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마쳤다. 주위에서 으레 그러하듯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쳐주는 박수소리가 들려왔고 엉거주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며 제자리에 앉았다.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매년마다 교실에서 한 번씩은 되풀이되는 그런, 자기소개라는
미명하에 강제로 자신을 그럴듯한 수사어를 덧붙여 포장해야 하는 이벤트가 어김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할 일을 마쳤다는 해방감을
맛보며 조용히 눈을 감고 뒤에 있는 녀석의 떨리는 목소리를 기다렸다. 그런 자신의 예상을 호통치기라도 하듯 낮으면서 짙게 깔린,
세계를 향해 엄숙히 선언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히가시 중학 출신 스즈미야 하루히. 평범한 인간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이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다면 저에게 오십시오. 이상." 그녀의 말이 끝난 순간 일본 라이트노벨 아니,
애니메이션 역사에 전혀 어느 새로운 지점이 개척되었다. 역사의 시작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가 좋았지. 그런 꼰대스런 끼가 작작 묻어나는 생각을 하며 읽고 있던 라이트노벨을 침대 위로 던져버릴 때가 있다. 그리고
나서는 어차피 비생산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은 과거의 유물을 향해 스물스물 팔을 뻗는 것이다. 책장에 꽂혀있는,
표지 디자인부터 구식끼가 덕지덕지 묻어있는 라이트노벨 한 권을 집어들어 익숙한 페이지를 펼치고 문장을 음미하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영혼의 힐링을 시전한다. 도대체가 논리라는 것이 서있는 것이조차 궁금할 정도로 조악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금의 라이트노벨의 현실
을 보면 그 때 그 작품들은 얼마나 힘이 넘쳤고 또 얼마나 필사적이었나!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렇듯, 자신
의 추억만큼 미화하기 쉬운 대상은 없다. 하지만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기에 오늘도 나는 하루히 1권에서 가장 마음에 드
는 대목을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그래. 하루히가 있었다.
소위 자신을 애니메이션 매니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밤늦게까지 침대위에서 하루히 시리즈를 전권을 단숨에 독파하지 않은
기억이 없는 이가 얼마나 될 것이며, 애니메이션 1기의, 지금보면 헛웃음이 나올만큼 유치하고도 어처구니없지만 그 댄스를 따라추지
않은 인간이 얼마난 될 것이냔 말이다. 많은 이들이 하루히 혹은 그 동시대 작품을 통해서 입덕이라는 수라의 문을 열어재꼈고
하루히의 도무지 끝이 안 보이는 민폐짓에 분노하며 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고 나가토가 안경을 벗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면서
환희작약했을 것이며, 아사히나 미쿠루의 금지사항입니다를 한 번쯤은 흉내내지 않았던가. 너희들의 죄를 모두 알고있다!
그 모든 역사의 시작은 2003년으로 되돌아가봐야한다.
가히 황금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97년 전격문고에서 발매된 <부기팝>은 학원 라이트노벨에 새로운 청사진을 개척했고
<더블 브리드>.<이리야의 하늘,UFO의 여름>.<작안의 샤나>.<바카노!>.<풀메탈 패닉>.<키노의 여행> 등 굵직굵직한 브랜드들이
전부 이 시기에 (2002년까지) 탄생하면서 질과 양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2003년, 여성의류 체인점의 점장이었던
타니가와 나가루는 그 해 3월에 전격모에왕 Vol.5에 <전격!! 이지스 5>를 연재하면서 라이트노벨 작가로 데뷔한다. 그리고
<전격문고대상>에 지금의 <학교를 나가자!>의 원안이 되는 문고를 투고하지만 그는 그 작품에 만족하지 못 했고 곧이어 3주만에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집필하는데 성공하고 당시 작품선별에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카도가와 대상>에 투고한다.
스니커 문고대상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트리니티 블러드>의 요시다 스나오 이후로 5년 만에
대상(그 때까지 단 두번 밖에 없었던) 을 수상한다. 그리고 2003년 6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일본에서 발매되었다.
