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십이성재보 추적[2]
카페의 테이블에 마주 앉은 4명의 남녀.
한 측에는 잭슨과 세로스.
반대측에는 그들에게 정보를 찾기 위해 찾아온 트레져 헌터인 두 사람.
“파란 막시모프, 그리고 이 쪽은 오빠인 드레이코 막시모프, 트레져 헌터야, 뭐 부른 쪽에서 모를리는 없겠지만”
“서두는 생략하고 말하지 정보를 사러 왔어.”
“조건은?”
“재매매 금지, 역추적 금지 일단 이 정도로 동의해?”
재매매 금지는 예를 들어 우리가 지금 이들에게 십이성재보의 정보를 얻으러 옴으로 인해 저들이 십이성재보의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얻게된다, 즉 그들이 그렇게 얻게 된 십이성재보의 정보를 다시 매매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1번 조건 재매매 금지.
두 번째의 역추적 금지는 우리들의 흔적 혹은 신분이나 동선을 추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두 가지 조건을 추가하면 정보료가 꽤나 뛴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
“알아, 대가는 같은 수준의 정보로 지불하도록 하지”
“흠~괜찮은 정보라도 가지고 있나봐?”
“파란, 그 쯤 해둬라, 쓸대없는 회화를 더할 필요는 없다, 정보의 값어치가 미치지 못한다면 금액을 청구하면 될 뿐이다.”
“쯧! 뭘 진지해지는 거야 드레이코 오빠는......알았어, 그럼 일단 이야기부터 들어보지.”
아무래도 저 쪽 입장도 정리된 모양이다, 나는 벨을 울려 직원을 호출했다.
“네~ 부르셨나요 고객님!”
“저쪽 고객분이랑 메뉴판을 좀 짜려하거든”
“...주 메뉴는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이쪽에서 제시하는 걸로 재매매 금지에 역추적 금지, 거기에 더해 값은 정보로 부탁드릴게요.”
“네, 주문 받았습니다, 두 분께서도 동의하시는지요?”
“그래”
“그러도록 하지”
“그럼 상호 동의하에 메뉴가 작성되었습니다, 위 메뉴에 대한 내용은 프렌차이즈 ‘보석’ 에 기록되며 위를 위반시 ‘보석’에서 그에 따르는 대가를 지불하게 하겠습니다 주의 하시기를~”
보석의 밤의 웨이트리스, 아니 뒷 세계 트레져헌터 조합의 직원은 우리들의 게약 내용을 자신의 ‘메뉴판’에 기입하고는 펜으로 테이블에 능숙하게 도형을 그려나갔다.
테이블에 장치된 외부와의 단절을 위한 마법을 발동시킨 것이다.
거래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마친 웨이트리스는 자리를 떠나갔다.
이걸로 상호간의 계약은 성립되었고 이를 위반할 시에는 트레져헌터 조합 ‘보석’에서 그 대가를 받으러 ‘직원’을 보내올 것이다.
물론 이는 상대측도 마찬가지 나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를 마련한 후 말을 꺼냈다.
“극비 정보다, 재매매 금지를 건 것만으로 알겠지만 우리가 이것의 정보를 찾는 다는 자체만으로 에이던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지”
“흐음~ 도대체 뭘 찾는 거길래 이 정도로 서장을 길게 까는거냐?”
나는 말을 꺼내기 전 세로스와 눈을 마주쳤다.
‘말해도 되겠어?’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던 세로스였지만 이내 나를 믿어 준 것인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십이성재보를 찾고 있다.”
순간, 떠벌거리던 파란 막시모프와 과묵하던 드레이코 막시모프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십이성재보를 찾는다는 건......여기 에이던에서 찾는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여기서 너희에게 정보를 사고 있지 않겠지”
“진짜냐고......아니, 진짜 진짜 맞아? 십이성재보? 알트리우스 제국의 천년 국보들인 그거? 그게 남아 있어? 왕관까마귀들이 다 파괴한 거 아니야??”
