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 서번트 퀴즈
※ 당신은 성배제전에 참전한 마스터로, 아처를 소환했다.
그러나 소환한 아처는 당신을 '처음부터 믿을 수는 없다'며 자신의 진명을 맞춘다면 마스터로 인정하겠다고 한다.
당신은 몇 번의 관찰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를 파악했다.
1. 그는 궁수지만 맨손이다.
"그렇다고 걱정하진 말라고, 아예 꺼낼 수 없는건 아니니까"
...라는게 그의 변.
2. 본인은 대영웅이 우글거리는 성배제전에서 상처 하나 없이 이길 것을 장담했다.
3. 게을러터졌다.
소환되고 전쟁이 시작하기까지 집에서 놀고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정보 수집력을 자랑한다.
4. 트로이의 영웅인 아처[파리스]는 영웅살해의 활을 가져 다른 서번트들의 두려움을 사나, 그런 그조차 아처만은 경계한다.
5. 냉기를 다루며, 화염계 공격에 내성이 있다.
6. 밤이 되면 더 강해진다.
7. 싸울 때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고 충고했다.
"항상 앞을 보고, 주변을 봐라. 감정에 휘둘리는 오버킬만은 반드시 피해."
8. 진명을 숨기고 주목을 피하는걸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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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 시.
도시에는 아직도 활기가 가시지 않은 시간이지만, 구름 위의 펼쳐진 하늘에는 고요한 어둠만이 감돌고 있다.
장대하게 펼쳐진 구름의 바다로부터 하나 둘, 불빛이 떠올른다.
빛은 점차 늘어, 어느새 두 자릿수를 훌쩍 넘긴다.
철새 무리를 연상시키듯, 흐트러짐 하나 없는 진열은 그 고요함마저 닮아있었다.
대륙을 향하는 철새처럼, 이들에게도 상륙을 기다리는 고양감이 감돈다.
"----"
날카로운 음이 머리를 울린다.
염화의 교신 음이다.
"- 다시 한번 작전을 말하겠다."
"작전의 목적은 대성배의 탈취. 대성배의 탈취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건 군인 출신이여서일까, 바람 소리를 걱정한걸까.
"첫번째 작전은 요새[공중정원]의 무력화, 두번째 작전이 상륙, 세번째 작전이 여제[세미라미스]의 제거다."
"특히, 첫번째 작전에는 아처의 보구가 불가결하다. 알겠나, 아처의 마스터?"
"... ..."
"응답해라"
"...예, 듣고 있습니다"
아까의 생각은 취소다. 저런 사람이 바람 소리를 걱정할리가 없지.
분명 군인 출신일거다.
"그럼 아처는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
이제 슬슬 귀찮다고 여길때쯤, 멀리서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
심장이 뛰는것은 고양감인가, 아니면----
"긴장하는건가, 마스터?"
"헛소리!"
옆의 아처[파트너]에게는 큰 소리치지만, 이 고동은 숨길 수 없다.
무엇보다 그 [공중정원]을 마주하게 됐으니까.
진열이 술렁인다.
직경 수 km의 괴물이 7000m 고도를 날고 있는거다.
아직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 거리지만, 그 무게감과 마력에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
"당황하지 마라, 진영을 준비해"
리더의 지시에 점차 진열을 바꾸기 시작한다.
삼각의 진열을 역으로 뒤집고.
서번트와 마스터는 뒤로, 미끼를 맡은 호문쿨루스들은 앞으로 나선다.
이 와중에 세이버만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정원이 점차 커져간다.
그럴수록, 대열의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속도는 전혀 줄이지 않았는데도.
"- 보고에 있던 방위 마술이다. 당황하지 마라"
"대마력을 갖춘 이들은 속도를 아군 진열에 맞추도록"
침착한 지시에 감탄하면서 내심 아까의 혹평을 반성한다.
"이제 슬슬 교전 거리에 들어간다. 다들 준비하도록"
"특히 아처는 보구의 준비를 서둘러라"
"Aye aye Sir"
"아처!"
마스터가 옆에 버젓이 있는데도 다른 마스터의 부하노릇을 하다니...
맹렬하게 째려보지만, 그는 웃어넘길 뿐이다.
번쩍!
정원으로부터의 포격이 시작된다.
찬연한 무지개빛 포격에 선두를 지키는 세이버는 무사하지만, 미끼를 맡은 이들은 흔적도 없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간다.
