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3, 6 - 4, 7 장
'…….'
'귀뚤귀뚤귀뚤귀뚤..'
우린 잠에 들기 위해, 포대를 깔고 자리에 누웠다.
불은 꺼져서 어두웠고 주변은 적막했다.
그리고, 밤이 되서 그런 지..
매미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또, 별과 달이 뜬 까만 밤 하늘 아래..
'사아아아..'
여름 내음을 품은 바람이 저 너머에서 불어왔다.
습하면서도 미지근한 향기와 함께…….
"이제 하루 정도 남은 건가..?"
나는 하늘을 보며 중얼 거렸다.
"아마, 빠르면 내일 오전 쯤, 도착해 있을 걸?"
머릴 맞대고 있는 샹들레가 하늘을 보며 대답했다.
"내일이면 이 지긋지긋한 노숙 생활도 이제 끝이구나..
크흐.. 고생했다, 나……."
마찬가지로 머릴 맞대고 있는 엔비가
홀로 감상에 젖은 채, 감탄스러워 했다.
(누운 위치로 보면 'ㅗ.' 이런 모양..
아니, 저기서 약간 더 비스듬하게 'ㅅ.'
이런 모양 일 것이다.)
"엔비, 넌 여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어?"
나는 몸을 뒤집어 그를 보며 물었다.
"흠.. 우선 목욕탕에서 씻고,
그 다음에는 배 불리 먹고,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서 푹~~ 잘란다."
엔비가 한가로이 대답했다.
'별 거 없구나..'
정말 별 거 없었다.
"샹들레 너는?"
나는 이번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물었다.
"글쎄.. 우선 목욕탕에서 씻고,
그 다음에는 배 불리 먹고,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서 푹~~ 자고 싶은 걸?"
"뭐야, 나 따라 하기냐!!"
"그게 뭐, 어때서~
내 마음인데 뭘~~."
'역시 이 둘.. 쿵짝이 잘 맞는 것 같다.'
"하핫.. 나도 그래야겠어!"
'…….'
'맴맴맴맴..
맴맴맴맴....'
눈을 뜨자 주변에서 매미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자리에 앉은 뒤,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난 것 같다.
'부스럭 부스럭..'
"하아암.."
엔비가 일어났다.
"일어났어?"
난 그를 보며 말 했다.
"어! 어휴..
오늘도 매미가 기승을 부리는구만…
이봐! 저것들 시끄러운데 다 잡아 먹을까?"
엔비가 날 보며 제안했다.
"뭐? 매미를 잡아먹어??"
"왜? 튀겨도 먹는 걸..
게다가 먹을 게 없으면..
저런 거라도 잡아 먹어야지……."
'먹을 게 없는 건..
아니, 없나?'
현재 식량이 거의 다 바닥이 난 건 맞다.
"어우, 그래도…
곤충을 잡아먹는 건 좀;;"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뭐? 그런 식으로 치면
생선을 잡아 먹는 것도 마찬가지 아니야?"
'그런.. 가....?'
나는 호기심에 한 번 그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
'맴맴맴ㅁ....'
엔비가 날카로운 꼬챙이로 매미를 있는 힘껏 찍었다.
그렇게……
그는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 마다
찍고, 찍고, 찍고, 찍고, 또, 찍고..
어느 새, 통 안엔 매미시체로 한가득 해 졌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주변이 조용~~ 해 졌다.
"오예!"
엔비가 양 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지난 번 다람쥐 때도 그렇고..
이 녀석.. 사냥은 타고 난 것 같다.
'…….'
매미 사냥이 끝나고..
엔비는 잡은 재료들을 꼬챙이에 꽂아 굽기 시작했다.
난 가만히 서서, 그 장면을 지켜봤다.
"자, 다 익었으니 이제 먹어."
엔비가 내게 구운 매미구이 꼬챙이를 건네줬다.
나는 일단.. 그걸 받아 들이긴 했는데..
차마 입이 벌어지진 않았다.
"어이! 그거 안 먹을 거야?
그게 뭐던 지 간에 뜨끈뜨끈 할 때 먹어야,
맛있는 법이라고!!"
그가 다른 꼬챙이에 매미를 꽂으며 말 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곤 그것을 내 입 안에 넣었다.
약간 탄 맛..
바삭바삭하고..
담백하고..
고소하고..
맛이 있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뭐야.. 잘 만 먹네!
