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마신 술 때문에
아침에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난 공안 부장은
식욕이 완전히 없다는 얼굴로
근처 약국에서 사온 영양드링크를 들이키면서
리모콘으로 TV를 켠 뒤에
건성으로 아침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마시던 드링크를 완전히 뿜어낼 정도로 놀랐으니.......
그가 멍한 얼굴로 보고 있는 뉴스 속보에는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진한 화장을 하고 나온 미인 아나운서가
다급하기 보다는
조금 즐기는 듯한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뉴스 속보를 방송하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오늘 아침 9시 45분 경
도쿄 마루노우치 1번가에 위치한 동경 중앙은행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신원 미상의 은행강도들은
지금 현재 은행 안에서 인질을 잡은 채 농성중이며
지금 현재 은행 안에서 인질을 잡은 채 농성중이며
아직까지
사망자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안에 인질로 집혀 있는 사람들의 수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며
지금 은행 주위에는
경시청 기동대원 250명이
은행 주위를 완전히 포위한 채 대기중에 있으며,
곧 경시청 SAT 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은
현장에 나가 있는 이누가미 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누가미 기자
지금 현장 상황은 어떤가요?
"네!
여기는 도쿄 마루노우치 1번가 앞의 동경 중앙은행 앞입니다!
지금 현재까지
범인들의 움직임이나
인질들에 대한 상황은 전해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인질들이 부상당하거나 사살당하지 않은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지역 일대는
구역을 봉쇄중인 경찰관들과
구경 나온 시민들,
그리고
취재를 위해 모여든 기자들로 인해
상당히 혼잡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란은 없습니다.
곧 경찰청 직속 HRT (인질 구조팀) 소속의 교섭전문가들이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은
차후에 실시간으로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누가미 기자!
다시 말씀드립니다.
오늘 오전 9시 45분 경
마루노우치 1번가의 동경 중앙은행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
그 뉴스를 들은 공안 부장은
거칠게 리모컨을 눌러 TV를 끈 뒤
다급한 동작으로
옆의 탁자 위에 놓인 수화기를 집어들더니
급히 단축 번호 1번을 누르고는
전화를 받을 사람이 나올때가지
초조하게 다리를 흔들거렸다.
그리고
곧 수화기에서 졸린 듯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그 음성을 들은 공안 부장은
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면서
딱딱 끊어지는 목소리로,
"진님의 연락관인가?
나 사케다!
지금 긴급 상황이 터졌다!
즉시 진님께 연락을 취해!"
그 말에
수화기 건너편의 목소리는
아직도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로 웅얼거렸고,
그 목소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부장은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꽥 소리를 지르면서,
"야!
이 새끼야!
조직의 존망이 걸릴 정도의 큰일이 터졌단 말이야!
당장 연락을 취하란 말이야!"
하며
상대방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거칠게 수화기를 놓고는
급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면서
비서관을 호출 한 뒤
즉시 전용차를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고,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부장의 그런 모습에
비서관은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면서
급하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낵타이를 급하게 매면서
공안 부장은
제발 그 은행강도들이
그냥 돈만 훔쳐 가는 그런 은행강도이기를 빌었지만
그러한 그의 생각은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했으니.......
한편,
은행 안에서는
인질들을 모두 일으킨 뒤에
모두 다 지하의 금고실 부근으로
인질들을 모두 이동시키고 있었고,
인질들은
아무 생각도 없이
그들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인질들 중에는
파란 웃도리에 빨간 나비낵타이를 매고
안경을 끼고 있는 소년이 한 명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심지어는
은행 직원으로 위장하고 있는 검은 조직원들도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인질들을
모두 다 은행 금고실 주위에 세운 뒤
맨 처음 들어왔던 은행강도의 리더는
아까와 같은 오사카 사투리로,
"지금 즉시 가지고 있는 모든 핸드폰,
테블릿 PC 등을
여기 저 친구가 들고 다니는 자루 안에 집어넣는다.
당장 모두 꺼내서 집어넣지 않으면
너희들의 목숨을 보장 못한다!"
그 말에
겁에 질린 사람들은
재빠르게 주머니에서 핸드폰과 테블릿 PC 등을
빠르게 자루에 집어넣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리더는
천천히 그들 주위를 돌다가
어느 한 남자 앞에 서더니,
"당신 이름이 뭐지?"
하며 친근하게 묻자,
그 질문을 받은 남자는
억지로 웃으며
"타카시.
타카시 곤조 인데요."
그러자
리더는
토카레프 권총을 흔들면서
"당신 핸드폰은 어디 있나요?
타카시 곤조 선생?"
그 질문에
그는
억지로 웃음을 더 지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깜...깜박 잊고 집에다 놔두고 왔는데요?"
그러자
리더는
아까 전보다 위협적으로
권총을
타카시의 머리 위에서 흔들면서,
"내가 다시 한번 더 똑같은 질문을 할 테니
신중하게 잘 생각을 해 보고
답을 해 주길 바래.
타카시 선생.
안 그러면
당신의 무덤 묘석에 이런 글이 새겨질 테니까.
'타카시 곤조
이곳에 잠들다.
자신의 핸드폰을 잘 숨겨서
정교하고 치밀한 은행털이를 막아내
일본 최고의 영웅이 되려고 했으나
불행하게도
은행강도에게 자신의 영웅적인 행동이 들통이 나서
대갈통에
토카레프 P22 권총탄을 맞고 생을 마감하여 누워있노라.'
