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불타는거 같아... 의무지원은? 팀원들은? 작전지역은?
아니야, 난 PMC, 사설 용병이야... 그딴건 없어.. 그냥 훈련 중이었을 탠대..
맞아.. 내 오른쪽 사각지대에서 큰 폭음이... 미친 교관새끼가 사람 바로 옆에있는데 폭약을 터트려? 이새끼도 진한이 같은놈인가? 아니면 몰래카메라인가?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냐?
사람을 기절시키고 이상한 곳에 놔두다니!
팔, 다리는.. 다 붙어있고 눈이 잘 안떠저...
“으아..”
몸을 일으켰다. 온 몸에서 격통의 비명이 들렸다.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게 되었고, 분명 낮에 훈련을 하고 있었을 탠데 지금은 한 밤이다.
거기에 우린 분명 사막지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은 숲이다.
상황파악을 하며 장비를 체크 했다.
총은 어디다 잃어버린지 모르겠고, 내게 있는건 소음기가 장착된 45구경 권총과, 예비탄창 2개
일반대검, 택티컬 ‘카람빗’ 나이프, 나침반, 단안 야간감시장비, 베스트, 군장과 결속해놓은 수통, 그리고 시계와 LR6 건전지 10개
‘이걸로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 시계를 확인했다.
14:32..? 확실한 몰래카메라를 위해 시계도 맞춰둔건가? 이딴 짓거리를 참 정성스럽게 하는구나.
숲..? 으로 보이는데? 하.. GPS나 휴대폰이나 다 숙소에 두고나온게 후회되는구나
무전기는 부셔진거 같고 어딘지 알아야 돌아가는데..
“@#@@##”
한창 당황하며 현상태 파악을 마쳐가는 그때 알 수 없는 말소리가 들렸고, 내 앞엔 사람으로 보이는 인영이 보였다.
처음 들어보는 억양..? 아니.. 말? 그러나 구름낀 밤하늘은 좀처럼 어두워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숲에선 위험한 인물들도 있을 수 있어서
빠르게 허벅지에 있는 45구경 권총을 손에 빼에들고 대강 조준한후 알고 있는 아랍어를 말했다.
“물러서!”
그러나 의문의 사람은 천천히 다가오면서 다시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아랍어 단어는 몇 개밖에 모르고, 거기에 아프간은 여러 언어를 사용하기에 아랍어를 못알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젠장! 우선 위협사격으로 오른발 30Cm 부근에 한발을 사격했다.
팍! 소리와 함께 소음기의 앞에 약한 섬광이 맺혔다. 그 소리와 섬광과 탄이 맞은 탄흔지의 흙이 튀면서 다가오던 사람은 잠깐 멈춘 듯 했지만
이내 다시 다가왔다.
나는 두려움과 왠지 모르는 이상한 기운에 머리쪽에 조준한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과거 군 시절에 게릴라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방국 D분견대나, 개발단 인원들의 민간인 조우와 그 민간인이 무장단체에게 미군의 존재를 폭로하고, 그로인한 포위 그리고 섬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름 군 복무와 PMC생활로 잔뼈가 굵은 나였지만 정말로 겁이 났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렌턴을 눈에 비춘것마냥 한순간 눈이 부실정도로 빛이 났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니?”
청아하고 맑은 울림의 여성의 목소리였다.
“한국.. 말..?”
당황하여 권총의 총구방향이 땅으로 떨어졌다.
“아! 안심해 해치려는건 아니야. 곤란한 일이 생겼나보네?”
“아?..”
“우선 따라 올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한 힘이 총을 잡은 오른팔을 잡고 끌었다.
뭐.. 뭐야 왜 이렇게 힘이 센거야?
“잠 잠깐만!”
“금방이면 되니까”
내 외침도 무색하게 빠른속도로 날 이끌었다. 오른손에 쥔 권총은 그대로였고, 밤길의 숲속을 불빛 하나 없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다니.. 그것도 무월광(無月光) 시기에.. 뭐하는 사람이야!