어때? 먹을 만 하지??"
엔비가 매미를 꼬챙이에 꽂으며 물었다.
'아..'
저 장면을 보니 비위가 상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엔비의 말 대로 배가 고프면
이런 거라도 잡아 먹어야지….
'부스럭 부스럭..'
샹들레가 일어났다.
"어우.. 더워;;
뭐야, 또.. 뭐, 잡았어?"
샹들레가 눈을 비비며 우리 쪽으로 다가오면서 물었다.
"너도 이것 좀 먹을래?"
엔비가 '그것.' 을 그녀에게 들이댔다.
"이게 뭐야?"
샹들레가 그것을 보며 물었다.
"으음.. 이게 뭐냐면…
단백질 덩어리다!"
"단백.. 뭐?"
그녀는 주저않고 그것을 받아 입 안에 바로 넣었다.
"으음.. 꼭 튀김 같네..
과자 같기도 하고……."
"그치? 맛있지??"
"뭐, 나쁘지 않네…."
"그래그래.. 여기 더 있으니깐 와서 먹어!"
"그래, 잘 먹을 게..
그나저나, 오늘 따라 숲 속이 조용하네…."
난 그 장면을 보고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
즐겁게? 매미를 시식한 뒤, 우린 갈 길을 나섰다.
"이상하군…."
엔비가 팔짱을 끼고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 거렸다.
"뭐가 말이야?"
난 건너편에 자리에 앉은 그를 보며 물었다.
"매미가 원래 이른 시간대에는 잘 안 울 거든??"
"그러게.. 이런 적은 또, 처음인 것 같아.."
말을 몰던 샹들레가 엔비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날씨도 그렇고..
이렇게 금세 더워지고 푹푹 찌다니……."
"그러게 말이야,
벌써 매미가 나올 시기도 아닌데……."
'무슨 말인 지 모르겠으니..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다.'
나는 이 둘의 대화를 그저, 조용히 들었다.
"음? 저건??"
엔비가 앞쪽을 보며 말 했다.
그래서, 나도 앞쪽을 바라봤다.
'······.'
눈 앞에 널찍한..
그것도 아주 널찍한 평지가 보였다.
초록색 원형 잔디..
공연장 무대..
"여긴 또, 어디야?"
나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여기? 라이팅 시티 중앙 광장인데..
아.. 잭, 넌 지난 번에 자서 못 봤나 보구나…."
그녀가 날 보며 대답했다.
'지난 번?'
우리가 처음 길을 나섰을 때 이야길 하는 것 같다.
우린 중앙 광장에서 북쪽으로 향했다.
(처음 평지가 보인 시점으로 치면 왼쪽이다.)
'…….'
음식점들이 보였다.
여길 봐도 음식점..
저길 봐도 음식점..
오른쪽에는 일식, 중식..
왼쪽에는 한식..
아무래도 지난 번 그 코너들과 이어지는 구도인 것 같았다.
(이곳은 다섯 번째 코너라고 부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다섯 번째 코너를 지나자..
여섯 번째 코너 오른쪽에는 레스토랑..
왼쪽에는 카페.. 베이커리..
패스트 푸드.. 북 스토어..
일곱 번째 코너에는 포차.. 술집.. 바.. 이자카야 등..
그리고, 여덞 번째 코너에 들어서자..
숙박업소가 차례대로 보였다.
이곳에 오면서 느낀 점인데..
이곳은 뭔가 식물의 줄기처럼..
쭉~ 펼쳐져 나가는 그런 구도였다.
길이 양쪽으로 휘어져 나 있었다.
마치, 나뭇잎 처럼..
'…….'
"으아~! 도착했다!"
엔비가 마차에서 내리며 기지개를 폈다.
"그럼, 난 뒷 정리 좀 하고 들어갈 게..
먼저, 들어 가 있어!"
그녀는 마차를 이끌고 여관 뒤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엔비와 함께 여관 속으로 들어갔다.
'…….'
우린 1 층 홀로 향했다.
오전 시간대라서 그런 지 한산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홀 청소를 하고 있었다.
검은색 긴 바지..
검은색 반팔 와이셔츠..
짧고, 붉은 머리카락..
잘 다듬어진 수염..
연두색 눈동자..
샹들레의 아버지였다.
"오!! 돌아온 게냐?"
아저씨가 하던 일을 멈추고 말 했다.
