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런 소동 아닌 소동이 일어난, 다음 날
사이타마 현 카와고에 시의 키라가야 카즈토의 집 앞에
양복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서 있었고
그들 중 안경을 끼고 있는 한 남자는
그곳에 들어가는 것이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문 앞에서 계속 서성이다가
결심을 한 듯한 눈으로 그곳의 초인종을 눌렀다.
'띵똥'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신문을 보면서
어제 일어난 난리에 대한 뉴스 방송을 보던
키라가야 스구하는 문을 쳐다보다가
누가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왔지 하는
표정으로 문을 열어주러 가게 되었고,
이윽고 문을 열고 난 뒤
스구하의 얼굴은 완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방문자들을 바라보다가
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양복 안 주머니에서 꺼낸 경찰 신분증을 보더니
놀라움에 가득한 모습으로 그들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이 괴괴한 침묵이 흐른지 잠시 뒤에
스구하의 놀란 목소리가 집을 가득 메웠다.
"..... 저... 경..경시청 공안 형사분?"
그 말에 집 현관 안에 들어온 카자미 유우야 경부보는
"예, 그렇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집 안으로 걸어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던 스구하는
무슨 일로 공안 형사분들이 이 곳에 찾아온 것인가 하는 의문스러운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그런 그녀를 완전히 무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들어오던 카자미 형사는
곧
단도직입적인 얼굴로
"이곳이 그 검은 검사 키리토로 알려진 키리가야 카즈토 군의 집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어디 있지요?"
라고 차갑게 묻자
왠지 모르게 불길한 느낌을 받던 스구하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 거지요?
혹..혹시 뭐 그 유니털 링 사건 조사의 조사 요청 때문에 오신 건가요?"
라고 묻자
카자미 형사는 차가운 목소리로
"어제 일어난 경시청에서 일어난 경찰 간부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신변을 확보하기 위해서 온 겁니다.
거기에 어제 밤에 있었던 공안 1과장 이하 20명의 공안 경찰관 집단 살인에도 연루가 되어 있는
일급 살인 용의자이기도 하지요.
어디 있는지 지금 당장 알려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만약 이 곳에 숨겨두기라도 했다면,
살인 사건 용의자를 은닉한 죄로 긴급체포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미리 밝혀드리지요."
그런 카자미 형사의 말에
스구하의 얼굴에는 방금 전에 TV 뉴스로 방송되던 그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 아니 범인이
자신의 오빠라는 사실에 경련이 일어나고
그런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던 카자미 형사는
"말을 안하시겠다면 즉시 이 곳을 강제 수색하겠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
그렇게 차가운 태도로 이야기하던 카자미 형사는
곧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동상처럼 굳어졌으니........
"강제 수색까지는 필요없지요.
지금 여기에 있으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2층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내려오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던 스구하는 완전히 경악의 얼굴로 그 주인공을 바라보고
카자미 유우야 형사를 비롯한 공안 형사들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더니 그 주인공을 겨누었다.
그렇게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혀 기가 죽지 않은 듯한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던 키리가야 카즈토 (키리토) 는
곧 비웃음과 살기가 뒤섞인 차가운 모습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카자미 유우야 형사를 바라보다가,
"공안 형사 분들이 나를 잡으러 일부러 아침 일찍 이곳에 오시다니 놀라운데요?
그런데 어쩌나?
괜한 헛수고를 하신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한데요?"
라고 태연한 모습으로 말하자
순식간에 노기로 얼굴이 붉어진 카자미 형사는
허리에서 수갑을 꺼낸 뒤
"얌전하게 손 뒤로 해!
국가 공안 경찰관 20명과 공안 1과장,
그리고 일본 경시청 공안 부장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다!"
라고 외치자
키리토는 귀찮다는 듯이 귀를 후비면서
"괜한 헛수고라니까,
왜 말을 못알아들어요?
지금 아저씨의 광대놀음에 허비할 시간 없으니까 그냥 알아서 나가세요."
라고 말하면서 몸을 돌린 뒤 태연한 모습으로
앞에 놓여 있던 소파에 앉아
팔장을 끼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태연한 행동에 왠지 모르게 열이 오른
카지미 형사는 다른 형사들이 말리는 것을 무시하고
성큼성큼 소파로 다가가
앉아 있는 키리토의 멱살을 붙잡고
"야, 이녀석!
