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동경 중앙은행의 인질극 상황을 보고받고 있던
경시 부총감은
경시청 중앙 상황실에서
비서관의 상황보고를 받고 있던 중에
갑자기 나타난
공안 부장의 얼굴을 보고는
비서관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 뒤
상황실 옆에 있던
당직실로 들어가고
그 뒤를 이어
공안 부장도
뒤따라서
부총감의 뒤를 따라 당직실로 들어간 뒤
안에서 문을 잠그고,
상황실 안에서 근무중이던
여경들과 비서관은
도대체 무슨 일로
경찰의 실질적인 실력자 중의 하나인 공안 부장이
갑자기 부총감을 찾아왔는지
온갖 상상을 하며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들이 들어간 당직실을 바라보았고,
그것은
비서관이라고 해서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이 온갖 상상을 하는 동안
당직실로 들어간 부총감은
고개를 돌려서
노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부장을 노려보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길레
갑자기 다짜고짜 여기로 온 건가?
지금 그렇지 않아도
동경 중앙은행 인질극 사건 때문에
머리가 아파 죽을 지경인데!"
그 노여움이 가득한 말투에도
공안 부장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네 감히
경찰조직에서
나에게 빚이 있는 주제에
나에게 지금 항의를 하는 건가?
당장 그 빚을 이자까지 쳐서 받아낼까?"
그런
침착하면서도 냉혹한 말투에
부총감은
금새 기새가 수그러들며,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이른 아침부터 큰 일이 터져서
나도 모르게 신경이 좀 날카로와진 것 같네...
뭐 이런 일이 자주 생기는 것도 아니라서
나도 모르게
좀 자네에게 무례를 저지른 것 같네 그려.
미안하이."
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한 뒤,
아까 전 보다는
훨씬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런데
무슨 일때문에
갑자기 직접 이런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건가?
그렇지 않아도
지금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그 문제를 처리하느라 많이 바쁘니까,
급한 일이 아니라면 조금 기다려 줄 수....."
부총감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안 부장은 말을 자르면서,
"자네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그 급한 일 때문에 그런 걸세."
그 말에
부총감의 눈은 휘둥그래졌고
자신이
무슨 이른 아침부터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듣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상한 눈빛으로
공안 부장을 쳐다보았고
그런 그의 어리둥절한 눈빛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안 부장은,
"자네가 지금 처리하고자 하는
그 동경 중앙은행 인질극 사건 말인데....
그 사건을 내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네.
그러니까
내가 즉시 그곳으로 갈 테니까,
그 사건에 대한 모든 지휘권을
나에게 예속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책임자에게 지시를 좀 내려주게.
그 대신
내가 자네에게 빚 하나 생기는 셈 치고 말이지.'
그 말을 들은 부총감의 얼굴은
지금 이 친구가 이른 아침부터 술이라도 마시고 온 게 아닌가 하는
황당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고,
그러면서
그의 머리 속을 스치는 생각은,
'지금 이 친구가 미친 거 아닌가?
고작 은행강도의 인질극 사건을
공안부의 수장이 직접 처리를 하겠다니?
이게 무슨 장난도 아니고?
거기에 저 친구가 나에게 빚을 지겠다고?
내가 저 친구에게 빚을 하나 더 지는 것도 아니고
저 친구 스스로 나에게 빚을 지겠다니?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그런 생각으로 머리 속이 꽉 찼지만,
겉으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것을 본 공안 부장은
답인사도 없이 바쁘게 수면실을 나서고,
한동안 얼떨떨한 기분으로 닫힌 문을 쳐다보던
부총감은
잠시 뒤
당직실 문을 열고 나간 뒤,
지령대의 자신의 전용석에 앉은 뒤
그 앞에서 부동자세로 대기 중이던 비서관에게,
"지금 즉시 그 지역에 나가 있는 수사책임자에게
전화를 좀 연결하도록!"
라고 지시를 내리고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 터진 건지
천천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의 그러한 생각은
잠시 뒤
헤드마이크를 들고 다가온 비서관에 의해 중단되고
곧 비서관으로부터 건내받은 헤드마이크를 쓴
부총감은
천천히 수사 책임자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고,
그 지시 내용을 들은
비서관과
지령대에 앉아 있던 여경들과
다른 경찰관들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부총감만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동경 중앙은행 인질극 상황 대책본부,
그곳에는
은행 안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기술국 직원이
은행 내의 보안카메라 영상을
보안회사의 메인컴퓨터로 다운을 받는 중이었고,
그 직업을 초조한 기색으로 쳐다보는
후지사와 경시와
그의 부하들은
빨리 재촉하는 듯한 태도로
바닥을 발로 구르고만 있었다.
"빨리 좀 안되나?
벌써 20분 이상 지났잖아!"
후지사와 경시의
짜증스러운 듯한 목소리에,
몇번이나 똑같은 불평을 들은 기술관은
아예 개기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이런 젠장!
