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Roselia (4)
“템포가 어긋날 뻔했군.”
“아, 거기. 전에 린코도 말했어요. 제일 고생한 부분이래요.”
“오늘 내일은 시간이 없었지만, 될만하면 소리를 넣을 거예요.”
밤이 되어서야 연습이 끝났고, 나는 유키나와 리사와 같이 밤의 거리를 걸었다.
“잠깐만. 전에 예정을 듣고 싶으니까, 수첩에 써야... 아! 스튜디오에 놔두고 왔다! 가지러 갈게, 먼저 가세요.”
“리사, 혼자서 밤길은 위험해. 나도 같이 갈게.”
“나도 같이 가지.”
“바로 근처니까 괜찮아요. 응, 하지만 기다려준다면 기쁠 거예요.”
“... 알았어. 조심해.”
“응, 바로 돌아올거라고!”
그러다가 리사가 분실물을 찾으러 왔던 길을 걸어갔고, 자리에 남은 나와 유키나는 서로를 보았다.
“리사와는 어떤 사이지?”
“네?”
“구체적으로 예전부터 아는 사인가?”
“리사와는 소꿉친구예요. 그러니까, 함께한 건 상당히 길어요. 언제나 내 옆에 있어주고, 어떤 때라도 저를 받쳐줬어요. .. 아니지, 이런 이야기는 그만해요.”
내 질문에 유키나가 대답했지만, 부끄러운지 그만 대답했다.
“...”
“뭐에요? 사람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주시겠어요?”
“네가 리사에 대해서 말할 때 마다 다정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다.”
“그, 그런 얼굴 안 했어. 잘못 본 거야.”
“거짓말마라.”
“그럼, 히류 씨야말로, 그런 사람은 없어요?”
“... 그런 사람은 이미 죽었다. 나를 위해 뭐든지 했다가, 결과가 배신으로 이어져버렸지.”
“그.. 그런..”
“안타까웠지만 과거일 뿐이다. 너는 절대로 눈앞에 있는 소중한 관계를 잃지 마라.”
“.. 괜한 걸 물어봐서 죄송해요..”
“상관마라.”
계속 있다보면 숨겨진 무언가를 찾기도 한다. 처음에는 유키나가 냉정해보였지만, 그녀는 친구를 생각하는 상냥한 애다.
“? 리사가 늦군.”
“그러게요.. 듣고 보니까, 슬슬 돌아와도 이상하지 않은데요? 일단 연락해볼게요.”
그런데, 리사가 안 오자, 유키나가 리사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틀렸어요, 안 받아요. 못 알아챈 걸까..?”
“스튜디오로 간다. 아직 수첩을 찾고 있겠지.”
“네.”
전화가 안 걸렸고, 이에 걱정이 되어서 나와 유키나는 스튜디오로 돌아가 봤다.
“지금, 스탭이 말해줬어요. 좀 전에 왔다가, 그대로 돌아갔나 봐요.”
“엇갈렸겠군.”
“전화도 또 안 받아요. 설마.. 리사에게 무슨 일이? 그럼 빨리 찾으러 가야 돼!”
“진정해라, 혼자서 무턱대고 돌아다녀봤자 못 찾는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게 이상한 상황이에요! 만약 연락도 못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면 좋다. 너는 연락을 계속해라. 정말로 몰랐을지도 모르니까.”
“어, 으응, 알았어요.”
“나는 이쪽을, 유키나는 저쪽을. 그리고..”
“그리고?”
스토커에게 습격당할 일이 일어날 조금의 가능성이 있긴 있군..
“리사 근처에 뭔가가 있으면, 전력으로 도망쳐라.”
“도망칠만한 뭔가.. 설마, CiRCLE에서 나왔던 그걸 말하는 거예요!?”
“그럴지도.. 지금은 어쨌든, 리사를 찾는 걸 생각해라.”
“히류 씨는 무엇을.. 아니, 지금은 그것보다도 리사를 찾아야 해!”
“10분 후에 여기로 와라. 못 찾으면 경찰에.”
“네, 알겠어요.”
스튜디오에 리사가 없자, 나는 유키나와 해어져 한쪽 거리를 찾아보면서...
“네로, Roselia의 리사가 없어졌다!”
