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훨씬 전에 한 소년이 있었다.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소년은 항상 웃었다.
또한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스마일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소년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그의 인기는 극에 달했다.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과 미소를 받으며 집을 나서며,
학교를 가는 길에도 이웃들이 미소와 함께 인사하고,
학교에 도착하고도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의 중심에 항상 그 소년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부모님의 미소가 담긴 키스에 소년은 잠든다.
그런 나날 속에서 소년은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을 웃게 만들수 있다.
미소를 선사할 수 있다.
행복을 전할 수 있다.
그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나는 대단하고 멋진, 재밌는 사람이구나...
소년은 매일밤 잠들기 전에 되새겼다.
되새김은 그를 행복함, 그를 넘어선 만족감, 그 속에서 잠들게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였다.
어째선지 그 날 밤은 부모님 누구 한분도
침대에 누워있는 소년에게 굿나잇 키스를 전하러 오지 않았다.
한참을 누운 채 기다리던 소년은
잠시 눈을 닫고 귀를 열었다.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항상 웃음이 가득해야할 소년의 가정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옥타브의
귀를 핥퀴는 소리
소년은 그 소리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동시에 높은 음을 가진
각각 얇고 굵은 음색을 가지는
조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엉망진창의 합주.
생전 처음 듣는, 웃는 소리가 아닌 망가진 소리들.
그는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침대에서 일어나
살짝 열려있는 방문을 향해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명확한 음을 가지지만 알 수 없는...
그것은 단어들이었다.
날카롭고, 크고, 아픈,
소년은 이해 할 수 없는 단어들이었다.
분명한건 웃을 때 나는 소리도, 나오는 단어도 아니였다.
소년은 용기를 내어
방문에 다가갔지만 왠지 모를 두려움에 문틈 사이로 지켜보았다.
"이혼해! 이혼하자고! 씨-ㅂ!!"
소년은 문장 속에 한 단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 해! 하자고! 근데 %%%은 누가 키울 건데! ㄳㄲ야!"
내 이름이 들리는 구나.
그는 숨 죽여 문틈을 보았다.
부모님 두분이 기분나쁜 소리의 원인이였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그가 본 것은
증오
분노
폭력
파괴
고통
눈물
그는 분명히 보았다.
하지만 그것들을 정의할 단어는 당시 그 나이에 알 수 없었다.
보고 느낀것 일 뿐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너무 어려서 이해하지 못 했을까?
아니.
그 모든 것들이 웃음이 가득했던 그에게 처음이였고
또한 그 모든 것들이 동시에 그를 덮쳤기 때문에 더욱이 이해 할 수 없었다.
마치 인생을 살면서 서서히 깎여갈 동심의 조각이
단 한순간에 깨진 것 같았다.
그리고 더욱이 그를 아프게 하는 것은
그 언쟁속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사실이였다.
혹시 나때문에 행복하지 않는 건가?
나때문에?
나?
허나
그 질문에 대답해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문을 닫고
침대로 돌아가
눈을 닫고 귀도 닫고.
어둠의 창이 닫히고 햇빛이 그 창을 열어주길 기달릴 뿐.
계속
만화로 그릴려다 역량이 안되서 시나리오랑 삽화? 만 두고 갑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