그 이후로 '스즈미야 하루히'란 고유명사는 대체불가능한 명사가 되었다. 저 유명한 하루히의 자기소개문은 수많은 오타쿠들을
SOS단으로 끌어들였고 하루히.나가토.미쿠루라는 캐릭터는 지금에 와서는 대부분의 학원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지닌 성격의
원형이 되었다. 그 때까지는 라이트노벨에서 생소하다시피한 1인칭 서술형식에서도 '쿈'이라는 화자의 시니컬하고도 잰체하는,
동시에 겉으로는 냉소적인 어투를 고집하면서도 결국에는 하루히를, SOS단을 긍정하는 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자 동시에
모든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의 가슴 속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일상에의 탈출이라는 욕망에 정곡으로 박혔다.
이른바 하루히즘의 시작이었다.
히로인이 신의 위치에 서있다는, 어처구니 없고도 허황된 설정은 그러나 SF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탄탄하면서도 빈틈이 보이지
않는,그럴 듯한 밑그림이 바탕이 되면서 오히려 힘을 얻었다. 나가토, 미쿠루와 같이 철저히 모에관에 바탕을 둔 캐릭터들 역시
하루히즘의 원동력이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화자 쿈의 서술 시점은 감정이입의 폭을 극대화했다. 그렇다. 지금에 와서 소위
왕도라 불리우는 모든 설정이 이 시기에 완성되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 강렬했던 반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여기, 1권에서 등장하는 한 대목이 있다.
"너 말야, 자신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자각해본 적 있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있어. 잊을 수도 없는 일이지."
노선을 따라 난 지방도로, 그 옆의 보도 위에서 하루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식구들이 다 같이 야구를 보러
야구장에 갔었어. 난 야구 따윈 관심도 없었지만 도착해서 깜짝 놀랐지. 눈에 들어오는 시야 가득 사람들로 꽉 찬 거야. 야구장에
쌀알 같은 크기의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있더라고. 일본인 전부가 하나도 빠짐없이 이 공간에 모인 건 아닌가 싶었어...(중략)
나는 깜짝 놀랐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건 일본 전체로 따지면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말야.
..(중략)..나란 존재는 그 구장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겨우 한 명에 불과하고 그렇게 많아 보였던 구장의 사람들도 사실은 한 줌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말야. 그 때까지 나는 내가 특별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중략)...그게 내가 아니라니 대체 어째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줄곧 그런 생각을 해왔어. 생각하다가 깨달았지. 재미있는 일은 기다린다고 해서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말야..."
빤한 비유지만 하루히는 결국 화자 쿈의 대칭점에 서있는 인물이자 동시에 쿈의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억눌린 욕망을 솔직하게
표출하는 화신에 가깝다. 그런 하루히를 쿈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한다.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이, 모든 것이 어린애의 투정과
비슷하다는 걸 그는 안다. 정반대의 도플갱어를 보면서 쿈은 복잡한 감정을 가진다. 그녀의 행동이 자기 자신의 욕망에 가깝다는
것도 그는 안다. 단지 거기에 솔직하지 못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끌어안고 살아가기에는 하루히의 욕망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래서 쿈은 현실로 돌아가기 싫다는 하루히의 바램을 뒤로하고 그녀를 끌어안은 채 폐쇄공간을 빠져나온다.
그 이후 자신이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진 채
쿈은 SOS단으로 향한다. 원래대로라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기록적인 성공을 본 카도가와 문고는 이 책을 1권으로 끝낼 수 없었다. 당시 타니가와 나가루는
단권 형식으로 완결을 지을 생각이었기에 편집부와의 마찰은 당연한 것이었다. 결국 타니가와 나가루는 힘겹게 그 이후의 스토리를
짜내기 시작했고 1권이 발매된 지 3달 뒤 <스즈미야 하루히의 한숨>이 발매되었다. 순식간에 몇 달뒤로 시간을 점프해버린, 아주
과격한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후속권들이 발매될 수록 점점 위화감은 더해갔다. 대표적으로 하루히의 민폐도가 낮아지는
순서가 시간 순서가 아닌, 권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줄기가 부재한 상태로 진행되다 보니
단편모음집의 형식으로 발매되는 권들도 있었다. 하지만 타니가와 나가루의 등장이후 기존 작가들이 부재하는 상황에 처한 카도가와
문고로서는 하루히를 포기할 수 없었다.