라고 말이야!"
하며
토카레프 권총을 그의 얼굴에 갖다 대고,
그 모습을 본
바로 옆의 여성은
히스테리 급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고
덩달아서
다른 사람들도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패닉 직전의 모습을 짜증스럽게 보던 리더가
옆의 동료에게 눈짓을 하자
그 동료는
AK-47 자동소총을
맨 처음 비명을 지른 여자의 얼굴에
바싹 갖다대고
그것을 본
그 여성은
마치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비명을 멈추고
왕방울처럼 커진 눈으로
멍청하게 총구만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모습을 멍청하게 바라본
타카시는
잠시 뒤
결국 채념한 듯이
양말 속에 끼워둔 핸드폰을 꺼내서
자루에 집어넣고
그 모습을 바라본 리더는
만족스럽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조금 뒤에
다시 인질들 주위를 돌아다니더니
"그럼 지금부터
몸에 걸친 모든 옷가지들을 다 벗고
여기 놓인 이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예외는 없다.
당장 실시!"
그런 황당한 지시에
인질들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다가
거세게 항의를 했지만
주위에 있던 다른 은행강도들이
AK-47을 그들에게 겨누자
완전히 체념한 듯한 태도로
천천히 옷을 벗어서
한 구석에 모아 둔 뒤
은행강도들이 준비해 둔 작업복을 입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질들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천천히 그들 주위를 돌던 리더는
인질들 속에서
신비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파란 양복 웃도리와
반바지,
빨간 나비 낵타이를 맨 소년의 모습을 확인하자
인질들이 일아채지 못할 정도로
눈을 마주친 뒤
옆에 있던 인질범에게 신호를 하자,
곧 그 소년을
인질들 속에서 우악스럽게 끌어내더니
말없이 옆에 붙어 있던 방에 집어넣고,
그런 우악스러운 행동에
또다시
인질들은 항의를 했지만
인질범들이
AK-47 소총을 그들에게 겨누자
다시 입을 다물고
옷을 벗고
작업복으로 입는 행동을 계속했다.
그러는 동안
인질범의 리더가
그 소년을 가둬 둔 방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뒤,
아이가 칭얼거리다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뒤이어서
성인 남자의 고함소리가 울리고
곧 누군가를 때리는 소리와
쓰러지는 소리
그리고
따귀를 때리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울려퍼지고
그 이후로는
한동안 시간이 흘러도
말소리도 사람도 나오지 않자,
옷을 다 갈아입은 인질들은
지금 저 방안에서
그 인질범이 그 아이를 어떻게 하고 있기에
아무 소리도 안나오나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여성들은
혹시 저 안에서
아이에게 주먹질을 한 뒤
재갈을 물리고
몹쓸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그 사무실 안을 볼 수 있었다면
기가 차다 못해서
완전히 경악을 했을 것이니.......
사무실 안에서는
방 안으로 끌려들어간 소년이
창가 쪽의 회전의자에 앉아있고,
인질범의 리더는
마스크를 벗은 뒤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코난을 쳐다보고
코난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코고로의 부하에게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있었으니......
"지금까지 1단계 상황은
매우 순조롭군요.
이제 2단계 상항으로 나가도 되겠어요."
코난의 단호한 목소리에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 모습을 본 코난은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서
천천히 자신의 몸을 묶으라는 몸짓을 하려다가,
문득
뭔가 잊어버렸다가 생각이 난 것처럼
그 자리에 멈춰서더니
갑자기
자신의 옷을 찢고
안경도 렌즈에 금이 갈 정도로 땅바닥에 팽개친 뒤
입에 재갈을 묶고 나서
그에게 눈짓을 하고,
코고로의 부하는
자신이 앞으로 할 행동이 내키지 않는 듯한 눈빛을 띄우면서
코난에게
"진짜로 죄송합니다.
장군님
하지만 이해를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이것도 작전의 일부니까."
라고 말하자
코난은
짜증난다는 눈빛으로
말없이 손짓을 하고
그 손짓을 본
그는
코난의 앞에 서더니
갑자기 코난의 얼굴과 코에 주먹을 날리고,
코뼈가 어긋나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동시에
코피를 흘리며 코난이 쓰러지자
그는 밖에서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를 내며,
"반항하면 매만 돌아온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냐?
이런 건방진 애새끼! "
하며
다시 코난의 따귀를 후려갈긴 뒤
다시 마스크를 쓰고 나서
거칠게 문을 열고
코난을 밖으로 집어던진 뒤
증오와 경악의 눈으로 보는 인질들을
살기어린 눈빛으로 보면서
마스크를 쓴
다른 인질범에게,
"야!
이 건방진 꼬마를 저기 대여금고실에 가둬놔라!
거기서
나중에 천천히 재미를 더 봐아 될 것 같다!
아까 사무실에서는
저 꼬마가 나를 물고
환기구 쪽으로 도망을 가려고 해서 말이야!"
라고 말하며
거친 발걸음으로 매니저 책상으로 가고,
지시를 받은 인질범은
코난의 온몸을 꽁꽁 묶은 뒤
대여금고실에 짐짝처럼 던져넣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그런 우악스러운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던 인질들은
어린아이에게
그런 무자비스러운 폭력을 휘두르는
인질범들을 보며
동시에
그들은
이곳에서 과연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공포로
온 몸이 점점 오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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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0.11.19 20: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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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일주일 씩이나 기다려주시다니...... 진짜 뭉클합니다. | 20.11.19 20: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