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10년만에 듀얼에 복귀해도 그대로라 안심했습니다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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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금제 상황이 저러면 또 치고 올라올 만한 덱이 뭐가 있지...아! 서브테러는 어때? A그룹에서는 본 적이 없지만. 초코, 확실히 C그룹에 두,세 명 있던가?”
“응, 세 명 맞을 걸. 그 중 두 명이랑은 C그룹일 때 듀얼 해봤어. 확실히 요한 씨랑...다른 한 명은 기억이 잘 안 나네. 우리 또래인데.”
“흐응, 아무리 C그룹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환경에 리버스처럼 느린 덱이 먹힌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요.”
“옛?! 아...그...리버스라기 보단 비트덱에 더 가깝다고 할까요...서브테러의 요마랑 서브테러의 도사랑 서브테러의 결전 중심으로...”
“견제카드 잔뜩 넣고 패 순환해서 키 카드로 아드 싸움을 걸어오는 건가요. 예전 클리포트 같은 느낌인가보죠. 뭐, 아드 싸움은 제 특기분야니까, 만나도 별 문제는 없겠네요.”
“나, 나도 아드 싸움으로 가면 절대 안 질 자신 있어!”
초코의 설명에 세이아가 관심을 잃은 듯 말하자 레이도 무언가 지기 싫다는 듯 끼어든다.
“레이 양이야 뭐, 섬도기동 - 인게이지 세 장이니까요. 말 다했죠.”
“그러는 세이아 씨도 아스트로그래프 매지션 세 장이잖아요? 이야기 많이 들었다고요."
“흐응...작년 세계대회에서 대진이 조금만 달랐어도 직접 보여드릴 수 있었을텐데요. 아쉽네요, 정말.”
“그러게요, 저도 꼭 ‘전’ 챔피언의 실력을 세계대회 ‘결승’에서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서로 원핸드 싸움을 하는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
스치기만 해도 서로에게 치명타!
그 생지옥의 중간에 낀 초코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쳐다보며 무언의 도움을 요청한다.
지금에서야 뼈저리게 느끼는 건데, 이 둘의 상성이 너무 안 좋다...
뭐, 자존심 강한 세계 대회 우승자들을, 그것도 앞 뒤로 붙어있는 33, 34회 우승자들을 한자리에 앉혀 놨으니 어쩔 수 없나.
1월의 금제 발표가 나고 근처의 테이블에 이렇게 네명이서 앉아 이렇게 살벌한 대화를 나누기 30분...결국 올 게 와버렸다.
“아저씨,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 해?!”
“맞아요, 유우 오빠, 오빠도 뭔가 말 좀 해보세요.”
아니 왜 화살이 여기로?!
“저희 둘 중 누구의 말이 맞죠?”
둘이 동시에 외친다.
“어...음...”
실제로 마술사와 섬도희 어느 덱이 더 아드를 버느냐의 질문이 아니지...이건...
그녀들도 프로다...아니 프로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대회 우승자들이다...서로의 덱 종류를 상대로 한 두 번 싸워본 것도 아니고 그 쯤은 머리속에서 다 계산이 끝나있다.
이건 진지한 질문이 아닌 전형적인 ‘어느 덱이 더 양심 터졌냐’ 하는, 마치 어린애들 마냥 둘 중 한 명의 편을 들라고 강요하는 거지...
둘 다 턴제약 없는 부모님 잃은 카드들이라 무언가 하나 정하기가 힘들다.
정룡도 턴제약이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적어도 각 효과당 하나로 에라타 해줬으면 한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나오는 결과물은 아스트로그래프매지션이 무섭지만 인게이지는 간편하니까...묘지 세팅이 안 된 최악의 경우에도 서치카드고.
“역시 쓰기 편한 인게이지가 좋지 않아?”
“아저씨?!”
“봤죠! 유우 오빠도 그러잖아요! 이제 슬슬 인정하시죠, 정말!”
“그래도 헤비메탈포제 엘렉트럼도 있잖아요! 일렉트럼과 아스트로그래프매지션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시너지란 이야기를 꺼낼 거면 인게이지와 섬도희 카가리야 말로...”
방금 전 처럼 몇 번의 살 떨리는 공방이 있었지만...옆에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제 슬슬 한계다.
초코도 이제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이 없어지는 상황까지 왔다.
작작해 이 양심터진 것들아! 하며 두 명의 뒤통수를 갈겨도 모두가 이해 할 거야 초코...
여긴 내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레이, 아까 니가 봤다는 굿즈 샵이 어딘지 보여줄래? 다 팔리기 전에 니가 봤다는 대형 푸른 눈의 백룡 인형 하나 하나 사고 싶은데.”
레이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아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왼쪽으로 쭉 가면 나올 거야.”
이 눈치 없는 녀석!
“아이스크림 가게도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어, 어차피 가까우니까 안내 해주라 좀.”
“칫...”
이 꼬맹이 대놓고 나를 보고 혀를 찼다!
“알았어!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예. 그럼 다녀와서 마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초코 양, 저희는 음료라도 사러 다녀올까요.”
그렇게 둘은 서로의 눈에서 정전기를 찌릿 내보내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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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까부터 계속 세이아 씨의 편만 들어주고 있지 않아?”
뾰루퉁한 얼굴로 내 앞을 걷고 있던 그녀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건 또 뭔...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편을 들었다고.”
“아까부터 계속 세이아 씨 편만 들었잖아! 내가 이야기 하는 거는 하나도 동의 안 해주고!”
그녀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누군가의 편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객관적으로 봐도 섬도희가 너무 부모 잃었...강하니까 그런 거지.”
지난 3개월, 프로 복귀 전에 재활 훈련 삼아 거의 매일 같이 변장을 하고 주변의 듀얼 샵에 다녔다.
프로 듀얼이 아닌 이상 내 정룡덱은 쓰지 못하니 이것 저것 덱을 바꿔가며 메타를 배워나갔지만 역시 섬도희의 어머니 잃은 아드 싸움은 처음엔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 그렇다고 턴 킬각 잡기 힘든 것도 아니다.
마치 전성기 시절의 마도...아니, 듀얼리스트의 실력을 배제하고 덱만 놓고 봤을 때 아드를 벌어오는 타이밍을 생각하면 그 이상.
이거 인플레 이대로 괜찮나...
뭐, 정룡과 마도 메타에서 프로 데뷔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정말로 그것 뿐?”
