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관적인 감상이므로 반론은 받지만 공격적인 지적은 받지 않습니다.
귀멸의 칼날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캐릭터와 연출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와닿는다는 겁니다.
아가츠마 젠이츠. 평소에는 시끄럽게 징징대는 찌질하고 귀찮은 녀석이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언제나 1인분을 하며 임팩트를 남긴 캐릭터입니다. 원피스로 치면 평소에는 우솝인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조로가 된다고 할까요
또한 이녀석은 징징이에 겁쟁이이지만 비겁하지는 않은데 혈귀가 나타나면 난리블루스를 추기는 해도 동료나 민간인을 냅두고 빤스런하는 일은 없고 급발진하는 이노스케한테 떡이 되도록 처맞고도 누군지도 모르는 탄지로의 혈귀를 지키며 탄지로의 신뢰를 얻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젠이츠의 트레이드 마크인 벽력일섬은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기절하거나 잠들었을 때만 나온다는 게 흠이지만 버프나 치트키 요소가 아니라 엄연히 유리멘탈 때문에 묻혀있던 본인이 훈련해서 얻은 실력이 몽유병 같은 형태로 나오는 거라 순수하게 감탄할 수 있죠
탄지로의 주마등에 어울리는 처절한 가사가 담긴 갓브금과 연출로 비장미를 증폭시키며 원작을 아득히 초월하는 뽕을 뽑아준 히노카미 카구라와 폭혈.
게다가 죽음을 앞둔 남매가 서로의 유대를 지키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장면이라 애니로 처음 봤을때 눈물샘을 자극당했습니다.
코쵸 시노부. 귀멸의 칼날이 왕도적인 소년만화라고 하지만 이 캐릭터는 전형적인 소년만화 히로인에서 상당히 벗어난 캐릭터입니다.
컨셉도 딱 나비가 날아다니는 느낌을 잘 살렸고 나긋나긋한 듯하면서도 무자비하게 상대를 찌르는 모습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습니다. 신체적 한계를 자신의 다른 특기로 커버하는 점이나 속으로는 혈귀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지만 죽은 언니의 유지를 위해 겉으로는 웃고 있다는 점도 입체적이죠.
영화 흥행 덕에 귀칼을 모르는 사람한테도 빛주밈으로 유명해졌고 이제는 외전까지 나오고 있는 렌고쿠 쿄주로. 자신을 희생해서 무언가를 해낸다거나 지킨다는 건 이 작품에도 여러 번 나오는 참 왕도적인 플롯인데도 괴짜같은 열혈 마이웨이이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정의와 의지를 꺾지 않는 렌고쿠의 캐릭터성은 특히 그 비장함을 살리기에 딱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일행보다 넘사벽으로 강하고 든든한 아군임을 각인했던 주조차 1:1로 못 이기는 강적이 난입해 죽는다는 것 자체도 충격이지만 죽음을 앞두고도 의젓한 렌고쿠와 대비되는 탄지로의 처절한 절규가 더해 임팩트가 컸습니다. 저는 렌고쿠가 최애가 아니지만 왜 무한열차 보고 사람들이 빛주 거리는지 이해는 되더군요.
하지만 스토리에서는 큰 쪽으로도 세세한 쪽으로도 구멍이 꽤 많이 보입니다.
우선 초반에 나오는 귀살대의 선별시험입니다. 훈련병 중 입대할 만한 사람을 골라내기 위한 시험인데 24시간 피는 등꽃으로 혈귀들을 가둬놓은 산에서 일주일동안 생존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시험은 그 외의 룰도 변수를 관리하는 시험관도 없으며 열심히 혈귀를 잡든, 아니면 개고생은 남들한테 다 떠넘기고 한 마리도 잡지 않고 일주일동안 버스나 버로우만 타든 합격이라는 점에서 공정하지 않고 합리성도 없습니다.
그 예가 사비토. 손오니를 제외한 혈귀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치트(?)를 저질러 자신을 제외한 인원들을 합격시키지만 자신은 그 여파로 칼이 망가져서 우로코다키가 본의 아니게 만든 변수인 손오니에게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독박을 쓰고 죽는 참사가 벌어지고 맙니다. 뭐 그 생존자 중에 수주가 된 기유가 있기는 하지만 인재라도 덤터기 쓰거나 재수없으면 죽는데 안전하게 출세하려고 임무를 설렁설렁하는 큐브 스테이크같은 녀석도 운 좋으면 붙는다는 게 불합리적입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5명이나 살아남았구나"라는 대사가 선역의 입에서 나오는 건 저도 좀 소름 돋았습니다. 그것도 이 사람이 책임자인데 입대 지원자 대다수가 혈귀밥으로 생을 마감하는 걸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는 소리가 됩니다.