(<트리티니 블러드>의 요시다 야스오가 2004년 폐경색으로 사망하고 다른 인기작인 <라그나로크>는 연재가 중단되었다.
아사이 라보같은 실력파 작가도 편집부와의 마찰로 인해 가가와 문고로 이적해버린다.)
2006년. 하루히의 애니메이션이 방송 전파를 탔다. 하루히즘은 폭발적이었다. 시간순서를 무작위로 배치한 실험적인 형식이
주목을 끌었고 쿄토 애니메이션의 수준높은 퀄리티의 연출은 원작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2006년은 하루히의 해였다.
많은 이들이 오프닝에 등장하는 문자를 해독했고 나가토가 읽는 책의 제목을 알려고 했다. 심심찮을 때면 누군가가 하루히 엔딩댄스를
따라추는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왠만한 오타쿠들에게 'God Knows,,,'는 찬송가와 다름없었다. 그 중 용기있는 누군가는 '사랑의
미쿠루 전설'도 노래방에서 큰 목소리로 열창하곤 했다. 동인지도 기하급수적으로 제작되었다. 모두가 하루히를 사랑했다. 이
열풍이 오래도록 지속될 줄로만 알았다.
2007년 5월. 당초 일본에서 6월에 발간되기로 결정되어 있었던 시리즈의 10권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의 발매연기 소식이
발표되었다. 4월에 9권 <스즈미야 하루히의 분열>이 발매되었던터라 많은 이들이 그럴 만도 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납득했다.
그 해 8월, 하루히 시리즈가 연재되는 '더 스니커'에 타니가와 나가루의 말이 실렸다. 9권에서 벌린 일을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좀 더 기다려달라는 말이었다. 그 이후 발매는 기약없이 연기되었고 팬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발매 연기가 2년이 넘어가던
차인 2009 애니메이션 2기가 제작되었다. 서서히 꺼져가던 하루히즘을 되살릴 선봉장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2기는
최악의 자충수가 되어 돌아왔다. 단편에 지나지 않았던 '엔들리스 에이트'를 14화 중에 무려 8화를 반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름으로서 제작사 스스로 팬덤을 내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인기는 급전직하했다. 하루히의 브랜드가치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상반기에 열린 카도가와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종말의 시작이었다.
2010년, '더 스니커'에 10권의 선행연재가 시작되었다. 10권의 실질적인 집필은 2009년에 시작되었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2010년,
시리즈 중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극장판이 공개되었다. 극장판은 우수한 완성도로 제작되었고
엔들리스 에이트 사태로 등을 돌린 사람들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것이 우리가 기억하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마지막
애니메이션의 모습이었다. 2011년, 4년에 걸친 발매연기 끝에 <경악>이 발매되었다. 이미 시리즈를 거쳐오면서 말이 많았던
이야기 줄기에 대한 논란이 정점을 찍었다.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고 <경악>은 시리즈의 마지막 기억처럼 박제되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하루히 시리즈는 이미 마지막 황혼마저 꺼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대를 달려왔던 <작안의 샤나>나
<풀메탈 패닉!>같은 라이트노벨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퇴장하는 사이 하루히는 정체된 상태로 제자리에 박혀버렸다.