그러곤 어느 동굴로 보이는 곳까지 날 이끌었다.
“왜 이곳에?”
“후훗”
내가 의야해 하자 기분 좋은 듯 웃는 소리가 났고, 이내 처음에 이 사람을 만날 때 보았던 빛이 온몸을 감쌌다. 눈이 부셔 눈을 감았다 떳을 때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방금까지 분명 캄캄한 밤이었고, 날씨도 쌀쌀한 늦가을의 날씨였지만
이곳은 분명.. 낮이다. 그것도 봄날의 따듯한 낮이었고 앞에는 인터넷에서만 보던 해외 유명 저택처럼 커다란 저택이 있었다.
“으에에에엥?!”
너무 놀라서 괴상한 소리를 질렀고 ‘뿔달린 여자’를 멍하게 처다봤다.
뭐? ‘뿔달린’..?
“뿌.. 뿔?”
“반가워. 내 레어(Lair)에 온걸 환영해!”
레어..? ‘굴’이란 거지? 여긴 굴이 아니잖아!
“저기! 당신은 누구고, 여긴 어디고, 그 뿔은 뭐냐고! 몰래카메라도 적당히 해야지 재밌지 1절도 아니라 2절 3절까지 하면 재미가 아니라 짜증이 난다고!”
화가 났다. 우롱당하는거 같았다. 짜증이 치솟았고 분개했다.
“여긴 소로트 왕국의 산맥이고, ‘드래곤 산맥’으로 불리고 있고, 나는 산맥의 주인으로 불리는 블랙드래곤 ‘리아’야.”
당황하며 화내는 나에게 차분하고 나긋하게 자신의 소개와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었다. 드래곤이라니 너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이다. 특전사 시절 팀 막내 ‘성현’이라면 분명 좋아하겠지. 그 녀석 게임이나 만화를 좋아했으니까.
그렇지만 난 절대 사양이라고! 좋아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으니까!
소개를 듣고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칠흑색 머리는 길게 늘어뜨려 허리에 와있고, 얼굴은 일류 최고의 조각사가 조각한 것처럼 아름다웠고, 눈은 심연의 색처럼 머리칼과 같은 빛마저 흡수 할 거 같은 칠흑색 눈이었고,
중세풍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레이스 달린 스커트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펑퍼짐한 옷에도 숨길 수 없는 몸맵시가 보였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건 역시 뿔이었다.
관자놀이에 솟아난 뿔은 땅 쪽으로 솟아난 양뿔과 닮았다.
뚫어지게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귀여운 소녀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상냥하게 물어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아직도 잡힌 오른팔을 뿌리쳤다.
“아 아뇨! 아무것도”
살면서 보았던 많은 여성중에 단연 최고의 미모라고 생각했다. 아직 상황파악이 정확히 안됬지만 손에 쥔 총의 조정간을 안전에 맞춰두고 오른쪽 허벅지에 있는 홀스터에 넣고 결속을 했다. 그런대 긴장이 풀린 탓인지 내 배가 꼬르륵 거렸고
‘리아’라고 소개한 여자가 웃으면서 식사를 준비해주겠다고 했고, 그 동안에 우선 씻으라고 하며 목욕탕을 안내해줬다
‘리아’ 라고 말한 ‘뿔달린 여자’, ‘드래곤’이라고 소개를 하고, ‘소르트 왕국’? 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다.
그리고 여기엔 어떻게 온거야? 방금까지 무월광의 깊은 밤이었고, 시계는 14시에 맞춰져있고, 난 왜 팀 훈련중에 밤까지 방치된거지?
의문들이 계속 솟아났고, 가장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훈련 중에 방치된 것에 대한 배신감이었다.
복무를 하면서 배신으로 ‘제대 당했고’ PMC로 들어와선 훈련 중에 장난 비슷한 따돌림을 당하며 몰카를 당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젠 그냥 내가 평소 생활을 잘못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동양인’이라서가 아닌 ... 분명 실력으로 내 ‘존재가치’를 증명했고 인정받았다 생각했는데..
