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야. 이거 봐.”
애X플X스에 다녀오고 뻗어 있는 심혁을 향해 스마트폰을 건내는 재민. 그런 재민에게 심혁은 귀찮은 듯 대답했다.
“뭔데. 나 귀찮아. 그냥 말로 해......”
“ARise 넘버즈 수집 서바이벌 대회. 우승자 특전이 있다는데.”
“넘버즈 수집? 서바이벌? 그건 또 뭐야...그것보다 그런 대회가 있으면 그냥 혼자 하면 되잖아.”
“그게, 이 대회 2인 1조로 해야 하는 거 같은데.”
ARise 운영진이 준비한 비 듀얼 이벤트. 일명 넘버즈 헌터 이벤트 개최 공지를 읽어주며 재민은 심혁을 보챘다.
“작은 섬에서 64팀씩 여러 섬에 배분해서 물총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거야. 물총에 맞으면 LP가 까이면서 0이 되면 탈락. 우승 특전은 특별 프로텍터랑 악세서리, 디스크...꽤 혜자네. 경험치 부스트도 있어!”
“그래서, 하고 싶다고?”
“젭라! 부탁이다! 네가 좋아하는 육포라도 사 올게! 제발!”
팔을 바닥에 대고, 몸을 천천히 들어 올려 그랜절을 시도하는 재민이를 두고, 심혁은 피식 웃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야. 되지도 않는 그랜절은 그만 하고, 하는 수 없지. 같이 하자고.”
“WRYYYYYYYYYY!!!!”
그렇게 밖에 나갔다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VR 기기를 쓰고 ARise에 접속한 두 사람은 넘버즈 헌터 이벤트에 참가 신청을 넣었다.
“애초에 듀얼 게임에서 듀얼이 아닌 이벤트를 개최해도 되는 건가.”
“MMORPG 게임에서 줄창 사냥만 하는 이벤트만 내면 그걸 하고 싶겠냐? 그리고 애초에 유희왕은 말 그대로 게임의 왕이었다는 설정이니까 뭐 이것도 유희왕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래, 틀린 말은 아니네. 그러고 보니 우승 상품은 어떻게 생겼는데.”
“이벤트 탭에 있잖아. 한 번 보던가.”
심혁=우황청심환이 이벤트 페이지를 열자, 모자 모양 컵에 거대한 파르페를 담고 비키니 차림으로 서 있는 블랙 매지션 걸 프로텍터와, 복근이 쩍 갈라진 카이바의 삼각 수영복 프로텍터, 그리고 돌고래 모양 듀얼 디스크 등을 볼 수 있었다.
“어...그니까 넌 여기 있는 헐벗은 블랙 매지션 걸이 얻고 싶은 거냐?”
“당연하지. 왠만한 그림 실력이 아니고선 커스텀 프택에는 한계가 있어. 그리고 무려 타카하시 선생님이 그린 프택이라고. 이건 얻어야지. 복각도 안 될 건데.”
“진짜네. 프택 구석에 사인도 있잖아. 한정이라고 하니까 좀 끌리는데.”
“오. 의욕이 생겼나 보네.”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벤트 대기실에서 개최를 기다리는 두 사람. 그러고 보니 이번엔 재민=Bluebird를 알아보고 모이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우황이 블버를 향해 질문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엔 너 알아보는 사람이 없네.”
“아, 그거. 특정 네임드 저격하는 문제 때문에 파트너끼리가 아니면 누가 누구인지 구분 안 되게 설정되어 있더라고. 다른 사람들도 그냥 디폴트 아바타에 수영복만 입힌 모습이잖아.”
블버의 말대로, 주위 사람들은 개성 넘치는 ARise 인게임 코디가 아닌 디폴트 아바타에 수영복만 입힌 모습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물론 대화 내용도 블라인드 처리되어 알 수 없는 상태.
“오...꽤 신경 쓰고 있네. 역시 스트리머 저격 문제 때문이겠지.”
“그런가? 그러고 보니 룰이 뭐더라...”