감히 경찰의 공무 집행을 우습게 여겨!
곱게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지금 당장 너의 그 얼굴을 한대 후려갈겨서 정신 좀 들게 해줄까!"
하며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그렇게 카자미 형사가 열이 받은 모습을 보이는데도
그것은 별로 상관없다는 듯한 얼굴로
키리토는 그를 태연하게 쳐다만 볼 뿐이었고,
그 모습에 더더욱 열이 오른 카자미 형사는
주먹을 들어 키리토의 면상을 칠 듯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키리토가 앉아 있는 탁자 앞에 놓인 음료수 캔에
빨간 점이 나타나고
몇 초뒤에 그 점들은
카자미 형사와
그 주위에 있던 다른 공안 형사들의 이마에도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다시 음료수 캔에 나타나더니,
그리고 2초 뒤
어디선가 쇠를 줄톱으로 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 음료수 캔에 5개의 구멍이 나서 터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눈 앞에서 음료수 캔이 터진 모습을 멍하니 보던 다른 형사는
곧바로 카자미 형사의 이마에 조준된
빨간 점을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키리토의 멱살을 잡은 그의 손을 비튼 뒤에
그를 땅바닥에 찍어 누르기 시작했고,
평소에 조용하고 점잚은 모습과는 완전히 틀린 자신의 동료의 의외의 행동에 놀란 카자미 형사와
그리고 다른 공안 형사들은
도대체 저 친구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자...자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지금 미쳤어?"
카자미 형사가 분노로 가득한 목소리로
그 형사에게 따지자
그는 더욱 그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미친건 내가 아니고 바로 당신이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죽이려고 환장을 한 건
당신이지 내가 아니니까 말이오!"
하고 분노와 두려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카자미 형사에게
소리를 지르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주위에 있던 형사들의 이마에 보이는
빨간 점과 완전히 터진 음료수 캔을
번갈아가면서 가리켰고,
그와 동시에 그 빨간 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미친듯이 주위를 돌아보던 카자미 형사는
그 빨간 점이 위층의 난간에 서 있는 남자가 들고 있는
소음기가 부착된 월터 P99 자동권총에 부착된 레이저 조준기에서 나온 것을 알고는
눈을 깜박이면서 그것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곧 그 남자가 그 때 경시청에서
공안 부장 방에서
키리토와 함께 난장판을 벌인 인물인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심장이 멎어버릴뻔 했고,
그 모습을 멍한 모습 아니
마치 유령이나 헛것을 본 것처럼 바라보던 다른 공안 형사들은
뒤에서 들려오는 나직한 휘파람 소리에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곧 그들도 카자미 형사처럼 심장이 멎어버릴 뻔 했으니................
그들 눈에 들어온 키쿠오카의 모습은
평소의 껄렁거리는 공무원이나 입가에 항상 미소를 짓는 한량의 모습이 아닌
고도의 교육과 실전경험을 갖춘 완벽한 군인의 모습으로
손에 올림푸스의 사촌형이 가지고 있는 권총과 다른
소음기와 레이저 조준기가 부착된 시그사우어 P229 자동 권총을 든 채로
다른 공안 형사들을 조준하고 있는 모습이었고,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그런 키쿠오카의 모습에
스구하는 저 사람이
과연 자신이 알아왔던 키쿠오카 세이지로가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으로
머리 속이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런 혼란스러움이 얼마나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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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흘러흘러서 봤는데 흡입력 죽이네요 처음부터 봐바야겠습니다 글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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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무소부위의 권력행사가 가능한 기관이 일본 공안 경찰인데 저런 식으로 찍어누르면 진짜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오늘편도 진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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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무소부위의 권력행사가 가능한 기관이 일본 공안 경찰인데 저런 식으로 찍어누르면 진짜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오늘편도 진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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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권력을 위임받은 주제에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그런 존재들에게 이런 식으로나마 한 방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쓴 부분입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6.03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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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흘러흘러서 봤는데 흡입력 죽이네요 처음부터 봐바야겠습니다 글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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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런 댓글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사실 소아온 팬카페에서도 이런 극찬은 받아본적이 없어서...... | 20.06.04 21: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