그녀가 삐죽 튀어나온 입을 보이며 물었다.
“그래, 그것 뿐. 난 듀얼에 관련해서 항상 진지하니까 감정적으로 편 같은 거 안 들어.”
레이는 나름대로 납득 했는지 생각에 잠긴 듯 잠깐 걷다가 불현듯 입을 연다.
“...그러면 나랑 세이아 씨랑 듀얼 하면 누가 이길 것 같아?”
윽, 그렇게 왔는가.
“너야 말로 완전 어린애냐!”
“아저씨 방금, 듀얼에 관해서는 진지하다면서! 누가 이길 것 같아!”
“이거야 말로 완전 편들기잖아! 싫어! 대답 안 해!”
“...솔직하게 말해줘. 아저씨의 생각이 듣고 싶어서 그래...”
그녀가 걷는 속도를 줄이고는 뒤돌아서 나를 바라본다.
진지한 눈빛...지금까지 처럼 장난치는 게 아니다.
뭐...어쩔 수 없는가.
처음부터 장난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둘은 당연히...제35회 세계대회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될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놓여있으니까.
신경 쓰이겠지...전초전이라고 봐도 된다.
자 그럼 문제는...솔직하게 대답하느냐 인데...
“알았어, 알았다고. 말 해주면 되잖아. 근데 나도 최근 너희 둘이랑 직접 듀얼해 본 적 없으니까 너무 진지하게는 듣지 마?”
체념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레이는 긴장한 표정을 지울 수 없는 듯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아마도.”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쉰다.
모르겠다...뭐라고 하면 좋을지...
“역시...레이, 네가 이기지 않을까. 세이아도 참가했던 제34회 세계대회도 결국 네가 우승했고.”
잠시간의 정적.
그녀는 내 대답을 듣고는 고개를 숙이더니...곧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렇구나...아직 세이아 씨 한테는 안 되는구나.”
꼬맹이 녀석, 성격과 달리 의외로 예리하다.
그녀가 풀 죽은 듯 앞장 서서 터벅터벅 걸어간다.
칫...이럴 거면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는 게 나았을려나.
결국 뭐라고 대답해줘도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꼬맹이! ...어이 꼬맹이!”
내가 말을 걸어도 그녀는 뒤돌아 봐주지 않는다.
재능에서는 측면에서는 압도적으로 꼬맹이의 승리다.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 꼬맹이의 재능은 내가 봐도 가끔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느낄 정도다.
아직 전부 발휘되지는 않았지만 느껴진다.
깊숙히,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무언가가 그녀의 안에 갇혀있다는 게.
하지만 그게 전부 발휘되기 전 까지는...아마 어려울 것이다.
아니 어렵다기 보다는...솔직하게 말하자면 열 세트 싸워서 한 두 세트 따내면 잘한 편이겠지.
그정도로 압도적인 차이다.
실력 차이도 있지만 카드군 간의 상성도 세이아에게 웃어주니까.
레이는 아직도 아무 말 없이 앞을 걷고 있다.
느껴진다.
그녀가 겪고 있는 실망이, 초조함이, 절망이.
갓 데뷔한 신인 초짜 프로 듀얼리스트건 세계 대회 우승자인 챔피언이건 가리지 않는다.
만인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지금 그녀를 짓누르는 이 무게를 버텨내지 못하면...듀얼리스트는 망가진다.
그렇게 된 프로를 나는 현역 시절 수 없이 보아왔다.
그들은 결국 듀얼이 자신의 길이 아니었다면서 듀얼을 그만두지만 몇 년이 지나도 과거에 사로잡혀 살게 된다.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면서.
그녀가...레이가 그렇게 되는 건 원하지 않아...
같은 듀얼리스트로서, 같은 프로로서...아니, 이건 관계 없다.
그저 내가 그녀가 그런 길을 걷는 걸 보고 싶지 않다.
“레...”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던 순간, 그녀가 갑자기 뒤돌아 선다.
“아저씨, 그거 알아요?”
가끔가다 등장하는 꼬맹이의 존댓말 타임이다. 야자 타임도 아니고 존댓말 타임은 도대체...
“...뭘?”
조심스럽게 묻는다.
“...아저씨가 지켜봐 주고 있으면, 나, 누구에도 질 것 같지 않은 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가지고 있던 걱정이 전부 날아가버릴 만큼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쓸 때 없는 걱정이었나.
“뭐야 그거. 그럼 내가 너랑 듀얼하게 되면 나는 눈 가리고 듀얼해야지만 너를 이길 수 있는 거냐?”
레이의 눈이 잠시 동그랗게 커지더니 이내 시선을 피하고는 다시 앞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잠시,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글쎄요. 언젠가 경기장에서 만나게 되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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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만 8천원입니다.”
비싸!!!!!!!!!!!!!!!!!!!!!!!!!!!!!!!!!!!!!!!!!!!!!!!!!!!!!!!!!
비싸!!!!!!!!!!!!!!!!!!!!!!!!!!!!!!!!!!!!!!!!!!!!!!!!!!!!!!!!!
비싸!!!!!!!!!!!!!!!!!!!!!!!!!!!!!!!!!!!!!!!!!!!!!!!!!!!!!!!!!
이게 인형이야 금덩이야?
내 상반신보다 조금 작은 대형 블루아이즈 드래곤의 인형을 구매하러 왔더니 부르는 게 저 가격이다.
제기랄, 백수 생활을 지속하며 돈을 아껴쓰길 10년, 저런 거금은 컴퓨터 말고는 써 본 적이 없다.
가격을 듣자마자 굳어버린 채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나를 레이는 못마땅한 듯 쳐다본다.
“아저씨, 뭐 해? 안 사? 이것 때문에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거잖아? 이제와서 맘에 안 든다고 하진 않겠지?”
절체절명의 위기.
한 편에는 약 50만원짜리 인형
반대편에는 무서운 여고생
어찌하면 좋소.
눈을 질끈 감으며 지갑을 꺼낸다.
안녕...내 피 같은 백수 자금이여.
하지만 그 때 옆에서 나를 보던 레이가 한숨을 크게 쉬더니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상인에게 넘긴다.
“...응? 뭐하는 거야?”
그녀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아저씨가 너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8살 연하인 내가 대신 내주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만둬!! 큰 돈이긴 하지만 50만원에 내 어른으로서의 자존심과 존엄을 버리고 싶진 않다고!”
급하게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상인에게 넘긴다.