시리즈 전체를 끌어갈 이야기의 부재, 그리고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하루히의 적자임을 자처하는 사이 오히려 하루히는
모두의 기억에서 언젠가 존재했었던, 그러나 이제는 흐릿한 전설처럼 남아버렸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도사리고 있었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애시당초 1권으로 완결지을 이야기를 늘리다보니
결국 뿌리부터 지탱되었어야 할 전체적인 줄기가, 이야기가 부재했다. 단편들은 거듭될 수록 동어반복을 거듭하는 매너리즘에
쳐지기 시작했고 그 사이 치고 나온 라이트노벨들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나오면서 하루히가 가지고 있었던 담담함과 일상 속의 일탈이라는
소재는 비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하루히는 많은 라이트노벨들의 참고서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시대의 요구에 비해서
하루히는 너무나도 느린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히 시리즈는 지금, 너무나도 많은 애니메이션과 라이트노벨들이 범람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다시
꺼내들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 동안 수많은 작품들이 하루히의 적자임을 자처하면서 기본구조와 캐릭터코드들을 차용했지만
하루히처럼 촘촘한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레드오션에 가까운 이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하는 법칙과
최소한의 작가정신마저 망각한 채 그저 코드와 설정에 매달리는 작품들이 왜 그 지점에서 멈추는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얼핏 간단해보이는 하루히 세계관은 사실 방대한 수준의 SF적 지식과 그걸 토대로 작품의 세계관에 디테일을 불어넣는 촘촘함과
독창적인 설정이 어우러진, 피나는 노력의 결정체다. 캐릭터들간의 역학관계를 구축하는 솜씨부터, 시종일관 시니컬하고 퉁퉁거리면서도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힘이 있는 쿈의 서술도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하루히 시리즈는 책을 집고 읽고 있는, 수많은 쿈의 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하루히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근원적인 욕망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그 뿌리를 찾아 내려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어느샌가 일탈의 대리만족,
그리고 그 광경을 직접 눈으로 체험하고 있다는 만끽감이 깔려있다. 비단 애니메이션만이 아닌 모든 예술 작품이 그런 욕망을 전제로
이야기를 한다. 쿈이 하루히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건 모두가 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러면서도 쿈은 세간에 시선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식으로 욕망에 충실하고 때묻지 않은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이 깃든 투정을 부리는 하루히를 동경한다. 그는 SOS단에 머무르면서
존속하기 위해 이리저리 발로 뛰는 방식으로 그 은밀한 감정을 지속시켜 나간다. 하루히와 쿈, 그리고 모든 SOS단의 단원은 공모자인
셈이다.
그 근원적이면서도 모순적인 욕망이 공존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하루히 시리즈의 정수다. 나가토, 미쿠루, 코이즈미 모두 저마다의
목적을 가진 채로 SOS단에 가입해 있다. 그들은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때로는 서로의 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샌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목적은 SOS단의 존속이 되어있다. 그건 단순히 하루히가 단장이라서 비롯되는 산물이 아니다. 하루히가 그들을
불렀고 그들 역시 어느샌가 그 공모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애착을 느껴버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본래 목적을 잊고
감정을 제어 못해 폭주하는 누군가도 존재하고 그것을 거둬주는 누군가도 존재한다. 시리즈가 계속될 수록 하루히는 느릿느릿하면서도
점차 성숙해나간다. 코이즈미의 말마따나 자신의 욕구와 현실을 저울질하는 능력을 서서히 터득해나가는 것이다.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은밀한 욕구를 채워주듯 SOS단원들 역시 그 역할을 자처하면서 하루히에게 어른이 되기를 요구한다.
그렇게 11년이 지났다. 시간이 흐른만큼 우리도 나이를 먹었고 더 이상 예전처럼 세상을 사는 게 불가능하고 나처럼 참으로 냉소적으로
자란 어린애도 있다. 그 동안 수많은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을 보아왔고 어느 부분에서 그것들은 우리들의 자양분이 되었다.
<작안의 샤나>는 끝났다. <풀메탈 패닉!>도 끝났다. <하루히>의 위상은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하루히의 위치가
그 모든 하루히의 역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 하루히는 변덕스러우면서도 싫증을 자주 내면서도 그렇게 11년을 버텨왔다. 언젠가
이세계로 뛰어들어가 홍세의 무리와 대적할 나날이 올 줄만 알았던 필자도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다.
그렇게 책장 한 켠에 다시 하루히를 조용히 끼워넣는다. 내 책장에는 근 3년간 산 라이트노벨보다 입덕이라는 문을 지나고 2년동안
산 라이트노벨이 훨씬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대부분이 완결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작품들의 생명력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루히 역시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학교를 졸업한 뒤 어른이 된 하루히를 볼 수 있으리라는 부질없는 기대감이 필자에겐 남아있다.
