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엘, 제3사도, 네르프의 첫 사도 대항 전투. 녹음 자료를 일부 획득함.
샴시엘, 제4사도, 화상 자료를 얻어 복사한 상태. 초호기의 전투 장면을 송신하겠음.
라미엘, 제5사도, 잔해의 일부를 얻어 분석한 상태. AT 필드에 대한 정보 획득.
가기엘, 제6사도, 육안으로 확인. UN에게서 정보를 얻음. 2호기와의 전투 정보를 송신하겠음.
이스라펠, 제7사도, 눈으로 확인, 11-B를 통해 자료 송신할 예정. 구성 물질의 샘플을 얻음.
산달폰, 제8사도, 스틸 컷을 얻은 상태. 진화 상태에 따른 정보는 알 수 없음.
마타라엘, 제9사도, 육안으로 확인. 정전 사태를 이용하여 새로운 샘플을 획득함.
사하퀴엘, 제10사도, 사진을 가지고 있음. 57-F를 사용하여 기록할 예정.
이루엘, 제11사도, 육안으로 확인. 관련 정보는 네르프에서 손을 쓴 상태. 직접 정보 모아 송신할 예정.
레리엘, 제12사도, 에바 초호기 다시 폭주.
바르디엘, 제13사도, 마츠시로 시설 안에서 데이터를 얻는 데 성공.
제루엘, 제14사도, 육안으로 확인. 에바 초호기의 부활과 폭주. 영상 정보를 송신하겠음.
-카지 료지의 메모 중
“2015 : The Last Year of Ryohji Kaji(카지의 마지막 해)”라는 1997년 출판 자료가 있다. 에바 각본을 담당한 야마구치 히로시가 집필한 것으로, 카지가 작품 내 여러 설정에 대해 적은 메모가 사진 등과 함께 담겨 있다. 아주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카지의 시각에서 보는 매력이 또 있기 때문에, 에바 해석의 귀중한 자료가 된다. 특히 위에 옮긴 내용은 카지가 제레에게 사도의 정보를 몰래 넘기고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되며, 제9사도 마타라엘 사태와 관련, 네르프가 갑자기 정전이 됐던 것이 카지 및 제레에 의한 것이었음도 알 수 있다. 또 이루엘의 네르프 침투 사실(제레의 시나리오와 일정 및 내용 차이가 있는 모양.)을 겐도우가 정보 조작을 통해 은폐했음에도 불구, 제레의 노인들이 쉽게 속지 않았던 이유 또한 설명할 수 있다.
위의 메모는 아마 제레 소속 간첩으로서 카지가 네르프 및 사도를 관찰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지는 일본 정부 소속 간첩이기도 하지만, 앞서 리뷰 17편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정부는 릴리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며 따라서 사도 넘버링이 네르프 및 제레와 아예 다르다. 게임 설정에 따르면 ‘공개 정보’에서 릴리스라는 항목은 아예 없다. 미사토와 같은 네르프 고위 관계자 또한 릴리스에 대해선 그저 퍼스트 임팩트의 발발 요인 중 하나로만, 막연하게 알고 있었을 테다. 그러니 위 메모는 제레의 편에 선 카지가 적은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카지는 애초에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카지라 하면 흔히 ‘바람둥이’란 단어를 떠올리는데, 그러고 보면 그것은 카지의 사랑에 대한 얘기 뿐 아니라, 그의 인생 전체에 녹아 담긴 하나의 가치관에 더 가까운 단어인 것 같다.
카지 "좀 야위었네."
리츠코 "유혹할 셈이야? 하지만 안 돼. 무서-운 언니가 보고 있거든."
그러나 좀 더 정확히, 카지는 바람둥이도 아니다. 그가 신뢰한 사람은 어쩌면 미사토 하나였고, 그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여성도 미사토 외엔 없었다. 리츠코나 마야에게 찝쩍거리긴 했지만(미사토의 약을 올리는 게 목적인 것 같다.) 그 가벼워 보이는 모든 행동들은 결국 카지가 지니고 있는 ‘진중함’을 가리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다. 정부, 제레, 네르프 소속의 삼중 간첩으로서, 그는 심각하고 진지하게 보여선 안 되는 사람이었다. 최대한 가볍고,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의심을 피하기 위한 길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경박한 사람이었다.
신지 "카지 씨는 좀 더 진지한 사람일 줄 알았어요."
카지 "쉬운 사람이라고 너무 막 말하는 거 아냐?"
겐도우 "또 자네에게 빚을 졌군."
카지 "갚을 생각도 없잖아요. 그 자료 말입니다만, 더미도 적당히 섞어 만들어 놨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카지의 행적을 함께 따라가 보자. 카지는 7화에서, 겐도우의 통화 상대로 처음 등장한다. 통화의 내용은 제트 얼론(이하 JA)에 대한 계획을 담고 있다. JA는 에반게리온을 대체할 수 있는 ‘인간의 병기’이며, 만약 그것이 실용화가 된다면 네르프 권력의 약화는 물론 겐도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초호기의 처리 문제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겐도우 쪽에서 먼저 손을 써야 할 부분이었다. 미사토가 직접 나선 것을 빼면, JA의 고장 및 복구 등 모든 것이 (그녀가 직감한 대로)겐도우의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카지 "이미 여기까지 복원이 된 상태입니다.