“주인 아저씨, 이 아저씨 거 말고 그냥 제 걸로 결제 해주세요!”
“잠깐! 잠깐만요! 상식적으로 여기서 이 꼬맹이 카드를 긁는 게 말이 돼요? 제 걸로 부탁드립니다!”
상인 아저씨는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란 표정을 짓더니 결국 다행히 내 카드로 결제를 했다.
“휴...”
식은땀을 닦는다.
여기서 그녀에게 결제를 하게 했으면 앞으로 내 인생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오점이 하나 생기는 곳이었다.
죽을 때 까지 이불킥 각이었지.
옆에서 기회를 놓쳤다는 듯 뾰루퉁한 표정으로 있는 레이를 비웃어준다.
그 순간이었다.
“저기, 거기 형씨, 카드 기간 만료라는데.”
...
잠시간의 침묵.
“아...”
레이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입이 찢어질 듯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뭐...크흡. ‘현’ 챔피언으로부터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새싹’ 듀얼리스트를 위한 선물이니까 잘 받아둬, 아저씨. 푸흡.”
한 인간의 존엄과 자존심은 약 45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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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를 마치고 세이아와 초코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
초대형 블루아이즈 인형을 끈으로 묶어 등에 짚게처럼 짊어매고 끙끙 거리며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옆에서는 레이가 핸드폰으로 부모님...에게 카드를 쓴 것에 대해 혼나고 있는 것 같다.
예전 우승자로서 그녀가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느정도인지 감이 잡히니 이게 굳이 혼날 일인가 싶긴 하지만...
내가 부모였어도 갑자기 고등학생 딸 카드에 45만원이 실시간으로 긁히면 당황하겠지.
하지만 이미 내 자존심과 존엄은 짖밟혔으니 이제와서 환불은 죽.어.도. 없다.
차가운 1월1일의 겨울 바람이 볼을 스친다.
위를 올려다보니 돔 스타디움의 저 높이 푸르고 맑은 하늘이 보인다.
나쁘지 않은 새해 첫날이다...
이렇게 왁자지껄한 1월 1일은 얼마만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홀로 살짝 미소를 띄운 순간이었다.
전시회가 펼쳐지는 메이거스 스타디움의 상공에...무언가가 떠있다.
저건...도대체?!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눈치 챘는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어이, 저거 하늘에 저거 뭐야? 몬스터?”
“와! 시연회 답게 솔리드 비전으로 공중 쇼 같은 것도 하려나봐!”
“근데 저거 무슨 몬스터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악마족...같지? 피안인가?”
“바보야 저게 어찌 피안이냐. 타천사잖아 바보야!”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커진다.
무언가...느낌이 좋지 않다.
레이도 눈치 챘는지 급하게 전화를 끊고 다가온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서둘러 세이아와 초코가 기다리는 곳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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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
초거대 푸른 눈의 백룡 인형을 매고 달린 탓에 체력이 남아있지가 않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세이아는 이미 누군가와 급하게 통화중이었다.
“1초라도 빨리 저 몬스터를 소환한 듀얼리스트를 찾아서 무력화 시켜주세요! 긴급상황입니다!”
레이가 안절부절 하고 있던 초코에게 급하게 다가갔다.
“초코! 무슨 일이래?!”
“레이쨩! 그...그게...나도 잘 모르겠는데 세이아 씨 말로는 누가 멋대로 소환한 모양이야...지금 소환한게 누구인지 찾고 있다는데...”
마침 세이아가 전화를 끊고 다가왔다.
“...우선 모두 대피해주세요.”
“뭐?”
“대피요?!”
세이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계속했다.
“긴급상황입니다. 오늘 이 시연회를 위해 이 메이거스 돔 전체에 솔리드비전 (SV) 입자가 살포되어있는 틈을 타 누군가가 몬스터를...그것도 협회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몬스터를 소환한 모양입니다.”
“뭐라고?! 누가 그런 짓을?!”
솔리드 비전으로 몬스터를 소환 가능한 방법은 오로지 프로 듀얼에서 사용되는 한정된 프로용 카드를 쓰는 것 뿐이다. 거기다 마찬가지로 솔리드비전 기술이 탑제된 프로 경기용 듀얼디스크가 있어야지만이 솔리드 비전으로 몬스터를 실체화 하는 게 가능하다.
공기중에 SV입자가 꽉 차있다고 아무나 솔리드 비전으로 몬스터를 소환 가능한 게 아니다.
거기다가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몬스터라고...?
“그게 말이 돼? 저게 무슨 GX 설정상의 데스티니 히어로 블루-D 도 아니고, 협회에서 찍어냈을 터인 카드가 협회 데이터베이스에 없다니?!”
당황해서 다시 공중을 올려다본다.
그 기분나쁜 몬스터는 그저 돔의 중앙에 떠있는 채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세이아가 무전기를 들어올려 누군가에게 무전을 보낸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건...테러 행위로 간주하겠습니다. 각 담당자는 매뉴얼에 따라 대응해주세요.”
그 소리를 듣고 초코가 팔짝 뛰었다.
“테러?! 우리 이대로 집에 못 돌아갈지도 모르는 거야?!”
...
만약...상상하기도 싫지만...이게 진짜 테러 행위라면...
학살이 일어난다.
솔리드 비전으로 생성된 물체는 총으로 쏴도 쓰러지지 않는다.
몬스터에게 피가 흐르거나 하는 본체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SV입자를 압축해서 몬스터의 ‘모양’을 따서 실체화 한 것이기 때문에 총이나 대포로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
순간적으로 충격에 SV입자가 펴져 실체화된 몬스터가 사라지겠지만 몇 초 내로 다시 SV 입자가 모여 몬스터는 부활한다.
마치 고여있는 물에다가 총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 몬스터를 멈추는 방법은...공기중의 SV입자를 전부 없애거나 아니면 입자를 조종하고 있는 듀얼리스트의 듀얼디스크를 파괴해야 한다.
“하지만...그런 거면 크게 문제 없잖아?”
식은땀을 닦으며 세이아를 바라본다.
“이게 누군가가 듀얼디스크를 사용해서 하는 짓이라면 듀얼디스크에는 프로그렘상 세이프티 장치가 걸려있어. 오로지 듀얼 도중에만 몬스터가 제한된 움직임을 취하게 되어있지. 실체화된 몬스터를 이용해 인간에게 공격을 가한다거나 하는 행동을 시키는 건 불가능해.”
