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잖아.”
나는 책을 다시 덮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오래 된 모양인지 책의 표지는 누런 색깔로 바랬지만, 잘 보관한 듯 읽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덮은 책의 표지엔 ‘환상향연기’ 라는 글자가 고운 필체로 적혀있었다.
히에다노 아큐, 처음 그녀에게 검토를 의뢰 받았을 때는 딱히 별 생각 없었다. 쓸데없는 지식가라는 소문이 히에다노 아큐의 귀에 들어간 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래도 책을 읽는 건 딱히 싫어하지 않으니까.
환상향연기를 읽는 와중엔 감탄이 입가에서 슬그머니 흘러나왔다. 그녀의 조신한 성격을 반증하듯 깔끔한 필체, 처음 보는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듯한 특징을 표현한 그림 등 환상향을 안내하는 안내서의 역할로는 충분해보였다.
그런데 항목 하나가 이상했다.
‘영웅전’ 이 항목에 어째서 내가 들어간 걸까. 어째서 내가 이 항목에 들어간 건지 잘 모르겠다.
나는 레이무나 마리사처럼 이변해결을 위해 노력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그리고 만약 그것뿐이라면, 내가 이곳까지 단박에 찾아올 이유도 없다.
마치 보라는 듯 잔뜩 적혀있는 독설과 악평. 이게 본인의 일기장이라면 상관없다만, 이게 환상향을 안내하는 안내서라 문제가 된다.
……매출에 신경 쓰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역시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악평을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다. 수정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거다.
그래서 난 이곳, 히에다노 아큐가 살고 있는 히에다가 저택에 왔다.
몇 번 보긴 했지만, 정말로 큰 곳이다. 향림당이나 하쿠레이 신사와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큰 문을 지나쳐 나는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다가가니 정원을 장식하고 있는 연못 쪽에서 히에다노 아큐가 보였다. 히에다노 아큐는 내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는 것처럼 그저 멍하니 연못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책은 다 읽으셨나요.”
히에다노 아큐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알고 있던 모양이었다. 시선은 그대로 연못 쪽의 잉어들을 향한 채였다.
“다 읽었어. 역시라고 해야 할까, 잘 썼더군. 처음 보는 사람도 질리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그렇군요.”
그제야 히에다노 아큐는 나를 바라보았다.
“한 가지 물어볼게 있다만.”
“무엇이죠?”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의 머리에 달려 있던 하얀 꽃잎이 바람에 흔들렸다.
“어째서 내가 이 항목에 있는 지 그게 궁금하더군.”
나는 히에다노 아큐에게 다가간 뒤, 책을 펼쳤다. 그곳에는 바깥세계의 물건들과 함께 있는……. 꽤 잘 그려진 모습의 내가 있었다.
그러나 히에다노 아큐는 내게서 책을 건네받은 뒤, 보지도 않고 그대로 책을 덮어버렸다.
“그냥 변덕일 뿐이에요. 신경 쓸 만한 것은 아니랍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일단 그건 환상향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안내서 같은 거니까.”
하지만 히에다노 아큐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
“……그냥 변덕이었을 뿐이에요.”
“그렇다면 어째서 향림당 항목에만 이런 악평이 있는 거지. 이런 평은 별로 도움이 안 될 텐데. 무엇보다 이건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갔다고 볼 수밖에…….”
“역시 린노스케씨는 시끄러워요. 당신도 인정하지 않나요. 자신이 은근 말이 많다는 거.”
그 말에 입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묘하게 경박한 사람이 된 기분이라 불쑥 화가 조금 났다. 이렇게 히에다노 아큐의 독설은 가끔 아플 때가 있다. 만약 야쿠모 유카리의 수정이 아니였다면 환상향연기는 그녀의 독설로 가득 차 있었겠지.
“향림당 항목과 린노스케씨의 항목은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하도록 하죠.”
“……그래주면 고맙겠군.”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뒤를 돌아섰다. 향림당을 생각보다 오래 비워뒀다. 마리사나 레이무가 몰래 들어와 도둑질을 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는 와중에 물어볼 것이 또 하나 생겨버리고 말아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런데 어째서 영웅전이지?”
“네?”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아큐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코끝에 걸린 애체를 바르게 쓴 다음 다시 한 번 질문의 내용을 풀어서 물었다.
“굳이 내가 그 항목에 있어도 될 이유도 없고…. 애초에 내가 그 책에 저술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그건…….”
히에다노 아큐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베베 꼬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변덕이라고 해두죠.”
“그것 참, 편한 말이로군.”
결국 그냥 히에다노 아큐의 베베 꼬인 심성이 벌인 일이란 걸 깨달은 나는 영웅전에 대한 찝찝한 마음을 털어냈다.
향림당으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 더 좁아진다. 그것을 점 삼아 예측해보니 아무래도 그녀와의 접점은 더욱 더 좁아질 모양인 것 같다.
- 짧은 자작 엽편.
근데 님들 진짜 궁금하지 않음? 왜 린노스케가 영웅전 항목에 있는지 저는 참 궁금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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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대로 두면 모든 여자들이 린노스케의 아이를 가지게 되어버리기에 세상 모든 남자들이 힘을 합쳐 린노스케의 하렘왕으로써의 본능을 봉인해 버렸죠. 그렇게 봉인된 린노스케는 환상향의 그 수많은 여자들에게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고물이나 수집하면서 히죽거리는 초식남으로 전락해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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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대로 두면 모든 여자들이 린노스케의 아이를 가지게 되어버리기에 세상 모든 남자들이 힘을 합쳐 린노스케의 하렘왕으로써의 본능을 봉인해 버렸죠. 그렇게 봉인된 린노스케는 환상향의 그 수많은 여자들에게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고물이나 수집하면서 히죽거리는 초식남으로 전락해 버렸죠. | 14.04.30 0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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