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는 유희왕 문고판 후기에서 성별 표기를 각각 창과 십자가로 빗댄 적이 있다
고대 사회에서는 남자가 창을 들고 전쟁을 나가고 가족을 지키며
아내는 집에서 십자가를 들며 남편이 무사하길 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늙고 병들 때 성인이 된 아들은 아버지의 창을 물려받고 사회로 나아가게 된다고 한다
이 말대로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받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이겠지만
애석하게도 '유희왕'의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
가령 마리크의 아버지는 일족의 숙명을 잇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의 등에 칼로 문장을 새겼고
마리크는 이 일로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이 분열되어 버린다
또 애니메이션에선 나오지 않지만 오토기 류지의 아버지는 자신의 복수를 아들이 풀 것을 강요하며
죠노우치의 아버지는 아예 아버지의 역할을 포기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비틀어진 아버지는 자신의 창 뿐 아니라 기질과 상처도 아들에게 물려주게 되고
아들은 그러한 아버지와 대립해가며 조금씩 스스로를 깎아내서 자아를 찾고 현실과 마주하는 사회의 일원이 된다
원작자는 이러한 흐름을 배틀 시티 속에 담아내어 캐릭터 각각의 성장을 표현해냈는데
이 성장의 주역 중 하나가 바로 카이바 세토이다
카이바란 캐릭터는 말 그대로 앞만 보고 가는 캐릭터이다
순간 푸른 눈의 석판을 떠올린 것을 그대로 믿고 신을 제물로 바쳐버리는 이시즈전이 대표적이다
이시즈와 싸울 땐 이 기질 덕에 승리할 수 있었지만
강박적으로도 보이는 이 미래지향은 과거에 대한 증오에서 기인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카이바의 과거는 고자부로와의 악연이다
고아원에서 고자부로의 양자가 된 후 가혹한 황제교육을 일삼고
모략이 판치는 기업판에 자신을 던져놓아 밑바닥에서 기어오르게 만들기까지 했다
결국 kc의 대주주가 되어 고자부로를 패망시켰지만
마음의 상처는 계속 남았기에 카이바는 과거를 부정함으로서 그 구멍을 메우려 한다
배틀시티 준결승을 과거 군수공장인 알카트라즈에서 하는 것 또한
과거의 잔재 위에서 승리하고 그것을 폭파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려는 목적이였다
여기서 카이바는 유우기와 대립할 수밖에 없어진다
고대 파라오인 유우기한테는 과거만이 자신을 존재하게 만든다
자신이 넘어서야 할 인물이 자신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렇기에 카이바는 유우기를 뛰어넘는 것이 자신의 사상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둘의 관계는 단순한 호적수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렇게 승리에 다다를 뻔한 카이바는 의외의 카드로 뒤집히게 되는데
바로 죠노우치가 넘겨준 붉은 눈의 흑룡이다
붉은 눈의 흑룡은 과거이면서 동시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유우기와 죠노우치와의 우정을 간직하는 동시에 미래에 그 둘의 결승전에서 건네받을 희망이다
카이바가 지향하는 오직 미래와는 거리가 먼 카드이며
흑룡은 그대로 카이바의 상징인 푸른 눈의 백룡을 분쇄해버린다
그리고 유우기는 말한다
과거를 부정해선 안 되고 받아들여야 된다는 것을
증오에 사로잡혀 있는 한 다음 증오를 찾을 뿐이기에 진정으로 승리할 수 없다며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확산하는 파동으로 카이바의 백룡을 전부 파괴한다
비등한 실력임에도 자신이 패배하자 자신의 가치관에 의문이 생긴 카이바는
유우기의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알카트라즈 폭발도 미루고 데블의 성역을 넘겨주고 듀얼을 지켜보게 된다
유우기가 승리하자 확신이 생긴 카이바는 알카트라즈 폭발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엔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증오와 결별하는 것이다
카이바는 자신의 과거에서 어린이를 위한 카이바랜드 건설이란 꿈을 기억해냈고
그것을 위한 새출발로 증오의 근원인 알카트라즈를 파괴한다
그리고 헤어지기 직전 손인사를 건네는 카이바
애니는 오리지널 에피로 더 만나지만 원작에서의 만남은 이게 마지막이다
아버지에 의해 마음에 구멍이 생긴 카이바였지만 배틀 시티를 통해 성장해나가며
그 끝에는 증오를 떨쳐내고 꿈을 찾으며 일생의 라이벌과 경쟁해나갈 미래가 남았다
유우기는 배틀 시티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과 듀얼 킹의 칭호를 얻었지만
카이바 또한 그에 값진 것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템: 그냥 가만히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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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템 : 기껏 성불했더니 명계까지 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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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에 집착하는 카이바와 자신의 과거를 되찾기 위해 미래로 걸어나가는 아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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