솔리드 비전 듀얼이란 한마디로 따지면 영화를 질량이 있는 입체 이미지로 재생하는 것이다. 솔리드비전으로 소환된 몬스터들은 어디까지나 짜여진 각본, 혹은 스크립트에 따라 움직일 뿐, 그걸 마음대로 조종한다거나 하지는 못한다. 즉...저 몬스터 역시...
“예...하지만...문제는 저 몬스터는 협회가 공식으로 생산해낸 카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 그게 걸린다.
전 세계에서 프로용 듀얼 카드를 생산해내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건 협회 뿐이다.
그렇기에 안전한 것이다.
하지만 만약 저 몬스터가 협회에서 생산된 게 아니라 누군가가...악의를 가지고 만든 것이라면...
그리고 협회공인이 아닌 ‘비공인’ 스크립트를 따라 이대로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에게 공격을 시작한다면...
이 돔에 있는 모두는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당할 것이다.
이런 대규모 체험회를 여는 덕분에 메이거스 돔 전체에 SV입자가 퍼져있으니까.
“아직도 듀얼리스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나요! SV입자를 역추적하세요! 어디서 발신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쪽으로 어서 보안팀을! 우리들이 개발한 기술입니다! 우리들이 못 하면 누가 한다는 겁니까!”
세이아가 무전을 통해 누군가에게 고함친다.
“그리고 피난지시는 어째서 아직인가요! 상황을 보자고요?! 지금 사람 목숨이 걸려있는데 전시회의 성공 같은 거 따질 때입니까! 당장 피난 시키세요, 메이거스가의 차기 당주로서 명령입니다.”
그렇게 고함치는 세이아를 보며 초코는 벌벌 떨고 있다.
그 때 마침, 전시회에 설치된 수백개의 스피커로부터 무언가와 연결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안내팀이었다.
“아...아...마이크 테스트. 전시회의 모두에게 전합니다. 지금 당장...”
그 순간이었다.
공중에 떠 있던 몬스터가 양 팔을 벌린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몬스터의 가슴팍에 기분나쁘게 붙어있던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난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저 반짝 했을 뿐인데.
뇌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귀를 찢을 것 같은 폭발음이 우리를 덮친다.
폭발음과 동시에 모든 스피커에서 찢어질 듯한 기계음이 난다.
그리고 그 몬스터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자세를 잡고 공중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피난 경고를 내리려고 하자마자 스피커의 전산 시스템을 파괴당했습니다.”
분한 듯 세이아가 무전기를 부서뜨릴 기세로 강하게 쥐며 말했다.
“와! 방금 봤어? 쩔어!!! 이게 솔리드 비전!!”
“야 이거 뭐냐 ㅋㅋㅋㅋㅋ 일정표 보니까 이런 이벤트 없는데 깜짝이벤트냐? 개쩌네!! 솔리드비전 미쳤다 미쳤어”
“이게 미래다!!!!!!!!! 솔리드비전 만세!!!!!!!!”
“완전 리얼해 ㅋㅋㅋㅋㅋ 나 방금 그 반짝 한 거 영상 찍음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주변에서는 전시회의 일간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저기...모두...이거 지금 상황을 정리해보면...”
그동안 조용히 있던 레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우리 모두 인질로 잡힌 거 아니야?”
...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저 몬스터는 아직까지 무차별적인 공격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쪽이 대피를 지시하려 하니 그걸 방해했다.
무언가를...기다리며 시간을 끌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어째서?”
초코가 작게 말했다.
...
“아마...이 전시회를 망칠 생각이겠죠...이유 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세이아가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때였다. 몬스터가 다시 한 번 몸을 돌리더니 순간 하늘이 번쩍였다.
그리고 들리는 귀가 찢어질 것 같은 폭발음이 스타디움의 여러곳에서 들린다.
결국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는가! 테러가 맞잖아!
“인명피해는?!”
세이아가 급하게 무전기에 묻는다.
하지만 들려오는 건 파악중이라는 대답 뿐.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두려워서가 아니다.
빡쳐서다.
개 빡쳐서다.
10년간 이렇게 빡쳐본 기억이 없다.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었다고 생각하는가.
프로 듀얼이 이렇게까지 인정 받기 까지.
얼마나 많은 프로들이,
기술자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듀얼을 좋아하는 팬들이,
약 30년이란 세월에 걸쳐 조금씩 쌓아 올렸다고 생각하는가.
그걸 지금 저 몬스터의 주인은 전부 깨부술려고 하고 있다.
프로로서, 아니, 프로는 관계 없다.
듀얼에 인생을 바친 한 명으로서, 듀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한 명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짓이다.
무언가...무언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세이아, SV입자의 역추적으로 저 몬스터를 소환한 듀얼디스크의 위치를 찾는 건?”
“...아까 지시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전시회 때문에 가동중인 듀얼디스크가 워낙 많아서...”
그렇다. 오늘은 팬들에게 솔리드비전 듀얼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수 많은 듀얼디스크가 스타디움의 각지에 배치되어있다.
내가 본 각 체험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작게 잡아도 800개는 넘겠지.
그 중 단 하나의 듀얼디스크를 역추적 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굳이 역추적할 필요가 있을까?
즉...필요한 건...강제로 녀석의 듀얼디스크의 전원을 꺼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저 몬스터를 실체화 시키고 있는 공기중의 SV입자는 더 이상 듀얼 디스크로부터 명령을 수신하지 못해 그대로 공기중에 퍼진다.
범인의 듀얼 디스크의 위치를 물리적으로 특정할 필요는 없다.
좋아, 그렇다면 행동에 옮길 뿐.
“세이아! 기술팀에게 연락을!”
그렇게 말하고는 근처에 있는 솔리드 비전 듀얼 체험장에 달려가 급히 양해를 구하며 누군가가 쓰던 듀얼디스크 하나를 가져온다.
팔에 장착한 듀얼디스크의 시스템 정보를 불러낸다.
ID번호 N56933Z
“세이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지휘실 시스템을 이용해서 지금부터 이 듀얼디스크를 통해 지금 스타디움 내에 존재하는 모든 듀얼디스크와 강제로 난입 듀얼을 시작한다.”
“아저씨?!”
“유우 오빠?!”
레이와 세이아, 둘이 동시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해하고 말고.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 같다.
