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하면서, 여자에게는 칠칠하지 못하면서도 상냥하고, 순수해서 어쩔 수 없구나 하면서 그만 용서해버리고 마는 벨씨에게 쪼금 혼쭐을 내는 것은, [술집의 마녀]의 이명을 가진 저에게는 간단한 것......모든 것은 저의 손바닥 위에요.]
[지적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지적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죠!]
[후후후.....기분 이예요.]
[기분!?]
묘하게 흑막같은 분위기를 내면서 무책임하게 말해오는 마을 아가씨에게 땀을 흘리고 있자, 시르는 연한잿빛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말면서, 드물게 눈을 반쯤 감고는 비난이 섞인 것 같은 눈빛으로 주시해왔다.
[나머지는, 지금의 벨씨에게는 곤란한 표정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엣?, 하며 벨이 되묻기 전에 시르는 평소의 마을아가씨의 미소를 다시 짓고는, 방긋 웃었다.
[즉! 저희들이 가게의 물건을 사고 있어서 전혀 놀지도 못하고 있는데, 귀여운 여자아이와 함께 놀고 있는 벨씨가 원망스러웠던 거예요!]
[그건 단순히 화풀이 이잖아요!?]
벨이 비명을 질렀지만, 시르는 문답무용 이라는 것처럼 한손을 이마높이 까지 올렸고, 곧바로 딱하며 손가락을 울리는 순간-뒤에서 [강습]을 해왔다.
[이잇!?]
벨은 곧바로 고개를 숙임으로써 그것을 회피했고, 허둥대며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술집의 제복을 입은 엘프의 모습이 있었다.
[류, 류씨!?]
[잘 피하셨습니다. 크라넬씨.]
과일 등의 산 물건들이 담긴 종이봉투를 한손에 들고 있던 류는 마치 공격한 적이 없다는 것처럼 담담했다. 그리고 [그럼, 다음입니다.]라고 알리면서 마치 질풍처럼 공격해왔다.
[이런 난폭한 짓은 본의는 아니지만......저는 언제나 지나치기에 어쩔 수 없군요.]
[혼자서 슬픈 얼굴을 하면서, 혼자서 납득하지 말아주세요!?]
[베, 벨님-!?]
길거리의 한구석에서 시작되는 무투극에, 이제야 겨우 몸이 회복되고 있는 하루히메가 비명을 질렀고, 그런 그녀를 놔두고 소년과 엘프는 공격과 방어, 그리고 말을 계속 주고받았다.
[어째서 갑자기 습격해 오는 거죠!? 설마 류씨도 화풀이로.....!?]
[아니요, 저에게는 [대의명분] 있습니다.]
[대, 대의명분!?]
[크라넬씨, 당신이 상냥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두 사람이서 거리를 걷는 것이라면, 권해야할 이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가요!?]
[류씨도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손날과 함께 내던져진 질문에 벨은 이미 반쯤 울고 있었다.
공황상태에 빠지고 있는 그와는 상관없이, 머리위에서는 [류, 힘내-!]하면서 마을아가씨의 새된 응원이 울려 퍼졌다.
긴장감 이라고는 전혀 없는 문답과는 반대로, 류와 벨의 공방은 가속되어 가고 있었다.
류가 손목치기나 손날치기로 공격을 해올 때마다 벨의 모습은 희미해졌고, 반격하지 않고 방어와 회피에만 전념하는 그의 움직임은 뺨에서 흩날리는 땀조차 두고 갈 정도였다.
교차하며, 교착하는,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위치가 바뀌는 두 사람의 공방은 마치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다.
-바람을 도려내는 흉악한 소리와 부츠가 포석을 스치며 깎여 나가는 소리,
가열한 방어의 소리만이 그것이 무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벨님도, 상대분도 너무 빨라요......!?
그 공방은 레벨1에 지나지 않는 하루히메 에게는 도저히 눈으로 쫒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고속의 사선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주위의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모험가들이 일으키는 소동에 익숙한 그들, 그녀들은 “오옷 빨라‘ ”굉장해“ ”평소의 깡패 녀석들이 하는 싸움과는 전혀 달라“ 라고 감탄하며 칭찬할 뿐이었다.
[꽤 하시는 군요. 크라넬씨 지금의 의도와는 틀림니다만은, 당신의 성장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저는 기쁩니다.]
종이봉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손을 쓸 수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오는 소년에게 류는 솔직하게 칭찬했다. 그 말대로 본래의 목적을 잊고, 공방을 하면서 울려 퍼지는 그와의 싸움을 즐기고 있는 순간도 있었다.
한편으로 벨은 한손이 막혀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런대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자신보다 빠르고 강한 엘프에게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눈에 뛰는 군요. 다른 곳으로 옮기죠.]
[에----우와와!?]
류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하자 벨의 몸이 떠올랐다. 재빠르게 몸을 숙이고는 한손을 포석에 딛고 내질러진 질풍의 다리후리기.
거기서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진 소년의 허리를 상냥하게 한손으로 감싸고는 --하늘로 던져버렸다.
[에이이이이이이잇!?]
[꺅 벨씨! 저한테로 와주시는 거네요!]
[류씨에게 던져진 것 뿐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요!!]
[베, 벨님-!?]
-도플러효과가 동반한 비명을 지르며, 시르가 있는 옥상으로 사라지는 벨.
가는 팔 한 개로 3층의 높이까지 던져버린 엘프는 “타닥”하는 소리를 내면서 벽을 차고 자신도 한번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경악하는 하루히메는 “핫” 하며 유감스러워 하는 구경꾼들을 내버려두고 달려 나갔다. 원래는 상점이었을 먼지가 쌓인 선반과 나무상자가 있는 실내를 가로질러 나선을 그리면서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달리는 모습이 볼품없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은혜]를 받은 레벨1의 몸이었다. 숨차지 않은 체 옥상에 다다랐다.
[벨씨, 류! 파이팅-! 오우-!]
[그만 하세요오오오오오오오!?]
[놓치지 않습니다. 크라넬씨.]
옥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은 한층 격해진 공방전 이었다. 구석에 있는 마을아가씨의 응원을 받으면서 행해지는 전투라 부를 수 없는.
-하지만 치열함이 동반된 [수련].
아름답게 게인 푸른 하늘과는 어울리지 않는 타격음이 몇 번이나 울렸다. 이미 무엇인가 즐거워진 무투파 엘프의 추격의 비가 벨에게 쏟아졌고, 그것과 비례해서 소년의 비명도 점점 더 높아져갔다.
격해지는 단련의 풍경에 하루히메는 겁을 먹으면서도, 옥쇄(玉碎)의 각오로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들려고 했다.
--그 순간.
[우리들도 끼워줘-!!]
[우물우물.]
[!?]
[티오나씨!? 거기다가 아이즈씨!?]
로키페밀리아의 모험가가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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