속으로 고민을 하며 탈의를 끝내고 거울을 봤다. 거울에는 피보다 진한 핏빛의 붉은색 눈, 눈과 같은 붉은 적발을 귀까지 길은 ‘단발의 여자’가 보였다.
‘여자’?
거울이 아니라 TV광고 몰래카메라처럼 초 고화도 TV로 거울인척 할 수 있단 생각에 순간 당황하여 내 몸을 만지작거렸다. 역시나 거울에 비춰진 ‘여자’도 나와 같이 몸을 만지작거렸다.
가슴은 아주 살짝 봉긋하게 올라와 있었고, 내가 내 몸을 봤을 때 나의 분신이자 30년간의 즐거움.. 아침에 나보다 먼저 일어나 항상 인사를 해주었던 녀석이 사라져 있었다.
“으아아아악!!!”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를 질렀다.
기초공수 훈련 받을 때, 특수수색 훈련 받을 때, 산악전문요원등 교육을 받을때도 소리를 질렀지만, 이보다 크게 지른적은 단연코 없었다.
꿈일꺼야! 시발 꿈일꺼야!
꿈이라 생각하고 빨리 깨고자 볼을 꼬집었다. 그렇지만 깨지 않았다.
“윽”
이러긴 싫었지만 심호흡을 하고 결심을 하고 오른손 주먹을 꽉 쥐고 내가 내손으로 젖먹던 힘까지 내서 얼굴을 때렸다.
퍽!
너무 아파서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코에는 코피가 맺히다 못해 줄줄 흘렀다.
그리곤 거울을 봤다. 여전히 성인이 되지 못해 보이는 모습과 핏빛 머리칼과 핏빛 눈, 그리고 코피
분노의 5단계라고 했었나? 처음 들었을땐 개소리라고 했었는데 아닌가보다 하하
내가 뭘 잘못했다고, 군 복무부터 PMC까지 ... 난 그저 먹고 살려고 .. 돈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살고 드림카를 몰면서 돈 많은 백수 하고 싶었던 꿈이었는데..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거지? 처음엔 당황해서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내 목소리가 톤이 높았었다.
거기에 ‘리아’라는 사람(??)은 나를 ‘소녀’라고 했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아무 생각이 없다. 입으로 중얼거리며 목욕탕에 들어왔다. 정신없는 상태에서 사람이 행동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적지에서 복부에 총상을 입었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었다.
다 씻고 나와 보니 간편하게 입을 드레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원래 입었던 옷을 찾아보니 가져갔는지 없었다.
“하아..”
채념을 하고 주섬주섬 입고 탈의실을 나오니, ‘리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어울리네~ 이쪽으로 따라오렴.”
그렇게 말하곤 무언가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안내했고, 축 처진 상태에서 따라갔다.
이게 몰래카메라면 분명 끝이 있을 태지. 실컷 웃어두라고 새끼들아!
복도를 쭉 지나 고풍스러운 문을 열고 리아는 들어갔다.
처음엔 놀랬다. 영화에서 보았던 긴 식탁이 있었고, 그 위엔 촛대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그리고 상석엔 리아가 앉았고, 자신의 오른쪽 맞은편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자리에 앉자마자 식기와 냅킨이 ‘날아’왔고 살포시 내 앞에 놓여졌다.
“우왓!”
오늘 하루 놀래는 일만 연속이지만 또 놀랬다. 부끄러운 소리를 입으로 냈다.
분명 쳐 웃고 있겠지 ‘잭’새끼!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싶어서 날아온 식기를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와이어는 없는데?
“마법이라는 거야.”
“네에?!”
쭉 내 모습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보던 리아는 ‘마법’이라고 말했다.
“우선 배고플테니까 식사를 마치고 이야기 하자구나.”
“네..”
