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은 경계하고 있었다.
[하루히메씨, 또 상태가 바뀐 것 같고........ 또 뭔가가 일어나는 게 아닌지.....!]
전날의 소동으로 슬퍼하면서도 아무리해도 위기감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처럼 혼자 목욕탕에 들어가 있을 때는 어떠한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하고 있을 정도였다.
지금의 벨의 집중력은 던전 안에서의 모험가의 그것 이었다. 왜냐하면 방금 전까지 벽으로 가려진 여탕에서 기척이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그런 벨의 경계와는 다르게 어제와 같은 소동은 일어나지 앉았다. 헛된 노력을 한 벨이었지만 한숨을 놓은 것은 사실이었다.
욕탕을 나와 옷을 입고, 안도하면서 목욕탕의 입구를 지났다.
---하지만 그때 방심을 하고 있었던 것이 실수였다.
[벨님......]
[읏......!?]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여탕입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었다. 어깨를 움찔거리며 멈춘 벨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이상사건에 맞서는 모험가의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핫!?]
하지만 그런 표정도 한순간에 부서졌다.
왜냐하면 입구에 숨어있었다는 것처럼 몸의 반쪽을 보이는 하루히메의 모습은 물을 뒤집어쓴 키모노------아니 [젖은 의상]이었기 때문 이었다!
[하루히메씨, 그 모습은.....!?]
[저기......그게,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너머 져서...... 목욕통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명백히 거짓말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벨은 말이 안 나왔다. 그 충격적인 모습에 눈동자는 물론 말조차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하루히메가 입고 있는 옷은 눈처럼 하얀 키모노였고, 거기다가 속옷처럼 얇았다, 그것이 젖어서 인지 천은 부드러운 살결에 달라붙었고, 몸의 라인이 도드라져 보이게 했으며 양팔이나 배꼽 등, 확실히 들여다보이는 부분이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막 목욕을 해서인지 하루히메의 금발도 젖어 있었고, 물방울이 목덜미를 따라 가슴골 사이로 떨어졌다.
벨은 무의식 적으로 목을 울렸다,
어린 시절, 키워준 할아버지가 말했던 [젖은 의상은 최고]라는 말의 의미를 소년은 이제야 겨우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벨은 예전처럼 얼굴이 익은 사과처럼 새 빨게 졌다.
[하우우......!]
한편으로 젖은 옷이라는 아슬아슬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하루히메도 부끄러움을 참지 못한 채로 문 그림자에 몸의 반쯤 숨기고 있었다.
반쯤 젖어있는 상태의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벨의 눈빛에 머뭇거리면서 작은 입술을 억지로 열었다.
[그게, 목욕탕을 나와서,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마침 벨님을 보았기에 .......이, 인사를 하려고.....]
-물론 우연이 아니었다.
벨이 입욕해서 나오는 것을 여탕 쪽에서, 몸에 걸친 키모노를 확실히 적신다음 귀를 세우고 가끔씩 기침을 하면서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알겠어, 하루히메, 극동에는 “물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아름다운 여자”라는 말이 있잖아? 그것이 되 보라고, 그것을 실천해봐.]
그것은 세 번째 선배유녀의 가르침 이었다.
유곽 안에서도 [최상급]의 지위까지 올라간 그녀는 문턱이 닳도록 자주 드나드는 소님에게의 “식상함 회피”의 비결을 달이 보이는 창가에서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가르쳐 주었다.
특별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아무튼 일단은 젖어, 젖은 옷을 입어, 그렇게 하면 남자들은 흥분하고 기뻐하게 되어있어. 신들이 말하는 “모에의 극치”라는 거지, 그러니까 골란 할 때는 젖어.]
객관적으로 들으면 일리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편견적인 의견이었지만, 더 이상 남은 수단이 없었던 하루히메 에게는 신탁과도 같은 하늘의 목소리였다.
-젖은 옷을 입는다.
-그 젖은 몸으로 남자분의 눈도 적신다.
-그것이 하루히메가 다음으로 준비한 [봉사]였다.
붉게 물들이며 서있는 벨을 앞에 두고 [저는 뭘 하고 있는거죠.......?]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도 벨님을 위해서....!]라며 유녀들의 가르침을 믿었다.
슬슬 누군가가 하루히메를 막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이다음은 어떻게 하면은 좋죠.....?)
