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국립한조학원 (1)
“여긴?”
뭐야? 무슨 작은 음식점?
“아스카, 저게 뭐냐?”
“제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초밥집이에요.”
“네 할아버지?”
그러니까.. 소닉이 일단 문자로 알려준 데로라면 아스카의 할아버지는 예전엔 최강의 시노비였뎄지? 은퇴 생활로 이걸 골랐나보네.
“들어가요.”
“그래.”
아스카를 따라 초밥집에 들어간 나는...
“다녀왔어, 할아버지!”
“오, 아스카 왔... 누구야!? 남자를 데려오다니!!?”
거기서 나를 보고 놀란 한조라는 노인을 봤다.
“소개할게! 이 사람은 네로 씨라고, 이계에서 왔어.”
“이계?”
“‘데빌 메이 크라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데빌 메이 크라이?”
“이 세계에선 게임이지만, 나에겐 현실이야.”
나는 한조에게 내가 누군지, 이 세계에 온 목적, 멀티버스에 대해서도 가르쳐줬다.
“카르마 노이즈를 쓰러뜨리러 직접 왔을 줄이야..”
“당분간 신세를 지려는 데.. 왜 여기로 데려왔어, 아스카?”
“할아버지, 남은 손님방이 있지?”
“있긴 하지만.. 아스카 혹시..”
“!! 아냐아냐! 그런 의도로 데려온 게 아냐!!”
“그래. 내겐 연인이 있거든. 내가 멋대로 바람피우겠어?”
“그런가.. 그럼 안심이지. 할멈도 괜찮을 게다.”
“됐다! 네로 씨, 어서 가요!”
“소매 잡아당기지 않아도 따라갈 거야.”
아스카를 따라 윗층으로 올라간 나는 윗층의 빈 방에 들어갔다.
“여기서 주무시면 돼요.”
“그건 고마워.”
좁아 보이지만, 혼자서 자기에는 편한 원룸이네. 마침 적당한 크기의 침대가 있고.
“혹시 저녁 식사는 드셨어요?”
“아니, 안 먹었는데?”
“그럼 나중에 부를게요. 쉬고 계세요!”
빈 방을 소개한 아스카가 계단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간 뒤에, 나는 레드 퀸이 들어있는 기타케이스를 벽에 대고는 블루 로즈를 침대 밑에 숨겨두고는 침대 위에 누웠다.
“아아.. 원룸텔에서 산다면, 이런 느낌일까? 뭐, 나와는 상관없지만.”
침대에 그대로 누운 나는 잠시 골아 떨어졌는데...
“네로 씨!”
“으으!”
아스카가 문 연 소리에 놀라 깨고는...
“저녁 됐어?”
“네, 어서 내려오세요.”
“그래.”
아스카를 따라 아래층의 거실에 갔다.
“할아버지, 할머니, 네로 씨를 데려왔어!”
“잘 왔네, 젊은이.”
“먼 곳에서 오느라 고생했네.”
“어, 어. 에, 그러니까.. 그쪽 할머니는 ‘카구라’라는 전설의 칭호를 받았던 전직 시노비랬지?”
무슨 스팩이 끝내주는 조부부가 있냐?
“하.. 나는 할아버지가 짱인데.”
“일단은 앉아서 같이 먹게나.”
“그래그래, 계속 서있을 건가?”
“그렇진 않아, 한조.”
전설이었던 두 노인을 앞에 두고 아스카의 옆에 앉은 나는 이 셋이 마련한 식사를 먹었다.
“그런데 너네 부모님은 바쁘냐?”
“부모님께도 소개하고 싶었는데 안타깝네요.”
“됐어.”
“그런데 자네, 방금 자신의 할아버지가 짱이라고 그랬는데..?”
“너네 둘을 보니까 마찬가지로 전설인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사유리.”
“전설?”
“마검사 스파다. 인간계를 수호하기 위해 마계를 봉인한 대악마. 그 녀석이 내 할아버지야.”
식사엔 대화가 빠지면 쓰것나? 어차피 이 작가에겐 대화와 배틀 묘사만이 자존심인데..
8화 국립한조학원 (2)
“진짜에요!?”
“그래, 아스카. 나도 몇 개월 전까진 스파다의 장남의 아들인 것도 몰랐다고.”
“호오.. 이 나이에 그 스파다의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군.”