"네, 방금 도착 했어요!"
나는 그를 보며 대답했다.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그런데, 딸은?"
"아.. 뒷 정리 좀 한다고……."
"으음.. 그랬구나."
"어이! 우리가 지금, 피곤해서 그런데 말이야…
어? 좀 쉬고 싶은데 말이지??"
엔비가 그를 보며 말 했다.
"아.. 그렇지!
그래, 너희 둘 다..
기나긴 여행 길에 많이들 지쳤을 테니..
오늘 하루.. 푹~ 쉬도록 하거라!
비용은 따로 받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뭐? 정말 그래도 돼??
그럼, 우리야, 좋지만……
두 말하기 없기다???"
"그야, 당연하지!"
"그래, 알겠어!"
"네, 감사합니다."
"에이.. 감사하다는 얘긴 내 쪽에서 해야지!
하하하하!!"
'…….'
우린 아저씨를 따라갔다.
1 층에서 2 층으로..
2 층에서 3 층으로..
3 층에서 4 층으로..
4 층에서 5 층….
이곳에 도착하자 금빛으로 반짝이는 문이 보였다.
네모낳고 가로로 긴 직사각형 금빛 간판..
(문 위 쪽에 위치해 있다.)
검은색 글자..
(뭐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이곳의 글자는 읽을 줄 모르기에..
엔비에게 그게 뭐냐고 물었다.
"흠.. '금.' 이라고 적혀있군……."
그가 간판을 보며 대답했다.
"금?"
"그래, 금..
이봐! 여긴 또, 뭐 하는 방이야?"
엔비가 아저씨에게 물었다.
"흠.. 여긴 간단히 말하자면…
일종에 '특별한 귀인들이 머무는 장소.' 정도 되려나?
우리 여관의 자랑 거리이자 특실이기도 하지.."
그는 대답한 뒤, '금.' 이라고 적혀 있는 '특실.' 의 문을 열었다.
'…….'
"우와…."
나와 엔비는 5 층 특실 내부를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곳의 내부는 무척이나 넓었는데..
(그냥, 5 층 한 칸이 다 방이라고 보면 된다.)
하얀색 천장..
금빛 바닥과 금빛 벽면..
커다랗고 흰 침대 2 개..
(오른쪽 방향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조명..
동그란 식탁..
(조명 바로 아래 쪽에 위치해 있다.)
하얀색 천..
(식탁 위에 덮여져 있다.)
아름다운 문양이 그려진 하얀 찻잔..
검은색 가죽 의자 4 개..
물이 흘러 내리는 동그란 3 단 하얀 분수대..
(식탁 건너 편에 위치해 있다.)
발가벗은 금빛 아기 조각 2 점..
(분수대 맨 위 쪽에 자리잡고 있다.
왼쪽 아기는 나팔을 불고 있고..
오른쪽 아기는 금빛 항아리를 들고 있었다.
물은 그 항아리 속에서 나왔다.)
투명하고 큰 창문..
노오랗고 산뜻한 커튼..
널찍한 베란다..
"어이어이.. 우리가 정말 이런 곳을 써도 괜찮은 거야??"
엔비가 숙소 내부를 둘러보며 그에게 물었다.
"저도 그냥, 평범한 방 하나면 충분한데…."
"에이.. 은인들에게 이 정도는 당연한 거지!
그러니, 사양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오늘은 음식도 최상급으로 준비해서 대접할 테니..
푹~ 쉬고 난 뒤, 좀 이따 저녁에 보도록 하자꾸나!"
아저씨는 방 문을 닫고 나갔다.
'…….'
"우와.. 야!!
이거 되게 푹신푹신 한데??"
엔비가 침대 위에서 방방 뛰며 즐거워 했다.
"그러게… 하핫.."
난 침대 위에 앉아서 그런 엔비를 보며 웃었다.
"나참.. 살다살다 별;;
이런 곳에서 또, 지내보고.."
"그러게.. 그런데, 뭔가 신기하다.."
난 자리에 누워서 천장을 보며 말 했다.
"뭐가 말이야?"
"그냥.. 이 모든 게 다 꿈만 같아……."
"흠.. 그럼, 내가 꿈인 지, 아닌 지..
확인 시켜줄까??"
"으음? 어떻게??"
"이렇게!"
엔비가 내 쪽으로 다가 와서 볼을 꼬집었다.
