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그렇게도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은 이미 첫화에서 모두 까발려(?)놓았는지도.
진정한 악은 누구인가?
주요 구도는 역시 전후 고질적인 멘탈상태를 유지중인 연방정부, 본편에서 중핵을 맡은 독자임무 위장부대 가란시엘,계속적으로 불안정한 움직임이 일고있는 비스트제단 및 아나하임, 신흥 소데츠키의 사각구도 안에 전쟁을 막고 싶다는 이유하나로 비스트재단의 카디어스 비스트를 대면한 오드리번과그녀를 서포트하려 하는 버나지 링크스가 위태롭게 고립되어있는 (혹은 자연스럽게 휘말려들어간) 상태로 볼 수 있다.
단순히 보기엔 그저 철없는 소년소녀의 방황에 지나지 않게 여겨지기도 하는 두사람의 탐험에 모든 사건의 전말이 내포되어있기도 하다. 여기서 굉장히 명확하지않은건 버나지링크스의 위치인데, 네오지온에게 납포된적이있고, 라플라스의 열쇠라는 이유로 론드벨의 오더에 따라 탐색에 조력했으며, 론드벨의 건담부대지휘관과의 조우, 가란시엘과의 정처없는 여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전 시리즈의 주인공들역시 여러 난관과 조우하고 동료 및 적군과 교류해가며 끝판왕에 다다르는 어드벤쳐적인 모험을 했던것도사실이지만 이처럼 소속감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격하게 표현해서 정신나간수준으로 떠돌았던 주인공은 시리즈 전편을 통틀어 처음이다.
중요한것은 주인공들은 이런 모험을 통해 마련된 선악의 파괴구도 안에서 항상 각성해나가고, 배워나갔다는 점이다.획일적인 틀안에서 맹목적인 적이라는 표적을 정해놓고 싸워나간것이 아니라,주인공들이 왜 싸워야 하는지에대한 질문을 먼저 던진 전통적인 기동전사 건담의 플랫폼을 그대로 이식한것이며, 그것은 그안에서 진정한 적, 혹은 아군따위는 없는 고뇌와 갈등의 인간세계 그자체라는것을 다시 한번 버나지 링크스의 '모험'을 통해 증명해보이고 싶은 의도가 베어 있다고 봐주면 좋을것같다.
따라서 기동전사 건담 uc는 일부러 이런 탐험의 장치를 일부러 풍성하게 마련한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여러장면에서 간지러운곳을 자꾸 건드리듯이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하는 오마쥬가 보이는 이유일지도 모르고, 에우고의 소심쟁이가 시대의 눈물을 보아간 과정을 재조명한것일지도 모르며, 샹그리라의 철부지가 성숙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거울임을 암시하는 동시에 1년전쟁의 전설이, 적과 동료와 관계를 가지며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의 편린을 다시금 전해주는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포괄적으로는 이러한 시나리오 플랫폼 자체가 명확한 선악의 구도를 뛰어넘은 전설적인 리얼로봇물의 '효시' 에대한 존중과 오마쥬에 해당된다고 판단해도 좋지 않을까.
사이코뮤의 벽을 넘어.
사이코뮤의 어원은 Psyco (정신적) Communication (대화, 교류)에서 파생되어나온 합성어의 약어이다.
기동전사 건담 uc의 주인공 버나지는 전 시리즈들의 주인공들과 유별나게 차이가 나는 점이 한가지 있다.그것은 이제까지 보아왔던 주인공들의 성향에서 전혀 볼수 없었던 획기적이고 유별난 점인데, 바로 모빌슈트에 인격적인 교류를 시도 한다는점. 물론 많은 주인공들이 직접 설계까지 해가며,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자신의 상징성을 확고히 부여하는 매체로 소중히 활용한것은 마찬가지이긴 하지만,"할수 있겠지? 유니콘."과같이 메카를 인격화까지 시킨후 휴머니즘이 듬뿍담긴 대사를 노골적으로 날린 전례는 없었다는 점이다.
업그레이드라는 표현이 맞을지는 몰라도 ,물론 사이코뮤라는 매개를 통해 뇌파로 컨트롤계를 관장하는 것역시 자신의 사념을 모빌슈트에 주입시키는것과 어느정도 아귀가 맞아 떨어지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이러한 뇌파의 파편이 떨어져나와 대화가 직접적으로 전달된것은 모빌슈트가 아니라 항상 다른 '인간(뉴타입)' 이였다는점에서 이것은 또 차원이 다른 특성이 아닐런지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떻게 보면 전례없던 또 하나의 허무맹랑한 4차원적 케릭터리스틱을 부여한 한심한발상 보일수도 있으나, 이미 소행성을 밀어버린 이력이 있는 초인까지 나온마당에 사이코프레임으로 도배를 한 메카닉에 앉혀놓았으니 이정도는 애교라고 강요당하고 있는건 왜인지.
어찌되었건 간에 올드매니아들의 향수를 소중하게 머금고있는 오아시스급의 작품이라는 것하나만은 확실하기때문에,그것이 4차원이 되었던 무었이 되었건 버나지링크스의 모습에 또다른 기대를 가지며 향후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 싶다.
"나는 상자의 열쇠가 아니야. 인간이다. 그리고 넌 사람의 힘을 증폭하는 머신이다. 넌 그러기 위해 만들어졌어. 사람의 마음을,
슬픔을 느낄줄 아는 사람을 위해."
"건담. 내게 힘을 빌려줘!"
- 버나지 링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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