“어쩔 수 없잖아, 어디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녀석을 찾기 위해 800개나 되는 듀얼디스크를 발로 뛰어서 확인하고 다닐 수도 없고, 이대로 800대의 듀얼디스크와 강제듀얼을 시작해서 전부 파워다운 시킨다.”
듀얼디스크는 듀얼에서 패배할 시 이미 사용중이던 SV입자를 안전하게 공기중에 퍼트리기 위해 시스템상 자동적으로 전원이 내려간다.
“지금 이 스타디움에 존재하는 모든 듀얼디스크와 듀얼을 하면 그 중에 저 망할 녀석도 있을 거 아냐?”
즉, 800번만 듀얼에서 승리하면 숨바꼭질은 이쪽의 승리다.
“아저씨! 도대체 어떻게 800회를 승리하려고 하는 거야! 이 시간에 어서 우리라도 피난을...”
레이가 반쯤 울먹이며 말했다.
“스피커도 먹통이라 피난지시도 못 내리는데 우리끼리 도망치자고?”
“그건...”
그녀도 알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끼리만 도망치는 건 용서받지 못한다는 걸.
아무리 프로가 돈 밖에 관심 없다고 세간에서 말을 들어도, 일반인들이 위험에 처해있는데 이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인 우리가 가장 먼저 도망치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우 오빠, 언제든지 듀얼 시작 가능합니다!”
무전기로 지휘실과 계속 통화하던 세이아가 급하게 이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
세이아와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주머니에 가지고 있던 프로 듀얼용 덱을 꺼내 듀얼디스크에 세팅한다.
“1턴이면 충분해.”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고...외친다.
“듀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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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렇게 했지만...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인 건 맞다.
800명과 동시에 듀얼.
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800명의 듀얼디스크에게 동시에 리얼타임으로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게 리얼 타임으로 전해진다.
일일히 800명을 상대로 한 명씩 듀얼하고 있는다면 일주일을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이것 밖에 방법이 없다.
하지만 승산은 있다.
당연히 800대의 듀얼디스크에 세팅 되어있는 덱들은 티어덱들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도 쉽게 체험회를 즐길 수 있게 라이트 유저용 덱을 준비 해놨겠지.
패트렙 같은 것도 오늘 체험회 듀얼을 구경하면서 거의 보지 못했다.
가끔 증식의 G, 무한포영이나 유령토끼가 들어간 덱이 몇개 보이긴 했지만.
즉 패트랩이 거의 안 들어간 초보자용 덱 800개를 상대하는 것이다.
할만하다.
물론 아무리 패트랩이 거의 안 들어갔다고 해도 800개의 덱이 5장씩 드로우 하면 4000장이다.
4000장중 패트랩이 없을리는 없겠지...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본 체험회 덱들 중에 가장 막기 까다로운 하루 우라라는 보지 못했다.
아마 하루 우라라가 있다면 800개의 덱 중 어딘가에 숨어있을, 저 몬스터를 소환해낸 망할 자식 뿐.
물론 하루 우라라가 아니라도 패트랩은 전부 아프다.
하지만...이건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듀얼이다.
그 어느 때보다...중요한 듀얼이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패배해도 되는 듀얼이 아니다.
절대 이긴다.
이겨 보인다.
“10년간 현역이 아니었다고 얕보지 말라고! 내가 누군지 알고!”
듀얼디스크에 세팅된 내 덱을 잠시 내려다본다.
10년...만인가. 이 덱으로 듀얼을 하는 건.
부탁한다!
“드로!”
패를 확인한다.
염정룡-버너, 폭정룡-타이달, 남정룡-템페스트, 무덤의 지명자, 반마도대역
10년만의 첫 드로우.
역시 최고잖아!
나는 패에서 반마도대역을 발동!
“이걸로 메인 페이즈 1동안 필드의 몬스터는 각각 상대의 효과 대상이 되지 않으며 각각 상대의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스타디움의 하늘이 마법 장막에 감싸여 순식간에 어둡게 변한다.
“어이, 뭐야, 또 뭐 시작했다고?”
“이게 설마 오늘의 메인 쇼인가? 대박인데? 스타디움 전체를 솔리드비전으로 써서 듀얼이라니!”
“누가 누구랑 싸우는 거야? 아까 부터 기분 나쁘게 떠 있는 저게 나쁜 놈이야?”
주변에서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가 들린다.
그들의 말 대로 그냥 쇼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반마도대역의 발동으로 적어도 제일 큰 위협이었던 유령토끼나 무한포영은 피해갈 수 있다.
이대로 속도를 낸다!
“나는 염정룡-버너의 효과를 발동! 패에서 이 카드와 드래곤족 몬스터인 폭정룡-타이달을 묘지에 버리고 덱에서 염정룡-블래스터를 필드에 특수소환!”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유유히 떠 있는 하늘에 커다란 진염의 폭발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마치 눈 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찢어 발기려는 듯 블래스터가 천천히 그 모습을 들어낸다.
“어이 저거, 염정룡...블래스터...어째서?”
“금지가 아니었어?! 어째서 나올 수 있는 거야???”
“악몽이...악몽이 떠올라!!!”
“제기랄, 나는 정체불명의 몬스터를 응원할 거야! 저 악마를 쓰러뜨려!”
잘들도 말해주는 구만. 지금 너네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너무 오랜만의 솔리드비전 듀얼에 어질어질하다.
하지만 동시에...너무나도 그리운 기분이 든다.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감각이다.
그리고 이 순간은...당연히 내가 승리하기 위해 존재한다.
“패의 남정룡-템피스트의 효과를 발동! 묘지의 염정룡-버너과 폭정룡-타이달을 제외하고 필드에 특수소환!”
정체불명의 몬스터와 대치하고 있는 블레스터 옆에 커다란 회오리가 일더니 템피스트가 모습을 나타낸다.
정체불명의 몬스터와 두 마리의 정룡이 서를 무섭게 마주본다.
“제외된 폭정룡-타이달의 효과를 발동! 덱에서 수속성 드레곤족 1체를 패에 넣는다. 나는 튜너인 수호룡 유스티아를 패에 추가!”
“패에서 수호룡 유스티아를 일반소환!”
“그리고 이어서 블래스터와 유스티아로 링크소환! 소환 조건은 튜너를 포함한 몬스터 2체! 나와라! 크리스트론 하리파이버!”
물속성 드래곤족 튜너인 유스티아의 추가로 레독스를 제외한 모든 정룡이 튜너가 서치가 가능해졌다.