"으아야.. 에비, 으아프아…."
" 반응을 보니 꿈은 아닌가 보군.."
엔비가 손을 놓으며 말 했다.
"그러게.. 꿈은 아닌 모양이야.."
나는 볼을 주무르며 대답했다.
"그럼.. 이번에는 진짜 꿈을 꿀 시간이다..
난 이제 그만 자야.. Zzz……."
엔비는 옆쪽 침대로 가서 눕더니..
말 하던 도중 잠 들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 보다가 눈을 감았다.
'…….'
'똑똑..
똑똑....'
눈을 뜨자 주위에선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키고 앉았다.
그런데, 뭔가 푹신푹신 했다.
그래서, 밑을 봤더니 침대 위였다.
'아.. 그러고 보니…….'
그간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문을 열었다.
허리까지 닿는 붉고 긴 머리카락..
반 가르마..
노랗고, 하얀, 하늘하늘한 드레스..
연두색 눈동자..
갈색 피부..
'누구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저기.. 누구시죠?"
나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뭐어?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잊은 거야??"
그녀가 양 손을 허리에 대고 인상을 찡그리며 말 했다.
'아아.. 이 목소린….'
누군 지 알 것 같았다.
"흐아암.. 졸려;;
무슨 일 있냐?
왜, 여기 서 있어??"
엔비가 내 쪽으로 다가 오며 물었다.
"어? 아.. 그게.. 여기.."
나는 그를 본 뒤,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으음..? 뭐야..
여기 또, 처음 보는 아가씨가 서 있네??
잭, 이 녀석..
너 언제 부터 그런 거야???
어???? 이거 아주 선수인데?????"
엔비가 날 보며 씨익하고 웃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다.
......
7 장. 여름 축제 전 날
늦은 저녁.. 우린 식사를 하기 위해,
여관 샹들레 1 층 홀로 향했다.
현재.. 이런저런 손님들로 인해,
현장은 시끄럽고,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린 오른쪽 끄트머리 2 번째 줄에 앉았다.
"아하하하하하하!!"
엔비가 한 손에는 맥주를 든 채,
손바닥으로.. (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
상을 강하게 내리치며 쪼갰다.
그리고, 내 옆 자리에 앉은 샹들레는..
고갤 옆으로 돌린 채,
볼에 바람을 넣고 삐죽 거렸다.
"나참.. 누군가 했더니..
흐흐흐흐···."
"언제까지 그렇게 웃고 있을 생각이야!"
그녀가 엔비를 보며 화냈다.
"아.. 미안미안..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금세 다 타냐?"
그가 그녀를 보며 말 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왜, 나만 이렇게 피부가 탔지??"
"그러게나 말이다.
잭 녀석은 멀쩡한데 말이야······."
엔비가 내 얼굴을 보며 말 했다.
"자, 여러분!!
오늘 밤, 여관 샹들레에 방문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우린 그곳을 향해, 고갤 돌렸다.
아저씨였다.
그는 주방 앞에서 어떤 여인과 함께 서 있었다.
"오늘은.. 다들 알다싶이 '축제 전 날.' 입니다.
이것은.. 우리들이 그 동안 억압 당하고, 구속 받으며 지내다가
겨우 해방이 되어 열게 된 '첫 축제.' 이기도 하죠~!"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손님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첫 축제..?'
나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오늘은 우릴 구해 준 한 소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는 현재 이곳 여관 샹들레의 1 층 홀에 앉아 있죠!!"
아저씨가 내 쪽을 바라봤다.
"네, 그렇습니다.
저 아이가 바로..
우릴 구해 준 소년 잭 입니다!!"
아저씨가 날 지목하며 말 했다.
'음?'
나는 잠시 주변을 기웃 거렸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몰려 들었다.
"정말이야??"
"아니, 이런 어린 애가 폭주족들을 물리쳤다고??"
"고맙구나, 얘야!!"
"믿기지가 않는 군!!"
손님들은 저 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제 각기 다른 반응들을 보였으나..
공통적으로는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아니요, 제가 뭘..
하하하하;;"
나는 그들을 보며 손사레를 쳤다.
"흥, 신났구만 그래~~."
엔비가 감자튀김을 우물우물 거리며 말 했다.
"자자, 여러분!
감사를 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잭이 난처해 하는 것 같으니
이제 그만.. 자리로 돌아가..
