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웨폰 플랜트 (1)
“추워..!”
“그래서 히비키 씨는 심포기어를 둘렀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눈보라가 치는 와중에 쳐들어가자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프랭크 씨!?”
“눈보라가 우리를 가려주니까 일부러 이러는 거야. 그런데 유미 넌 노출이 아슬아슬한 부분이 있는데도 안 추운 거냐?”
“이 상태에선 추위에는 끄떡없어요.”
“정말이야?”
“네. 딱 봐도 유미는 설녀잖아요.”
“나는 일본 문화에는 잘 몰라. 그것보다..”
우리들이 슬로베니아의 설산 어딘가에 있는 연구소에 도착한 뒤에 나는 쌍안경으로 연구소를 살펴보고...
“예전엔 생물무기 연구소였지.”
“예전에요?”
“그래, 유미. 20년 전에 사고가 일어나가지고 그대로 망해버렸어.. 그런데 그 이후로 모든 기록에서 존재 자체가 지워졌지. 이 상황에서 왜인지 알겠지?”
“히드라가 일부러 사고를 일으켜서 점거한 거군요..!”
“아주 바람직한 가설이야, 히비키. 이대로 바로 간다.”
“네!!?”
“어두울 때 가는 게...”
“그 사이에 무기들이 밖으로 나가서 희생자들이 더 늘어나는 걸 두고 보라고?”
“으으..”
“프랭크 씨의 말은 틀리지 않지만..”
“그래, 난 바보야 히비키. 간다.”
유미와 히비키를 데리고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트럭들 중 한 대에 숨어서 공장 부지로 무사히 침입했다.
“잘 들어. 지금부터 여기에 있는 녀석들은 전부 히드라라고 생각해. 만약 덤비면 그때 죽이고..”
“프랭크 씨, 그래도 죽이면 안 돼요!”
“그리고 조용히 돌아다니는 편도 좋아. 그러니 소리 좀 낮춰, 히비키.”
“으으..”
“지금은 프랭크 씨를 따르는 편이 좋아요, 히비키 씨.”
“알았어.”
순찰 도는 히드라 병사들을 피하면서 공장 안으로 들어간 우리들은 어느 관리실 같은 곳에 들어갔는데...
“이건!!?”
“거짓말..!!”
“이게 새로운 첨단 무기군.”
관리실 밑엔 사람이 들어있는 배양 캡슐이 세 자리 수를 넘을 정도로 많이 있었고, 그걸 히드라 과학자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그걸 우리가 본 거다.
“혹시.. 죽은 사람들을 이용하는 좀비 비슷한 그런 건가요?”
“그런 거라면 좋겠지만, 저 과학자들이 농땡이를 피워도 살펴보는 것만은 반드시 하는 걸 보면 살아있는 녀석들을 개조하고 있는 거겠지. 정말인지는 직접 가까이서 봐야 하지만.”
“이런 무서운 곳은 있으면 안 돼요! 어서 부숴야 해요!”
“그래, 유미. 저 가망 없는 사람들 장례를 부탁한다.”
“?”
“프랭크 씨?”
“나는 이 공장 책임자를 죽이러 간다.”
“잠깐만요!!”
새로운 무기의 정체를 확인한 뒤에 나는 공장의 책임자를 죽이려 관리실에서 나가려 할 때 히비키가 내 오른쪽 어깨를 잡았고...
“그래도 멋대로 죽여선 안 된다고요! 그 책임자도 사람이잖아요!?”
“사람? 나는 그 녀석이 사람으로 안 보여.”
나는 히비키의 손을 치우고 나가려고 했지만...
“그래도 하지 마요!!”
이번엔 내 앞에 서서 가로막았고...
“얘기만 하면 분명 잘 될 거라고요!!”
“‘괴물’의 마음에겐 시끄러운 개소리에 불과해. 더는 괴물이 사람들을 잡아먹게 둘 수는 없어.”
이에 나는 허리춤에 숨겨둔 권총을 오른손으로 꺼내 쥐려고 했지만...
“!?”
“총은 꺼내지 마세요!”
유미가 내 오른편에서 부채로 내 오른손을 쳐서 말렸다.
“제가 총을 꺼내는 걸 내버려둬도 지금 이 순간에 총의 발사음이 들리면 책임자가 도망칠 거예요!”
“유미!”
“... 너는 이 애의 편이 아니냐?”
