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5등분의 신부를 본 이후, 이것저것 찾다가 보게 되었습니다.
이 애니 방영 당시(2013년 말~2014년 초)에는 그냥 패스했는데, 막상 보니까 이 걸 왜 안 봤나 싶을 정도로 명작이더군요.
덕후 인생에서 참 많은 패배 히로인들을 봤지만,
시오도메 미우나는 정말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잘 만든 캐릭터였습니다.
심지어 얘는 1쿨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2쿨에서는 중2이기에 지금까지 봤던 히로인 중 최연소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한참 전에 그 결말까지 다 나온 애니라 이 아이를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매듭 지어지는지 알고 봤는데도
첫 등장부터 애니 마지막까지 이 아이의 모든 언행을 정말 숨 죽이며 지켜보면서 몰입했고,
결국 실연 당하는 장면에서 안타까움을 절절히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를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해서 감히 불만을 품을 수 없더군요.
'이 아이 이상으로 매력적인 패배 히로인을, 이 이상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히로인을 앞으로 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자각하고 놀랐습니다. 자세하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이 히로인과 남주가 맺어져서는 안 되는 건지 너무나도 깔끔하게 묘사되는데도 그것이 이 히로인을 응원하는 마음을 접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몰입할 요소가 되는 것이 신기했어요.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진 이유는
이 애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빌드업을 구축해서 '사랑의 아픔과 성장'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도 힘 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
무려 7각 관계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감정선이 신기할 정도로 확실하게 이해가 갔습니다. 직접적인 것보다는 몇 번이고 얽히며 절제해 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미우나의 성격이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는 것.
다른 패배 히로인들은 어차피 지는 역할이기에, 처음에 어떤 포지션을 잡고 나오던 후발 주자인 진 히로인이 승리할 수 있게, 히로인 쟁탈전에서 골까지 단 몇 걸음인데도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제자리걸음만 하는 데다가, 연적이 누구인지도 자각도 못해서, 혹은 연적이 누구인지 알고도 마냥 천사표라서 몰입이 깨지고 심드렁해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미우나는 자신의 연적이 누구인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의 감정이 누구를 향하는지 어떠한 오해도 없이 본인 이상으로 잘 꿰뚫어봤고, 자신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 현실적인 장벽(삼촌과 조카 사이)도 잘 알고 있었죠. 마냥 천사표인 것도 아니었습닏다.
그 성격이 착한 아이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남주에 대한 사랑에 절절히 목맬 이유, 달리 말하면 아픔이 잘 묘사되어 있고, 내심 진 히로인과 남주의 실연을 바라는 마음도 종종 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남주와 진 히로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그 이상으로 커서 눈물을 감추고 응원하는 절절함이 잘 표현되었죠.
정말 시오도메 미우나만큼 히로인으로서 모범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는 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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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히로인이 여럿 있고 마지막에 승자가 한명뿐인 작품에서, 다른 히로인들이 탈락하는 이유를 진짜로 "메인 플롯에 관련된 서사적 전개"와 잘 연관시켜서 짜놓은 작품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공을 들여 연출하는 건 독자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썸 타는 내용"에 그치고, 결국 그런 히로인들이 탈락하는 이유는 막판에 다소 진부한 전개로 차례차례 처리되는게 많죠. 뜬금없이 밝혀지는 혈연관계라던가, 우유부단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각성하듯 "난 누구누구가 좋아!"라고 마감을 쳐버리던가, 반대로 히로인 중 한명이 갑자기 포기하면서 다른 히로인한테 양보하는 식으로. 물론 "메인 플롯에 관련"이라곤 해도 애초에 러브코메디같은 장르의 경우는 그런게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히로인의 탈락"이 단순히 최종승자를 가리기 위한 중간과정으로만 그치는게 아닌, 그 탈락으로 인해 귀결되는 히로인 저마다의 드라마를 얼마나 잘 그려내느냐가 말씀하신 "패배한 히로인의 존재감"내지는 "몰입감"을 좌우하고, 나아가 작품의 퀄리티에 한획을 긋는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 외에도 퀄리티의 요소는 많습니다만ㅋㅋ) 심지어 장기의 연재작품같은 경우, 연재가 늘어나서 플롯이 원작자의 허용량을 넘어가 버린다거나, 원작자와 담당 및 연재처, 팬층의 사이에서 히로인들의 운명이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하는 사단이라도 벌어지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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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샷에 있는 캐릭터중 토라도라 아미는 호라모 젠젠 씨리즈에 포함되기 힘든 캐릭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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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던 독특한 애정 관계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죠. 주인공만 끝까지 바라보는 평면적인 히로인들은 타 작품에서 수도 없이 많아서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판에 박은 듯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변하는 입체적인 히로인은 나기아스외에 몇몇 작품밖엔 없습니다. 애초에 작품의 주제 자체가 변하지 않는 사랑, 변하는 사랑 등 다양한 방식의 사랑은 모두 옳다는 것이니까 주제와도 관련성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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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여느 양산형 애니와 다를 바 없는 진부한 애정구도가 되는 거였죠 | 22.10.07 0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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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꾼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던 독특한 애정 관계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죠. 주인공만 끝까지 바라보는 평면적인 히로인들은 타 작품에서 수도 없이 많아서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판에 박은 듯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변하는 입체적인 히로인은 나기아스외에 몇몇 작품밖엔 없습니다. 애초에 작품의 주제 자체가 변하지 않는 사랑, 변하는 사랑 등 다양한 방식의 사랑은 모두 옳다는 것이니까 주제와도 관련성 있죠. | 22.10.07 0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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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끝난 애니인 서머타임 렌더의 코후네 미오 | 22.10.04 14: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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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샷에 있는 캐릭터중 토라도라 아미는 호라모 젠젠 씨리즈에 포함되기 힘든 캐릭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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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히로인이 여럿 있고 마지막에 승자가 한명뿐인 작품에서, 다른 히로인들이 탈락하는 이유를 진짜로 "메인 플롯에 관련된 서사적 전개"와 잘 연관시켜서 짜놓은 작품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공을 들여 연출하는 건 독자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썸 타는 내용"에 그치고, 결국 그런 히로인들이 탈락하는 이유는 막판에 다소 진부한 전개로 차례차례 처리되는게 많죠. 뜬금없이 밝혀지는 혈연관계라던가, 우유부단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각성하듯 "난 누구누구가 좋아!"라고 마감을 쳐버리던가, 반대로 히로인 중 한명이 갑자기 포기하면서 다른 히로인한테 양보하는 식으로. 물론 "메인 플롯에 관련"이라곤 해도 애초에 러브코메디같은 장르의 경우는 그런게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히로인의 탈락"이 단순히 최종승자를 가리기 위한 중간과정으로만 그치는게 아닌, 그 탈락으로 인해 귀결되는 히로인 저마다의 드라마를 얼마나 잘 그려내느냐가 말씀하신 "패배한 히로인의 존재감"내지는 "몰입감"을 좌우하고, 나아가 작품의 퀄리티에 한획을 긋는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 외에도 퀄리티의 요소는 많습니다만ㅋㅋ) 심지어 장기의 연재작품같은 경우, 연재가 늘어나서 플롯이 원작자의 허용량을 넘어가 버린다거나, 원작자와 담당 및 연재처, 팬층의 사이에서 히로인들의 운명이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하는 사단이라도 벌어지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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