다들 긴장하는 눈부신 포격전 와중, 아처만이 고요하게 손을 모으며 보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
이 정원 공략의 핵심은 아처의 보구이다.
다들 이를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고, 희생하는 것이다.
그가 짊어진 무게를 나로서는 알 수 없다.
"- 서번트는? 서번트는 보이지 않는가?"
리더로부터의 교신에 정신이 번쩍 든다.
"아직까지는 모습을 보인 서번트가 없습니다"
그 순간, 나는 왜인지 오한이 들었다.
성배전쟁의 최대 위협인 서번트들이 아직 모습을 숨긴채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제서야 현실을 인지하고 몸에 긴장이 돌기 시작한다.
여긴 전장이고, 나는 병사다.
더욱이 이곳은 7000m 상공.
긴장을 풀다가는 금방 구름속으로 사라지는 지옥인 것이다.
포격음이 점차 커져간다.
아군 서번트들과 정원의 서번트들과의 교전이 시작된 것이다.
형형색색의 빛이 교차하고 아군도 눈에 띄게 줄어간다.
사방으로 뻗치는 빛에 후열에 있는 나도 괜시리 위축된다.
"후... ...."
잠시 숨을 고르며 고개를 치켜든, 그 순간이였다.
한줄기 빛이, 구름을 뚫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윽고 구름이 갈라지고 사방에 찬연한 빛이 비친다.
급하게 차광 마술을 쓰지 않고는 눈이 타버렸을 것이다.
고속으로 내려오는 '그것'은, 마치 운석[메테오].
그러나 밤인 지금에 있을 수 없는 그 광채는--
태양. 그 자체였다.
"... 카르나"
무심코 그의 진명을 입에 담는다.
베푸는 성자. 지고신의 아들.
업화로 지상을 태우는 태양의 반신--!
눈부신 광채와 피부를 찌르는 열에 진열이 경악으로 일렁인다.
그[아처]가 아니였으면, 나 역시 패닉에 빠졌겠지.
두렵다.
그것이 솔직한 감상이였다.
상대는 태양의 반신이다.
저 광채를 보면, 아마 대성배로부터 무진(無盡)의 마력을 받고 있는 것이겠지.
그 힘은 아마 생전[신화]에 한없이 가까울 것이다.
그런 그에게 '필멸'의 몸으로 맞선다는건, 영웅에게도 두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 그러나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
자신과 천적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는 나를 선택해준 것이다.
여기서 꼬리를 말면... 영웅따윈 되지도 못했다-!
"- 계획대로, 녀석은 내가 맡는다"
당당하게 말하며 마스터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의 어깨가 떨고 있음을 알았다.
그렇다.
이건 둘만의 결투[듀얼]이 아니다.
내게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
내게 희망[다음]을 맡긴 이도 있다.
그리고, 함께하는 파트너[마스터]가 있는 것이다.
"... 괜찮겠어?"
항상 기세등등하던 녀석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아아, 라이더[충무공]도 말했잖아. 저 녀석을 넘지 않고서는 정원 공략은 있을 수 없어"
"그리고 익숙치 않은 공중전으로 저 녀석을 제칠수도 없지"
최대한 힘 있게, 목소리를 높여 말한다.
당당하게. 영웅답게.
"그러니까- 녀석은 내가 쓰러뜨린다[떨군다]."
서번트[파트너] 말을 듣자, 가슴이 맑아짐이 느껴졌다.
그렇다. 지금 여기서는 그를 믿어야 할때다.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응원을 해주자.
"- 살아남아야돼, □□□ "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는 그는 웃고 있었다.
"이제야 안거야, 내 이름을?"
"이제야 말해준거야"
눈을 마주치며 웃는 우리에게 더는 공포란 없다.
"갈게"
"기다릴게"
그가 주먹을 치켜든다.
상공의 구름과 발밑의 구름이 소용돌이친다.
이윽고 하늘로부터 눈이 내리고, 태양의 광채가 비춘 눈이 별처럼 빛난다.
"달을 짊어진 이로서 명하노니, 태양은 질 때임을 알아라!"
드높이 외치는 그에게 눈과 구름이 모이며--
마침내, 떨어지는 운석[태양]과 휘몰아치는 폭풍[달]이 충돌했다.
※ 여기서 주인공의 파트너이자, 랜서[카르나]와 격돌하는 아쳐의 진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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