고 있던 유나이트 펭기오스를 거리에 배치하고 있었다.
대량 배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작은 개체이기는 하지만
유사시에는 합체하여 엠페러 기어와 호각을 이루며 싸울 수 있는 아니마기어이다.
그 복잡한 기구 때문에 개발이 더뎠지만 쿄우가 회수한
라이기어스의 닉 카울을 분석함으로써 조기의 실전 투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바이스와 슈바르츠의 합체기구나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를 공격에 이용하는 기술은
형태를 바꾸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용된다.
소우야
"그래서 펭기오스가 배치되자마자 나타난 건가, 엠페러 기어!"
유나이트 펭기오스가 검은 엠퍼러 기어와 싸우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소우야는 재빠르게 장비를 갖추고 뛰어나가고 있었다.
옆에는 버스터 기가랩트가 아니라 펭기오스와 마찬가지로
신형 파란색 아니마기어가 있다.
기가톱스
"진짜 타이밍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판단하기 고민되네!"
랩트는 현재 코노에의 손에 의해서 랩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그 대신 시험운용을 겸해 빌려준 게 이 탱커 기가톱스다.
소우야
"타이밍이 좋았다, 라고 해야하는 것이겠지
우리도 서두르자!"
기가톱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한 소우야들.
눈앞에서 펭기오스와 날을 맞대고 있는 엠페러 기어를 보고
소우야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소우야
"저건 블레이즈 드라기어스....인가!?"
의문점을 갖게 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모습은 분명히 블레이즈 드라기어스 헬이었지만 몸놀림은 전혀 다르다.
경기장에 나타났을 때는 거칠기는 해도 어딘가 기품이 갖춰진 전투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펭기오스를 향해 내몰리고 있는 것은
마치 분노를 주변에 내팽개치듯 날뛰는 치졸한 공격이다.
소우야
"최근 날뛰던 소문의 검은 아니마기어는 드라기어스인가!?"
드라기어스
"워어어어어!! 방해다!!!!"
펭기오스
"대상의 공격력 증가를 감지.
위험합니다.떨어져주세요.위험합니다. 떨어져주세요."
소우야
"안돼! 기가톱스, 펭기오스를 엄호하자!"
기가톱스
"서 예서!!"
치켜든 드라기어스 헬의 창을 펭기오스가 막는다.
그 틈에 기가톱스가 적에게 사격을 퍼붓자 드라기어스 헬이 초연을 뿌리치며 외쳤다.
드라기어스
"나의 패도를 방해하는 난동자는 네 놈들이냐아아!!"
펭기오스와 기가톱스가 서로 손잡고 날뛰는 드라기아스와 전투를 벌인다.
하지만 2-1 상황에서도 상대는 주춤하지 않고 이쪽도 결정타를 주어지지 못한 채였다.
이때 소우야의 단말기에 코노에로부터의 긴급 통신이 연결됐다.
코노에
[소우야군, 큰일이야! 그쪽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적성 반응이 있어!
1대 뿐이지만 폭주하고 있는 것 같아....
아마, 소문의 검은 아니마기어야!]
소우야
"에!? 하지만 검은 아니마기어는 지금 눈앞에......우와!"
기가톱스
"무슨 일이지!"
폭음과 함께 돌풍처럼 지나간 그림자가 드라기아스 헬을 후려쳤다.
드라기어스 헬
"후하하!! 드디어 나타났나!!"
???
"WARRRRRRRRRR!!!"
소우야
"오닉스!!"
소우야는 자연스럽게 그 이름을 입에 올리고 있었다.
검은 아니마기어는 2족 보행형으로 소우야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소우야는 확실히 그것이 오닉스인 것을 감지했다.
대답하듯 드라기어스 헬이 검은 아니마기어에게 창끝을 들이댔다.
드라기어스
"오닉스.. 찾았다구! 네놈과 결판을 짓지 않으면,
나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나의 패도를 위하여!!!"
기가톱스
"소우야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망설일 시간은 없다.
소우야
"기가톱스, 전력으로 오닉스를 원호한다!
코노에씨, 펭기오스의 표적에 오닉스를 뺄 수 있습니까!?"
코노에
[OK. 맡겨줘!]
더욱이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은 이제 초변칙적인 세력다툼으로 발전하고 있다.