파란 막시모프가 상기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떠벌 거리기는 했지만 여태 그다지 열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던 그 얼굴에는 한 눈에 보기에도 느껴질 정도로 활력이 감돌고 있었다.
“......믿을만한 정보다, 물론 정확한 위치 따위는 몰라 그러니까 관련 정보가 없나 알기위해 여기에 온 거지...”
“옳은말이다, 십이성재보인가...그게 만약 진짜로 에이던에 있다고 하면 분명 그건 던전안이겠지.”
드레이코 막시모프의 말에 나도 동의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에이던 던전에 일어난 이변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주도록 하지, 일단 이건 요즘 던전 거리에서 유명한 이야기지, 갑작스레 던전에서 실종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해”
“실종자?”
“그래, 정확히는 어비스의 입구 중 잿빛 고성을 통해 들어간 이들 중에서 실종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모양야.”
“잿빛 고성이면...붉은 달의 지하고성으로 이어진 곳인가?”
“응? 뭐 그렇지, 붉은 달의 지하고성부터 시작해서 망자의 관, 멈춘자들의 탑까지 보통 언데드 계열 몬스터가 주로 나오는 던전들이 이어지는 스팟이니까”
떠오르는 것은 어제 티레사를 죽이려고 했던 남자 카리아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도 분명 그 전에 붉은 달의 지하고성을 탐사하고 왔다고 했었다...
“관계가 있는건가......”
“뭐,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은 마저 하지, 이건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만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대형 사건이야”
파란이 뜸을 들이며 서두를 길게 끄는 걸 보고 이번에는 무슨 정보인가 그녀에게 주목하고 있자니......
“D급 던전 사자의 미궁에서 사룡이 나왔다더군.”
뭐!?
“뭐!?”
“후후, 태연한 첫 하더니 역시 이건 놀랍나 보네?”
잠깐!? 잠깐!? 길드장 그렇게 철저하게 입막음 하려 하더니 다 퍼졌잖아!?
“그,그 정보 어디서 얻었는지 알 수 있을까?”
“아앙? 말해주겠냐 등~신 정보원을 파는 짓거리를 할 리가 없잖아? 너 바보냐?”
“그렇지...맞는 말이야.”
멍청한 짓을 해버렸다, 정보원을 지키는 것은 그녀의 말대로 기본이다 당황한 나머지 너무 어설픈 행동을 해버렸다.
“파란 그쯤해라 고객에게 그런 말투는 실렜다.”
“쳇! 알았어 오빠”
“미안하군, 동생이 조금 성격이 거친 편이어서 말이다, 나머지는 내가 말해주지, 아까 동생이 말 한 대로 D급 던전에서 사룡이 나왔다는 소문이 은밀히 돌고 있다,
길드쪽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없기는 하지만...뭐, 드래곤에 관련된 일이다, 그 쪽도 쉽게 공표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 현재 A랭크 파티 3개를 동원해서 조사 중이라고 하더군, 거기에는 그 유명인인 카리아도 포함되 있다 해.”
“음......”
“그 외에도 이상한 일들이 어비스스트리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더군, 던전의 몬스터들의 등급이 갑자기 오르거나 클린 주기가 지나지 않은 던전들에서 몬스터들이 들끓거나,
여태까지는 우리들도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너희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군...”
“...끝으로 한 가지 묻자면 그런 이상사태는 언제부터 시작되고 있던거야?”
“그렇군...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한 달 전’부터 일거다...”
“그런가...고맙군, 참고로 이상사태가 발생했다는 던전들의 명단을 좀 받을 수 있을까?”
“그러지”
그렇게 잠시 드레이코 막시모프가 자리를 떠났다가 정보가 정리된 문서를 가지고 돌아와 넘겨주었다.
이제는 우리가 이들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할 차례다.
“잭슨 정보료는 어떻게 해결할 거지? 이들이 준 정보는 비전문가인 내가 들어도 상당히 가치가 있는 정보였어, 그에 맞먹는 가치의 정보는......”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말하던 세로스는 거기까지 말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자신들의 ‘비밀’을 정보료로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거겠지.