이게 무슨 두들겨서 패면 다 답이 나오는 용의자인줄 아십니까?
이건 컴퓨터란 말입니다!
옆에서 아무리 짜증을 내고 성질을 부려도
컴퓨터는 상관을 안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좀 기다려주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아침부터 자료를 처리하라고 하시니 저도 짜증이 난단 말입니다!"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을 하는 기술관의 태도에
뒤에 서 있던 후지사와 경시의 얼굴은
거의 불독 이상으로
일그러지고
그런 경시의 얼굴을 고개를 돌려 쳐다보던 기술관은
아예 의자를 돌려
경시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대고는,
"그렇게 자꾸 저를 짜증나게 하실거면
아예 직접 하시든지 하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짜증나서 죽겠는데....."
거기까지 말했을 때
컴퓨터 모니터에 완료 신호가 뜨고,
그 신호를 본 기술관은
다시 컴퓨터 모니터로 얼굴을 돌리더니
자판을 두들겨서 명령을 입력하고는,
"이제 다 되었습니다.
어느 시간대를 보기를 원하십니까?"
그 말에
얼굴을 불독처럼 일그러트린 경시는
얼굴의 주름을 조금 피고는,
"오늘 아침
중앙은행이 문을 연 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보안 카메라 기록영상을
전부 다 보여주게."
그 지시에
기술관은
자판을 두들겨서 다시 명령을 입력 한 뒤
보안카메라의 영상을 불러내고 난 뒤에
동영상 파일을
재생시키기 시작했고,
곧 후지사와 경시와
다른 형사들은
동영상을 한 장면도 놓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모니커 화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놀라움으로 두 눈이 둥그레졌으니......
화면에 비치는
모든 감시카메라 영상이
갑자기 하나씩 꺼지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얼굴로
모니터를 쳐다보던 경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아니?
갑자기 멀쩡하던 감시카메라가 왜 안나오는 거야?
자네가 잘못 손을 댄 것 아냐?"
그런 경시의 목소리에
기술관은 다급하게 자판을 두들기기 시작하더니,
"기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요?
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것처럼,
"혹시 IR 전등을 이용한 것은...?"
기술관의 그 말에
그 곳에 있던 형사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기술관을 쳐다보았고,
그들의 시선을 느낀 기술관은
아까 전과는 다른
침착한 목소리로,
"IR 전등,
쉽게 말해서 적외선 전등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에는 잡히는 빛이
바로 적외선이거든요.
적외선 전등을 카메라 렌즈 부분에 비춘다면
전혀 누구도 눈치를 채지 않은 상황에서
카메라 회로부분을 망가트릴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동안
모든 보안카메라 영상이 다 꺼지고
마지막으로 꺼진 시간을 확인하던 후지사와 경시는
신경질적으로 씹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벹으며,
"이 자식!
우리 생각보다 진짜로 똑똑한 녀셕인 것 같다.
영상이 마지막으로 꺼진 시간을 봐!
정확히
오전 9시 52분이다.
그리고
사카키 순사부장이
은행 안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보고를 한 시간은
정확히
오전 10시 15분이다.
그렇다는 것은
은행의 보안카메라가 모두 꺼진 시간부터
은행 안에서 연기가 나고
은행 정문이 봉쇄되기 까지
정확히 23분 가량의 공백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나?"
마치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태도로
후지사와 경시는
자신을 쳐다보는 형사들에게 질문을 했고,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눈빛으로
형사들은
멀뚱멀뚱 경시만을 쳐다보았고,
그러한 얼빠진 태도에
후지사와 경시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 폭발했고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엉겁결에
의자에서 엉덩이를 때거나
귀를 틀어막았으니......
"이런 멍청이만도 못한 바보자식들!!!
그 공백의 23분 동안
누가 은행에 들어가고 누가 나왔는지 모른다는 거잖아!
다시 말해서
저 은행에
누가 범인인지는 물론이고
정확한 인질의 수조차도 파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이다!
그렇게도 머리가 안돌아가나!"
경시의 설명을 들은 형사들은
그제서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깨닫고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리고
그런 부하들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 경시는
"지금 저 은행 안에 있는
인질들의 수 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섣불리 진압작전을 벌일 수는 없으니까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 안에 있는 인질범의 리더와
전화 통화를 시도해보는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러나
후지사와 경시는 뒷말을 잇지 못했으니...
옆에서 전화 대기 중이던 여경이
다급한 동작으로 무선 전화기를 들고 다가오더니,
"저...긴급 연락인데요.
경시 부총감께서 직접 통화를 원하신다고
즉시 바꿔달라고 하십니다."
그 말에
자신의 말이 끊긴 것 때문에 짜증이 난 경시는
난폭한 동작으로 무선전화기를 나궈채더니
"예, 후지사와 경시입니다."