그렇게 말하고 기다리는데 이번엔 카트에 실린 요리들이 테이블로 날라져왔다.
포크와 나이프가 3개씩...
“저기 .. 저 이런 예법은 모르는데요?”
“푸흐흐 괜찮으니까 맘 놓고 먹으렴~”
돈이 아까워서 레스토랑 요리는 한 번도 안 먹어봤고, 미국에서도 저렴한 정크푸드나, 시리얼,
아프간에선 주는대로 받아먹기만 했었다. 아니면 ‘잭’이 해주는 바비큐들을 먹었고..
한 스푼 떠먹으면 끝나는 샐러드, 고기, 생선, 이상한 빵, 케이크, 커피
이 모든 게 한 번에 주는 게 아니라 하나 먹으면 또 하나, 또 하나 순차적으로 나왔다.
국밥이었으면 한큐에 배불렀을 탠대..
감질나게 주니까 계속 먹게 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제껏 빈속이었는지 배가 어느 정도 채워지자 당황했던 모습이나, ‘리아’라는 사람에게 보인 모습, 소리친 모습 등이 생각이 났다.
그러자 부끄러워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낄 때 즘에 리아가 입을 열었다.
“이곳과는 다른 세계에 있던거지?”
다른 ‘세계’? 다른 ‘나라’가 아니라?
얼굴에 의문이 묻어난 채로 리아를 바라봤다.
“네가 입고 있던 옷이나, ‘무언가 나간 막대’나, 가지고 있던 물건도 처음 봤었고 하는 말도 처음 들어보았어.”
“네? 그치만 지금은..”
말은 지금 통하잖아? 무슨 말이지?
“드래곤은 ‘언약의 종족’이야. 이 세계가 창조될 때 세계의 사랑을 받아 강력한 힘을 받았어. 그렇지만 너무 강하기 때문에 자칫 세계가 드래곤을 품지 못하기에 몇 가지 제약일 두었고, 그중에 하나가 ‘언약’이야. ‘언약’은 말로서 이뤄지는 약속이나 거래 같은 모든 것.
그 약속을 어기면 ‘자아’와 ‘의지’를 잃고 용족으로서의 힘도 잃지. 때문에 세계는 드래곤에게 모든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거나 말할 수 있는 힘을 주었어. 세상에는 교묘하게 말 한마디로 계약을 뒤집는 버릇이 있는 자들이 있어서 말이야. 지금 이야기 하는건 의지가 포함된 언어는 말하고자 하는 의지로서 전달되는 방식이야.”
리아의 말로는 약속이나 계약을 속이는걸 방지하기 위해 ‘의지’가 들어간 말은 서로 알아들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말들이 사실이라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야한다.
“다른 세상에서 온 거 맞니, 소녀야?”
“아마 맞을 거 같아요. 아직 상황이 잘 파악이 안 되니까 확답 드릴 수 없지만. 그리고 전 원래 남자에요..”
“푸훗”
“왜요!”
“아니, 미안, 그치만 이렇게 귀여운 애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아마 네 말이 맞겠지? 가끔씩 있단다. ‘다른 세상’에서 ‘이쪽’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위세상’에서 이쪽으로 넘어 오기에 보통 그들은 누군가의 ‘사역마’나 ‘노예’가 되곤 하는데, 아무래도 넌 ‘상위 세상’에서 넘어 온거 같구나. 종족은 ‘마족’이려나?”
“일단은 ‘인간’이에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난 인간이여서 인간이라고 대답했다.
리아의 눈에 무언가 반짝하는 느낌이 났다.
“너는 느낄지 모르겠지만, 너의 몸엔 지금 ‘마기’가 느껴진단다?”
“‘마기’요?”
“그래 ‘마기’는 보통 ‘마인’이나 다른 차원의 존재인 ‘마족’ 그리고 ‘마왕’이 사용을 한단다.”
“솔직히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전 ‘이규호’ 라고해요.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자꾸 소녀, 너, 네 등으로 불리니 좀 그렇다. 그래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청했다.