“나도 그리 많이 알고 있지는 않아, 한조. 그저 인간을 사랑해서 동족은 물론, 마왕까지 배신했다는 것 정도만. 그래도 그 녀석이 내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가까운 누구도 지킬 힘을 얻지는 못했다는 건 알아. 그 녀석 때문에 고생하고 있지만, 고맙긴 해.”
“그렇군. 참된 호걸(豪傑)이었구만.”
“그러게, 할머니. 그런데 네로 씨는 아버지를 몇 개월까진 몰랐셨다고요?”
“그 녀석의 동생이 직접 알려줬어. 사실은 그 녀석.. 버질이 내 오른팔을 가져가서 제대로 박살을 내주려고 했는데, 버질의 동생인 단테가 다 알려줬어. 내가 버질의 아들이라는 것을.. 그땐 혼란스러웠어. 내 오른팔을 가져간 그 녀석이 내 아버지이고, 내 오른팔을 가져간 이유가 자기 동생을 이기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라는 것도.. 이대로 형제의 싸움을 내버려두려고 했었지만..”
“용납하지 못했구려.”
“그래, 사유리. 나는 한 번 가족을 잃었었어. 나한테 힘이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새로운 힘을 얻은 덕분에 내 새로운 가족인 형제의 싸움을 막아냈지. 더는 가족을.. 누구도 죽게 두지 않으려고..”
“네로 씨..”
혼자였던 나에게 키리에와 크레도가 내 가족이 되어줬다. 그러나 크레도를 잃었던 나는 새로운 가족이 된 버질과 단테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걸 막기 위한 마음가짐이 나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해줬다.
“그럼 자네의 아버지와 삼촌은 어디에 계시냐?”
“글쎄다? 나도 소식은 못 들었어. 버질 본인이 저지른 잘못을 해결하기 위해 둘 다 마계에 직접 가서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최근’에 내 근처에 있었다고 어떤 마법사가 말해줬어. 왔으면 말해주던가.”
“네로 씨의 가족분도 바쁘시네요.”
“버질이 저지른 게 엄청 심해서 그래. 하하..”
그렇게 단테를 이기고 싶다고 엄청 바보 같은 짓만 저질렀으니까. 뭐, 버질의 인간성인 V가 제정신을 차린 덕분에 본인도 반성했겠지.
“그러고보니, 버질과 단테 얘기가 나오니까 말이야, 그 녀석들은 자기 아버지보다 강해졌어.”
“진짜냐?”
“그렇다고, 사유리. 이젠 그 둘에게 있어서 마왕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똥개나 마찬가지라고.”
“큭..!”
“큭큭큭..!”
“네로 씨.. 그 말은.. 푸흐흐흐..!”
“웃기게 들리겠지만 사실이야. 나도 그런 걸 뭘.”
마왕을 똥개 취급을 하자 아스카네 가족이 먹다가 웃었고, 나는 이런 가족에 미소를 지었다. 만일, 버질이 쓰레기가 아니었다면, 버질도 같이 가족 식사를 했을까?
“설마 이 세계에도 마왕이 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을 잡지 않기를 바란 뒤, 다음날...
“그런데 이런 비밀통로로 들어가는 거냐?”
“우리는 시노비니까 정체를 숨겨야해서요.”
“그게 제대로 된 시노비네.”
“네로 씨도 기척을 잘 숨기시네요.”
“힘들었다고. 원래 나는 닥치고 돌진만 하거든. 내가 아는 닌자도 그런 스타일인데.”
“진짜에요!?”
“나만큼 강하니까 괜찮아. 걔한테 있어서 한 나라의 군대는 그저 볼링핀이니까.”
“굉장하네요..!”
“그 녀석에게 ‘여길’ 소개해줄까?”
아스카를 따라 일반인들 몰래 이 한조학원 어딘가에 있는 비밀의 방에 들어가서...
“다녀왔어~!”
“어서와.”
아스카의 동료들과 만났다.
“저 분이 이계에서 온..”
“네로라는 히어로라는 거지?”
“확실히, 저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강함..”
“히바리들보다 강해.”
“신세 좀 질게, 한조학원 애들아.”
9화 국립한조학원 (3)
“어디, 복습해볼까? 먼저 반장 같은 분위기를 내는 너는 이카루가.”
“한조학원에 잘 오셨습니다.”
“그래. 그 다음엔 앞섶을 조금 푼 네가 카츠라기.”