이벤트 텝을 클릭해서 다시 룰을 확인하는 Bluebird. 의외로 룰은 간단했다.
1. 제한시간은 1시간. 그 동안 최대한 많은 양의 넘버즈를 획득할 것.
2. 물총에 맞을 때마다 생존점수가 깎인다. 생존점수는 섬 어딘가에 넘버즈와 같이 있는 회복 카드로 회복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사이에 가짜 넘버즈도 같이 섞여 있으며, 가짜 넘버즈를 주웠을 경우 그 공격력/수비력 중 높은 수치만큼의 데미지를 받는다.
3. 넘버즈를 물총에 장전해서 특수 효과를 낼 수 있다. 특수 효과는 아래와 같다.
불 : 적중한 적이 10초간 총 2천의 데미지를 나누어 받는다.
물 : 적중한 적이 5초간 움직임이 느려진다.
바람 : LP 500을 지불하고 적용한다. 5초간 이동속도가 빨라진다.
어둠 : 적중한 적의 시야가 5초간 매우 좁아진다.
빛 : LP 500을 지불하고 적용한다. 3초간 맵에 다른 사람의 위치가 보인다.
땅 : LP 1000을 지불하고 적용한다. LP 1000에 해당하는 만큼의 방어막이 생긴다. 소모된 체력은 10초에 걸쳐서 자연 회복된다. 방어막이 존재하는 동안은 재사용 불가.
4. 제공되는 지도를 이용해 카드가 존재하는 위치를 알 수 있다. 카드는 넘버즈 이외에 회복, 방어, 지뢰 카드 등이 있다.
5. 파트너 중 한 명이라도 살아 있고, 수집한 넘버즈가 가장 많은 팀이 승리.
6. 자기장 시스템이 적용된다. 안전지대가 점점 좁아지며,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초당 1000의 도트 데미지를 받는다.
“다시 봐도 이거 그냥 배그 아니냐. 물총을 썼다는 건 차이가 있겠네.”
“그러게. 특히 이 자기장. 이거 회사에 허락은 받았으려나? 뭐...애초에 성우드립이나 패러디 섞인 카드들을 내기는 하는데.”
“알아서 하겠지. 아. 시작한다.”
System voice : 잠시 후 ARise 서머 배틀로얄이 시작됩니다. 5, 4, 3, 2, 1.
그렇게 두 사람이 떨어진 곳은 은폐, 엄폐물이 가득 넘치는 숲. 입고 있는 수영복과 동떨어진 장소지만, 수집과 생존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맵 선정이라고 생각하고, 우황청심환은 주어진 GPS를 이용해 카드의 위치 파악을 시작했다.
“으쌰...이게 섬 지도고...카드들은 이렇게 배치되어 있는 건가?”
“탈 것 같은 게 아무 것도 없는 건 좀 아쉽네. 아. 이 카드 꽤 가까이 배치되어 있지 않아?”
“그러게. 그리고 섬 주변을 둘러싼 이 원...이게 작아지는 거구나. 일단 그 카드부터 찾으러 가 보자고.”
(우황청심환 LP 8000 / Bluebird LP 8000)
확실히 숲은 존버하기 좋은 장소일지도 모른다. 수풀 등이 많아 공격해 오는 입장에선 이 쪽이 어디 있는지 위치 파악하기 힘들고, 그 동안 안전하게 카드를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야 파악에 방해가 되는 건 수비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심지어 지형지물에 익숙한 현지인도 아니라서 활용하기 힘들고, 탁 트인 곳처럼 처음부터 탈것을 줄 만 한 지형도 아니라서 동심원이 좁혀지면 상당히 불리하다. 그나마 숲이 섬 중앙에 있어서 당분간 자기장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두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카드를 찾아 나섰다.
“음...이쯤인 거 같은데. 보이냐?”
“아. 찾았다. 어디 보자...”
우황청심환이 카드를 주워 확인했다. 이번에 주운 카드는 프라임 포톤 드래곤, 빛 속성 몬스터. 시야 확보를 할 수 있는 카드를 확인한 Bluebird는 좋은 반응을 보였다.
