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3도 09분, 동경 127도 - 33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5km
미해군 LA 급 공격원잠 SSN-752 파사데나
- Conn, Sonar.
방위 3-5-8도 부근에 접촉 3개입니다.
"3개? 예상보다 조금 많군..."
접촉이 3개라는 말에
프랭크 중령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물론
지금 발견된 접촉이
100% 바라쿠타라는 보장은 없지만
프랭크 중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 접촉 3개 모두 수중항행음입니다.
"그 언더월드에게 탈취된
바라쿠타 무인잠수정들이 확실하군.
혹시 모르니
저 자식들의 정체를 정확히 밝혀내."
- Aye, sir.
수중항행음이라는 소나팀장의 보고에
프랭크 중령은
바라쿠타 무인 잠수정임을 99% 확신했다.
그는
전투정보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미확인물체 3개를 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 음문대조결과
접촉 2개는 1번과 2번이고
하나는 3번입니다.
"좋았어. 빌리!"
"네."
프랭크 중령이
부함장인 빌리 소령을 부르자
그는
이어질 함장의 명령을 대충 예상하곤
소나실로 갔다.
프랭크 중령은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빌리, 액티브 탐신."
- 액티브 탐신! Aye, sir!
프랭크 중령의 명령에
LA급 후기형인 파사데나의 함수소나에서
강력한 고주파음향이 흘러나갔다.
이 고주파음향은
바라쿠타를 탈취해간
인공생명 나부랭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 Ah? Conn, Sonar! New contact bearing 0-0-0!
"뭐?"
데니 대위의 보고에
프랭크 중령은
전투정보 디스플레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바라쿠타 무인 잠수정 사이에
미확인물체 하나가
액티브 탐신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표시되어있었다.
"데니! 정체가 뭐야?"
- 잘 모르겠습니다.
항주음은 분명히 3개인데...
정지해있는 것 같습니다.
방금 발견된 접촉을
다른 바라쿠타 무인 잠수정으로 가정해보자면
지금
이즈 반도 앞바다에 있는 바라쿠타는 6척...
꽤나 많은 숫자였다.
프랭크 중령은
예상외로
언더월드의 잠수함들의 쪽수가 많다라고
새삼 느꼈다.
"6척이든 10척이든 상대해줄 수 밖에...
2척은 키웨스트가 지금쯤 잘 요리하고 있겠지?"
"그럴겁니다...아마도..."
"아마도?
흠, 데니. 키웨스트는?"
부함장의 어중간한 대답에
프랭크 중령이
소나팀장인 데니 대위에게 물었다.
데니 대위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내 대답했다.
- 현재 다른 바라쿠타를 상대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좀 벅차하는 것 같군요.
"좋아,
키웨스트 하나로 충분한 것 같으니
우린 이쪽에나 신경쓰자고.
데니!
우리 액티브 핑에 맞은 저 녀석들의 반응은?"
- 아...현재 정지해있습니다.
정지해있다는 보고에
프랭크 중령이 살짝 웃음을 머금었다.
정지해있다니...
쪽수가 어떻든
감히 미국을 건드릴 순 없을 것이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2차대전이나
핵전쟁의 공포로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어야했던
냉전때와는 달리
지금은
미국이라는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 존재하고 있다.
세계는
미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아무도 미국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자식들 쫄았군...
감히 인간이 만든 게임 프로그램 주제에
인간에게 대들어?'
북위 35도 25분, 동경 130도 56분
미해군 태평양함대 테스크 포스0(TF0)
기함 CV-67 존 F. 케네디 소속
미해군 F/A-18 호넷 워커1
"Rader contact. Seven BOGIS in seventy eight mile. Altitude one eight."
(레이더 접촉. 78마일 앞에 7개의 미식별기 확인. 고도 18000피트.)
- Copy that.
앤드류 존슨 소령은
F/A-18 호넷에 장비된 APG-65 레이더가 발견한 7개의 미식별기가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것을 확인하였다.
그는
브리핑때
호위항공기가 없다고 했으니
십중팔구 백파이어이리라고 생각했다.
백파이어의 존재는
이미 상공에서 끊임없이 정찰 중인
자위대 소속 E-767과
주일미군 소속 E-3 센트리가 알려왔으나
호넷의 자체 레이더로
한번 더 탐지한 것이다.
- Worker1, Worker4.
언제까지 여기서 죽치고 앉아있어야합니까?