설마 튜너가 맘 먹은 대로 서치 가능하다는 점이 10년 이후 이렇게 유용하게 변할 줄이야.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지!
반마도대역으로 사방이 어둡게 변한 하늘에 얼음을 흩뿌리며 하리파이버가 등장한다.
“그리고 하리파이버의 효과 발동! 덱에서 BF-은신의 스팀을 특수 소환!”
자, 와라,
타이밍은 지금 뿐이라고?
와라, 이 망할 자식아!!!!!!!!!!
그렇게 선언한 순간 시스템 경고가 뜬다.
“ALERT: 유저 ???가 하루 우라라를 발동”
역시 숨어있었구나, 녀석! 그래 하리파이버에 던지고 싶었겠지!
하루 우라라를 가지고 있다는 건 지금 듀얼중인 800개의 덱 중 유일하게 체험회용으로 준비된 덱이 아닌 것...즉...
“녀석”이다.
“패의 무덤의 지명자를 발동해서 묘지의 하루 우라라를 지정! 이걸로 다음 턴 종료시까지 하루 우라라란 명의 카드는 효과를 발동하지 못한다!”
이걸로 무한포영유령토끼에 이어 하루 우라라까지 봉인했다.
증식의 G가 남았지만...패트랩들이 다 무력화 된 지금 패가 몇장으로 불어나건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에게 다음 턴은 오지 않으니까.
하리파이버의 특수소환 효과가 그대로 해결 되어 BF-은신의 스팀이 필드에 소환된다.
하지만 지명자 까지 써버린 탓에 남은 패에는...아무 것도 없다.
패가 텅텅빈체 필드에는 람정룡-템페스트와 하리파이버, 그리고 은신의 스팀뿐.
상대는 800명, 약 4000장의 카드.
이번 턴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다음 턴은 4000장의 카드가 일제히 날아올 것이다.
당장 승부를 보지 못하면 뒤는 없다!
좋아, 해주겠어!
하리파이버와 스팀으로 링크 3 아크로드 파라디온을 링크 소환!
“이 때, 묘지로 보내진 스팀의 효과를 발동! 스팀 토큰 레벨1을 필드에 소환!”
↑
■ 파라디온
↙↘
■ 람정룡 ■ 스팀토큰 ■
“그리고 아크로드 파라디온으로 링크1인 마기아스 파라디온을 링크소환!”
“이어서, 스팀 토큰으로 링크1인 링크리보를 마기아스의 링크 앞에 특수소환!”
■ 마기아스
↓
■ 람정룡 ■ 링크리보 ■
“링크 앞에 몬스터가 특소소환된 것으로 마기아스의 효과 발동! 덱에서 성진의 파라디온을 패에 넣는다!”
“마기아스의 파라디온과 링크리보로 링크2인 벨스파다의 팔라디온을 링크소환!”
“성진의 파라디온은 비어있는 링크 마커 앞에 패에서 특수소환이 가능! 성진을 벨스파다의 아래쪽 링크마커 앞에 특수소환!”
■ ←벨스파다
↓
■ 람정룡 ■ 성진 ■
“그리고 성진의 효과 발동! 링크마커 앞에 특수소환 됬을 시 묘지의 파라디온 카드 1장을 패에 넣는다! 나는 묘지의 아크로드 파라디온을 패에 넣는 취급으로 엑스트라덱으로 되돌린다!”
3개월동안 여러가지를 연구했다.
우선은 No. 42 갤럭시 토마호크로 엑링 중심의 덱을.
그리고는 거신룡 펠그란트 중심의 덱을.
3개월동안 메타를 따라잡기 위해 연구하고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그렇게 도달한 지금의 내가 이 상황에 내놓을 수 있는 답.
이것이...지난 3개월간 내가 내린 결론.
10년 전 나와 함께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 정룡의 새로운 모습중 하나.
수호정룡이다.
이 스타디움 어딘가에 숨어있을 망할 자식아...똑똑히 봐두는 게 좋을 거다!
“링크 1 수호룡 엘피의 소환조건은 4레벨 이하의 드래곤족 몬스터 1장! 나는 레벨 4 드래곤족인 성진의 파라디온을 소재로 벨스파다의 팔라디온의 링크마커 앞에 링크 소환!”
패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지만 필드 몬스터존에는 템페스트, 벨스파다 그리고 벨스파다의 바로 아래에 엘피가 소환되었다.
■ 벨스파다
↓
■ 람정룡 ■ ← 엘피 ■
“수호룡 링크몬스터의 디메리트로 필드에 있을 시 자신은 드래곤 족 몬스터 밖에 특수 소환 할 수 없다!”
까다로운 디메릿이긴 하지만...이미 길은 보였다!
“엘피가 벨스파다의 링크 앞에 소환된 것으로 벨스파다의 효과 발동! 필드의 몬스터 1체의 위치를 메인 몬스터 존으로 옮긴다!”
“나는 벨스파다의 바로 아래에 소환된 엘피를 왼 쪽으로 한 칸 이동!”
왼 쪽 엑스트라존에 있는 벨스파다. 그 밑인 몬스터존 4에 소환된 엘피.
지금, 벨스파다의 효과로 엘피가 한 칸 왼쪽인 몬스터존5로 향했다.
■ 벨스파다
↓
■ 람정룡 ■ ■ ← 엘피
이걸로 벨스파다와 엘피의 링크 마커가 빈 메인 몬스터존을 가리키게 되었다.
“엘피의 효과 발동 조건을 달성! 엘피의 효과로 덱에서 드레곤 족 몬스터 1체를 링크마커 2개가 가리키는 빈 몬스터존에 특수소환!”
“덱에서 이클립스 드래곤을 특수 소환!”
■ 벨스파다
↓
■ 람정룡 ■ 이클립스드래곤 ← 엘피
“이클립스 드래곤과 벨스파다는 둘 다 빛속성, 그리고 벨스파다의 공격력은 링크마커 앞의 몬스터의 공격력 만큼 상승하므로 이클립스가 링크마커 앞에 있는 것으로 원래 공격력인 500에 1600을 더해 2100! 속성 조건과 공격력 조건을 모두 클리어! 이 둘을 소재로 갤럭시아이즈 솔플레어 드래곤을 링크 소환!”
■ 솔플레어
↙↘
■ 람정룡 ■ ■ ← 엘피
엘피 때문에 드래곤 족 특소 제한이 걸려있는 지금, 솔플레어를 소환한 것으로 원할하게 벨스파다를 치우면서 드레곤족을 확보 할 수 있었다.
