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깊은 감명을 남긴 소설은 여럿 있습니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거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판타지로 하자면 이영도님의 소설들.
최근에 읽은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도 좋았고요.
그런데 책이 아니라 글이라는 영역으로 확대를 해보자면, 저는 주저없이 오트슨님의 '갑각나비'를 꼽습니다.
완결은 아직 나지 않았습니다.
갑갑나비라는 별명 그대로 아직까지 13장 이후를 4년째 안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 미완의 작품이 어째서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냐면, 그만큼 엄청난 글이기 때문이겠지요.
완결나지 않은 작품은 아무래도 후한 평가를 주기 힘든게 개인적인 기준입니다만 이 글에는 그럴 수가 없더군요.
판타지를 처음 적어보려고 했던 중학생 시절에는
당시 1세대 판타지를 넘어 막 유행하기 시작한 양판소가 범람하였습니다.
아마 당시로서는 가즈나이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지 않았나 싶군요. 아, 사이케델리아도요.
먼치킨에 잘생긴 하렘마스터가 주인공에 1인칭 병1신적 시점을 사용해서 적었으니...
어쨌든 그 시절에는 그저 망상의 발로로 글을 썼습니다.
그러다 이영도, 전민희, 홍정훈, 이상혁 같은 작가들의 글을 보고서 단순히 욕구 배출용이 아닌, 사람을 빠트릴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쓴 글이 고등학생 시절 출판 제의를 받기까지 갔습니다만, 본인이 생각하기도 졸문이라 일단 1부를 완결짓고 나서 리메이크를 한 다음에 하면 안 되겠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1부를 완결지을 즘에 그 출판사가 망하는... 사태가 벌어졌지요ㅠㅠ 만약 그때 출판이라도 했었으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도 생각해보곤 합니다.
어쨌든 그 다음부터는 글에 의욕도 잃어버리고 고3이 되면서 학업에 전념하느라 아애 손을 안 댔습니다.
자판에 손을 땐 시절에도 글은 계속 읽었습니다.
그때 접한 게 바로 '갑각나비'입니다.
아마도 아직까지 글에 대한 꿈을 놓지 않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지요.
나도 이렇게 치밀하고 신선하며 압도적인 글을 써보고 싶다. 뭐 이런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 주제에 지금은 어떻게든 출판을 해보려고 유행하고 인기있는 클리셰를 마구잡이로 뒤섞고 있습니다만...
최근 문피아 공모전에 써내는 글은 가벼운 분위기의 개그물입니다.
그런데 최근 쓰던게 전부다 진지 노선의 글들이라 분위기를 살리기 어려워서 영 쓰는게 고역이더군요.
어제는 써버렸던 10장 가량을 삭제했습니다. 분위기를 살리는 게 참 어렵네요.
오늘도 쓰자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의미하게 자판을 두들기다가 이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오랜만에 갑각나비가 생각이 나더군요. 즐겨찾기 해둔 게시판이 남아 있어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글을 접했던 때에서 거의 10년 가량이 흘렀지만, 여전히 글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네요.
스스로가 지금 글을 쓰는 건지 ddong을 싸는 건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라는 건, 단순한 궁상정도로 치지요.
어찌되었든 아직도 제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엔쥬양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지금이 어떻든 목표는 이런 글을 쓰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두서 없는 글이 길어졌군요.
그냥 이런 소설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도 드리고 싶고요.
게시판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자, 이제 밥먹고 다시 글을 써야지요.
밀린 아무르타트도 써야 하고요... 어얽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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