러시아 함대를 견제하기 위해선
조금 더 진입해야할텐데요.
"Worker4, Worker1.
브리핑때 하푼 사거리로 진입하라는 명령이 없었다."
- 그래도
러시아 함대에 대한 견제로
우리가 긴급파견된 것이잖습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마도 러시아를 건드리기가 만만치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센트리에서 링크된 데이터를 살펴보니
러시아 쪽의 쪽수가 장난이 아냐."
불평이 많은
워커4의 로버트 펄크스 소령의 말에
앤드류 존슨 소령은
레이더 화면을 툭툭치면서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러시아 쪽의 수상세력만해도
9척이었다.
쪽수에선
도저히 미국이 제대로 상대할 수가 없었다.
-에이...젠장...진입...어?
Worker1, Worker4.
수상 목표물의 침로가 바뀌는 것 같습니다.
"뭐?"
로버트 소령의 보고에
존슨 소령은
다시 레이더 화면을 살펴보았다.
E-3에서도
러시아 함대의 움직임을 탐지했는지
레이더 화면이 바뀌어갔다.
"Worker4, Worker1.
빅 버드에서도 러시아 함대의 움직임을 탐지한 것 같다."
- Worker1, Worker4. Copy.
저 자식들 꼬리내리고 도망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잔치를 벌여보나 싶었는데...
로버트 소령이
실망이 가득한 말투로 대답하자
존슨 소령이
바로 핀잔을 주었다.
"러시아 애들은 속이 빈 애들이 아니야.
만만하게 보지 말라구."
- Copy, Copy.
로버트 소령이
약간 비꼬는 듯한 말투로 대답하자
존슨 소령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곤
라디오 채널을
존 F. 케네디로 바꾸었다.
"Here is Worker1.
Honeycomb come in over.
(여기는 워커1. 허니컴 응답하라.)"
- Worker1, Honeycomb. Go ahead.
"러시아 함대가 북쪽으로 물러나고 있다.
더 이상 진입하나?"
존슨 소령의 물음에
항공관제실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러시아 함대가
북으로 침로를 바꾸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걸까?
아니면 결정을 보류하는 건가?
존슨 소령은
이 짧은 순간에도 온갖 상상을 하였다.
- Worker1, Honeycomb.
러시아 함대의 변침은 이쪽에서도 확인하였다.
러시아측의 위협이 없는 한
워커편대는 현 상태에서 대기하라.
"Roger."
존슨 소령이 짧게 응답하곤
주파수 채널을
다시 편대로 맞추어놓았다.
"Workers, Worker1. 현 상태에서 대기한..."
- 비익, 비익, 비익...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끄러운 경보음이 울리자
존슨 소령은
'정말 빨리도 반응하는군...'
이라고 생각하며
편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Okay, Workers.
2분대는 백파이어들을 맡아라.
나머지는 날 따라온다. 워커8도 날 따라와."
- Wilco.
- Copy that.
지시를 마치고나서
존슨 소령은 조종간을 약간 왼쪽으로 기울였다.
존슨 소령의 호넷은
좌측으로 매끄럽게 선회하였고
다른 호넷들도
존슨 소령의 호넷을 따라 매끄럽게 선회하였다.
"Check speed six hundred.
Altitude setting one zero."
(속도 600노트로 변경. 고도 10000피트로.)
- Roger wilco.
존슨 소령을 포함한
호넷 4기는
다른 호넷 4기와 거리를 띄우곤
천천히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호넷들은 기수를 살짝 아래로 내려서
고도를 서서히 낮춰가기 시작했다.
존슨 소령은
고개를 돌려 좌우를 확인한 뒤 말했다.
"1분대. 모두 잘 따라오고 있나?"
- Roger.
- Roger.
- Roger.
"Worker8도 잘따라오고 있겠지?"
- Roger.
존슨 소령의 물음에
모두 하나 같이 같은 대답을 하였다.
다만 목소리 톤이
극명하게 다를뿐이었다.
존슨 소령은
도망가는 러시아 함대가
무슨 생각으로 시비를 거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락온으로 위협받는 일은 종종 있기에
시끄럽게 울려대는 락온 경보가
그다지 신경쓰이진 않았다.
- Worker1, Worker8. 계기 상태가 이상합니다.
"저 녀석들이 대공레이더로 조준해서그래.
디지털에 의존하는 수 밖에...
자아...저 녀석들을 위해 대함공격코스를 밟겠다.
계기 체크를 실시한다."
- Ro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