언젠가 느꼈던 다른 누군가는 상관없이 나의 욕구를 중시했던 내 안의 하루히가 그리워질 때마다 다시 책장에 손을 뻗고,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의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이 그 기분을 다시 일깨워주기를 바란다. 모든 이들이 야구장에 있는 관중 속의 한 명이 아닌
하루히가 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루히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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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갤에서 쓰기 아까운 필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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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게 아니라 죽였죠 작가가. x월 하루히 10권 발매!란 소식을 듣고 발매만 기다리면서 4년인가를 기다리다 다 까먹을때쯤 10권이 나오더군요. HAHAHA. 뭔가 모으는 의무감으로 사긴 했는데 아직도 안 읽고 있음.ㅇㅅㅇ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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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도 않고 대단한글이네 뭐네하는건 작성자를 개무시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럴거면 걍 댓글 달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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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리스 에이트는 본문에서도 까고 있는데...? 밀봉이는 여기서도 어그로 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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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미화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굉장히 즐겁게 봤었죠. 처음본지 7년정도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충격과 공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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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갤에서 쓰기 아까운 필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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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미화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굉장히 즐겁게 봤었죠. 처음본지 7년정도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충격과 공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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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걸스데이는 각설이 이미지가 크게 남아 있던 시절이라 --a | 17.02.03 1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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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게 아니라 죽였죠 작가가. x월 하루히 10권 발매!란 소식을 듣고 발매만 기다리면서 4년인가를 기다리다 다 까먹을때쯤 10권이 나오더군요. HAHAHA. 뭔가 모으는 의무감으로 사긴 했는데 아직도 안 읽고 있음.ㅇㅅㅇ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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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 하긴. 내가 양산한건 오덕이 아니라 그냥 팬이지. 암. | 17.02.02 01:24 | |
(IP보기클릭)115.90.***.***
작성하신분 아이디 보니 대충 그때쯤 유행했던 애니네요. 하루히나 미나미가나... | 17.02.02 04: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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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슈퍼! 유유백서! 으아아아아아 | 17.02.02 18: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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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도 않고 대단한글이네 뭐네하는건 작성자를 개무시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럴거면 걍 댓글 달지마세요. | 14.07.24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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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도 개그도아니고 그냥 열받으라고 어그로네요 | 17.02.02 01:08 | |
(IP보기클릭)115.161.***.***
별다른 악의없이 옛날드립 치신거 같은데 너무들 하시네. | 17.02.02 13:24 | |
(IP보기클릭)123.248.***.***
드립도 봐가면서 치는거지 그냥 드립쳐놓고 너무하다고하면 눈치없다 욕먹어요. | 17.02.02 15:14 | |
(IP보기클릭)59.9.***.***
이 드립은 처음 생겼을 시절에도 욕먹었음. | 17.02.02 15:16 | |
(IP보기클릭)110.9.***.***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욕먹을 감수하고 해야하는 드립인데 별로 ㅋ | 17.02.02 16:26 | |
(IP보기클릭)175.124.***.***
웃대에서는 흔하게 먹히는 드립인데...역시 사이트마다 다르군요 조심해야겠다 | 17.02.03 13:29 | |
(IP보기클릭)36.110.***.***
그럼 이게 되도 안되는 뻘글이지 뭔데요? 덕후들 삼삼오오 모여서 빼애애액 거리네 ㅋㅋ | 17.02.03 14: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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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를 이야기 하시는거 같은데 바로 옆의 치하라 미노리만 보면 그전까지는 진짜 힘든 무명성우였는데 이작품 한방으로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지요. 고토유코만해도 그전까지는 음지성우였고 음지성우가 양지에서 활약하기 힘들었던 당시 시대상을 보면 꽤나 파격적이었습니다. 이후 양지활동도 많아졌고요. 이점만봐도 성우들이 스즈미야를 발판으로 얼마나 지반을 넓힌줄 알수 있는데요? | 17.02.02 03: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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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윗분말대로 히라노아야 빼고는 고토유코야 워낙 잘나갔고, 다른분들도 잘나가는거같은데? | 17.02.02 1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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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좋아하던 뮤지컬 배우쪽으로 잘 지내고 있을껄요 | 17.02.02 13: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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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 17.02.03 1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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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리스 에이트는 본문에서도 까고 있는데...? 밀봉이는 여기서도 어그로 끄네. | 14.07.24 1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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