간만에 얻은 평화와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며
그의 위대한 업적을 잊지 말고,
함께 기리도록 합시다!!
건배!!!"
"건배!!!!"
손님들이 하나, 둘 자리로 돌아갔다.
"넌 이제 일은 안 하는 거야?"
엔비가 땅콩을 먹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일? 아.. 일??
원래 오늘 도착하고 나서 좀 거들려고 했는데..
아빠가 쉬라고 하시지 뭐야~."
샹들레가 그를 보며 대답했다.
"으흠~ 그랬구만..
그래, 쉴 수 있을 때,
푹~~ 쉬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지···."
'드르륵..'
서빙 카트가 이 쪽을 향해 다가왔다.
그곳엔 처음 보는 음식들이 잔뜩 실려져 있었다.
그런데, 왠지 낯 익은 누군가가 그것을 끌고 있었다.
'······.'
"잭, 아가씨..
오랜 만이로군요···."
느끼한 눈빛의 남성..
레온이다.
"네..;;"
난 그를 보며 대답했다.
"뭐야, 아는 놈이야?
그나저나, 아가씨라니??"
엔비가 나를 보며 물었다.
"으음? 레온!"
샹들레가 그를 보며 말 했다.
"아.. 샹들레 아가씨···
오랜만 입니다."
레온이 그녀를 보며 인사했다.
"반가워요!
그런데, 요즘에도 아무 한테나 막..
고백하고 다녀요??"
그녀가 씨익하고 웃으며 물었다.
"아뇨.. 하하하하;;"
그가 머쓱해 하며 웃었다.
"이 사람은 레온이라고 하는데..
우리 여관 직원이야!
특기는 여자 울리는 거고,
취미는 여자 꼬시는 거야!
지금까지 사귄 여성 숫자만 해도···
5 만 7 천 여명이 넘는다나 뭐라나~?"
"아가씨..
정확하게는 '57,242.' 명 입니다."
그가 숫자를 정정하며 말 했다.
"으음.. 한 마디로 연애의 달인······
카사노바로군, 그래?"
엔비가 그를 보며 말 했다.
"으음? 아···
이분이 엔비님이신가 보군요.
들어서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하하하.. 카사노바라니요..
전 이제 그러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름다운 장미도 결국, 시들시들 해 질 뿐이지만..
그러한 사막 위 신기루 같은 것과는
본질 적으로 다른 진정한 사랑이
제 눈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죠..
그간 만났던 여성들은..
다들 이 분을 마주하기 까지의
하나의 다리이자, 과정이자, 예행 연습이자,
심심풀이 였을 뿐입니다..
전 이제······
오로지.. 잭 씨 한 분만을 사모 합니다."
레온이 날 보며 느끼한 눈빛을 보냈다.
그로 인해, 나는 소름이 돋았다.
"이봐, 그런데.. 괜찮겠어?"
엔비가 말 했다.
"네? 그게 무슨···."
"몰라? 이 녀석 남자야, 남자!
고추라고!! 어!?"
엔비가 내 성별을 대신 이야기 해 줬다.
'콰아아아앙!'
레온의 뒤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그것은 높게 치솟아 올랐고..
검은 화산재가 대륙과 반도를 뒤 덮었다.
그러자, 반도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대륙을 향해, 정신없이 도망친 뒤,
붉은색 용의 모습을 한 석상이 서서히 붕괴 되기 시작했다.
"억······."
레온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레온.. 이해해요!
저도 처음에 여자애 인 줄 알았다니깐요?
호호호호호호!!"
샹들레가 그를 보며 신난 듯이 쪼갰다.
"잭.. 이 녀석···
아주 남, 녀 안 가리고 다 블랙홀 마냥 빨아 들이고 다니는 구만!"
엔비가 나를 보며 말 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괘.. 괜찮습니다."
레온이 제 정신을 차리며 말 했다.
"네?"
나는 그에게 되물었다.
"잭양.. 아니, 잭씨가 괜찮다면 저는 상관 없습니다.
태어나서 저의 고백을 찬 상대는 당신이 처음이자,
끝일 테니깐요······."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이봐, 이건 BL 장르가 아니라고!"
엔비가 그에게 말 했다.
"잭 씨, 당신이 남자건 여자건
전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전 일 때문에 이만···."
레온이 상 위에 음식들을 놓고 갔다.
'기다리지 마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