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어두운 거리 (1)
“여기 한 그릇 더!”
“그래, 잠시만 기다리렴.”
“역시 소닉은 대식가네. 입에 담배를 물고도 잘 먹어 잘 먹어. 너희 중딩들은?”
“하, 한 그릇 더 받을까..?”
“내 것도 부탁한다, 칼리버. 아참, 라무네도.”
“오코노미야키. 처음 먹는 건데 맛있네.”
“음..”
다음날 아침, 우리들은 오코노미야키로 아침을 챙겨먹었다.
“어젯밤 얘기대로 4명이서 각자 분담해 거리를 조사한다. 이의는?”
“이의는 없어, 캡틴. 담당 구역은 출발 전에 확인하자고.”
“이쪽도. 네로 넌?”
“이 거리는 ‘전희절창 심포기어’와 거의 같으니 괜찮아.”
“그럼 다시 한... 어이쿠.”
이 와중에 소닉이 실수로 라무네를 흘러버렸는데...
“잠깐, 컴퓨터에도!!”
“이런 망할 고슴도치가!!”
“당황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 수건을 쓰세요.”
하필이면 컴퓨터가 라무네에 묻어버렸고, 내가 서둘러 아줌마에게 받은 수건으로 컴퓨터를 닦았다.
“아으.. 그리드맨, 괜찮아?”
“음, 문제없다, 키류. 활동에 지장은 없다.”
“어휴, 속 터질라. 컴퓨터가 망가졌으면 어쩌려고!?”
“아아.. 미안.”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은데. 여기, 새로운 라무네. 아까우니까 이번에는 흘리지 마렴.”
“고마워.”
“그래도 컴퓨터에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야. 그리드맨과 말 못하게 되는 건 곤란하니까.”
“그래, 캡틴. 그러고보니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리드맨. 액세스 플래시라는 건 어디서도 할 수 있어?”
“유감이지만, 여기까지 와줄 필요가 있다. 이 컴퓨터를 통하지 않으면 힘을 빌릴 수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안심해라. 괴수가 출현했을 때는 어제처럼 너의 프라이멀 액셉터가 알려줄 것이다.”
“그런가.. 거대 괴수의 출현을 대비해 너무 멀리 가면 안되겠군.”
“그건 그래. 키류 이외에는 덩치 큰 도마뱀 등신 새끼와 싸우는 건 어려우니까.”
“이봐, 넌 입에 걸레 물고 다니냐?”
“그래, 물고 다닌다, 꼬맹아. 물고 다니니까 속 시원하거든.”
“이런 욕쟁이..”
내 행동 범위가 한정된 것을 안 뒤에...
“그럼 슬슬 나가지.”
“여러분들도 나가는 거죠? 조심하면서 다녀오세요.”
“네, 갔다오겠습니다.”
준비를 마친 우리들이 먼저 나갔고...
“앗, 아줌마, 오징어 추가요.”
“그래. 그건 그렇고 보르는 많이 먹는구나.”
“너희들도 저들과 함께 행동해 조사를 지원해주길 바란다.”
“아, 알겠어.”
“뭐, 그렇게 되겠죠.”
“나는 그들에게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까 너희들도 저들에게 협력해줬으면 한다.”
“하아.. 미안, 아줌마. 오징어는 캔슬.”
“그럼, 바로 따라가보지.”
“부탁하겠다, 모두!”
신세기 중학생들도 그리드맨의 부탁에 우리를 따라 나갔다.
...
“설마 도우러 올 줄은.”
“의지해도 된다고 말했으니까요, 캡틴.”
비트와 합류한 나는 비트와 같이 내가 맡은 범위의 분위기를 봤다. 이런 분위기를...
“그런데 이 분위기는 뭐죠?”
“여기는 중심가일거야. 그런데 전혀 활기가 없어.. 그러기는커녕, 거리의 사람들이 왠지 어두운 분위기를 품고 있어. 이건 기분 탓이 아니니까 확실해.”
“저도 동감이에요. 마치 기계에 들어간 톱니바퀴란 느낌이네요.”
“언제부터 이런 분위기지? 괴수가 나타날 때부터? 아니면 처음부터..?”
“괴수가 나타나서 겁나는 마음은 알지만, 이런 식으로 컴컴해지는 건 이상한데요?”
“그렇다면 처음부터일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하려나. 점점 더 이상한 세계네요.”
“그거로는 정리되지 않아. 이 근처가 어제 전투가 있었던 장소인데, 그 피해가 한 순간에 원래대로 되돌아갔으니까.”
“어? 진짜네. 고치는 사람도 안 보이도, 이상한걸. 이건 서둘러 그리드맨에게 보고하는 편이 좋겠어.”
“그 전에 확인하고 싶은 장소가 있어.”