단말기로 네로를 불렀다.
23화 Roselia (5)
“하아, 하아! 뭐, 뭐야 저건!?”
한편, 리사가 스토커에게 쫓기다가...
“빨리, 빨리 누군가에게 연락!”
스마트폰을 가방에서 꺼내려고 했지만, 스마트폰이 없었다.
“거짓말! 진짜로!? 어디서 떨어뜨렸나!? 사람이 많은 장소로 갔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고! 아, 적당히 도망칠걸!”
그렇게 계속 도망가다가...
“안 돼, 따라잡혀! 저 모퉁이를 돌면 어딘가에 숨어서... !!!”
하필이면 막다른 길에 막혔고...
“더, 더는 못 도망가.. 누가.. 누가 살려줘.. 유키나...!”
스토커가 리사에게 다가가려는 순간에...
“흡!”
내가 빠르게 나타나 사이퍼로 그 스토커를 베어 소멸시켰다.
“꺄아아아!? 무, 뭐야, 지금 건!”
“진짜로 습격당했군.”
“누구!? 어두워서 잘 안 보여! 또 이상한 괴물이 늘어났잖아!”
지금 나는 스트라이더즈 대원 의상으로 갈아입고 있으면서 머플러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어 누구도 알아보지 못 하게 조치를 취했고, 가로등이 적은 덕에 내가 더욱더 안 보여 다행이었다.
“이 녀석은 내가 처리하지.”
“에? 넌 대체...”
그 스토커 말고도 다른 스토커들이 몰려온 것을 본 나는 그 녀석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면서 사이퍼로 스토커들을 전멸시키고, 다른 데에서도 스토커가 보이자, 서둘러 그쪽으로 갔다.
“소리가 멀어진다.. 저 목소리, 자기가 처리한다고 말했어.. 그럼, 나, 산.. 건가.. 다행이.. 다.. 안심.. 하니까.. 머리가.. 멍.. 해져...”
그 사이에 리사가 기절했고...
“그치만.. 그 목소리.. 어디선가...”
그 무렵 나는 눈앞의 스토커들을 전부 베어가다가...
“네가 마지막이다!”
마지막 녀석이 도망가려고 할 때...
“누구 마음대로 가려고, 이 씨발 병신아!!”
이 더러운 소리와 함께 두 개의 총알이 날아와 마지막 스토커에 명중해 스토커를 소멸시켰다.
“와줬군, 네로.”
“마지막은 내가 잡아먹었네.”
“그렇다.”
“그런데, 리사라는 애는?”
“찾았다. 스토커를 쓰러뜨리면 보러 돌아갈 생각이다.”
“그럼 나도 같이 갈게. 또 그 등신들이 나오면 곤란하니까. 그리고 언제 갈아입었냐?”
“평상복으로 갈아입을 거다.”
네로와 합류한 나는 옷을 평상복으로 바꾸고 리사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엑, 경찰과 구급차다.”
“저기에 있는 건 유키나다. 말하고 올 테니, 기다려라.”
“그래.”
마침 그곳에 경찰과 구급차와 같이 있는 유키나를 봤고, 나는 혼자서 그쪽에 갔다.
“! 히류 씨! 무사했군요!”
“리사는?”
“제가 여기에 왔을 땐, 저기에 쓰러져 있었어요. 상처 같은 건 없는 것 같지만, 만약을 위해 경찰과 구급차에 연락했어요.”
“그래서?”
“구급대원의 말로는 어떠한 쇼크로 기절한 게 아닐까라고..”
스토커에게 습격을 받아서 피로로 기절한 거겠지.
“마침 이제부터 병원으로 반송한다니까, 다른 멤버와 따라갈 건데, 히류 씨는요?”
“여럿이 몰려가도 민폐가 될 거다. 내일 아침에 문병하지.”
“알았어요. 리사에게 전해둘게요. 여기 병원 주소요.”
“그래.”
병원 주소가 써진 메모를 나에게 건네준 유키나가 리사를 따라 구급차에 탄 뒤에, 나는 현장에서 벗어나 네로에게 가서 네로와 같이, 잠시 거리를 걸었다.
“그 애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도와줘서 고맙다.”
