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고난 현재 진행형 24
공허한 바람이 사자의 미궁에 들어서는 4인의 몸을 끈적하고 불길하게 휘감아 왔다.
그 바람을 마주한 일동은 동시에 같은 현상을 겪었다.
입이 마르고 코 끝이 저려왔다.
손 발이 저리고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간다.
꽉 쥔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어 격통이 뇌리를 달린다.
동시에 시야 끝에 보이는 공허한 어둠속에서 일렁이는 '무언가'에 저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졌다.
카리아가, 로리가, 안톤이 동시에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
"간다"
그들 앞에 선 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3인의 정면에 섰다
그리고 그 앞에 선 폴은 이어서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 순간 3인을 휘감고 있던 검고 칙칙한 공포의 기류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정체조차 불명확한 이 사내의 한 마디에는 불가사의 하게도 그럴 만한 '힘'이 있었다.
폴, 아니 잭슨이 한 발을 내디뎌 어둠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 그저 꿈틀거리기만 하던 어둠속의 '무언가'들이 일제히 입구에서 들어온 이물들에게 반응했다.
붉은 안광들, 그 수를 세는 것이 허무해질 정도의 숫자의, 환 공포증을 일으킬 정도로 수 많은 붉은 점들이
잭슨을 주시했다.
이것은 선전포고에 대한 마지막 경고, 거기서 한 발을 더 내딛는 순간 너를 갈기갈기 찢어발겨서 집어 삼켜 버리리라...
입을 열지 않아도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경고에 잭슨은...
"와라 뼈다귀놈들...!"
허리춤에서 바스타드 소드를 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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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를 가지지 못한 뼈와 거죽으로 이루어진 사자의 무리가 내뱉는 개전의 표효, 소리로는 묘사할 수 없는 그 외침[CRYNG]
3인의 손 발이 굳었다, 구역질이 목 끝까지 올라왔고 그 조차도 꿰뚫고 비명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오기 직전!
잭슨이 오른손에 든 바스타드 소드를 왼쪽 허리춤 끝까지 당겼다.
그것은 마치 눈 앞의 사자의 무리로부터 바스타드 소드를 숨기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허리춤에는 힘이 들어가고 양 발은 단단하게 대지를 붙잡는다, 양 팔의 근육은 원래의 형태를 뽐내듯이 부풀어 오르고 그를 둘러싼 기가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한 순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 순간 사자의 미궁에서 소리가 사라졌다.
모두가 그 알 수 없는 침묵속에서 그저 한 명의 남자만을 주목했다.
그 콤마 몇 초의 순간!
스릉!
바스타드 소드가 횡으로 휘둘러졌다.
그의 뒤에 있던 3인도 그를 향해 미친 듯 한 기세로 달려들던 사자의 무리도 그 검이 휘둘러지는 궤적을 목격할 수 없었다.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건 휘둘러진 검의 칼 끝과 날려진 참격의 빛이었다.
사자의 미궁의 폭을 가득 매울 정도의 길다란 횡 베기의 나르는 참격이 짓쳐드는 사자의 무리의 전열과 만나는 그 순간!
파사사사사사사사사!
길고 굵은 횡 베기의 참격이 순식간에 수십, 수백, 어쩌면 수천으로 갈라져 기의 폭우가 되어서 사자의 군세에게 쏟아졌다!
그 참격의 폭우앞에 사자의 군세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서 허공에 흩날렸다.
흑골의 언데드에게도, 더블헤드 구울에게도, 하물며 데스 나이트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기의 칼날의 폭우가 한바탕 휩쓸고 간 그 곳에 남아있는 것은 그저 뼈의 잔해 뿐이었다.
그 광경을 보며 잭슨의 뒤에 있는 3인은 각자 다른 생각을 했다.
“대,대단해….!”
던전에 들어서는 순간 카리아는 확신했다, 그 하루의 사이에 또 이 던전은 '진화'했다, 던전에 감도는 사기부터 1층의 어둠속에 도사리고 있던 몬스터들의 수준도
그리고 그 수 또한 이전에 들어올 때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 같아 보였다.
