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런 모든 것을
오션 터틀 감시용 카메라 기록 녹화화면을 재생하는
박한성 대위 앞의 모니터로 보던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아키 삼등육위를 포함한
클라인과
리즈벳,
그리고 시리카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압도적인 공포와
압도적인 무력감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공포와 무력감은
그 동영상을 두 번째로 보는
자위대 별반 소속인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처음으로
그 영상을 보는 아키 삼등육위 조차도
너무 무서워서
두 사람 다 고개를 돌릴 정도로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정도면
실제 저 당사자가 느끼는 것은 얼마나 된단 말인가?
그런 의문이 들면서도
키쿠오카와 아키 삼등육위
그리고
클라인과 시리카, 리즈벳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그 화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고,
그렇게
그들이 고개를 돌린
모니터 안에 계속 나오는 가브리엘 밀러는
밀려오는 해일 앞에 선,
달아날 곳 없는 어린아이처럼 신음을 하면서
제발 죽여달라고
키리토에게 애걸복걸을 하고
그런 가브리엘 밀러를 차가운 눈으로 보던
키리토는
그런 그를 비웃는 듯한 말투로
"죽여 달라고요?"
목소리.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이의 목소리가
그의 영혼을 떨게 만들었다.
"요구나 부탁을 할 수 있는 처지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시군요."
그런
키리토의 차가운 말투에
가브리엘 밀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아...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죄...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부디,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부디......"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죄를 빌어야 한다는 의식만 있을 뿐이었다.
엎드려 빌지도 못한다.
키리토가
그에게 일어나라고 했으니까.
자세를 흐트러드릴 자유조차 부여받지 못한
가브리엘 밀러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필사적으로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키리토가
자신의 건방질 수도 있는 행동에
노여움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 그를
키리토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너졌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마지막 선이 무너졌다.
지금 이대로
그를 풀어준다고 해도
그는
이제 암흑신 벡터는 커녕,
가브리엘 밀러라는 인간으로서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같은 일을 당해도
다른 사람은 이렇게까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브리엘 밀러는 키리토를 보았다.
악은 악을 알아보는 법.
자신보더 더 큰 거대한 악 그 자체를 본 이는
자신의 처지를 직감하기 마련이다.
스스로가 그런 존재이기에
자신이
어떤 꼴을 당할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브리엘 밀러를 망가뜨린 것은
키리토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죄악들인 것이었다.
악당은
악당에게 맞는 방식이 있는 법이고,
키리토는
그런 방식을 적절하게 사용했을 뿐이었다.
그럼
이제는
굳이 다른 것은 필요가 없었다.
"제가 무엇을 알아야 될까요?"
그런 태연한 질문에
가브리엘 밀러의 눈이 떨렸다.
그의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으니까.
"....모든....모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말에
키리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한 번 말씀을 해 주시지요.
제가 만족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는
서 있는 상태에서 완전히 움직이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의 발 앞에 엎드린 뒤,
필사적으로 울면서
키리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혓바닥으로 신발이라도 닦겠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키리토는
"지금 말이 아닌 행동부터 보여주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들으신다면
바로 나가드릴까요?"
라고
감정 그 자체가 없는 듯한
무심한 목소리로 묻자,
키리토 앞에 주저앉은
가브리엘 밀러는
말 그대로
그가 아는 모든 것을
전부 이야기했다
말하고
또 말하고.
늘어놓고
또 늘어놓는다.
그가 아는 모든 것을.
머리 속의
두뇌 한 조각, 한 조각을
전부 쥐어짜는 듯한
필사적인 모습으로
무엇이든지.........
좔좔 이야기를 했다.
진짜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모든 것까지
전부........
키리토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키리토는
가만히 그의 모든 말을 들은 뒤,
"끝인가요?"
라고 묻자
가브리엘 밀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면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말.......했습니다.
모두 다.....말입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간절하게 애원하겠습니다.
저...저를
다시 그 지옥으로 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제발...제발."
가브리엘 밀러의 울먹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토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가
"기회를 드리지요.
잠시 뒤에 돌아올테니까요.
그 사이에
한 가지를 준비하세요.
그것은
새로운 정보.
당신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
내가 흥미가 생길 새로운 정보.
이해되셨나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없다.
더는 없다.
그는............
정말 모든 것을 긁어 말했다.
더 이상은.........
말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라는 말인가.
그런
절망으로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가브리엘 밀러의 모습을 보던
키리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또 하나는,
지금까지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그대로 이야기하세요.
단어 하나, 쉼표 하나 틀리지 않고
거기에 덧붙여서
당신이 이야기해줄 새로운 정보가 마음에 든다면
암흑신 벡터 아니
가브리엘 밀러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요.
당신에게 영원한 죽음을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내가 만족을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그런 무간지옥보다 더 지독한
타르타로스 속에서
계속 그런 식으로 지내도록
해 드리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키리토가
다음에 할 말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귀로 듣는다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들려오는
키리토의 목소리에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양손을 들어서 고막을 파내고
귀를 뜯어내고 싶었다.
그러면..............
듣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에게는
그럴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고,
그런 절망에 빠진 그에게
키리토의
악마나 무간지옥의 마귀들조차도 오금을 저리면서 벌벌 떨 정도로
얼음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다시 말해서
만약에 못해낸다면 영원한 안식을 드리지요.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면서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말이지요.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시지요?"
대답은 필요 없었다.
완벽하다 못해
절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니까.
덜덜 떨고,
경련하고,
일 초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그의 얼굴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가브리엘 밀러의 귀에
키리토의 마지막 말이 꽃혔다.
"생각하세요.
생각하고 또 생각하세요.
저는 아주 많은 것을 준비했거든요.
당신에게 모두 보여주지 못할 만큼 말이에요.
언더월드에 당신이 저지른 짓에 비하면,
당신에게는
죽음도 고문도 과분하지요.
난 그렇게
당신을 융슝하게 대접해 주고 싶지 않거든요.
알게 될 거에요.
거기에 덧붙여서
앨리스를 납치한 것에 대한 것에 덧붙여서
이 세계를 지워버리겠다고
나에게 이야기하던
그 언더월드에 저지른 당신의 원죄에 대해서
당신에 치루어야 할 징벌이 어떤 것인지
당신에 치루어야 할 징벌이 어떤 것인지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맛보여드리지요.
지금 다른 곳 아니 지옥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일
무간지옥에 있을
당신의 조력자이자 동료(?)인 야나기가
차라리 부럽다고 느낄 정도로
아주 천천히 하나하나씩
당신의 모든 것들을
완전히
그리고
철저하게 부숴버릴 거에요.
아주 뼛속깊이 느끼게 해 드리지요.
내가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에요.
그러니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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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전쟁이라는 것은 그런 거라고 할 수 있지요. 인간의 잔학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원피스 57권에서 돈키호테 도플라밍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해적이 악?! 해군이 정의?! 그런 것 따윈 얼마든지 뒤엎어져 왔다···!!! '평화'를 모르는 아이들과,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의, 가치관은 다르지!!! 정점에 서는 자가 선악을 뒤엎는다!!! 지금 이 장소야말로 중립!!! 정의는 이긴다고?! 그야 당연하지. 승자만이, 정의다!!!!' | 20.04.29 07: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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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럴싸하군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 20.04.29 0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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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울 정도로 공감합니다. | 20.04.29 1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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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전쟁은 007 스타일 액션과 도시 시가전, 그리고 최종결전이 남았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 20.04.29 17: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