나는 거리를 걸으면서 네로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내 이야기를 말했다.
“그래.. 그 미친 놈이 사고를 치면 녹트가 응징하니까. 그만큼 유대감이 좋은 걸 거야. 너는?”
“이쪽은.. 너나 시키에겐 힘들었을 거다.”
“뭐가..?”
“리사는 밝고 주변을 잘 봐서 멤버의 지원이나 배려를 할 수 있다. 유키나는 음악에 곧장 몰두해서, 조금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
“아, 거기구나.”
“하지만, 대화로 공통점을 봤다.”
“그게 뭔데?”
“소중하고 둘도 없는 소꿉친구라는 것을.”
“여기도 있구나, 소꿉친구.”
24화 Roselia (6)
다음날, 메모의 주소대로 병원 근처에 도착한 나는 병원을 찾으려고 했는데...
“아, 히류 씨잖아!”
마침 근처에서 온 리사와 유키나와 만났다.
“유키나도 있군. 벌서 퇴원한 건가?”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 검사,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방금 퇴원한 참이에요.”
“그런가. 다행이군.”
“으음..”
“? 뭔가? 몸이 아직도?”
“으응, 그게 아니라.. 히류 씨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뭔가가 떠올라서요.”
“...”
눈치 챘나?
“리사는 어제 일을 거의 기억 못 하는 모양이에요. 뭔가에 쫓기고, 뭔가에 구해졌다고, 계속 뭔가뭔가라고, 애매하데요.”
“그렇군.”
어제 쇼크로 기억을 잃은 모양이군.
“정말, 뭐였던 거지..?”
“무리하게 떠올리지 마라. 그리고 당분간은 밤의 외출은 삼가는 편이 좋을 거다.”
“네, 그럴게요. 오늘의 연습도 적당히 해서 빨리 돌아갈게요.”
“너는 연습을 안 하는 편이 좋지 않나?”
“라이브도 가깝고, 그건 좀 그래요. 제대로 연습 안 하면, 둔해져요.”
“저도 말릴 생각은 없어요. 말려도 헛수고니까요. 히류 씨는 오늘 어떻게 하실래요?”
“괜찮다면 같이 연습하지.”
“그러면, 가요.”
어제의 일로 리사의 신변을 염려한 나는 유키나와 리사와 같이 스튜디오의 한 방에 들어가 둘의 연습을 도왔고...
“히류 씨가 연습을 도와준 덕분에 크게 도움이 됐어요.”
“너도 상태가 좋아서 안심했다. 이러면 연습을 계속해도 괜찮겠지.”
“덕분에요.”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났다가...
“그런데, 히류 씨는 대단하네요. 벌써 Roselia 곡,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됐잖아요.”
“이 곡이 마음에 들어서다. 인간은 좋아하는 것을 금방 기억하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단시간에 그만큼 숙달됐으니까요.”
“!! 거짓말!? 유키나가 사람을 칭찬했어!”
“나빠?”
“아니, 좋다고 생각해. 맞아! 이번 라이브에 살짝만, 히류 씨를 게스트로 내보낼까? 밴드에 관심이 있었다고 그랬잖아요.”
“그건 안 된다. 상상이 안 되니까.”
“그래, 리사. Roselia의 멤버를 바꿀 의도는 없어. 스테이지에 서서, 손님 앞에서 연주하는 건 Roselia의 5명이 아니면 안 되는 거야.”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한 번 정도 같이 라이브 하는 것도, 생각 못 할 것도 없어요.”
“내가 Roselia와 같이?”
“1곡 뿐이지만요.”
“... 그럼 해보지.”
라이브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럼 힘내서 연습해야겠죠. 라이브하면 유키나는 봐주는 게 없으니까요.”
“당연해. 미숙한 연주는 용서하지 않아요.”
“과연 그럴까?”
스토커 일들을 해결하면 합동 라이브가 가능하겠지. 그렇다면..
...
“진짜냐!?”
“그렇다, 네로.”
네가 게스트 초대를 받을 줄이야.. 이쪽은 멤버 교체 소리를 들었는데.
“그럴거면 스토커 녀석들을 다 족쳐야 하잖아?”
“그러니 더욱더 힘을 내야지.”
“실력파 닌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