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시점]
나룻배를 타고있는 신애 할머니[본 작품에서 신애 할머니의 외형은 26세에 멈춰있음.] 뱃사공인 저승사자가 노를 젓고 있고 신애 할머니는 배에 걸터 앉아 발을 배 밖으로 빼낸 뒤 참방참방 물을 튀긴다.
[할아버지 시점]
[배경] 병원
74세 할아버지 한재규씨는 악화되는 건강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자신을 돌봐줄 가족 한 명 없다. 일평생 일만하며 모은 돈 전부를 병원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죽을 때까지 입원 할 수 있게 된 할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간호사 윤예지가 담당으로 들어오고 자신의 수발을 들어주는 예지에게 재규 할아버지는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아내인 신애 할머니의 이야기를 늘여놓는다.
항상 아내와 함께 했던[가게를 차려 장사를 시작했던 일, 심한 몸살 감기에 걸렸을 때 아내가 간병을 해준 일, 가게가 결국 망했던 일, 귀농을 결정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던 일]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재규 할아버지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들을 짓고 예지는 그렇게 금술이 좋으시나며 재규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재규 할아버지께 단 한 명의 가족도 없다는 이야기를 생각해내고 재규 할아버지의 배우자분이 26세에 사망했다는 이야길 들은 예지는 재규 할아버지께 이에 대한 걸 물으려 하지만 병실에 홀로 앉아 허공에 이야기를 하고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연출
1. 할아버지가 즐겁게 떠드는 모습
2. 신애 할머니가 그 이야기를 듣고 소녀같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모습
3. 놀란 표정의 예지
4. 저녁 노을이 드는 쓸쓸한 분위기의 병실 안에서 홀로 떠들고 있는 재규 할아버지와 입구에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예지
[할머니 시점]
여전히 양 발을 참방이며 물을 튀기던 중 나룻배가 나루터에 정박하고 저승사자는 말 없이 할머니를 바라본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나루터에 멍하니 시선을 던지던 할머니는 미안한 듯 저승사자를 바라보고 저승사자는 고개를 앞으로 돌린 뒤 다시 출항한다.
[할아버지 시점]
다음 날, 여전히 간병을 하던 예지는 멍하니 계시는 재규 할아버지께 조심스레 할머니는 어디 가셨냐 질문하고 할아버지는 잠시 나간 것 같다 답한다. 그리고 뭔가에 집중하는 걸 보고 뭘 하시냐 예지가 질문하자 할아버지는 반듯이 잘 접힌 종이학을 보여주고 예지는 상상이상의 할아버지 손재주에 감격한다. 할아버지는 아내가 종이학을 좋아해 항상 접는다 말하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몇 마리 종이학을 본다.
[할머니 시점]
노를 저으며 나아가는 배에서 멍하니 시선을 던지고 있던 할머니는 강가에 홀연히 자리잡고 있는 백일초를 발견하고 배 밖으로 몸을 내밀어 냄새를 맡는다.
[할아버지 시점]
의사를 찾아가 재규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예지, 의사는 재규 할아버지의 병명들을 말해주지만 개인적인 정보 같은 게 없냐 묻고 의사는 잠시 고민하다가 재규 할아버지는 아주 옛날 이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으며 그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분이 사망했다고 말한다.[예지가 처음 재규 할아버지에 대한 걸 물을 때 의사는 뭘 묻는지 알지만 대답을 회피하는 투로, "그건 왜?" "뭐 때문에" 같이] 그리고 그 뒤로부터 재규 할아버지는 죽은 할머니가 살아있는 양 행동하게 됬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며 참 안타까운 일이라 말한다.
이야기를 들은 뒤, 예지양은 입원실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허공에 얘기중인 재규 할아버지를 보게 된다. 그 모습에 담시 고민하던 예지는 무슨 얘기 중이시냐며 마치 할머니가 있는 등 행동하고 할아버지와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실제로 계시는 것 같이 맞장구를 맞추며 할아버지가 기뻐하시는 모습에 예지도 기뻐하지만[한편으로 씁쓸] 어느 날, 꽃병에 든 꽃 한 송이를 따 할머니의 머리에 달아주는[허공이기 때문에 꽃이 떨어져 버림] 모습에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연출
1. 꽃을 따서 줄기를 다듬는 할아버지
2. 그 꽃을 뻗는 할아버지 "자"
3. 수줍은 모습으로 홍조를 띠우는 할머니, 곧 미소지음
4.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귀에 꽃을 꽃아줌. [앳된 모습의 할머니 얼굴에 비교되는 주름살 잡힌 할아버지의 손]
5. 할머니의 귀를 타고 흘어져 내리는 꽃
6. 바닥에 떨어짐.