“확인이요?”
“그래.”
이 섬뜩한 느낌.. 다시 생각해보면, 걀라르호른의 경보가 울리고 바로 사라진 시점부터, 그러니까 최초부터 뭔가가 이상했어. 만일..!
13화 어두운 거리 (2)
“여기가 캡틴이 확인하고 싶은 장소에요? 보니까 딱히 부자연스러운 것은 없는 듯 한데요?”
“아니, 있어.”
비트와 같이 걀라르호른의 게이트가 있는 공원에 도착한 나는...
“걀라르호른의 게이트가 사라진 거야..!”
걀라르호른의 게이트가 있었던 장소 앞에 섰다.
“그건, 여러분이 이 세계로 왔을 때 썼던 입구죠?”
“맞아.”
“그건 사라지기도 하는 거예요?”
“한 번 연결됐으면 사라지지 않아. 일단은 소닉의 스페이스 스톤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안 쓴다는 거네요. 다시 한 번 게이트를 열 방법은요?”
“.. 모르지만 스페이스 스톤으로 강제로 열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그 경우는 소닉이 해본 적이 없어서 위험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게다가 애초에 그러고 싶어도 스페이스 스톤을 비롯한 인피니티 스톤은 함부로 큰일에다가 쓰지 않는 게 스톤 키퍼들 간의 철칙 중 하나라서 중개인인 나도 되도록 부탁하지 않아.”
“즉, 상당히 막힌 사태네요.”
“잠긴 문을 터트릴 폭탄이 있긴 있지만, 그건 예의상 걸러야 해. 걀라르호른의 게이트가 사라지다니.. 무슨!”
게다가 ‘코스믹 포탈’을 일으킬 소닉의 스마트폰과 내 장비도 ‘전희절창 심포기어’에 두고 왔어..! 이걸 예상했었다면..!!
“어깨의 힘을 빼세요. 좀 더, 릴랙스하게.”
“걀랴르호른의 게이트가 사라진 이건 엄청 큰 사태라고! 걀라르호른이 있는 세계에 돌아갈 수 없어..!”
“그 마음은 알아요. 저도 돌아갈 방법을 잃어서 곤란하거든요. 하지만, 끝난 일을 후회해도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사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도 않거든요.”
“?”
“제 눈에는, 캡틴은 지적이고 냉정한 남자로 보여요. 이런 사태에도 캡틴은 분명 어떻게든 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일단은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 그래, 당황할 때가 아냐. 그럼 다음 조사로 가지.”
“아,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는데요.”
“뭐지?”
“계속 걸어서 지쳤으니까, 일단 저 카페에 들어가서 쉬는 건 어떨까요?”
“그건 나중에.”
“네..”
...
“네가 따라올 줄은 몰랐어, 맥스. 갑자기 “너의 조사에 협력하지.”라니.”
“...”
맥스와 합류한 나는 맥스와 같이 거리를 걸었지만, 맥스가 너무 조용했다.
“...”
그 이후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냐?
“괜찮나?”
“? 뭐가?”
“아까부터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뭔가 곤란하다면, 말하는 게 어떤가.”
“아니, 그렇게 보였어?”
“깊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만.”
뭐, 네 얘기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협력하지.”
“그래? 그럼 말할게. 너에 대해서 고민했어.”
“나?”
“어.”
“.. 미안하다. 내 배려가 분명하게 부족했어. 확실히, 너만한 나이의 꼬마가, 나같은 남자와 나란히 걷는 건, 세속적인 시점으로 봐도 부자연스럽게 느낄지 모른다.”
“그게 아냐. 네가 말이 없는 게 거슬린 것뿐이야. 솔직히.. 너와 무슨 이야기를 할까를 생각하고 있거든.”
“과연, 어느 쪽이든 신경 쓰게 해버렸군. 난 없는 사람이라 생각해도 상관없다.”
“너 같은 떡대에겐 무리야.”
“.. 그럼 이렇게 하지. 너와 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걷는다.”
그러다가 맥스가 조금 떨어져봤지만...
“이거면 서로 신경 안 써도 되겠는데.”
“그럼 나는 뒤에서 너를 지켜보면서 따라가겠다.”
“그러다 스토커로 잡힌다.”
“뭐가 문제지?”
“아니.. 그냥 이대로 가자.”
“알겠다.”
맥스의 채구 때문에 무리여서 맥스를 불러 들렸다.
“어이구..”
그런데 이게 마음이 더 편하네. 쟤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왜 그러지? 또 무슨 문제가?”
“아냐아냐. 둘이서 조사하니까, 너도 신경 쓰이는 점이 있으면 말하라고.”
“아아, 물론이다.”
14화 어두운 거리 (3)
“도와주러 온 거 고마워, 칼리버.”