“이름을 말한 거 같은데, ‘상위세상’에서 온 게 맞는 거 같구나, 도저히 이름이 들리지 않아.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웃으면서 내 의중을 먼저 물어본다. 이런 경우 살아오면서 겪은 건 두가지다.
먼저 첫 번째는 이미 결정한 상태에서 상대의 의중을 물어본다.
두 번째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물어본다.
후자의 경우는 상관없지만 전자의 경우는 이미 결정한 사안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 답변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생각하신 것이 있으시면 그렇게 해주세요.”
난 전자를 택했다.
“그럼 내가 이름을 붙여줄게. 이제부터 네 이름은 ‘지나’야.”
“지나..”
어감이 마음에 들었다. ‘여자’의 이름으로서는 그러나 나는 지금 외모는 여자라도 ‘남자’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니 서글퍼졌다. 정말 ‘몰래카메라’라고 한다면 이쯤에서 끝내주길.
“마음에 안 드는 거니?”
“아, 아뇨, 그게. 여자애 이름 같은대.. 전 원래 건장한 남자였어요. 이렇게 되기 전에는 군인이었고 용병일도 했었어요.”
“지나가 여자가 된 이유도 어느 정도 알거 같기도 해.”
하아.. 내 말은 가볍게 무시하는 건가?
“이유가 있는 건가요? 그저 동료들이 놀리는 기분이에요.”
내 감정을 솔직하게 내뱉었다. ‘리아’의 말을 모두 신용하지는 않지만, 정말로 만약에 이곳이 ‘다른 세상’일 경우엔 고아원의 생활보다 더욱 혹독해 질 것 같다.
“지금 지나의 몸은 나의 ‘용안’으로 봤을땐 ‘마력’과 ‘마기’가 공존하지만, ‘마기’가 더욱 강하게 존재하고, ‘마력’이 ‘마기’의 폭주를 막아주는 것처럼 보인단다.”
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나왔다. ‘마력’, ‘마기’
“무슨 말인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마력’이란 모든 세상의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고,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이 되는 힘이야. 이를 활용해 ‘인간 종’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체내에 흡수하고 강력한 ‘마술’이나 몸을 강화하는 ‘투기’, 검이나 무구를 강화하는 ‘검기’로 활용한단다.
그리고 ‘마기’는 ‘마족’이나 ‘마인’아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힘으로서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마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먹거나, 그들의 ‘마력’을 흡수하거나, 같은 ‘마기를 가지고 있는 존재’를 먹어서 강하게 한단다.”
알아들을 수 없던 의미들을 상냥하게 설명한 ‘리아’는, 차를 홀짝 마시면서 내 눈을 웃으면서 응시를 했다.
“정리하자면 ‘마력’은 보통의 인간이 사용하고, 대기에 존재하는 거고, ‘마기’는 ‘마인’들과 ‘마물’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그럼 저는?”
“‘지나’는 기운만 봤을 땐 ‘마인’보다는 ‘마족’에 가깝게 짙은 ‘마기’를 가지고 있지만, ‘마력’이 마기의 표면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아마, 일반적인 마술사나 ‘메직아이템’으로 감정을 했을 때는 미약한 ‘마력’만 감지된단다. 그렇지만 ‘감지되는 것’과 ‘보이는 것’은 달라. 용안으로 본 ‘지나’의 모습은 마기가 강렬하게 보여.”
하.. 이 말이 사실이면 난 지금 인간도 아닌 무언가가 되어 버린 걸까? ‘다른 세상’, ‘다른 성별’ 그 다음은 ‘다른 종족’이냐! 웃기지 말라고! 장난이면 빨리 끝내라고!
“후훗, 거짓말이나, 장난이 아니란다.”
“에엣?!”
내 생각을 들킨거 같아 화들짝 놀라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럼 전 왜 이 세계에 온 걸까요?”
