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엉뚱한 그림을 그려서 어른들에게 핀잔을 들었다.
코나미 "이 그림이 뭘까요?"
어른들 "글쎄. 로봇 아니니?"
코나미 "아니에요! 이건 레이드 랩터즈예요! 기계로 개조됐지만 비행야수족이라고요!"
어른들 "음... 그럼 이건 귀여운 동물들이구나?"
코나미 "아니에요! 얘네는 마제스펙터, 마법사족이라고요!"
어른들 "죄다 생긴 거랑 안 어울리네...... 그럼 얘는 로봇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룡이겠구나?"
코나미 "뭔 소리예요. 얘네는 다이너미스트, 기계족이라구요."
어른들 "............ 그럼 이 다른 공룡은 뭐니?"
코나미 "공룡이 아니에요. 공룡을 먹은 포식식물이라고요."
어른들 "으아아아아아!! 쓸 데 없는 거 그리지 말고 공부나 해!"
*
어른이 되어 카드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차린 나는 그만 사막에 불시착하고 만다.
그곳에서 유리 왕자를 처음으로 만났다.
유리 왕자 "난 유리 왕자야. 날 위한 카드군을 하나 만들어 줘!"
코나미 '얼른 비행기 고쳐야 하는 데 자꾸 귀찮게 하네...... 대충 하나 그려줘야지.'
유리 왕자 "빨리 해! 빨리 해! 빨리 해! 빨리 해! 빨리 해! 빨리 해! 빨리 헤!"
코나미 "자, 여기. 내가 어릴 때 그린 그림이야. 알아보겠니?"
유리 왕자 "공룡을 먹어치운 포식식물이네."
코나미 "!"
*
나는 놀랐다. 이 그림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니.
하지만 유리 왕자는 계속 새로운 그림을 원했다.
코나미 "이건 내가 심혈을 기울여 그린 작품이야. 이거 덕분에 대학에 수석 입학하고 우등생까지 됐지."
유리 왕자 "고철기계 같은 카드들이네. 이런 우등생 덱은 필요 없어.
아까 전에 포식식물이 좋아."
코나미 "그럼 이건?"
유리 왕자 "춤추는 것 말고는 별 장점이 없잖아."
코나미 "그게 귀여운 건데...... 이건 어때?"
유리 왕자 "별로야. 포식 카운터를 쓰면서 왜 포식 카운터를 쌓는 카드는 이렇게 적어?"
코나미 "자, 이거 받아."
유리 왕자 "융합 테마인데 덱 융합 같은 건 안 줘?"
코나미 "............ 자, 여기 디멘션 박스야. 네가 원하는 지원은 여기에 있어."
유리 왕자 "오오."
*
유리 왕자 "난 원래 소행성 ARC-5에서 살고 있었어.
바오밥 나무를 관리하거나 매일 지는 석양을 보며 살았지. 장미도 같이 있었어."
코나미 "근데 왜 여기 온 거야?"
유리 왕자 "그게 말이지......"
.
.
.
장미 (세레나) "저리 치워! 네가 만든 바람막이 따위 필요 없어! 오히려 햇빛을 막는다고!"
유리 왕자 "너 좋으라고 설치한 거 아니거든? 그리고 바람막이가 아니라 울타리라고.
이게 없으면 식충식물들이 바오밥 나무를 뜯어먹는단 말이야."
장미 "네가 주는 물도 필요 없어! 당장 가져가!"
유리 왕자 "너 말고 바오밥 나무한테 주는 거야. 물 좀 튀었다고 시끄럽네."
장미 (세레나) "나를 밖으로 보내줘! 이런 답답한 별에는 더 이상 못 있겠어!"
유리 왕자 "줄기식물 주제에 말이 많네."
장미 (세레나)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냐! 듀얼이다!"
.
.
.
유리 왕자 "더러워서 다 때려치우고 나왔지. 츤데레라는 건 귀찮아."
코나미 "그건 츤데레가 아닌 것 같은데......"
*
코나미 "왜 나한테 카드를 그려달라고 한 거야?"
유리 왕자 "그건...... 내가 지구에 처음 왔을 때 사막여우를 만났어."
.
.
.
사막여우는 아주 어려운 말을 했지.
사막여우 (아스카) "우리가 듀얼의 진짜 즐거움을 알려면 우린 친구가 되어야 해.
