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리 파크'라는 어느 공원이 있었습니다.
자파리 파크는 동물들도 뛰어다니고 나름 재밌는 기구들도 많았지만 동물들에게 활기가 없었기에 얼마 안가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공원을 만든 '카도카와'에서는 머리를 맞대어 공원을 가꿀 방법을 생각하다가,
'나무라도 심어보는게 어떨까?'
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반쯤 공원을 포기한 관리인들은 적어도 모양새라도 내보겠다는 심정으로 이에 동의했고, 관리인들을 시켜 적당히 '타츠키(立つ木/たつき)'라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비록 잎은 많이 부족했지만, 크고 아름답게 자라준 모습에 동물들은 활기를 얻었죠. 나무를 타고 놀고, 나무 그늘에서 잠도 자고. 기댈 곳이 없던 공원에 타츠키가 생기면서 동물들은 타노시했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타노시해지면서 공원에 많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호황을 본 카도카와는 생각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건 좋지만, 크고 아름다운 나무 하나만 덜렁 있어서는 초라해. 우리에게는 더욱 변화가 필요해!'라고요. 거기다 이대로 타츠키의 그늘에 가려질 수만은 없었죠. 그래서 카도카와는...
타츠키를 잘랐습니다.
공원을 가꾸는데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여긴 카도카와는, 공원에 활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볼거리를 가차없이 잘라낸 카도카와는 이후 아낌없이 공원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중대한 실수를 잊고 있었습니다. 공원이 왜 활기를 얻었는지를요. 공원의 활기는 공원에 타츠키가 있던 자리에 전혀 다른 나무들을 조잡하게 심고, 무작정 화려하게 색을 칠하고, 기구의 수를 무작정 늘린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게 아니였어요.
공원을 본 사람들은 야유했습니다.
'이게 무슨 자파리파크야?'
'타노시하지 않다고!'
'동물들이 타츠키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
그 말을 듣고 카도카와에서는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린 짐승이 아니라서 모르겠어.'
그러고는 공원에 온 사람들 앞에서 타노시하지 않은 동물들을 사람들에게 사과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반성은 못할 망정, 공원에 사는 죄없는 동물들을 방패삼아 책임을 피하려는 카도카와의 모습에 사람들은 하나둘 다시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무슨 죄일까요? 타츠키는 결국 왜 잘렸던걸까요?
그들은 몰랐습니다. 동물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그냥 사람이였으니까요. 그랬기에 카도카와는 오늘도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공원을 가꾸며 다시금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