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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것은 좀 더 호러 색채가 강한 미스터리 소설이었습니다만
보게 된 것은 좀더 복합적인 작품이었네요.
추리 40%+역사 고발 30%+호러 20%+약한 BL(BL은 아닌데 BL로 오해할만한 정도?) 10%
도조 겐야 시리즈와는 또다른 일본 민속 호러풍의 추리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작품 시간대가 거의 비슷하기에
어쩌면 이후에 두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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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국의 건국대학에 이상을 품고 입학하였던 청년 모로토이 하야타.
하지만 동방의 민족들이 화합을 이룬다는 만주국이 내걸고 그가 따르려던 이상과 달리,
조선을 거쳐 만주국으로 가게되면서 본 풍경들은 이상과 현실이 전혀 다름을,
현실은 서양 열강에 대한 동방 민족의 독립이 아니라 식민지를 향한 수탈과 차별임을 서서히 인식하게 만든다.
일본인, 중국인, 조선인, 러시아인 등 여러 민족의 학우가 모인 가운데,
다른 민족의 학우들에게 학교 밖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고난들은
하야타를 비롯한 일본인 학생들이 일본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도록 만든다.
전쟁이 격화되면서 하야타와 동기들 또한 보급부대로 징병되나
이후 핵 투하와 일본의 패전은 하야타에게 일본이 신의 나라라고 하는 것에 의문과 허무감을 가지도록 한다.
대학으로 복귀한 그를 기다리던 소식은,
만주 농민을 위하던 은사가 오히려 만주 농민에게 살해당하였다는 소식.
꿈과 이상의 좌절에 하야타는 자퇴 후 고국으로 돌아와 방황하게 된다.
몇개월 동안 신문사나 출판사를 전전하던 끝에
정처 없이 떠돌던 하야타는 역에서 탄광부의 모집원에게 이끌려 가게 된다.
일본의 노동자들, 그 직업의 계층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탄광부가 되면
좀 더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고뇌하던 하야타.
고뇌하는 하야타를 강압적으로 끌고가려는 모집원에게 저항하려던 그 때에,
한 미남자가 끼여들어 하야타를 구해준다.
미남자의 이름은 아이자토 미노루.
그 또한 탄광부이며 과거에 탄광부 모집원이었고,
조선에서 정남선이라는 청년을 모집-강제 징용-할 때의 쓰라린 기억 때문에
충동적으로 하야타를 구해주었다.
맛집에서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린다.
하야타는 구해준 아이자토의 호의에 미안하나 당신의 회사에 채용해줄 것을 소망하고
아이자토는 하야타에게 탄광부는 결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하야타가 포기하지 않고 거부하면 다른 탄광으로도 가볼 것임을 알고서 그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작된 넨네 갱에서의 생활.
넨네 갱은 하얀 여우신과 검은 여우신을 모시는 신앙을 갖춘 곳으로,
땅속으로 들어갈 때의 기묘한 불안감은 전쟁 후 무신론자가 된 하야토도 신에 기도하게끔 만든다.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는 열약한 환경 속에서의 고된 노동.
그 속에서 하야토는 아이자토 외의 사람들과도 친교를 가지게 되나,
동시에 탄광부 중 불량스런 신입 무리와는 척을 지게된다.
그런 나날 중 하야토가 탄광 작업의 보조 작업(나르기)에서 벗어나
주 작업(채취)를 배우던 날, 갱에서 대참사가 일어나고
거기에 더해 마을에선 자__살과 같은 연속 살인 사건이 시작된다.
검은 여우신과 금줄이라는 흉흉한 형상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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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굴의 여우는 2016년쯤에 일본에서 출판된 소설입니다만,
만약 지금 시점에서 출판되었다면 엄청 논란이었을 것 같네요.
아니, 그때도 논란이었을지도요;;;
자국민도 기계 부품처럼 취급하는 나라와 기업.
그런 자들의 조직이 다른 나라의 민족, 식민지의 민족에게는 얼마나 잔인해질 것인가...
그럼에도 진실은 진실이니...
역사 외의 추리 부분은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이야기할려는 것이
미쓰다 신조님의 추리 소설의 특징이 아닐까 하네요.
도조 겐야 시리즈에선
명탐정인 아버지에 비하면 열등한 추리 소설가인 도조 겐야,
그는 그렇기에(자신은 아버지에 비해 부족하기에)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하기에
하나하나 이끌어내고 부수어 가장 마지막에 남을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그 추리의 목적입니다만...
이번의 하야타는 좀 다른 의도를 가지고 가능성들의 추리를 이야기합니다.
그 의도의 끝에 있는 것과 결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을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호러 파트는...
백사장-사관장처럼 요염한, 인간을 유혹하는 무언가의 괴이에 대한 것인데,
음...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후반부에는 인간 드라마-추리 파트에 씹혀서 완전히 잊혀졌네요;;;
심지어 요물 주제에 남자한테 져버렸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