“괜찮아, 정보료는 이미 생각해 둔 것이 있으니까.”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 가슴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뒤집은 상태로 막시모프 남매 쪽으로 밀어 보냈다.
“이건 뭐냐?”
“정보료.”
“뭐? 너...! 장난하는거냐? 이쪽이 이 정도로 성심성의껏 문서까지 만들어서 건네줬더니 이딴 카드쪼가리를 정보료라고!?”
“파란!”
덤벼들 기세의 파란을 진정시키고 드레이코는 잭슨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잭슨, 조니 잭슨.”
“이름...가르쳐 준 적 없을텐데?”
“이런, 그랬었나? 이상하군, 자네의 이름은 조니 잭슨, 1년 전에 에이던에 온 방랑자, B랭크를 단지는 이제 6년 넘게 지났군, 널리고 널린 A랭크 탈락자인가?”
이 자식...과묵한 곰인 줄 알았는데 교활한 여우였군...문서를 준비하러 잠깐 자이를 비운 사이에 내 정보를 조사한건가?
“그리고 옆에 계신 아가씨는 세로스 언더 클로버 몰락한 서방 귀족가의 여식의 호위기사...실력은...F랭크라...하지만 정기사 서품을 받은 실력이 실제로 F랭크일 리는 없겠지...어째서 등록에 빈신분을 이용 한 거지? 정기사 서품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B랭크는 보장해 줄 텐데 말이야”
“네 녀석! 더 이상 주절주절 지껄이면 목을 날려버리겠다!!”
당장이라도 주먹부터 날릴 기세인 세로스를 팔로 막아서고 드레이코와 마주본다.
“역추적 조건은 받아들였을텐데?”
“그래 분명 ‘오늘’ 동의했었지, 하지만 너희들의 정보는 계약 체결 전에 얻은 거다,
설마 바보취급 하고있는거냐? 분명 말했을 터다? 길드에서 은밀히 숨기고 있는 D랭크 던전 사자의 미궁에 나타난 사룡에 관한 이야기”
이 자식...처음부터 우리가 누군지 알고 있었는데도 시치미 때고 있었다는 건가?
평가 수정이다, 교활한 여우가 아니라 비열한 뱀이다.
“......결국 하고 싶은게 뭐야? 시덥잖은 협박질이냐?”
“설마...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 하라는거다”
“그래서 줬잖아 대가”
나는 남매쪽으로 밀어둔 한 장의 종이카드를 가르켰다.
“......이런 작은 종이쪼가리에 뭘 적었다고 해도 그게 합당한 가치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군”
“말이길군.”
더 이상의 실랑이는 무의미하다 생각했기에 그의 말을 끊었다.
“쓰잘대기 없이 짓거릴 시간 있으면 그 내용물이나 확인해라 도굴꾼”
“너 이 개자식이!!!!”
트레져 헌터를 비하하는 최고수준의 멸칭인 도굴꾼이란 말을 듣고 파란 막시모프가 폭발해 버렸다.
“파란!!!”
그리고 드레이코가 그런 파란을 막고 천천히 자신들 앞에 뒤집어진 카드를 집어들었다.
천천히 종이카드를 뒤집어 확인한 막시모프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져갔다.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본 사람마냥 일그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하다 끝내는 고개를 떨구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네,네녀석...!! 아니, 당신...! 이게 진짜란 걸 내가 어떻게 믿지!?”
“나중에 확인해봐, 어떤 물건인지는 대충 알 거아냐?”
“오,오빠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상태가 이상해진 드레이코의 모습에 파란도 당황하 기색이 역력했다, 과묵하지만 필요할 때는 영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활한 모습도 보여주는 자신의 오빠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파란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뭐가 적혀 있는거야 나도 볼......”
“안돼!!!”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를 확인하려던 파란을 드레이코는 거칠게 밀쳐냈다.
“오,오빠...대체 왜 그래...?”