7. 허공에 손을 뻗고 있는 할아버지와 그 모습을 어색한 미소를 띠운 채 보고 있는 예지
8. 점점 예지의 표정이 요동치고 이내 울음을 터뜨림.
9. 예지의 모습에 왜 그러냐 당황하며 달래는 할아버지
[센토리아 : 고독]
[할머니 시점]
나룻배 밖으로 팔을 뻗은 채 강물에 손을 담구고 있던 신애 할머니는 아무도 없는 나루터에 배가 다시 정착하자 미안하단 표정을 짓고 그 모습을 본 저승사자는 다시 노를 젓는다.
[할아버지 시점]
날이 가면 갈수록 할아버지의 몸상태는 나빠만지고 거동조차 불편하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할머니와의 대화는 잊지 않고 예지도 성심성의껏 할아버지와 소통한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접은 종이학[삐뚤빼뚤 접혀있음]을 보고 할배의 상태가 점점 나빠짐을 직감한다. 나이 때문에 치료조차 불가한 상태에서 할아버지는 점점 지쳐가고 할머니와 이야기하는 시간마저 점차 사라진다.
[과거 시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학창 시절 모습, 연애 시절, 프러포즈 후 결혼, 그런 좋은 추억들
버스 전복 사고가 일어나고 끊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부탁을 들음
"죽지 마세요..."
"제발... 죽으면 안 돼요... 제발..."
[할아버지 시점]
잠드는 시간이 많아지신 할아버지는 어느 날 깨신 상태에서 간호를 들어온 예지를 보게되고 예지는 반가워하며 할아버지께 괜찮냐며 오늘은 할머니와 이야기 안하냐 묻는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쓸쓸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다.
"없어..."
"네...?"
"오늘은 웬일인지 할멈이 안 보여."
당황하는 예지의 모습
[과거 시점]
사고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할아버지는 의식에서 깨어나 할머니를 찾지만 이미 할머니는 사망,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죽은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통곡한다. 죽을 생각까지 하지만 할머니의 마지막 부탁인 살아달라는 말 만을 기억하며 억지로 버티는 삶을 살아간다.
*연출
1. 할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엎드려 오열하는 할아버지
2. 그 때 누가 천천히 자신의 머리에 손을 얹음
3. 놀라서 고개를 들지만 아무도 없음.
4.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떨어뜨린 할아버지는 "거기... 거기 있지...? 거기에 있지...? 응...?" 이라 중얼거리고
5. 다시 할아버지의 머리 위에 손이 얹어짐.
6. 엎드려 있는 할아버지의 머리를 상냥히 쓰다듬어주며 할머니는 아련한 눈빛으로 "응..." 이라고 답함.
[할아버지 시점]
이제 누워있을 수 밖에 없어진 할아버지는 더 이상 할머니와 대화하지 않게 되고 예지는 그런 할아버지를 측은히 생각하며 성의껏 간호해준다. 임종이 다가온 거라며 주변 사람들이 수군덕 거려도 예지만은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대뜸 예지에게 "할멈말이야... 여기 없지...?" 라 말한다. 그 말에 먹먹한 표정으로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예지는 벙긋벙긋 입만 벌리고 사실대로 말씀 드릴까. 하고 생각하지만 마침 할배가 접었던 꾸깃꾸깃한 종이학 몇 마리를 보고 눈물 방울을 흘리며 "무슨 소리에요. 지금도 여기 계시잖아요." 라 답한다.
그 말에 할아버지는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그 순간 할아버지의 시선에 조숙하게 앉아있는 할머니가 나타난다. 할아버지는 갑작스레 나타난 할머니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이 할망구야... 어딜 갔다가 이제 오는거야..." 라며 할머니의 손을 부여잡는다.
할머니가 죽은 뒤, 할머니가 없음에도 있다 여기며 살아온, 아니 버텨온 삶들. 그리고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에 미쳤다고 욕하던 주변의 모습
-당신이 살아있다고, 내 옆에 있다고 그리 여겼다. 당신이 죽은거라 생각하면 버틸 수가 없었으니깐. 남들이 손가락질하고 미쳤다고, 미련하다고 욕해도 난... 당신이 살아있다고 여기고 행동했다. 당신이... 당신이......
살아달라고 부탁했으니깐.
[할머니 시점]
나룻배에 누워 별 하나 없는 칠흑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할머니, 어두운 하늘로 손을 뻗고 이내 두 눈을 감는다.