말하자면 2 vs 1 vs 1.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오는 드라기어스 헬과 오닉스.
그리고 드라기어스 헬을 표적으로 움직이는 펭기오스와 기가톱스.
지면에 연이어 구멍이 나지만 대부분 오닉스와 드라기어스 헬의 공격에 의한 것이다.
그 와중에 드라기어스 헬은 오니키스가 낳은 얼마 안 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드라기어스
"때가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어느 쪽이 강한지 확실히 할 것이다! 오닉스으으!!!"
드라기어스헬의 창이 요염하게 반짝이며 끝에서 용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굉염이 뿜어져 나왔다.
코노에
[소우야군!?]
기가톱스
"소우야군!!!"
그것을 보고 굳은 오닉스를 감싸듯이,
소우야가 불꽃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소우야
"이번이야 말로, 내가 너를 지킨다! 레오스!!
EPISODE38
자신을 감싸듯 나타난 인간
드라기어스 헬이 내뿜는 불꽃. 그것을 등으로 받는 소년을 보고,
오닉스의 사고회로가 약간 흔들렸다.
항상 내 앞에 나타나는, 이 인간은 누구인가.
이상하게도 이 인간을 보면 머리가 아파진다.
왜 이렇게 마음이 찢어질까.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눈앞에서 불길을 견뎌내는
인간을 바라만 볼 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
눈앞의 인간이 누구인가.
그러기는커녕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왜 싸우는 것인가.
기억나는 것은 수갑상 대한 미움뿐이다.
이유 같은 건 오래전에 잊었지만
그 감정만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왜 수갑상을 이토록 미워할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FBS의 영향으로 기억회로에 버그를 안게 된 이후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없었다.
●●●
"이번에야말로, 내가 너를 지킨다! 레오스!!
하지만, 이 목소리가.
상처받으면서도 "나"를 지키려고 하는 이 소년의 모습이.
오닉스의 잡음이 걸린 사고를 선명히 해 나간다.
잃어버렸던 이유를 오닉스는 되찾으려 하고 있었다.
오닉스
"....·지킨다."
과거에도 같은 말을 들었던 것을 그는 기억하고 있다.
오닉스
"누가......아니......내가 말했나? 크읏.."
지킨다.
그 말을 트리거로 머리에 격통이 왔다.
우수한 아니마기어. 우수한 사령탑.
두 사람이 그렇게 불리기 시작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것이 "검은 남자"다.
스........레오스.......앗!
수갑상을 사칭하는 그 남자가 데려온 폭주 아니마기어 떼의 무리에
당시의 나는 도무지 당해낼 수가 없었다.
상처받고 쓰러지는 ●●●를 눈앞에 두고 자신도 다시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수갑상에게 끌려갔다.
어두컴컴한 수갑상 시설에서 한 검은 남자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너만큼 우수한 아니마기어를 찾고 있었어"
남자 목소리를 떠올릴 때마다 두통이 심해진다.
"FBS(포비든 비스트 시스템)은 아직 개발단계라서 말이죠."
두통이 심해지면 기억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임상실험이 필요한데 웬만한 아니마기어로는 못견디고 망가져가서"
누락된 소중한 무언가를.
"너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이 아픔이 생각나게 해준다.
"●●●라는 소년이 진정한 실력자라면.
아마도, 너는 훌륭한 결과를 남길거야"
............●●●?
●●●란 누구야.
●●●
"너가 어떤 모습이 되어도......너가 과거를 잃어도,
나는 절대로 너를 잊지 않아......나는......나만은......!"
계속 너의 편으로 있을게.
불길을 등에 업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눈앞의 소년은 눈물을 흘리면서
짜내듯이 "내"에게 말을 걸어 온다.
이 얼굴은, "내"가 수갑상의 폭주 아니마기어에 파괴되어 갔을 때와 같다.
움직일 수 없게 된 "내"가 검은 남자에게 붙잡혔을 때,
눈물을 흘렸던 그 "소년"이다.
오닉스
"이 소년은..... 넌...누구지......"
드라기어스 헬이 내뿜는 불꽃의 분류가 가라앉을 무렵
비틀거리던 소년이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그러나 그의 눈은 죽지 않았다.
일어날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소년은 엎드린 채 드라기어스 헬을 노려보고 있다.