카가야는 전사한 대원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일일이 참배하는 모습을 보이며 난 인명을 경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고 있기는 한데 이분은 과연 입대 시험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는 사죄나 명복을 빌었을까요? 우로코다키 할아버지도 자기가 가르친 제자들이 죽는 게 싫으면서 책임감을 느낀다든지 시험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발한다든지 하지 않았던 것도 좀 의아했습니다.
일단 시험 자체를 좀 뜯어고치고 불합격한 사람들이 괜히 나대다가 혈귀밥이 되거나 앙심을 품고 귀살대의 기밀을 누설하는 게 문제라면 재수할 기회를 주든지, 아오이 같은 의무병이나 카쿠시로 쓴다든지 하는 게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험한 시험을 거쳐서 합격한 신입 대원에 대한 배려나 교육도 부족했습니다.
입대한지 얼마 안 된 말단들한테 그냥 잡몹도 아니고 '전(前) 십이귀월'이 보스로 있는 던전에 가라고 합니다. 십이귀월 하현 중 하나만 잡아도 주로 승진할 정도인데 이건 뭐... 탄지로 기수가 죄다 평균 이상이라 그렇지 엑스트라들이었으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었을 겁니다. 뭐 귀살대에서 설마 전 십이귀월인 줄 몰랐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요
그런데 그 다음엔 뉴비들 컨디션 좀 챙겨주나 싶더니 또 현역 십이귀월이 있는 고렙 던전에 지원하러 가라고 합니다.(실제로 탄지로 일행 파견 직후로 카가야가 십이귀월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라는 대사를 했음)
적진 러시 갔다가 유닛 스펙이 다 딸려서 털리는 상황에서 지원으로 온 게 뉴비 셋뿐이라고 하면 이런 반응이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실제로 애들이 다 렙 안맞아서 죽어나가니까 하 씁 안되겠네하고 주를 보냅니다. 뭐야 이거
그리고 탄지로가 상관인 주(기둥)들을 그냥 못 알아보면 짬이 없어서라고 넘길 일이지만 아예 뭔지를 몰랐습니다. 자기한테 입대 추천을 해준 선배이자 사형이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보지도 않았던 탄지로도 그렇지만 우로코다키 할아버지가 수 년간 탄지로를 가르칠 때나 우부야시키 가문에서 계급을 부여할 때 일러줄 수 있는 사항이었는데도요. 애가 하극상 부린다고 고문관 취급하기 전에 알려줄 건 알려줬어야지;;
폐도령이 떨어져서 사무라이 로망은 이미 한물 가고 우편과 전화 같은 통신 수단도 들이기 시작한 다이쇼 시대에 무장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자경단이 어떻게 대외비에 활동을 하는가는 세세히 따지기 피곤하니 패스합시다. 현실성을 세세하게 파고 들기에는 번개를 맞고 머리를 염색하는 거부터 따져야 하니까ㅎ 귀살대와 혈귀를 목격한 민간인 생존자도 한둘은 아닌데 어떻게 후대까지 대외비로 유지된 건지도 만화적 허용으로 볼까 생각 해봤습니다.
그런데 얘네들은 여기서 한수 더 떠서 아예 민간인들 앞에서도 대원복을 대놓고 입고 다니질 않나 폐도령 위반으로 걸리기도 합니다. 이쯤 가니 얘네들 정체를 숨길 생각이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듭니다.
키부츠지 무잔은 오랫동안 모습을 바꾸며 인간인 척 행세를 하며 숨어지냈습니다. 햇빛이야 알레르기라는 변명으로 넘기지만, 인간 외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게 혈귀의 특징이고 실제로 본인도 미각 따위 잊어버린지 오래고 인간을 먹지 못해 굶주렸다는 대사도 하는데 이 점은 어떻게 얼버무린 걸까요?
요는 캐릭터와 연출은 매력적이고 보기 좋은 작품, 스토리는 구멍이 많고 아쉬운 작품. 그게 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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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살대 모집 스토리는 귀칼을 좋은 작품으로 보는 나조차 옹호를 못하겠음. 그 욕먹은 나루토도 시험 스토리를 잘 만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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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잔정도면 먹는척 정도는 그냥 할수 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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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화 특성상 쩔수없지만 생각보다 지루해서 보는데 좀 힘들었네요 몰입할라 쳐도 바로 독백씬 들어가니까 흐름 계속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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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게 개연성 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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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잔정도면 먹는척 정도는 그냥 할수 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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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살대 모집 스토리는 귀칼을 좋은 작품으로 보는 나조차 옹호를 못하겠음. 그 욕먹은 나루토도 시험 스토리를 잘 만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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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화 특성상 쩔수없지만 생각보다 지루해서 보는데 좀 힘들었네요 몰입할라 쳐도 바로 독백씬 들어가니까 흐름 계속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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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게 개연성 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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