“이 때, 묘지에 간 이클립스드래곤의 효과로 덱의 파멸룡 간드라 X를 제외!”
“그리고 람정룡과 솔플레어 드래곤으로 드래곤족 소재 2체를 필요로 하는 수호룡 아가페인을 링크 소환!”
■ 아가페인
↑↓
■ ■ ■ ■ ← 엘피
“아가페인과 엘피가 가리키는 몬스터존 4에는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아가페인의 효과 발동! 엑스트라 덱에서 넘버즈 62 갤럭시아이즈 프라임 포톤 드래곤을 특수 소환!”
■ 아가페인
↑↓
■ ■ ■ 포톤 ← 엘피
“이어서 엘피와 아가페인으로 엑스트라 몬스터존1에 드래곤족 2체를 소재로 요구하는 천구의 성각인을 링크 소환!”
천구 ■
↙ ↘
■ ■ ■ 포톤 ■
“그리고 엑시즈 체인지! 몬스터존 1에 갤럭시아이즈 사이퍼 블레이드 드래곤을 엑시즈 소환!”
엘피와 아가페인을 링크 몬스터의 소재로 쓰는 것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수호룡 링크 몬스터의 드래곤족 소환 제한을 돌파한다.
천구 ■
↙ ↘
사이퍼 ■ ■ ■ ■
“묘지의 은신의 스팀의 효과 발동, 필드의 천구의 성각인을 릴리즈 하고 묘지에서 필드에 특수 소환!”
“천구의 성각인은 릴리즈 될 시 덱에서 드래곤족 몬스터 1체를 공격력 방어력을 0으로 하여 필드에 특수소환 할 수 있다! 나는 붉은 눈의 암흑 메탈 드래곤을 특수소환”
■ ■
사이퍼 스팀 레다메 ■ ■
10년 전에도 여러번 성각정룡을 짜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지만 아무리 연구를 해도 결국 성각이 더 강해질 뿐 우리 정룡 쪽은 별로 이득을 보지 못했지.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이번엔 이쪽이 이득을 좀 봐야겠어!
주고 받는 게 상도덕이지!
기억 난다.
네가 묘지에서 나올 때 마다 상대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모습을.
그리고 그건...10년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아!
“묘지의 염정룡-블래스터의 효과 발동! 묘지의 이클립스 드래곤과 수호룡 엘피를 제외하고 필드에 특수소환!”
“제외된 이클립스 드래곤의 효과로 제외된 파멸룡 간드라 X를 패에 넣는다!”
■ ■
사이퍼 스팀 레다메 염정룡 ■
“피날레다!”
“스팀과 염정룡으로 엑스트라존1에 링크2인 트로이메어 피닉스를 링크소환!”
“그리고 스팀이 필드에서 멀어졌을 때 1레벨의 스팀 토큰을 생성! 묘지의 링크리보의 효과 발동! 토큰을 릴리즈하고 묘지의 링크리보를 특수소환!”
↑
피닉스→ ■
사이퍼 링크리보레다메 ■ ■
“아크로드 파라디온의 링크소환 조건은 링크몬스터를 포함하는 효과 몬스터 2체 이상.”
“링크2의 트로이메어 피닉스와 링크1의 링크리보를 소재로 아크로드 파라디온을 링크소환!”
반마도대역으로 사방이 어두워진 스타디움을 마치 천사가 강림하는 것 마냥 성기사는 빛을 흩뿌리며 내려온다.
비록 그곳이 곧 파멸 밖에 남지 않을 곳이라 해도.
“아크로드 파라디온은 자신의 링크앞에 있는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 만큼 공격력이 올라간다. 아크로드의 기본 공격력은 2000. 링크 앞에는 공격력 3200의 사이퍼 블레이드 드래곤과 공격력이 0이 됬지만 원래 공격력이 2800인 레드아이즈메탈드래곤이 있다.”
아크로드 ■
↙ ↑ ↘
사이퍼 ■ 레다메 ■ ■
“즉 지금 아크로드 파라디온의 공격력은...”
2000+3200+2800
“이 정도는 계산 할 수 있겠지? 망할 녀석아!”
저스트 8000.
“필드의 레다메의 효과 발동, 패의 드래곤족 몬스터 1체를 필드에 특수소환!”
“이걸로...끝이다!”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했는지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으르릉 거리는 소리를 낸다.
“내가 패에서 소환하는 건 파멸용 간드라 X!”
아크로드 ■
↙ ↑ ↘
사이퍼 ■ 레다메 간드라X
“간드라X가 패에서 특수소환 되었을 때 필드의 다른 모든 몬스터를 가능한 만큼 파괴하고...가장 공격력이 높았던 몬스터의 공격력 만큼 상대에게 데미지를 준다!!!”
듀얼 디스크를 확인한다.
여전히 800대의 듀얼디스크와 강제 듀얼이 진행되고 있다.
“잘 들어 이 망할 자식아!”
숨을 깊게 들이쉬고...내지른다!
“카드 뒤에 숨으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이 듀얼리스트의 수치 같은 녀석아!!! 파멸룡 간드라 X의 효과 발동!”
순간, 간드라X의 온 몸에서 솟아오른 수백개의 붉은 빛이 약 8만명을 수용 가능한 메이거스 스타디움의 구석 구석을 휘젓는다.
스타디움에 존재하는 모든 800여개의 듀얼디스크의 라이프 포인트를 0로 깎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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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거스 스타디움의 하늘이 붉은 빛의 줄기로 채워진다.
마치 먹잇감을 찾고 있는 맹수처럼 스타디움의 구석 구석을 날아다니며 작동하는 듀얼디스크를 파워 다운 시켜간다.
이것이...정복왕...
이것이...역대 최강의 듀얼리스트라는 칭호를 얻은 사람...
초코와 세이아 씨가 듀얼을 끝낸 아저씨에게 달려간다.
아저씨는 피곤한지 살짝 비틀거렸지만 땀을 닦으며 우리들을 향해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
방금 전의 듀얼...이걸...듀얼이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처음에 뽑은 패가 단 한 장이라도 달랐다면 이길 가능성이 없는 듀얼이었다.
반마도대역이 없었다면? 지명자가 없었다면? FTK를 내지 못했다면?