“...그만 가자 파란”
“어, 자,잠깐 오빠!?”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드레이코는 나가기 전에 우리를, 정확히는 나를 돌아보았다.
“...이게 거짓말이라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진짜면?”
“......”
“재매매 역추적 금지, 기억해주기를 바래 너희들을 위해서도 말이야.”
그걸 끝으로 두 사람은 카페를 떠났다.
처음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들을 주목하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너 도대체 무슨 정보를 판거냐?”
“비밀이야.”
“비밀이라니...도대체 뭘 봤길래 저 남자가 저렇게 동요하는 건지......후~ 말하고 싶지 않다면 나도 더 이상은 묻지 않도록 하지...”
“안 듣는 편이 좋아~”
그렇게 일련의 정보매매가 끝나고 나와 세로스는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단 정보를 정리해보면 알겠지만 어비스의 특정 포인트를 중심으로 사건사고들이 증가하고 있어...”
“그 원인이 십이성재보라 말하고 싶은 건가 잭슨?”
“뭐, 확실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것들이 워낙 종잡을 수 없는 물건들이니까...던전에 그런 물건이 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겠지...”
십이성재보
알트리우스 제국의 시조로부터 전해졌다는 신비한 힘을 가진 제보, 제국과 까마귀들의 1년 전쟁에서도 사용되었지만 끝내 제국을 구해내지 못 했던 비운의 국보.
몇 년의 시간을 넘어 파괴되지 않은 재보가 지금 이 곳 에이던의 어딘가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자, 이제부터 재밌어 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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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오빠! 도대체 왜 그래!?”
파란 막시모프는 지금 이 상황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혼란스러웠다.
언제나 믿음직하고 냉정한 자신의 오빠가 그 건방지고 멍청한 남자가 건넨 카드 한 장을 확인하더니 여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으로 동요해서는 겁에 질려있다.
도대체 무엇이 자신의 강인한 오빠 드레이코 막시모프를 저렇게 만든 것인가? 무엇에 저렇게 겁먹은 것이고 그 카드의 내용은 도대체 뭐였단 말인가?
“오빠!!!”
“아!? 파,파란...”
“도대체 뭘 본 거야? 도대체 그 카드에 뭐가 있었길래 이렇게 겁에 질린 거냐고!?”
“......파란 네가 나와 함께 트레져 헌터로 일한 지 이제 1년 정도였던가?”
“어,어...한 그 정도 됐을 거야...그런데 그건 왜?”
“그래...너한테 말 한 적은 없지만 파란, 나는 3년 전에 한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단다...”
“3년 전?......설마?”
“그래, 1년 전쟁, 까마귀가 제국을 찢어죽인 전쟁이지......”
거기까지 말 한 드레이코는 오늘 정보를 매매했던 그 남자...아무런 특색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던 그 별 볼 일 없는 사내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남자가 꺼낸 카드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았다.
“빌어먹을......이게 정말 진짜라고?”
사내는 떨리는 손을 가다듬고 건네받은 카드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어떠한 문장이 그 종이 위에 떠올랐다.
그렇다 사내, 잭슨이 준 카드는 어떤 정보를 적은 종이 쪽지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가 드레이코에게 건넨 것은 이전의 길드장 얀에게 건넨 공적치 카드와 같은 종류의 기능이 들어간 증명서였다.
간단히 말해서......
명함이었다.
“진품이군...”
드레이코는 카드를 구겨버리면 서 자신의 동생을 쳐다보았다.
“파란, 오늘 일은 잊어라”
“뭐?”
“살고 싶다면......오늘 있었던 일은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라”
“도대체...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빠...”
여전히 이 일련의 사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을 이끌고 드레이코는 황금거리의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컨셉일러스트를 그려보고 있습니다,
혹시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거나 보고 싶은 케릭터가 있다면 댓글에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이버 챌린지 리그에서도 연재중입니다, 정리도 잘 되있고 이전 편들의 어색한 부분들이 수정되 있으니 간심있으시면 한 번 들러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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