“빛 속성 넘버즈네. 운 좋구만. 중앙에 있는 편이지만 남 위치 파악하기는 힘든 지형에 떨어졌는데, 이거면 방어전에서 상당히 유리하겠네.”
“그래서...이걸 누가 쓰지?”
“내가 쓸게. 넌 요새 게임 잘 안 했잖아.”
그렇게 프라임 포톤을 가져가 물총에 장전하는 Bluebird. 총에 빛 속성 마크가 떠오르고, 블버는 프라임 포톤이 장전된 물총을 관자놀이에 대고 쐈다.
“이런 식으로 능력 발동하는 캐릭터를 어디서 봤는데, 한 번쯤 해 보고 싶었어.”
(Bluebird LP 8000⟶7500)
“네에 네에...그나저나 이거 나한테도 보이는 건가. 어디 보자...”
프라임 포톤의 능력을 써 다른 사람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두 사람. 그 와중에 조금씩 사라져가는 카드 표식과,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교전하는 듯한 사람들 표식. 다행히 우황청심환 팀의 주위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모양이었다.
“일단은...대부분의 사람들은 섬 외곽으로 떨어졌나 보네. 우린 여기서 천천히 넘버즈 수집하면 되겠네.”
“그러다가 보물 고블린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뭐...이게 맞는 거겠지?”
한 편, 서바이벌에 참가한 다른 팀도 있었다. 이 팀은 사람이 많이 모인 지역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우으...죄송해요오...”
“아님다, 뭐든 잘 할 수는 없으니까.”
(심애 LP 8000⟶1500 / 플뢰르 LP 8000⟶700)
‘음.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심애=우형이 플뢰르를 만나게 된 건 얼마 전 일. 분명 동물병원 시찰(?)때, 갑자기 좋아한다면서 고백하는 여성을 만난 건 잊을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심애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오...저처럼 듀얼 말곤 별 거 없는 사람이랑은 달라아...역시 사격술도 아버님께 배우신 건가요오?”
“아. 맞슴다. 이런 물총 싸움이랑은 좀 다르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슴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될 줄도 몰랐슴다.’
“우으...제가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렇게 민폐만 끼치고...역시 전 안 되나 보네요오...”
눈 앞에서 훌쩍이는 플뢰르. 심애는 그런 그녀를 토닥이면서 위로했다.
“아님다. 일단 이걸로 주변 적은 다 정리했으니 카드를 하나씩 회수해 봅시다. 아까 몇 장 정도 떨어졌으니까, 이걸로 한 5~6장 정도 모였을 검다.”
일단 자기보다 LP가 낮은 플뢰르를 먼저 피신시키기로 한 심애. 그나마 안전해 보이는 바위 뒤 쪽에 그녀를 피신시키고 바닥에 떨어진 카드를 회수했다.
“흠...쓸 만한 카드들이 있슴다. 그나저나 꽤 많이 잡았는데 카드는 겨우 4장밖에 없슴까.”
특히 눈에 띄는 건 슈퍼 Z. 헤드 샷을 맞으면 2천 이상의 LP가 홀랑 날아가기에 슈퍼 Z의 발동 조건을 채울 수 있다. 일단 회복 계열 카드는 전부 플뢰르에게 쥐어 주고, 마침 방어막을 제공하는 땅 속성 넘버즈를 두 장이나 주웠으니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꽤 괜찮은 카드를 주운 것 같슴다. 이 두 장은 가지고 계셔 주세요.”
“그런...별로 도움 안 되는 저보다 심애님이 가지고 계시는 게에...”
“전 괜찮슴다. 아. 다이안 캣은 지금 쓰고, 땅 속성 카드 효과를 이용해서 실드를 만들었다가 자연 회복한 다음 가는 게 좋을 거 같슴다.”
“우으...네에...”
