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여러분 게임의 애니메이션화는 쉬운 게 아닙니다

[수준김피카츄]

흔히 이 바닥의 애니메이션 중에는 이런 부류가 있죠.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이.

개쩌는 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상품화하면 게임 팬도 붙잡고 신규 시청자도 잡고

일석 이조 꿩먹고 알먹고겠지?

모두 그런 생각을 하며 한번쯤은 시도해보죠,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이 흥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아니 아조씨 무슨 말씀이세요.

게임 원작 애니여도 열라 흥해서 2기 3기, 그리고 극장판도 나오는 거 많은데 뭔 소릴

잘만 만들면 그만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잘 만들면' 됩니다 잘 만들면.

근데 알잖아요.. 그 '잘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거.

OCG에 매력적인 설정이 많고 듀터같은 건 스토리 라인도 쫙 있으니까 그냥 애니화하기 편한 거 아닐까?

싶지만.. 아시다시피 설정을 그대로 극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은 겁니다.

그냥 있는 구전과 내용을 줄줄 읇는것과 그것이 이야기가 되어 등장인물이 대사를 말하고 움직이며 극을 표현하는 경계가되면

표현 시간이 길어지는 건 물론이요 보는 관중이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통 여기서 만만찮은 노력과 비용이 발생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흔히 콘마이의 딸이라고 하는 섬도희 시리즈를 영상물로 만든다 칩시다.

뭐 모험을 싫어하는 콘마이니까 만든다 치면 대충 짧은 5~10분 혹은 3분 가량의 숏 애니나 PV용으로 만든다 칩시다.

내용도 별 거 없습니다 레이가 튀어나와서 적국의 드론들을 여러가지 섬도병장으로 팍팍 쓰러뜨리고

그 와중에 보스인 로제가 나타나서 섬도희 링크 몬스터로 변신하고 막바지엔 카가리의 리미터를 뙇! 하고 해제하고

돌겨어어어어억! 하면서 뙇! 끝나는 장면.

모두가 상상했을 만한 그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데 만해도 어마무시한 돈이 깨집니다.

요즘 OCG나 러시 듀얼 CM에도 3DCG도 적게 쓰는 콘마이가 이런데에 돈을 쓴다?

현실적으로 무리에 가까운 이야기고 만약 한다고 해도 지금 세븐즈의 퀄도 제대로 만족 못하는 시청자가 많은데.

과연 호평받을 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낫슈노바]

그 놀림받는 밀리애니도 관계자가 사람모으기 정말 힘들었다고 했으니

[수준김피카츄]

요즘 시국을 제외하더라도 쉽지 않은 모험인데 요즘 시국이라 더 하기 쉽지 않죠.

[佐久間リチュア]

사실 유희왕 카드군은 주요장면만 일러스트로 보여주는식이라서 애니화 하려면

그 일러간의 과정을 모두 제작진의 역량으로 만들어야하죠

이게 잘 안되면 망하는거고요.
그래서 사실 듀터 애니화도 기대가 되질 않아요

[인생은딥다크]

사실 타켓층도 미묘하죠. 당연히 유희왕 유저들이 주요 타켓층이 될 텐데, 듀얼 없는 애니를 만들자니 어필이 될 지 의문이고, 듀얼하는 애니를 만들자니 굳이 카드 설정 가지고 하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설정을 만드는 게 나을테고요

[Lahmu]

옆동네 버뮤다 트라이앵글 애니화나 아쿠에리안 에이지 애니판이 좋은 사례가 되겠네요 이건.

[우사밍 캬루]

그래도 콘마이의 영상물은 짜서 아쉽긴합니다

딴건 못해도 시리즈 애니 극장판같은것도 애니회사가 좋으면 내줄법한데 흑흑

[WALLnut]

스크립트가 있는 게임 원작 애니보다는 뱅X드의 버뮤다 트라이앵글 애니랑 비교해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근데 그쪽은 전 카드에 플레이버 텍스트가 있고 설정도 별 거 없어서 내용이 무난하게 뽑힌 대신 작화가 폭망했다고 하네요
그것마저 10덕력 때문에 평가랑 시청률은 그럭저럭 잘 나왔다는데, OCG에 이렇게 무난하게 10덕스러운 게 있느냐고 하면 흠...

[1357179511번 지구]

잘 만들면 된다라는 전제가 말도 안되는 게
어떤 소재로 어떤 걸 만들던 잘 만들면 되기 때문이죠 네..

뭔 소재로 만들던 잘 만들 유능한 감독이면 자기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 테고

[에테시아]

애초에 유희왕은 처음부터 게임 자체의 세계관이 미미했고 원작 스토리를 이끌기 위한 게임으로서 시작했는데 굳이 게임 스토리를 애니로 만들 필요가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