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되었다.
소녀는 군인이 아니지만 그 정도 말의 뜻은 알고 있었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 쌓여서 공격을 받고 있는 지금 상황이였으니까.
"으아악"
옆에서 짧은 비명을 토하며 무장한 호위병이 쓰러졌다.
처음에는 열다섯명은 되는 호위병도 지금은 세명. 아니 방금 전에 두명으로 줄어들었다.
그에 비해 적들은 계속해서 이상한 냉장고를 타고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호위병들과 함께 열심히 달렸지만 속수무책이였다.
어느새 전방에도 여섯명의 기어스들이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잠시 머뭇하는 사이에 뒤에서 쫓아오던 기어스들이 소녀와 호위병을 완전히 둘러 쌌다.
'이젠 포위가 아니라 포획이네.'
소녀는 담담한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기어스들은 호위병들을 밀쳐서 쓰러뜨리더니 소녀만을 붙잡았다.
소녀는 자신의 앞에서 통신장치로 보이는 물건을 만지는 기어스를 노려보았다.
다른 기어스들 보다 피부가 짙은 이 기어스는 얼굴 전체에 뾰족한 털들이 뒤덮고 있었다. 녀석은 뭐라고 소리치며 계속해서 얼굴을 찡그렸다.
그 순간 아까 쓰러졌던 호위병이 놈에게 달려 들었다. 놈의 허리에 양 팔을 휘감고 쓰러뜨리려는 생각인듯 했으나 녀석은 쉬고 있던 팔로 호위병을 도로 바닥에 내던졌다.
짧은 비명대신 둔탁한 타격음이 들리고 호위병은 바닥에 쓰러졌다.
짙은 피부의 기어스가 하늘을 바라보자 하늘에서는 무언가 일렁이더니 울퉁불퉁한 달걀 모양의 선체가 나타났다.
수송선의 그늘이 점점 커지다가 결국 옆에 착지했다. 불룩 튀어나온 부분이 위쪽으로 열리더니 안에서 다른 기어스 하나가 나왔다.
작은 몸집에 뾰족하긴 하지만 늘어지는 털을 가진-늙은것 같다.- 녀석은 짙은 기어스에게 다가가 무어라 말하기 시작했다.
짙은 기어스가 소녀를 가르켰다. 수송선에서 나온 기어스가 다시 말하자 옆에서 있던 기어스 들이 소녀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소녀를 붙잡은 기어스와 짙은 기어스는 수송선 쪽으로 걸어갔다.
퉁- 하고 둔탁한 소리가 수송선의 위쪽에서 들렸다. 기어스들은 물론 소녀까지 수송선을 올려다 볼때쯤 수송선은 오른쪽으로 천천히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바닥에 부딪히고 폭발했다.
크루룩- 하는 낮은 목소리로 기어스들은 울더니 불에 녹아가는 수송선에 다가갔다. 그들은 불에 벌겋게 된 철판을 치워가며 잿더미가 된 자신들의 동료를 찾아내더니 다시 낮게 그리고 길게 울었다.
짙은색의 기어스는 동료들이 뒤늦게 펼치는 구조 작업에 참여해 바닥에 깔린 철판을 들기위해 다가갔다. 그러나 그가 철판에 손을 얹자 철판은 홱하는 소리를 내며 약간의 불을 털어내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뭉개뭉개 일어나는 먼지구름 속에서 한 물체가 짙은 기어스에게 달려들었다. 둘은 서로 엉켜서 먼지와 연기 밖으로 튀어나왔다. 잠시 흙먼지를 일으키는가 싶더니 짙은 기어스는 상대방에 손에 목이 움켜쥔 채로 늘어져 있었다.
상대는 기어스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주변을 훑어보았다. 전체적으로 하얀색의 전투복이였다. 헬멧은 깨끗했지만 몸체 부분은 흙먼지와 금속재가 얼룩덜룩하게 묻어서 마치 베테랑처럼 느껴졌다.
"목표 발견. 상태는 양호합니다."
갓 성인이 된것 같은 목소리는 소녀를 바라본 채로 짧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연스럽고 빠르게 걸어서 소녀 옆에 있던 기어스 하나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일어나지 못하게 발로 가슴 위쪽을 누른채로 바닥에 있던 -호위병이 쓰던- 총으로 기어스를 겨눠 발사했다.
소녀가 자유롭게 바닥에 쓰러지자 그는 주변에 있는 기어스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어느 순간 밟혀있던 기어스도 저항할수 없게 되었다.
주변에 있던 모든 기어스들은 쓰러지고 수송선에서 내렸던 늙은 기어스만이 쓰러진 채로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가 놈에게 뭐라고 소리치자 녀석은 꼴사납게 버둥거리다가 도망쳤다.
사내는 쓰러진 기어스들을 발로 차며 소녀를 일으켜 세웠다.
재나 먼지가 묻지 않은 매끄러운 표면에서는 빛이 반사 되었지만 바닥에는 커다란 그늘을 만드는 전투복을 바라보며 물었다.
"누구세요?"
"잭이라고 합니다."
키가 2m 는 가뿐할것 같은 사내는 여전히 낮고 빠르게 답했다.
"지금부터 당신의 호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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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바꿈이 되있지 않은 긴 글을 일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제목은 새벽으로 부터. 지만 사실 별로 마음에 드는 제목은 아닙니다. 이름은 누군가 다시 지어주겠지요.
머리속에 있는 SF설정을 토대로 쓰는 라이트노벨 입니다. 우선 연습용 이면서 나중에는 다듬어서 공모전에도 내 볼 생각입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P.S 여기 말고도 다른 소설 올리기 괜찮은 곳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