다음 턴 800개의 덱에서 쏟아지는 4800장의 카드에 찍소리도 못내보고 라이프가 0가 됐을 것이다.
저 몬스터가 그래도 날뛰게 두었다면 인명피해가 몇이 나왔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절대적 위기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아저씨는 당연한 듯 이겨보였다.
불합리하다.
같은 듀얼리스트인데, 같은 프로인데, 같은...세계대회 우승자인데...
어째서일까,
도대체 어째서...
6살 때 관중석에서 그를 봤을 때 보다 세계대회 우승자로서 보는 지금의 뒷모습이 더 멀어보이는 걸까.
조금이라도...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그에게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으응...아니. 역시 기분 탓이겠지.
나도 초코와 세이아 씨를 따라 아저씨를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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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모두가 환호를 지르고 있다.
“최고의 시연회였다!! 역시 솔리드 비전은 대단해!!!”
“SHUT UP AND TAKE MY MONEY! 솔리드 비전! 얼른 시중에 팔아줘!!!”
다행히 정체불명 몬스터의 공격으로 인한 일반인의 인명피해는 없는 모양이다.
첫 번째 공격은 오디오 시스템실을, 그 이후의 공격들은 사람이 없던 곳을 공격했다는 것 같다.
결국 오디오 시스템실에 있던 몇 명이 중상을 입었을 뿐,
실상을 아직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는 끝내주는 솔리드비전의 체험회로 끝났다.
세이아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 바로 떠났지만 우리는 혹시 그 듀얼리스트가 돌아오는 거 아닐까 조금 상태를 지켜보고 나서 떠나기로 정했다.
“아저씨, 미안한데 아이스크림 사다 줄 수 있어?”
“니가 사러 가. 너는 다리가 없냐?”
“...조금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래.”
레이가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니가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있냐?”
그녀가 나를 무섭게 째려본다.
뭐, 오늘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도 있었고 그녀도 피곤하겠지.
어쩔 수 없이 어슬렁 어슬렁 일어난다.
그리고 내가 떠나기 직전
“저...죄송한데 저는 초코라떼 맛으로!”
어이 초코! 너도 다리가 없냐!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가는 거 한 개 사나 두 개 사나 차이는 없다는 걸 생각하니 따지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오늘 몇 번을 지나쳤는지 모를 아이스크림 판매점으로 가 양 손에 아이스크림콘을 하나 씩 들고 돌아가는 도중,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남자 꼬맹이가 이쪽으로 직진해온다.
후드 때문에 내가 안 보이나?
“어이!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 녀석은 내 경고도 무시하고 그대로 걸어와 어깨를 내게 부딪친다.
“뭣?!”
순간 중심을 잃어 양 손에 쥔 아이스크림콘이 흔들린다.
위험해!
최대한 허리를 낮춰 자세를 취해 아슬아슬하게 어느 쪽도 떨어뜨리지 않았다.
“제대로 보고 다녀!”
하지만 녀석은 사과는 커녕 후드를 꾹 눌러 쓴 채 말했다.
“겨우 그정도라니, 들은 것에 비해 형편 없네, 정복왕도.”
“...뭐?”
그 녀석을 다시 쳐다봤을 때는 이미 그는 인파 속에 숨어 사라진 이후였다.
뭐하는 녀석이지...
재수 없을려니 별 일이 다 있네.
속으로 욕을 한 바가지 해주고 레이와 초코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깐...손이 이래서 내 아이스크림을 못 샀네?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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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탈취당한 주안이 저희 시연회에서 등장한 건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전화의 반대편의 상대방은 당황했는지 검토중이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애절하게 구걸한다.
보이지 않는데도 그 대머리를 90도로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뭐, 주안의 듀얼리스트가 누군지는 우선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주안의 데이터를 협회에 보내주세요. 카드군의 정식 공개 전에 깜짝 이벤트 였다는 걸로 하죠. 협회 쪽에는 제가 이야기 해두겠습니다. 지금부터 48시간동안 1시간마다 정시 보고를 올리도록 하세요.”
후우...큰 한숨을 쉬고는 전화를 끊는다.
“보스, 그래서 심증은 있어?”
내 사무실의 소파에 다리를 꼬고 누워서 카드를 공중에 던지며 놀고 있던 남성이 내게 묻는다.
참으로 기품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남자다.
“보스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몇 번이고 말 했을텐데요. 당신의 귀는 장식인가요. 보청기 사드려요?”
그가 바로 앉으며 끈적하게 웃어보인다.
“하하, 우리 공주님 성격은 참 끝내준단 말야.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거지만.”
“그런 더러운 눈빛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시선만으로 더럽혀질 것 같으니까.”
그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뒤돌아 창 밖을 향한다.
메이거스 코퍼레이션 본사의 최상층에서 보이는 풍경엔 도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누구부터 조지러 가면 되는 거야? 공주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고.”
성격 급하긴...마치 똥개네요.
“생각 없이 명령대로만 행동하면 되는 당신은 정말 편하겠네요.”
한숨을 크게 내쉰다.
지금 상황을 정리해보면...아마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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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시리즈 시작하고 꽤 되었는데 드디어 정복왕이 듀얼을 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듀얼이라기보단 솔리티어...라고 해야하겠지만 수호룡과 섞으면 이것 저것 재밌는 콤보가 나올 것 같아서 기대중입니다.
수호룡 간드라X FTK는 작중에서 써보고는 싶었는데 다른 듀얼리스트 상대로 쓰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작 초기엔 아마 정룡덱을 지금 짜면 토마호크로 엑링을 노리는 게 아닌 이상 드레그니티 링크를 뽑아서 용계 서치하고 전개를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 했는데
와이즈 스트릭스가 나온 덕분에 7레벨 2체 -> 아스날 팔콘을 뽑아서 이후 덱특소 후 하리파나 와이즈 스트릭스 둘 중하나 택1해서 전개하는 게 훨씬 안정적이네요, 특히 와이즈 스트릭스가 가능성이 많은 카드다 보니.
정복왕의 이쪽 전개 루트는 차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호프제알 정룡이라던가...)
그리고 아직 OCG에서도 미등장인 주안을 살짝 섞어보았습니다.
지금 공개된 카드만 보면 깡 파워는 엄청난데 장착카드가 너무 견제 당하기 쉬운 구조라 약점이 너무 명확하지만 우선 코인 타본다는 느낌으로 키 케릭터에게 쥐어줬습니다.
주안 코인 떡상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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