문의 그림자에서 나와 벨 앞에서 전신을 드러낸 하루히메는 수치심과 필사적으로 싸우면서도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뚝뚝하며 물방울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여자가 된 하루히메를 눈앞에 둔 벨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계속 이 상태로 있을 수는 없었다.
(아, 나머지는 남자분이 기뻐 해주실만한 것은 분명히, 무릎베게 라던가, 귀 청소라든가--)
그 순간,
하루히메는 어떤 생각이 번뜩였다.--!!
[젖은 의상]과 [무릎베게].
머릿속에서 섬광이 지나간 루라루(狐人)의 소녀는 갑자기 소년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저기, 벨님..........지금부터 방에 함께 있어도 괜찮을 까요?]
[헤스티아 페밀리아]단장 ‘벨 크라넬’의 방은 1인실 이었다. 미코토와 같이 쓰는 하루히메의 2인실과 달리 누군가 방해하러 올 일은 없었다.
-즉, 마음놓고 [봉사]를 할 수 있었다.
-완벽한 논리였다.
-완전한 논리였다.
하루히메는 방의 중심에 방석을 깔고 소년에게 무릎베게를 하고 있었다.
[어떠신가요, 벨님?]
[어, 어떻타기 보다는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해야할까......절대로 잠들 것 같다고 해야할까....]
바로 밑에서 빨게 지면서 우물우물 말하는 벨은 방의 벽을 필사적으로 보고 있었다. 하루히메 쪽으로 향해있는 후두부가 마치 토끼의 귀처럼 흰색의 머리카락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에 가해지는 무게에, 벨을 기쁘게 하려고 했을 하루히메가 오히려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사랑스러움 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몸속에서 고동치는 가슴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미소를 지으면서 사랑스럽게 하얀 머리를 빗었다. 그것만으로 하루히메는 행복했고 계속 이대로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건지.......]
한편으로 전혀 얼굴에서 열기가 빠지지 않고 있는 소년의 질문에, “그것은 기개가 없는 네 탓이다.”라고 말참견을 할 사람은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슬픈 표정을 보이는 하루히메의 간원을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휴먼의 대표 격인 벨이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으,,,,,,부드러워....)
하루히메의 허벅지는 마치 막 쪄낸 떡처럼 부드러웠다. 그런데도 탈력이 있었고 머리가 잠기는 것을 받쳐주고 있었다.
한쪽의 뺨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얼굴을 붉혔고, 무엇보다도 젖은 천에 뒤덮인 허벅지의 감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따뜻한 허벅지의 표면에 차가운 물의 모순되 감촉. 그것이 벨의 목덜미를 으스스하게 만들었다.
이성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하루히메의 번뜩임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바로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거기에 하루히메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꺼낸 것은 서둘러 준비한 목제의 귀 후비개였다. [젖은 의상]과 [무릎베게] 까지 오면 남은 [귀 청소]를 과감히 하는 것이 도리였다.
-적어도 소년을 기쁘게 하고 싶은 하루히메의 안에서는 비장의 [봉사]였다.
벨이 작음 숨을 들이 마신 것을 깨닫지 못한 채, 하루히메는 귀 후비개를 소년의 귀에 천천히 삽입했다.
[우우우......!?]
[아프신가요?]
[아, 아니요,.......가, 가려워서.....이상한 느낌이라......]
굽어진 끝부분으로 오른쪽귀의 안쪽을 문질렀다.
쓱쓱 하며 청소되어가는 소리, 그것이 귀를 통해 머리에 직접 울려 퍼졌고 참을 수 없는 쾌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벨의 목덜미로 전해졌다.
(어, 어쩌지.......진짜로 기분이 좋아.......)
하루히메의 귀 청소는 어디까지고 부드러웠다. 결코 귀 안쪽을 상처 입히지 않았고, 아이를 안심 시키는 것처럼 가끔씩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유녀의 소양으로써 귀청소의 요령을 배운 하루히메에게 소홀함은 없었다. 오히려 이것이야 말로 그녀의 진면목이라는 것처럼 현모양처로써의 소질을 발휘했다.
창부로 떨어지기 전, 아직 어렸던 소녀는 자신의 반려가 될 존재에게 어떤 헌신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꿈꾼 적이 있었다.
[후-우]
[으-]
푹신푹신한 솜털이 달린 끝부분으로 귀지를 청소한 다음 부드럽게 숨을 불었고, 전신이란 전신을 긴장시키고 있던 벨은 이윽고 단번에 힘이 빠졌다.