드라기어스
"뭐야...? 그 눈은...... 숭고한 성전을 우롱하는 것이냐, 인간!"
드라기어스는 그제야 불길이 오닉스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듯 오른손 창을 휘둘렀다.
드라기어스
"좋겠지! 그렇다면 그 목, 오닉스 앞에서 베어 버리겠다!!!"
드라기어스 헬이 상공에서 급접근을 시작하자
오닉스의 사고회로가 오버클럭을 일으켰다.
비정상일 때까지의 사고 속도가, 주위의 광경을 슬로우 모션으로 바꾸어 간다.
그만해
그만해.
그에게 상처를 주지 마라.
매달리는 심정으로 주위에 눈을 돌렸다.
어느새 펭기오스 합체 상태가 풀렸다.
의지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기가톱스도 이쪽으로 달리고 있지만
드라기어스가 확실히 빠르다.
오닉스
"그를, 상처입힌다......그러지마......으아아악!"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기억이 되살아남에 따라 - 잃었던 물건을 되찾아 감에 따라
오닉스의 두통은 견디기 어려운 물건으로 대신해 간다.
모든 것이 천천히 진행되는 광경 속에서,
오닉스의 전신의 회로가 타버릴 것 같이 뜨거워져 간다.
FBS의 반동일까.
증오에서 오는 내적 불길이 자아마저
날려버릴 수 있는 아픔이 되어 오닉스를 괴롭힌다.
증오만이 오닉스를 움직이는 원동력.
그렇기 때문에 그 반동이 지금 돌아가고 있었...
아니다...!
오닉스
"......내가, 잃고 싶지 않았던 것......"
맞다.
그런 것이 딱 하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자신에게 남는 단 하나의 소중한 것을 잊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기억이 선명해질수록 커져가는 이 아픔에
무의식 중에 항거해 온 것이 아닌가.
오닉스
"내가......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
자신이 싸우는 이유는, 증오가 아니다.
오닉스
"소우, 야........"
순간, 그토록 괴로워해도 생각나지 않았던
"그"의 이름을, 나는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고 있었다.
오닉스
"............ 소우...야...크읏...!!"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상처받고 쓰러져 있는
"그"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 있어서 소중한 무엇인가가 눈앞에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FBS의 프로그램이 사고회로에
극심한 통증을 줘 기억 재생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를 볼 때마다 달리는 그 아픔은
이제 오닉스의 사고회로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리고 오닉스는 아픔을 이겨내는 중이다.
드라기어스의 창에 수렴된 폭염이 이제 막 "그"를 향해 쏘아지려 하고 있었다.
오닉스
"너는...누구냐...나한테...너는...너는...앗!!"
이 물음에 "그"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
"레오스...나는...계속...너의 친구야.."
오닉스
"............"
이 상냥하고 따뜻한 미소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그건 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자신을 손에 쥔 소년의 얼굴이다.
"내 이름은 소우야. 오늘부터 쭉 친구로 지내자, 레오스!"
맞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고, 어디서 자랐는지.
누구와 함께 지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아픔을 넘은 앞에서, 소중한 소년의 웃는 얼굴과
없어졌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 간다.
순간 오닉스-아니, 레오스의 블러드 스티커가 격렬하게 명멸하는 빛을 발했다.
코노에
[이 빛......무라마사때와 같아......?]
왜 기억이 안 났을까
결코 잊지 말았어야 했던 이 기억을
나에게 누가 정말 소중한 존재인지를.
소우야......아아 맞다......그야......그가 내......!!!
하지만, 거센 빛을 발하는 레오스를 아랑곳하지 않고
드라어아스는 소우야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가차 없이 불길을 쐈다.
레오스
"그만둬!!!!!!!
드라기어스
"무슨....."
레오스가 두 팔에 자리 잡고 있던 무기가
순식간에 교체되자 펼친 부스터가 창염을 토해내며
그대로 드라기어스 헬을 전속력으로 박는다
격돌한 두 구의 아니마기어를 중심으로 충격이 가해져, 흙먼지가 주위를 뒤덮는다.
레오스
"미안해......너에게 이렇게 상처를 줘서......
나는 파트너 실격이야......하지만"
그 연기 속에서 레오스는 조용히 소우야 앞에 서 있었다.
레오스
"이번이야 말로, 내가 너를 지킨다......소우야!!!"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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