(심애 LP 500(방어막 1000) / 플뢰르 LP 700(방어막 1000))
그렇게 적당히 숨을 돌리는 커플. 방어막으로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기 까지 10초라는 시간이 필요해 바위 뒤에서 기다린 후, 본격적으로 안쪽 무대인 숲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심애님은 서바이벌 게임도 잘 하시나요오?”
“저 말임까? 이게 첨임다.”
“그런...역시 대단하시네요오...우으...역시 이럴 시간에 듀얼이나 할 걸 그랬어...”
몸을 웅크리면서 침울해하는 플뢰르. 심애는 잠깐 한숨을 쉬더니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저기, 가지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함다. 그러니까 포기하고 듀얼이나 했어야 했다느니, 그런 말은 하지 말아 주십쇼. 떨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한 거랑 도전도 안 한 거랑은 다르지 않슴까. 그러니까 좀 더 자신을 가져 주십쇼.”
“......”
말 하는 사이 어느 새 다 차오른 체력. 바위 뒤에서 숲의 입구를 확인한 심애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여기서부터 본 게임인 것 같슴다. 생존 팀도 얼마 안 남았고.”
“...역시 전 아닌 거 같아요. 증강제라도 가져가시는 게...전 여기 있을게요오...”
“무슨 소립니까. 이런 건 자기 손으로 따야 의미 있잖슴까. 플뢰르님이 관둔다면 저도 관둠다.”
심애의 말에 마지못해 일어나는 플뢰르. 그래도 아까보단 침착해졌는지 조금은 밝은 표정으로 걸어 나갔다.
“그렇...겠죠오...제가 시작한 일이니까...”
(심애 LP 1500(방어막 1000) / 플뢰르 LP 1700(방어막 1000))
“이제 거의 다 좁혀졌네. 생각보다 많이 꿀 빨았잖아 우리.”
꽤나 안쪽에서 시작한 덕에 천천히 캠핑해 많은 적들을 학살한 우황청심환+블버 팀. 생존자는 보여주지만 랭킹은 보여주지 않는 서바이벌 시스템 때문에 몇 등인지는 몰라도, 한 자리수 남은 생존자 팀과 다량 보유한 넘버즈 덕에 이대로 가면 우승은 확실해 보였다.
“그러게. 하마터면 가짜 넘버즈+매직 실린더 조합 때문에 아작날 뻔 했지만.”
(우황청심환 LP 3500 / Bluebird LP 3700)
“설마 가짜 넘버즈의 반사 데미지를 남에게 떠 넘길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뭐 어차피 실린더 같은 공격 무효계열 카드를 못 주우면 할 수 없는 기술이지만....”
매직 실린더나 공격 무력화를 미리 들고 있는 상태에서 가짜 넘버즈를 손에 쥐어도 데미지를 안 받기에 두 카드를 물총에 장전하고 쏘면 어디에 맞아도 넘버즈의 공격력만큼의 데미지를 줄 수 있었고, 헤드 샷이라도 맞추면 +2000 보정이 있기 때문에 순살 확정. 심혁은 어떻게 알아낸 테크닉인진 모르겠지만 고안해 낸 사람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못 쓰는 테크닉인 게 아쉽지만.
“혹시 테섭에 나왔을 때 누가 알아내지 않았을까?”
“그럴 지도 모르겠네. 테섭에서 해 보진 않았지만. 아. 또 한 팀 죽었네. 자기장도 거의 다 좁아졌고,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어.”
푸슛!
“헉...방금 뭐 스치지 않았냐?”
“그러네......아니 이 게임, 스쳐도 딜 들어가잖아!”
(우황청심환 LP 3500⟶3200)
“으아...에반데. 여튼 저 쪽에 있겠네. 간다!”
총성 대신 귀여운 물총 사운드가 난사하고, 잠시 뒤 생존자 한 팀이 쓰러졌다.
“좋아. 이걸로 1:1이네.”
“그러...응?”
적을 때려잡고 넘버즈를 회수하려는 두 사람의 근처에 무언가 틱,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콜록 콜록...물총 싸움이라매....”
“아 이거 조졌네. 설마 죽으면 터지는 카드도 있었냐...”