[할아버지 시점]
결국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할아버지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할아버지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부탁을 들은 예지는 할아버지의 집으로 가고 그곳에 있는 책상 위 편지를 읽는다. [부탁 : 자신이 입원하기 전에 써 집에 남기고 온 편지를 할머니에게 부쳐달라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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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배우자이자 사랑하는 박 신애씨에게
무덥게 내려쬐는 태양빛이 사그라들고, 탐스럽게 열매들이 익어가는 가을
이 옵니다. 그곳은 지금 쯤 봄이려나요? 당신과 함께 살아간지 벌써 50년
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젠 나의 나이조차 가물가물 하네요.
이젠 머리에 새치가 가득하고 탄탄했던 몸은 구겨진 종이마냥 주름살만
가득합니다. 하지만 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당신을 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네요.
당신에게 부탁받았던 그 부탁, 저는 충분히 잘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당신과 함께 그 부탁을 이뤄냈죠.
매일 당신을 보고 있지만 진심으로 보고싶어 이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의 이 여정이 모두 끝나고 그곳으로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네요.
조만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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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은 예지는 우표하나 붙이지 않은 편지를 우편함에 넣는다.
[할머니 시점]
여전히 참방이며 물을 튀기고 있는 할머니와 저승사자의 앞에 갑자기 삽살개 한 마리가 등장하고 저승사자는 삽살개가 물고있는 편지를 확인한 뒤 할머니에게 건넨다. 편지를 조용히 읽던 할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저승사자를 보며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어요." 라며 입을 연다.
[할아버지 시점]
간호일을 하고 있던 예지는 혼수상태인 할아버지의 병실로 들어가고 청소를 하던 중, 책상 위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그 편지가 할아버지가 보냈던 그 편지임을 알아챈 예지는 편지를 집어들고 열어보지만 할아버지가 적었던 글 그대로 인 것을 보고 반송된 것인가 의아해한다. 하지만 편지 중앙에 있는 눈물자국을 보고 그냥 반송된 게 아닌것을 알게 된 예지는 편지를 뒤집어보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떨리지만 울음을 참는 목소리로 할아버지께 할머니께서 답장을 보내셨다며 편지 뒤편에 적인 글을 읽는다.
*연출 [배경음으로 삐- 삐- 하는 소리가 계속 있음]
1. 할아버지가 산소호흡기를 찬 모습
"제가 살았던 이유이자 사랑하는 한 재규씨께"
2. 나룻배 위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할머니
"그곳은 이제 뜨거운 태양빛이 저물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인가 보네요. 여기는 사시사철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봄입니다."
3. 백일초 꽃 한 송이를 들고있는 할머니
"당신에게서 떠나간지 벌써 그리 긴 시간이 걸렸군요. 하루하루 당신을 그리며 살아가다보니 이미 시간 관념은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4. 학창시절의 풋풋한 모습으로 하교길을 걸어가는 둘
"저는 아직도 옛날의 향수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당신과 함께했던 그 하루하루가 저의 이 길고 긴 여정을 버틸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아실까요."
5. 성인이 된 두 사람의 모습
"저의 살아달란 부탁이, 당신을 옥죄고 힘들게 한 것 같아서... 단지 그것이 마음아플 뿐입니다."
6. 노인이 된 재규 할아버지 혼자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당신께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이렇게 조심스레 말하고 싶네요."
7. 할머니의 얼굴
"이제"
8. 혼수 상태, 산소 호흡기를 찬 할아버지의 얼굴
"괜찮아요."
할아버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나옴.
[배경음, 삐--------------]
[할머니 시점]
다소곳이 나룻배에 앉아 누군갈 기다리는 할머니, 곧 배가 나루터쪽으로 향하고 그곳엔 사람 한 명이 서있음. 나루터에 배가 정착하고 할머니는 나루터에 서서 미소짓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미소짓는다.
할아버지의 주름진 손을 잡고 나룻배에서 나온 할머니는 뒤를 돌아 저승사자에게 인사하려 하지만 저승사자는 온데간데 없이 나룻배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보자 할아버지는 젊었을 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둘은 천천히 꽃으로 장식 된 길을 걸어간다.
"제가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요?"
"응. 많이"
"이승의 이야기... 해주세요."
"이승이라..."
"어디서부터 할까."
둘의 꽃길을 걸어가는 모습
꽃잎이 휘날려 장면 전체를 가리고
꽃잎이 사라진 자리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도 사라져있음.
[무궁화]
일편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