“오, 잘 알고 있네.”
“이 세계를 먼저 아는 녀석이 있어서. 또, 오른쪽 눈의 안대 네가 야규.”
“아스카를 따라 잘 들어왔군.”
“내가 원래는 그렇게 돌아다니지 않아서 힘들었어.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화안(華眼)의 네가 히바리.”
“잘 부탁합니다~!”
“이쪽이야말로. ?”
아스카의 동료들과 인사를 한 나는 마침 방 한 가운데에 있는 탁자 위에 놓여있는 컵라면을 보고...
“? 먹을래? 규동 라면이야.”
“... 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이니까 잘 먹을게.”
카츠라기의 동의를 받고 앉아서 컵라면을 먹으면서 아스카 네들과 대화를 나눴다.
“스즈네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무려, 사람에게 악의를 퍼트리는 괴물을 쫓아왔다면서요?”
“그래, 이카루가. 그 껌둥이 개새 자식을 반드시 찾아서 박살내야 해.”
“개..! 잠깐, 네로 씨!”
“이봐, 히바리 앞에서 욕은 하지 마라!”
“냅두셔. 그런데 그 녀석을 함부로 건들지 마.”
“? 그건 왜?”
“본래 노이즈는 사람을 건들어서 자기와 함께 탄소가 되거든. 그런데 그 녀석들은 외부에서 오는 물리적인 간섭을 회피할 수 있어. 그런 좆밥 녀석들을 처리하기 위해선 수류탄 같은 거라도 가지고 오던가, 에너지 공격을 해야 해.”
“조.. 그러니까, 괜히 만지지 말라는 거잖아.”
“그래, 카츠라기. 나는 마력으로 건들 수 있지만, 너희들은 어떻게 건들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일단은 노이즈는 안 나타나는 것 같지만..”
“이번에 나타난 카르마 노이즈라는 게 다른 노이즈보다 강해요?”
“장난이 아냐, 히바리. 그 녀석은 제법 강한 것뿐만이 아니라 힐링 팩터도 있고, 치사하게 사람만 탄소로 만들고는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해.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 인원수가 줄어들어봐. 바로 36계 줄행랑을 친다고.”
“그런..”
“그래서 네로 씨와 다른 스톤 키퍼들이 카르마 노이즈를 찾자마자 토벌할 거야.”
“맞아, 아스카. 너희들은 상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찾으면 나에게 바로 알려줘. 나는 이미 한 녀석을 직접 때려잡은 적이 있으니까.”
“오오, 전문가시네!”
“그러게요, 카츠라기 씨. 우리들도 카르마 노이즈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보면 네로 씨에게 바로 알립시다.”
“알겠다, 이카루가.”
“나도 알았어.”
“모두, 네로 씨를 도와줘서 고마워.”
“아냐아냐.”
아스카 네에게 카르마 노이즈에 대해 설명해준 나는 컵라면을 전부 다 먹은 후에...
“그럼 지금 바로 조사하러 나가면 되겠군.”
“!! 키리야 선생님!!”
마침 좋은 타이밍에 이 녀석들의 담임이 나타났다.
“네가 키리야야?”
“그렇다, 네로.”
“.. 왠지 너와 맞짱 뜨면 시청률이 많이 오르겠는데?”
“음, 나도 같은 생각이다.”
서로를 처음 본 나와 키리야는 서로의 실력이 비슷하다는 걸 한눈에 알아보고는 내가 일어선 다음에 서로 우정의 악수를 했다.
“그런데 괜찮겠어? 앞으로의 예정을 끝내고 해도 되지는 않아?”
“긴급상황이니까 캔슬했다, 네로.”
“하, 하긴.. 대통령도 왕도 눈앞의 위기를 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그 위기를 해결하려 들지.”
“그래서 이카루가와 히바리, 야규와 카츠라기, 네로와 아스카 셋으로 나누어서 이 주변을 조사한다. 알겠나?”
“네!”
“제대로 관광하겠네. 아스카, 부탁한다.”
“맡겨만 두세요, 네로 씨.”
학생이지만 실력은 보장되어 있는 어린 시노비들. 나는 이 애들을 믿지만, 카르마 노이즈에 의해 죽지 않기를 내심 걱정했다. 이런 망할 요르문간드 뱀새끼가..! 너 같은 건 뱀술로 담가도 씨발 안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