“저도 예전에는 악을 무조건 섬멸해야하는 쪽이었습니다. 하지만 악에도 이유가 있어서 전부 섬멸까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죠. 그 총을 꺼내실 거면, 먼저 심문을 하고 총을 꺼낼 판단을 하세요!”
“유미..!?”
“말이 되는 소리를 하는군.”
내가 권총을 꺼내면 안 되는 현실적인 이유로 나를 말린 유미를 보며 오른손을 권총에서 때고는...
“윽!!?”
바로 오른손을 쥐고 히비키의 안면을 강하게 쳤다.
5화 웨폰 플랜트 (2)
“히비키 씨!?”
히비키를 오른쪽 주먹으로 강하게 쳐서 관리실 밖 복도로 밀쳤지만...
“심포기어라서 안 아픈가..?”
분명히 안면에 맞은 히비키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만하세요! 이곳만 부수면 되잖아요!?”
“딴 데에서 만들 수 있으니까 본보기로 책임자를 죽여야 한다고.”
“그렇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진짜 괴물이 아니잖아요! 같은 사람들인 데도요!!?”
“세상에는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지. 나는 그 두 개다 인정해. 너희 같은 성선설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이 히드라 같은 성악설에서 태어난 녀석들. 내 말은 같은 사람들이래도 두 종류로 나누어져 있어. 히드라는 너와 ‘같은 사람들’이 아냐.”
“!!”
미성년자를 때려서 양심(良心)에 걸렸지만 멀쩡한 것에 약간 안도한 나는 히비키를 밀치고는 바로 책임자를 찾으러 갔다.
...
“그런..”
“히비키 씨, 일단은 이곳을 부숴야 해요. 캡슐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구할 수 있을 때 구해요! 그러니 먼저..!”
“으으.. 알았어, 유미.”
프랭크 씨가 그렇게까지 죽이려는 쪽이라니.. 가족들이 알면 어떡하시려고요..?
...
뭐가 됐든 간에 혼자서 책임자가 있는 사무실에 몰래 들어간 나는...
“아 이런..”
스마트폰을 실수로 떨어뜨린 책임자의 뒤에 몰래 다가가서...
“!!?”
바로 그 녀석의 머리채를 잡고는 벽에 내던졌다.
“크으윽..! !! 퍼니셔!!?”
“그래, 나야.”
나는 유미의 말에 따라 우선 총 대신 단검을 쥐고 책임자의 목에다가 겨눈 다음에 심문을 했다.
“듣고 싶은 게 있어. 아까 어떤 캡슐들을 봤는데, 사람들이 들어있더라. 뭐야 그 사람들은?”
“여.. 여기에 왜 온 거야..!?”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크으윽..! 레드 스컬 님이 살아서 나가게 해줄 거 같아!? 그 분에게 걸려서 비참하게 죽게 될 거다!”
“그건 안타깝군. 그걸 못 보고 먼저 죽게 돼서.”
책임자가 좀처럼 대답하지 않자 나는 단검을 책임자의 왼쪽 눈에 겨눴고...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죽는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소중히 여겨야지.”
“아아 알았어! 말할게! 칼 치워!!”
“훗.”
책임자가 어디를 보고는 대답하겠다고 하자 나는 단검을 치웠다. 그러자 책임자가 바닥에 떨어뜨린 스마트폰을 주워서 키더니...
“!!?”
스마트폰에서 빛을 일으키고는 나에게 비춰줬다. 그 빛에 눈을 감은 나는 눈을 떴더니 그 책임자가 사라졌고, 대신...
“그 녀석...”
책임자가 흘린 스마트폰을 주웠다.
“이 녀석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겠군. !!?”
이 진동.. 드디어 소녀들이 날뛰기 시작했군.
...
“뭐야 저 소녀들은!!?”
“평범한 녀석들로 보이지 않아!!”
“히어론가?!! 쏴!!”
유미와 같이 시설을 파괴하면서 히드라 병사들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하던 나는...
“하아아압!!”
나를 향해 소총을 겨눈 히드라 병사들이 쏜 총알들을 심포기어의 방어력으로 막으면서 병사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무기들을 무술로 전부 부쉈다.
“뭐야!?!”
“뭣보다 도망쳐요! 여기 공장이 무너질 거예요!!”
“뭐라고!!?”
“미쳤어!! 도망쳐!!”
무력해진 히드라 병사들을 도망치게 한 나는 계속해서 공장의 시설들을 부수다가...
“멈춰.”
“!!?”
화염 속에서 붉은 슈트를 입은 남자가 걸어 나오는 것을 봤다.
(IP보기클릭)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