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로센(Hairosen) 왕국 서북부 지역 수도인 그랑포스트(Capital of GranPost) 에서도 한참 떨어진 ‘시미터 해협’ 끝자락에 위치한 항만도시 베스테(Port city Vestte)는 4년 혁명 이후 국가재건과 경제 재건이라는 명목하 국왕 하이로센 1세의 칙령에 따라 전방위로 개방되어 급속하게 발전된 도시들 중 지리적 특색 때문에 다양한 인종이 유입되었고 그에 따라 문화, 상업, 조선술등이 다채롭게 성장해 간 도시였다.
때문에 엘프나 드워프의 모습은 도시 이곳 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아인종들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도시였고 그들이 섞여나가며 성장해온 도시답게 건축양식이나 색채 또한 이채롭게 빛나는 도시였기도 하다.
허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여러 사람과 인종들이 큰 제약 없이 드나들 수 있었던 도시이면서 수도인 그랑포스트 에서도 멀리 떨어져있어 신생정부가 쉽게 컨트롤하기 어려운 상태의 도시였던 지라 각종 범죄집단이나 노예거래 같은 것이 암암리에 성장해온 도시이기도 했다.
그러한 도시답게 정형화 되진 않았으나 사회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하베스터(Harvester)’ 라고 불리는 도시만의 노예계급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를 구성하는 대부분은 혼혈인종(엘프+인간, 드워프+인간, 수인종+인간 같은 부류 통칭 ‘쉐이커’)이거나 전쟁고아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르는 소위 승천자(Ascendant)라고 불리던 자들의 하베스터 차별은 하베스터 들을 도시 외곽이나 항만근처에 자리잡게 만들었고 발전된 도시의 시설이나 혜택은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승천자(Ascendant)’ 그들만의 것이었다.
그렇게 왕국인 이었으나 왕국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하베스터
들은 이젠 승천자들 에게 의지 아닌 의지를 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몇 가지 예로 승천자 들이 소유하고 있는 어선에 탑승하여 어업을 대가로 일당을 받는 다던지 위험지대 에서의 약초 채집이나 승천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에서 일을 해주고 대가를 받는 방식이 대부분 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벌이가 시원치 않았고 육체적인 능력이 뛰어나거나 마법적 재능이 발현해 작은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수인이나 쉐이커인 하베스터 들은 승천자가 운영하는 불법단체에 소속되거나 범죄조직에 가담하여 약탈과 강도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하베스터 등을 사로잡아 노예로 거래하는 등 범죄행위에 가담하여 생계를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왕국에서도 이들을 와해시키려 감독관이나 귀족들을 파견하기도 했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져버린 규모의 범죄조직들의 수장들은 오히려 이들을 뇌물로 포섭하여 눈을 가리기 일쑤였고 결국 제어 불가능한 상태까지 와버린 승천자들의 불법적 행위들은 베스테의 한 면을 지배하게 되었다.
결국 수많은 하베스터 들은 왕국이 해결 해준다는 기대감보다 승천자들이 주는 약간의 보상에 기대하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들이 강해져 이 도시만의 기형적인 생리에 순응해 가기 시작했다.
“프로이데 양 오늘도 수고했어요 여기 오늘 일당이에요”
그렇게 말을 마친 여관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는 ‘프로이데’ 라고 불린 여성에게 4셀런이 들었다며 짤랑거리는 주머니를 넘겨주며 말했다.
‘4셀런’ [셀런 동화] [겔런 은화] [미엘런 금화] 로 이뤄진 하이로센 왕국의 화폐제도는 10셀런당 1겔런의 가치를 가졌으며 5겔런은 1미엘런으로 교환 할 수 있었다.
4셀런을 하루 일당으로 쥐어든 프로이데 라는 여성은 작은 액수임에도 불구하고 한손으로 소중히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한 손으로 받아 드는 자칫 건방져 보일 수 있는 행동에 비해 그녀의 입에선 공손함이 깃든 답례의 인사가 이어졌다.