(기, 기분이 너무 좋아서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하, 하지만 이걸로....)
드디어 끝이 났다. 라며 그렇게 안도하고 있던 벨이었지만.
[그럼..... 이번에는 이쪽으로 향해주세요.]
[엣?]
[반대쪽 귀도 할 것이기에 하루히메 쪽으로 얼굴을 돌려주세요.]
[엣?]
-한쪽 귀를 놔두고 끝마치다니 그것을 현모양처의 여우가 허용할 리가 없었다.
어중간한 자세로 고개를 들은 벨은, 이세상의 종말과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는 대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오른쪽 뺨을 하루히메의 무릎베게에 올렸고 하루히메가 왼쪽 귀를 쓱쓱 청소했다.
(우웃--!?)
-그리고 벨은 그것을 보고 말았다.
하루히메 쪽으로 고개를 돌림으로써 완벽하게 비춰지는 그녀의 배와 배꼽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
-반쯤 젖어 윤기가 흐르는 살결.
-어째서인지 야해 보이는 배와 그리고 배꼽!
-벨은 여기서 처음으로 [젖은 의상]과 [무릎베게]의 진정한 파괴력을 맛보았다!
-머릿속에서 할아버지가 [나하고 바꿔--!!]하며 절규했을 정도의 남자의 로망, 아니 절경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귀까지 새 빨개진 벨이 방심하고 있을 때----
[앗, 이런.]
[!?]
귀 후비개를 떨어뜨린 하루히메가 상체를 굽혔다. 즉 벨은 물컹, 말랑, 덥썩하며 하루히메의 배에 먹혀졌다.
-덤으로 풍만한 가슴도 위에서 내려왔다.
얇은 옷에 감싸인 두 개의 가슴모양이 일그러지며 벨의 오른쪽 귀와 입맞춤을 했고. 벨의 이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부드러운 감촉에 감싸였다.
그 다음순간 ----펑!! 하며 소년의 머리는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작렬했고, 거기서 의식이 끊겼다.
[어-이, 벨군! 마침 재미있는 책을 빌려와서 같이 읽자아앗- 뭐냐이거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은!?]
반쯤 젖어있는 에로여우에게 샌드위치당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목격하고, 어린 여신의 비명이 저택 안에서 울려 퍼졌다.
[요즘의 하루히메님은 도대체 뭡니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파룸의 소녀의 성난 목소리가 폭발했다.
장소는 거실.
당사자인 하루히메 이외에도 벨프와 미코토가 모여 있었으며, 겉옷을 걸친 하루히메는 무릎을 꿇고 있었고. 얼굴이 새 빨개진 릴리가 용서 없이 분노를 퍼부었다.
[벨님을 유혹 겸, 매료 겸, 홀리기 겸, 곤혹스럽게 하다니이이이이! 헤스티아님이 아니지만 [페밀리아]의 풍기를 어지럽히고 있지 않습니까아아! 처음부터 주의가 필요한 위험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요즘의 행동은 너무 도가 지나치십니다!!]
곤란한 표정을 짓는 벨프와 미코토는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고, 하루히메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떨구 수밖에 없었다.
벨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한 가지 마음으로 한 행동이 [페밀리아]에게 있어서 좋지 않은 것이라면 규탄을 받아 마땅한 것이라 여기며 받아들였다.
참고로 벨도 무릎을 꿇은 채 설교당하는 중이었고, [초 음란한 모습의 하루히메와 무엇을 할 작정이었던 것이냐!!]라며 확실하게 헤스티아에게서 꾸중을 받고 있었다.
하루히메는 꽥꽥하며 시끄럽게 혼나고 있는 벨에게 [아아......!]하며 죄악감을 품으며 감싸려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하루히메님과 벨님은 접촉금지입니다! 반경 10M이내에 들어와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되겠죠. 헤스티아님!]
[그, 그럴수가!?]
과열하는 릴리에게서 그런 사형선고를 받았다. 경악하는 하루히메를 파룸의 소녀는 그 작은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알고 있습니다. 극동의 에로여우! 당신이 범한 파렴치한 소행의 숫자를! 도대체 몇 번이나 벨님을 유혹해, 곤경에 빠트려, 비참한 말로로 이끈 것 입니까!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이 요망한 여우(妖狐)-----!!]
창부를 모멸하는 영웅과 같은 분노의 대사에 하루히메는 카아아아앙----------!! 하며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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