하고
퉁명스러운 기색으로 말하면서
통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전화통화가 계속 되는 동안
후지사와 경시의 얼굴은
짜증스러움에서 놀람으로 바뀌더니
마지막에는
황당 그 자체로 얼굴이 변하고,
그렇게
얼굴이 변하는 것을 본
다른 형사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길레
경시의 얼굴이
저렇게 다양하게 바뀌는 걸까 하는 표정으로
말없이 경시의 통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경시를 바라보는 동안
마지막에는
분노의 표정으로 전화통화를 마친
후지사와 경시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무선전화기를 쳐다보다
갑자기 전화기를 내팽개친 뒤
발로 지근지근 밟기 시작했고,
경시의 그런 돌발행동에 놀란 형사들은
다급히 경시의 팔을 붙잡고,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열을 받으신 겁니까?"
하고 다급하게 물어보았고,
아직까지도
분이 안 풀린다는 얼굴로
몇 번 더 부서진 무선전화기를 밟던
후지사와 경시는
고개를 흔들고 나서
크게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한 행동을 취하더니,
아까 전보다는
조금 진정된 듯한 모습으로
그러나
아직 분이 안 풀렸다는 모습으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부하들에게
아까 전의 통화내용을 들려주었고,
그 내용을 들은 형사들은
완전히 황당을 넘어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한
어색한 침묵은
상황실이 설치된 에어 탠트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깨졌으니......
"지금 이 순간부터
동경 중앙은행 인질극 사건은
내가 통제한다.
귀관들은
내 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말고 대기하도록!"
공안 부장의 건방진 말투에
에어 탠트 안에 있던 형사들의 얼굴에는
경련이 일어났고,
후지사와 경시의 얼굴은
거의 야차와 같은 얼굴로 무섭게 변해가기 시작하고
두 손은
분노와 모욕감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안 부장은
아까 전까지
경시가 앉아있던 회의실 의자에
마치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태연하게 앉아서
바로 옆에 서 있는 여경에게
차를 주문하고,
그 건방진 태도를 보던
후지사와 경시와
다른 형사들의 머리 속에는
똑같이,
'이런 망할 자식.'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한편,
은행 안의 TV를 보고 있던
인질범의 리더는
공안 부장의 얼굴이 화면에 비치자,
비웃는 듯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는
대여금고 보관실로 들어가더니
어느 새 묶인 끈을 풀고
대여 금고를 열고 있는
인질범의 모습을
웃음을 띄면서 보고 있는 코난의 모습을 보면서,
"조직원들이
슬슬 집결을 하는 것 같은데 말씀입니다.
앞으로
15분 내로 작업을 마치기로 하고
작업이 끝나면
아까 전에 지시를 하신 대로
진행하겠습니다. "
라고
코난에게 말하더니
몸을 돌려
대여금고를 뒤지고 있던 한 사람에게
"그런데 이등육조.
저 분이 원하는 내용물은 찾았나?"
그 말에
대여금고를 열고
그 안을 뒤지던 사람은
말없이
그 안에서 손에 들고 있는 DVD롬 디스크 케이스와
꽤 두툼한 서류 묶음을 꺼내
코난에게 건내주고,
그것을 뒤적뒤적 살피던 코난은
말없이
그것들을 인질범의 리더에게 건내주며
"그러면 이제 3단계로 진행하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코고로의 부하는
말없이
DVD롬과 서류 뭉치를
준비해 둔 비닐 봉투에 집어넣고
단단하게 봉인을 한 뒤
옆에 두었던
고무 주머니에
그것을 집어넣고는
옆에 서 있던
다른 인질범에게 고갯짓을하자
그는
작업복 윗도리를 벗고 난 뒤
티셔츠를
머리 위로 끌어올리고 난 뒤
자신의 몸통에
고무 뭉치를 아교풀을 이용해 붙이고는
다시 티셔츠를 내리고
작업복을 입은 뒤
마스크를 벗고
코난의 옆에 서고,
그 모습을 보는
코난의 얼굴에는
싸늘한 미소가 감돌더니,
"거의 대여금고 쪽 작업이 끝났으면
금고실 쪽도
서둘러 작업을 시작해요!
앞으로
여유시간은 10분 정도 남았을 테니까
빨리 서두르고요 !"
하며 밖으로 나가고
대여금고 보관실의 작업을 끝낸 사람들은
다급하게 금고실로 들어가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본
코고로의 부하는
다시 머리 위에 후드를 둘러쓰더니
선글라스를 쓴 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고
주머니 안에서 연막탄을 꺼내더니
손에 쥐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밖에 묶인채로 나온 코난의 얼굴을 보면서
장난기섞인 웃음을
그에게 보내고
코난도
그 웃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씩 웃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머리 속을
동시에 스치는 생각은,
'후후후.
아마 15분 정도 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황당하고 이상한 사건을 보게 될 거야.
저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
특히
이 광경을 보고 있을
진과 워커
그리고
베르무트와 보스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무척 기대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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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20.11.20 10:5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