“하,하하! 안톤, 로리 봤어!? 저거!? 저런 건 난생 처음 봐!! 솔직히…반 즘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동감이군….설마 저 정도일 거라고는
'자신은 열심히 했다' '길드의 특별 조력자가 와도 무리였다' '...나도 여기서 죽는다면 신쥬도...' 라는...하지만! 하지만 눈 앞의 남자가 한 발을 내딛고 그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른
결과를 보는 순간 그의 그런 한심한 생각들은 산산조각이 났다.
“저 사람만, 아니 폴만 있으면 어쩌면 정말 데몬 나이트를 쓰러트릴 수 있을지도 몰라!”
“데몬 나이트만이 아니라 저 남자의 수준은 어쩌면…”
안톤도 말 하면서 생각했다..
그는 3년간 현재의 길드장 얀 캐리어를 모셨다, 무능한 전임 길드장이 해고되고 투입된 그녀는 전임 길드장이 벌여 놓은 문제들을 고작 6개월 만에 모두 해결해 버렸다.
그런 그녀를 안톤은 길드의 그 누구보다 신뢰하고 존경했다.
그런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 남자, 조니 잭슨...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공적치 카드,
그것도 에이던의 길드장이라는 요직을 맡은 얀 조차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적치 카드를 가진 수수께끼 투성이의 남자
안톤은 그런 그를 감시하기 위해 스스로 이번 사자의 미궁행에 자원한 것이었다,
전 A랭크 모험자로서 자기 몸 하나정도는 지킬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 자신감이 깨지는 것에는 던전에 들어서고 3초도 걸리지 않았지만...
그런 한 때는 S랭크를 노렸었던 남자 안톤은 지금 보인 잭슨의 무위를 보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렇게 오만하고 건방지고 수수께끼를 두르고 다닐 만한 자격이 있는 남자라고...분명 S랭크에 필적하는 능력을 가진 남자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승복의 감정을 느끼는 둘 과는 달리 로리의 뇌리를 강타하는 것은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오직 그녀만이 그에 대한 의혹이나 주변 사항에 대한 미혹과 상관없이 오직 그의 무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경탄하고 경악하고 존경의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한 순간에 사자의 군세를 부숴버린 그의 기술, 기술의 정교함, 짜올린 기의 섬세함...오직 무에 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로리만이 어렴풋 이나마 검의 궤적을...그 검에 깃든 운기술의
경악스러운 짜임세를 볼 수 있었다.
이 세계에서 무도를 걷는 자는 필히 삼운을 통달해야 한다... 삼운이란 운신, 운체, 운기를 가르키는 것인데 차례대로 운신이란 몸을 두는 법, 즉 어디에 서고 어떻게 서야 나에게
유리하고 상대에게 불리한지,
또한 어떻게 해야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일체에 대한 공부이며 또한 운체란 손발을 놀리거나 손에 쥔 병장기 일체를 다루는 법으로 운신을 이루어도 또한
운체를 이루지 못하면 변변한 공격을 가할 수 없으며 운체를 이루어도 운신을 이루지 못하면 단련한 기술을 그저 허공에 낭비할 뿐이라 전한다.
그렇다면 운기란 무엇인가? 운기란 이름 그대로 기를 다루는 법이다, 이 기는 단련하기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형질로 사용할 수 있는데 무도에 처음 입문하는 이들이 가
장 먼저 배우는 것이 활, 강, 경 이 세 가지다. 이 세가지를 똑바로 익히는 것 만으로 한 사람 몫은 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 사람 몫이다.
기의 종류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녀가 쓸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탄(彈), 인(刃), 비(飛), 참(斬), 교(鮫), 충(衝), 포(捕), 경(擎), 중(重), 편(鞭) 이렇게 10가지나 되고 쓰지는
못 해도 단순히 아는 것 만을 나열하라면 훨씬 많다, 당연 그녀가 모르는 기의 종류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이런 기운들을 3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엮어서 사용하는 것을 완경이라 부르고 그녀 또한 몇 가지의 완경을 사용 할 줄 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본 폴의 칼날에 깃든 완경의 수는......알 수 없었다, 그녀가 그 검에 깃든 기운에서 포착한 것은 4개의 완경까지였다.
