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들을 바라보던 중,
키리토는
전화기를 꺼내 연락이 온 곳은 없는지를 살피다가
주일 미군 사령부에서 온 전화번호를 보더니
굳은 얼굴로 전화를 걸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모리 일등육좌는
드디어 시작인가 하는 얼굴로 키리토를 바라보고
“애들이 만만치 않습디다.”
올림푸스의 사촌형이 담배 하나를 새로 물면서 건넨 말이었다.
“그래도 아직 경험이 너무 부족해요.
지난번 그 오션 터틀에 있던 병아리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던데?
정말 얘들도 꾸려서
일본 본토 전수방위작전을 하실 생각인 걸까요?”
“어떡하냐, 그럼?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데.”
“아! 쉽지 않겠는데?”
“한판 뛸래?”
“뭔 소리요?
그냥 그렇다는 거요.”
다카키 육장보가
입을 꾹 다문 채로
주일 미군 사령부와 통화를 끝내고
미 육군 정복으로 갈아입은 키리토와
일본 육상자위대 정복 차림인
모리 일등육좌와
영국 육군 정복 차림인
올림푸스의 사촌형을 놀란 눈으로 보았다.
특히
키리토의 어께에 달린 4성 장군 계급장과
가슴에 달린 훈장들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다카키 육장보는
그 때
키리토와 같이 있던
그 청년이
영국 육군 장교
그것도
영관급 장교인 중령인 것도 모자라서
영국 왕실 근위대 소속에
공수부대 최우수 앨리트 장교인 것도 모자라
세계적인 특수부대인 SAS 출신인 것을 알고는
만약
어제
자신들의 대원들의 건방져보이는 모습에
저들이 꽁한 기분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제부로
나라시노 제 1 공정단 제 3 보통과 대대는
말 그대로
그 자리에서 전원 몰살 아니
저들의 기준으로 따지자면
대학살 아니면 양민 학살을 당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느낌이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등골에 식은땀이 배어닜다
“작전은 일주일 내로 시행할 예정이니까
24명의 대원을 선발하도록."
고등전수학교
통칭
SAO 귀환자 학교 교복 차림이 아닌
미 육군 1종 정복 차림의 키리토의 명령에
긴장으로 입가가 굳어진
다카키 육장보가 고개를 끄덕인 후에 입을 열었다.
“대원 선발은 어쩔 생각입니까?”
“다케다 이등육조에게 맡기고 싶군.”
“그렇게 하시죠.
키쿠오카 그 친구와 장군님이 직접 지휘하는 작전 맞지요?”
“그래.”
키리토의 대답을 들은
다카키 육장보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토는
곧바로 대원들을 향해 걸었다.
“오후 훈련은 취소한다.”
당황스러운 발표다.
키리토와
그의 두 동행인의 제복을 보고 놀란 얼굴을 하다가
다급하게
지금가지 하던 행동들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전원 부동자세를 취하던 대원들은
키리토의 그런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키리토의 본모습을 보고
잔뜩 긴장했던 대원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다케다 이등육위.”
“예.”
“일주일 후에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같이 뛸 인원이 필요하다.
명단을 짜서
다카키 육장보에게 1달 장기 휴가 신청해라.”
다케다 이등육위는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표정이었다.
“명단 짤 수 있어?”
“맡겨주십시오!”
세모꼴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다케다가 답을 했다.
“전원 모두 실제 상황으로 인식시키고
신중하게 선발하도록.”
“감사합니다!”
엉뚱한 대답에
키리토는 풀썩 웃고 말았다.
키쿠오카에게
부대 운용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고
키리토와 다른 두 사람이 먼저 도쿄로 향한 뒤다.
키쿠오카 일등육좌는
다카키 육장보와 함께 막사의 탁자에 앉아 차를 마셨다.
“십 년은 늙어버린 느낌이군.”
다카키 육장보가
세수하는 것처럼 얼굴을 쓸어댄 다음
고개를 털었다.
“전화 한 통으로
주일 미군 사령부를 움직이다니,
미국 전 군의 전설이자 신화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고민할 것 없어요.
본대로만 느끼면 되는 겁니다.”
다카키 육장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무서운 사람은
자네하고 나키 선배님만 있는 줄 알았더니
세상 참 넓구만.”
“제가 무서웠어요?
저는 선배님 보면서
제가 나이 먹었구나 싶었는데요?”
“말도 마.
자네가 여기서 훈련 받고 돌아왔을 때
자네 눈빛이 아직도 생생해.
그때
자네가 막사에 들어오면
다들 알아서 긴장 타고 그랬어.
아까 보니까
키리토 군 아니 장군님 볼 때 대원들이 그러고 있더라구.”
키쿠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복이라고 생각하죠.
이렇게 실전에 바로 배치할 대원들을 키울 수 있는 능력자가
우리에게 와준 게 어딥니까?
대원들의 희생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발전하는 게
우리같은 공정대의 숙명이잖아요?”
“그래.
우린 그런 기회를 못 잡아서 울분을 삼켰었지.
애들 눈빛이 달라졌어.
죽을지도 모를 작전에
서로 가고 싶어서 안달하는 놈들이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군.”
똑똑똑.
다카키 육장보가 안쓰럽게 웃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뭐야?”
“휴가자 명단입니다.”
다케다 이등육위가
세모꼴 눈을 하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다카키 육장보는
‘벌써?’하는 표정으로
그가 건네주는 종이를 받아 훑었다.
“야, 임마!
오오하라는 몰라도
텐쿠치는 이제 백일 된 애가 있잖아!”
“육장보님께서 면담을 해주십시오.
저는 못 말립니다.”
“이놈들이 정말!”
다카키 육장보는는
다케다 이등육위를 노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것 말고도
육장보님께 대원들이 면담을 요청합니다.”
“왜?
무슨 문제 있어?”
“탈락한 대원들의 실망이 너무 큽니다.”
“하아!”
다카키 육장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식으로 키쿠오카의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키리토도
그에 걸맞는 전쟁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으니......
그리고
그 전에
마지막으로 그 전쟁 준비를 하기 전
해야 하는 일을
만약
키쿠오카가
방위성으로 다시 간 키리토를 따라가서 보았다면
너무 무서워서
도망을 치고도 남았을테니....
그 정도로
키리토가 방위성에서 한 일은
그의 상상 그 자체를
완전히 뛰어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