친구가 되려면 나는 너에게 길들여져야만 해.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친구가 되는 거야."
듀얼의 진정한 즐거움......
사막여우 (아스카)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존재...... 그래, 그렇구나!
유리 왕자 "그럼 다른 녀석들을 다 쓰러뜨리고 길들여서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남으면 내가 최강이겠네."
사막여우 (아스카) "...... 어?"
유리 왕자 "고마워. 좋은 걸 알았어. 그럼 우선 듀얼을 위한 덱부터 마련해 볼까."
사막여우 (아스카) "아니, 잠깐! 그런 뜻이 아니잖아!"
.
.
.
유리 왕자 "그러니 얼른 나를 위한 덱을 만들라고. 빨리."
찰싹!
코나미 "아흑! 이런 길들이는 게 아니잖아! 으흑!"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는 아닙니다)
*
뱀 (스타브 베놈) "난 사람을 한 번에 물어 죽일 정도로 강한 독을 가진 뱀이야."
유리 왕자 "드래곤이잖아."
뱀 (스타브 베놈) "아니, 드래곤을 집어 삼킨 뱀이지."
유리 왕자 "그렇구나."
뱀 (스타브 베놈) "어쨌든, 네가 네 별로 돌아가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유리 왕자 "아니, 됐어."
뱀 (스타브 베놈) "뭐?"
유리 왕자 "가 봤자 장미가 시끄럽게 굴 텐데, 뭐. 내가 그 녀석 보기 싫어서 나왔거든.
그보다 너, 마음에 드는데 나랑 친구가 되지 않을래?"
뱀 (스타브 베놈) "......"
*
유리 왕자
ARC-5 행성에서 사는 소년. 츤데레 (라고 혼자 생각 중인) 장미와 살기 싫어서 별을 버리고 지구에 왔다.
사막여우의 뻘짓으로 이상한 쪽으로 눈 뜨는 바람에 세상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려고 한다.
코나미
카드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대표.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 이집트로 가던 중 사막에 불시착 하고 만다.
그곳에서 유리 왕자를 만나고 그에게 프레데터 플랜츠라는 카드군을 만들어 준다.
장미 (세레나)
츤데레 (라고 유리 왕자가 생각하는) 장미. 아는 게 듀얼 밖에 없어서 유리 왕자를 지치게 만든다.
사막여우 (아스카)
유리 왕자를 갱생시키려고 했으나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
지금은 카드화 되었다.
뱀 (스타브 베놈)
드래곤 (을 먹은 뱀이다). 사람을 한 번에 물어죽일 정도로 강한 독을 가졌지만 유리 왕자를 물지는 않는다.
유리 왕자를 도와서 그가 원래 별로 돌아가는 걸 도우려고 했지만 지구에서의 생활에 만족한 유리 왕자였기에 무시 당한다.
그 후로 금방 길들여져서 현재는 유리 왕자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프플은 보아뱀 같은 거라고 드립을 쳤더니 그 밑에 댓글로 달린 드립이 더 재밌어서 써봤습니다. (링크)
(IP보기클릭)121.142.***.***
사막여우(아스카) :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아 본편에서 유리가 공기였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군요
(IP보기클릭)221.154.***.***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적절함이군요, 역시 유희왕이야.
(IP보기클릭)112.170.***.***
만약 사람들이 자꾸 생각하면 전개를 하고 싶고 잠 때마다 떠오르는 아름다운 카드를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우승덱에 용병으로 들어가는 카드를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아! 참 좋은카드구나 라고 말할 것이다.
(IP보기클릭)58.236.***.***
원작에서부터 나왔던 '실체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 이죠.
(IP보기클릭)98.155.***.***
이 디멘션 박스 안에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세상에 적절함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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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형언할 수 없는 적절함이군요, 역시 유희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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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아스카) :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아 본편에서 유리가 공기였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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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부터 나왔던 '실체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 이죠. | 16.10.28 15: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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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람들이 자꾸 생각하면 전개를 하고 싶고 잠 때마다 떠오르는 아름다운 카드를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우승덱에 용병으로 들어가는 카드를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아! 참 좋은카드구나 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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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아름다운 카드가 미소녀 로리 카드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 | 16.10.28 15: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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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멘션 박스 안에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세상에 적절함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