4개의 완경? 그녀로선 상상도 못 할...아니 이 에이던에서 무도를 추구하는 이들 중 대부분이 생각조차 못 할 짓거리였다, 하물며 그건 그녀가 읽어낸 수 까지 였다, 실상은 훨씬 많
은 완경을 또한 어마어마한 수의 기를 한 순간에 그 좁은 참격에 담아 사용한 것이었다.
물론 쓰는 기의 종류가 많다는 것이 무작정 강함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보여줬다, 4개 이상의 완경을 담아 펼치는 신기의 영역을...
하물며 거기에 사용한 기의 양은 그리 많지도 않았다, 그녀도 그 정도의 기를 담은 참격을 날리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 날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그렇게...각자가 각자의 생각을 가지는 사이 4인은 던전의 깊숙이 점점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달한 2층을 거니는 것은 그들의 상상은 뛰어넘는 존재의 무리였다.
"커..."
처음 말을 꺼낸 것은 카리아였다, 이미 사이클롭스나 자이언트 아이언 골렘같은 대형 마물도 상대해 본 카리아였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몬스터들의 거대함은 실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정도였다.
아니 그 이전에......
"던전의 형태가 심각할 정도로 변형됬군......"
말 그대로였다, 원래 천장까지의 높이가 5M 조금 넘던 사자의 던전의 2층이 이제는 20M를 넘기는 어마어마한 높이의 천장을 가진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거기서 떠오른 것은 역시
첫 번째가 언데드 드래곤의 존재였다.
하지만 이전 카리아파티가 던전을 공략했을 때는 이렇게 던전이 변형되었다는 보고는 없었으며 또한 3층에 도달하기 전 까지는 사룡을 만나지 못 했다고 한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해보면 나오는 결론은…
“사룡은 2층으로 내려온 게 아니라 1층에서 저희들이 오기 전에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네요…”
다행이라는 듯이 말한 로리는 곧 그런 사실에 안심하는 자신이 한심하다 느꼈는지 고개를 떨구었다.
잭슨은 그런 그들의 잡담을 무시하고 사자의 미궁 2층을 활보하는 존재들을 훑어보았다.
“크군…거인[GIANT]이 아니라 거신[GIGANT]의 언데드인가보군……”
이제는 세상에서 찾아 볼 수 조차 없는 고대종의 언데드의 등장에 잭슨조차도 짐짓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3~8m사이의 덩치인 거인의 언데드가 아니라 10~20m의 덩치를 가진 고대종 거신의 언데드의 위용에 1층에서의 공포와는 다른 의미로 그들은 압도되었다.
물론…
뚜벅-
잭슨만은 아니었다.
휘익!
기간트 언데드들은 그 둔해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잭슨이 몇 걸음 걸어 그들의 사이를 빠져 나가려고 하는 순간 무시무시한 기세로 잭슨이 있는 자리를 짓밟아왔다.
콰앙!
굉음이 매아리치고 수 체의 기간트 언데드의 발이 겹겹이 잭슨이 있던 자리를 짓 밟고 있는 광경이 피어오른 흙먼지 사이로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 광경을 목격한 3인 중 그 누구도 그 모습에 불안을 느끼거나 그를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았으니까, 절대적인 강함을, 그들의 인지를 초월한 초인적인 신기를!
흙먼지가 그치기도 전에 이변은 일어났다, 잭슨이 있던 자리를 짓밟은 기간트 언데드 5체 중 한 체가 중심을 잃고 갑자기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마어마한 거체가 쓰러지며 바닥에 충돌하면서 내는 굉음과 흙먼지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바닥에 쓰러진 기간트 언데드의 머리에 사람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이었다.
그걸 목격한 순간 로리는 다시 남은 4체의 기간트 언데드들에게 시선을 돌렸고 동시에 목격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잭슨이 기간트 언데드의 머리 위에 착지하고 숏소드를 찔러 기간트 언데드의 머리에 주먹만 한 구멍을 뚫어 버리는 모습을
사자의 미궁 리트라이입니다.
완전히 달라진 샂의 미궁을 돌파해가는 잭슨일행.
그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연 정말 데몬 나이트일까요?
네이버 첼린지리그에서도 연재중입니다, 시간나실 때 한 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