“시, 신경쓰지 마. 우리는 동료다.”
“너라는 달인이 동료라서 든든하고.”
칼리버와 합류한 나는 칼리버와 같이 걷다가 이 녀석에게 한 번 물어봤다.
“하나, 알고 싶은 게 있어.”
“나에게..?”
“네 검놀림, 진짜 짜릿하더라. 네가 양손의 일본도를 휘두를 땐 빈틈이 없었어. 네가 이계에서 왔다면, 그거 어디서 배웠냐?”
“거, 검을 누군가에게 배우진 않았어.”
“혼자서? 네 재능이야, 아니면 노력이야? 그게 그거지만.”
“너, 너의 검기도 멋졌어. 뭔가를 다치게 하려고 휘두르는 검은 쉬워. 하지만, 지키기 위한 검은, 간단하지 않지. 상당히, 노력을 쌓아서 여기까지 온 거겠지.”
“하하.. 오랜만에 그런 칭찬 듣네.”
“네가 내 검에 흥미를 가진 것처럼, 나도 네 검에 흥미가 있어.”
“이런 개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시합 한 판 정도는 뛸 수 있겠는데..”
“네, 네가 그걸 바란다면 나는 상관없어.”
“그럼, 사건 해결하고 해볼까?”
“알았어..”
이런 녀석 말고도 다른 검객들도 있지만, 이 놈은 개성적이야.
“그럼, 조사나 계...”
누구... 들리.. 나...
“? 뭐야 이 소린?”
“네, 네가 가진, 그 통신기..”
“이거?”
그러다가 내가 들고 있는 통신기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듣.. 고.. 있... 면... 해.. 라..”
이런 짧은 내용만 들었다.
“아놔, 끊겨서 뭐라는 지 모르겠어. 야, 누구야? 들려?”
“그리드... 여기에...”
“? 칼리버, 이 녀석이 그리드라고 말했지?”
“어, 네로.”
“그리드맨을 찾고 있는 거야? 대답해!”
“...”
그러다 잠시 후에 통신이 완전히 끊겼고...
“이런, 통신이 끊겨버렸어.”
“...”
“이 녀석은 그리드맨을 알고 있는 듯한데, 이 녀석에 대해 뭔가 짐작가는 게 있어?”
“.. 몰라.”
“그래? 그럼 왜 이 통신기로..?”
나는 내 통신기로 연락한 상대방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
여러 거리들을 본 나는 알 수 있다. 이 거리는 어두운 느낌이 든 다는 것을...
“이 주변은 어제의 싸움으로 부숴졌을텐데.. 어떻게? 게다가 그 소년도 이 근처에서.. 잘못 본 걸까?”
어제의 싸움이 있던 장소에 도착한 나는 어느새 멀쩡해진 거리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
어제 봤던 소년이 나타났다.
“어디서 온 거야?”
“나? 아니, 옆 마을에서 왔는데?”
“..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뭐? 진짠데?”
“아니, 그럴 리 없어. 옆 마을에서 오는 일 따위 불가능하니까.”
“뭐라고!?”
이 소년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게다가 나를 차갑게 찌르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어! 이 애는 대체..?
“아저씨, 사라져.”
“뭐?”
그 소년이 갑자가 나에게 다가오자...
“바보같이 멍때리지 말라니까!!”
갑자기 보르가 나타나 내 앞에서 서서 소년을 막았다.
“보르!?”
“야 꼬맹이, 지금 이 녀석에게 뭘 하려 했어!?”
“어째서 방해하는 거야..”
이때, 갑자기 큰 진동과 소리가 울리자...
“!! 이건..!!”
왼팔의 프라이멀 액셉터의 반응으로 그 이유를 알았다.
“괴수 출현이란 거다.”
그건 거대 괴수와, 작은 괴물들의 등장이었다.
“!! 야, 그 꼬맹이 어디로 갔어!?”
“!! 어느새!? 어디로 갔지? 괴수가 나타나서 도망간 걸까..?”
“그 꼬맹이, 어딜 봐도 평범하지 않았어.”
“칫, 지금은 거대 괴수와 같이 나온 소형 괴수들을 어떻게 하는 게 먼저야!”
“그럼 여기서...”
“넌 빨랑 그리드맨에게로 가!”
“너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됐으니까 가라고!! 쪼만한 건 나라도 상대할 수 있지만, 저 커다란 것과 싸울 수 있는 거 너 뿐인 건 너도 잘 알잖아!”
“혼자서는 안 된다고!”
“그럼 날 신용할 수 없단 거야?”
“...”
아니, 그럴 생각은.. 윽!
“알았어, 가지!!”
나는 보르를 두고 플라워로 돌아갔고...
“하아, 남 걱정만 해대고. 그리고 다 덤벼! 너희는 내가 놀아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