“보통은 ‘지나’가 있던 세계는 우리가 있는 세계보단 존재가 더 큰 ‘상위세계’ 일거야. 그리고 오게 된 계기는 아주 적은 가능성이지만 큰 ‘마력’과 비슷한 수준의 ‘마기’의 충돌로 인해 세계의 균열이 열렸고, 우연히 ‘지나’가 있던 세계에 도달한 거고, 그 힘으로 인한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세계의 의지가’ 충돌한 ‘마력’과 ‘마기’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했으나?”
“그 힘을 돌려보내기 전, 이미 지나와 융합을 한거 같구나.”
“그럼 제가 여자가 된 이유는요?”
가장 궁금한 내용이다. 살면서 솔직하게 ‘여성이 되고 싶다.’ 는 생각해 본적이 있으나, 이런 어린애가 아닌 ‘연예인’이 되어 보고 싶었던 거고, 나름대로 남성으로서 정말 행복한 시간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는 정말 싫다. 드레스도 불편하고, 저런 미인을 눈앞에 두고도 ‘야한생각’이나 ‘연애감정’조차 들지 않는다.
“아마 ‘남성의 그것’은 무언가 품기엔 힘든 모양이니까~ 일까나?”
생긋 상큼하게 웃으면서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건 명백한 성희롱 같은 느낌이다.
“저는 원래의 삶이 힘들었어도 나름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어요. 모아둔 돈도 나름 있었고, 당장 돌아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나는 리아의 말을 믿기로 했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발전했더라도 몸을 바꾸는 행위는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PMC파견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 거액의 금액이 몇 개월 뒤면 내 손에 들어올 참이었다.
“지금은, 힘들 거 같구나?”
단박에 거절이다. 힘이 있고, 놀라운 마법을 부리는 ‘드래곤’이 단번에 힘들다니!
“왜죠?!”
“지나와 융합한 힘들로 인해 다시 ‘저쪽 세계’로 지금당장은 보낼 수 없을 거 같구나.”
“지금당장은 안되더라도 이 힘들이 없어지면 가능한 건가요?”
“‘상위세계’에서 오는 사람은 가끔씩 있어도 다시 돌려보내는 거는 연구를 해 봐야 될 거 같구나.”
“시간이 오래걸려도 꼭 돌아가고 싶..어요..”
돌아가고.. 싶을까? 그치만 난 고아였고, 가족도 없고.. 돌아가면, 다시 총과 살인의 세계에..
아냐아냐! 그래도 PMC 동료들이 있어! D분견대 출신 ‘콧수염’ 잭이나, 늘 나보고 칭챙총이라 놀리는 ‘리차드’나, 매번 커피를 내게 쏟는 ‘제임스’나, 바비큐 파티에서 내 접시를 ‘실수로’ ‘자주’ 땅에 떨어트리는 ‘센’이나...
시발 생각해보니까 나쁜놈들이네? 돈 때문에 참았고, 제임스와 현역시절 정 때문에 참았는데!
“돌아가고 싶니?”
“아니, 꼭.. ‘그렇지 않다.’라고 해야 하나?..”
내 생각을 꿰뚫어 보듯 리아는 내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래도 용병 수익이 나올 예정이었으니, 몇 년 더 고생해서 큰돈을 모아서 돈 많은 백수의 꿈을 생각하면..
“천천히 돌아가도 될 거 같습니다!”
“후훗, 그럼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필요한 걸 알려줄게, 그리고 돌아가는 방법도 찾아볼게 대신.”
“대신?”
“지나를 ‘연구’하게 해줘,”
생긋 기분 좋게 웃으며 위험한 말을 한 거 같다. ‘연구’라니 해부당할 거 같다.
“‘해부’하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드래곤’ 미녀와 ‘속은’ 아저씨인 용병 ‘소녀’의 이 세계의 생활이 시작된거 같다.
라노벨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쓰고 싶습니다.
1화까지 업로드 후 매주 일요일 혹은 목요일엔 1개 화씩 업로드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