(우황청심환 LP 3200⟶200 / Bluebird LP 3700⟶700)
“라이프...실화냐.”
아까까지 절반 정도 있었던 LP가 자폭 특공 한 번에 증발했다. 아무리 남은 팀이 하나에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두 사람이지만 스치면 죽는 체력으로는 남을 잡는 건 무리일 게 분명하다.
“거기에 클레이모어가 터져서 이 쪽은 위치를 발각...일단 숨자고.”
교전 과정에서 회복 카드를 다 쓰는 바람에 회복도 불가능한 두 사람. 일단 숨어서 눈치를 보기로 결정했다.
“그나저나 역시 넘버즈 카드를 한 번 쓰면 비활성화 되는 건가. 어차피 스쳐도 죽을 라이프면 적어도 상대가 어디 있는 진 보고 싶은데...”
“내 말이. 상대 체력이 얼마 없는 걸 바라는 수밖에 없나?”
“그럴지도. 일단 몸은 숨겼으니, 상대 발소리라도 들리나 보자고.”
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상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아마 상대도 폭발음 때문에 이 쪽을 눈치챘을 거다.
‘그건 그렇고 공간에 여유가 제법 있는데 벌써 한 팀만 남은 건가. 오히려 다행이야. 무조건 백병전으로 가야 했으면 100% 이쪽이 지겠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조금이라도 위안거리를 찾는 우황. 확실히 자기장 사이즈가 아직 여유가 있어서인지 상대가 이 쪽의 위치를 알아냈지만 찾아오는 게 늦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쪽은 자리 잡았고, 언제 오려나...’
저벅, 저벅. 발소리와 수풀이 몸에 부딪쳐 움직이는 소리. 그 소리를 듣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남은 라이프로는 뭘 해도 사망 확정 그렇다면 위치 파악이 잘 안 된 지금이야말로 선빵 필승이다. 그런 마인드로 총을 움켜쥐고....
“아~ 겨우 얻었네. 특제 블매걸 프택.”
“그게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뭐가 됐건 한정은 한정이라는 것 만 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오랜만의 빡겜에 지쳐 침대에 드러 누운 심혁. 그리고 신난 표정으로 VR 기기를 쓰고 보상을 관람하는 재민. 자포자기로 시전한 반자이 어택은 정말 기적적으로 성공했다. 물론 단순히 우라돌격하는 게 아니라 그나마 LP가 높은 재민이 돌격하고 심혁이 저격으로 끝내 어찌어찌 이겼지만.
“그건 그렇고 상대도 생각보다 체력이 없었나 보네.”
“흐흐흐...응? 헤드 한 번에 하나씩이니까, 아마 많아도 2000 미만? 뭐 어때. 얻었으면 됐지.”
계속 기기를 쓰면서 프택을 감상하는 재민이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대답했다. 자기가 봐도 기분 나쁘다고 판단한 심혁이 억지로 기계를 벗겨 냈다.
“아아아아아악!!!! 뭔 짓이야!!”
“됐고. 육포.”
“육포?”
“같이 하면 육포 사 준댔잖아.”
“아. 그랬었지. 네에 네에~”
심혁의 부탁에 재민은 마스크를 쓰고 나갔고, 녹초가 된 몸을 침대에 누인 심혁은 그대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뭐...그래도 오랜...만에...재밌었...”
“나 왔...뭐야. 자네. 얘는 진짜 체력은 답 없구만.”
심혁의 책상 위에 있는 안대를 씌워주고, 재민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VR 기기를 뒤집어 썼다.
“그럼~ 오늘은 블매걸로 갈까.”
===========================================================================================================
처음으로 듀얼이 아닌 화를 시도했습니다만, 어째 더 이상 떠오르는 것도 없고, 내용도 영 그렇군요.
요새 팬픽 작성할 아이디어도 안 떠오르고 큰일났습니다.
12화에서 고생해준 친구도 한 화만에 사정이 있다고 했고...사정은 어쩔 수 없지만요.
어쨌든 14화는...진짜 분발하겠습니다....죄송합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