“세르핀 씨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저…내일..뵙겠습니다.”
내일 이라는 부분에서 프로이데는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오른팔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은 어깨에서 팔꿈치 보다 약간 위쪽까지의 부분만 남아있었다.
노동력이 곧 경쟁력이기도 한 하베스터 신분이였던 그녀를 오랫동안 써주는 승천자들은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도 곁에두려던 승천자들은 그녀의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기품있는 얼굴과 관리하지 못했음에도 허리춤까지 뻗어 내려온 비단결과 같은 흑발의 머리, 호수를 담고 있는 듯한 에메랄드 빛 눈동자, 승천자들 처럼 잘 먹지는 못해 왜소해 보였으나 마냥 여리지만은 않은 탄탄한 몸매에 욕정을 품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자신을 계속 고용해주고 있는 이 ‘시미터의 손잡이’ 여관은 프로이데 에겐 둘도 없이 고마운 장소이며 이 여관의 주인 세르핀 또한 그러했다.
4셀런을 받아들고 공손하게 인사를 마친 후 프로이데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이는 세르핀을 뒤로 하며 여관을 빠져나왔다. 프로이데는 평소답지 않게 주머니로 임금을 준 사실에 의아해 하며 주머니의 매듭을 풀며 생각에 빠졌다..
‘이상하네.. 평소엔 주머니로 주시지 않았었는데…’
입으로 매듭을 물고 왼손으로 매듭을 풀어본 프로이데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주머니 안에는 4셀런이 아닌 4겔런이 들어있었고 무언가 적어둔 듯한 종이가 들어있었다. 프로이데는 주변에서 눈치채기 전에 4겔런의 은화를 재빨리 자신의 낡은 치마주머니로 옮겨 담고 들어있던 종이에 써진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프로이데 양!
프로이데 양이 우리 여관에 온지 벌써 1년이 됐네!
그리고 올해로 성인이 되었다면서?
생일이 언제인지는 몰라서
여관에 온 날을 생일이라고 생각하고
축하의 의미로 좀 더 넣어놨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프로이데 양!]
휘갈겨 써진 글씨들을 보면서 프로이데는 눈물로 시야가 흐려짐을 느꼈다 어떤 남자의 손에 이끌려 베스테에 온지도 벌써 8년이 지났다. 어릴 적 기억은 하나도 없었고 자신을 데려온 남자는 프로이데가 어릴 적 사고로 팔과 기억을 잃었고 자신의 이름은 ‘프로이데’ 라는 정도로만 설명을 해줄 뿐 자신이 정확하게 어떤일을 겪었는지 알고 있음에도 그에 대해선 이야길 해주질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자신을 데려온 남자는 2년전 바쁜일이 있다며 나간뒤에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베스테에서 연고도 없이 외톨이가 되어버린 프로이데는 .’삶’ 이라는 적과 싸워야만 했다 처음 약 1년간 이런 일 저런 일 들을 전전하다가 정착하며 일하게 된 곳이 이 ‘시미터의 손잡이’ 여관이었던 것이다
.
‘감사합니다. 세르핀씨…’
베스테에 정착하고 그 남자가 떠나버린 뒤 처음으로 따스함을 느낀 프로이데는 호수가 넘치 듯 흐르는 눈물을 닦고 편지를 소중하게 접어 자신의 스커트 앞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큰 돈이 생기게 된 프로이데는 들뜬 마음으로 중앙 상점가를 가보기로 결심했다. 꽤 오랜시간 걸었을까. 드디어 중앙 상점가에 도착한 프로이데는 상점가를 열심히 두리번 거리다 문득 옷들이 여럿 진열된 쇼윈도에 시선을 빼앗겨 버렸고 무언가에 이끌리듯 의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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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력한 실력이지만 잘 풀어내보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11.16 13: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