강력 베이클라이트로 굳혀 뒀지만…."
"…살아 있습니다. 틀림 없이."
"인류 보완 계획의, 요소군요?"
8화에서는 카지가 처음으로 얼굴을 보였다. JA에 이어 다음 임무를 맡은 상태로, 그 임무란 바로 아담의 수송이었다. 그것을 위해 2호기 역시 카지와 함께 운반했다. 아담의 육체는 독일에서 얻었다는 것으로 보아 제레의 의장 킬이 관리하는 부분이었을 테다. 그렇담 그 아담을 카지가 어떻게 손에 넣었을까?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아담은 이미 에바 제작 및 타브리스 등 제레의 목적 달성을 위해 충분히 이용한 상태였고, 따라서 태아 상태의 아담에 대한 제레의 관심은 의외로 크지 않았을 수 있다. 또 아담의 샘플 자체는 하나가 아닌 것으로 보이니 오리지널과 카피를 바꾸는 식으로 위장하면 훔치는 게 가능했을 법도 하다. 물론 그런 방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들킬 가능성이 높겠고, 실제로도 금방 들켰다.
"A-17 발령이네요. 왜 말리지 않았죠?"
카지 "이유는 없어요. 정상적인 발령입니다."
멈추는 엘리베이터
미사토 "…어머?"
카지 "정전인가?"
"설마, 그럴 리 없어."
정말로 꺼지는 불
"…이상하네. 사고인가?"
10화에서는 카지가 정체 모를 여성과 함께 A-17 발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네르프에 대한 정부 예산 동결과 네르프 권력 축소를 위한 정책인 모양이다. JA 계획과 함께, 일본 정부의 네르프에 대한 시각이 매우 좋지 않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 시기엔 아직 네르프와 제레가 같은 노선을 공유하고 있었고, 때문에 카지는 네르프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 이중 간첩 활동을 하는 인물로만 묘사된다. 허나 11화에서 네르프 정전 사건이 발생, 그 사건이 제레를 배후에 둔 카지의 짓이었다는 묘사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네르프와 제레의 갈등 상황과, 삼중 간첩 카지의 이미지가 나오기 시작한다. 카지가 이렇게 위험한 스파이 활동을 하는 것은 본질적으론 ‘진실’에 닿기 위함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 역시, 실은 아무 것도 모르는 무능력한 집단이란 것을 깨달은 카지는, 이제 네르프와 제레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진실’을 탐색한다.
카지 "저게 사도인가, 일을 할 때가 아니네."
그 첫 행보는 13화에서 나온다. 이로울이 침입했을 때, 카지는 센트럴 도그마 주변의 관찰을 시도하고 있었다. 당시 카지는 도그마 통로 레벨 28에서 사도의 발광을 포착하며, 해당 장면에서 ‘시그마 유닛(13화에 나온 에바 시뮬레이션 기체와 그 장소) 아래 모든 센트럴 도그마 통로가 60초 안에 닫힐 예정입니다.’라는 방송이 흐른다. 참고로 마기가 있는 곳이 레벨 40으로, 숫자가 낮은 쪽이 더 깊은 곳임을 의미한다. 그러니 그 때 카지는 이미 아주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던 것이다. 센트럴 도그마의 릴리스에 대한 정보는 네르프와 제레가 함께 숨기고 있던 중요 비밀인 만큼, 아마 이 부분은 카지의 독단 행동이었을 것이다. 같은 근거로 15화에서, 마르두크에 대한 조사 역시 카지의 독자적 행보겠다. 해당 장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또 다시.
카지 "여, 숙취는 다 깬 거야?"
미사토 "덕분에. 이게 너의 진짜 일인가?"
"카츠라기에게 숨긴 건 잘못했네."
"이건…에바? 아냐, 설마…!"
"그래, 아담이다."
"아담? 그 제1사도가 여기에…?"
이어 15화의 마지막 장면, 카지는 릴리스가 존재하는 도그마로의 침입을 시도하다 미사토에게 발각되었다. 그러나 카지는 그 사실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미사토가 보는 앞에서 도그마의 문을 연다. 두 사람의 눈에 보이는 건 하얀 거인 릴리스. 그러나 카지는 그 거인을 더러 ‘아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어째서? 이 의문에 대해 두 가지의 가설이 나올 수 있다. 하나는, 이 때 카지는 사실 그것이 릴리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미사토에게 일부러 그 사실을 감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미사토가 카지의 ‘뜻’을 이어 받는 유일한 여성인 만큼, 굳이 그녀를 속이는 상황 연출이 필요하지 않단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카지의 입장에서, 아담과 릴리스의 차이에 큰 의미를 두어 거짓말을 하는 이유 또한 쉽게 설명할 수 없다.
동일한 존재?!
그러니 남은 하나의 가설인, 당시 카지는 정말 그것을 아담이라고 생각했다는 쪽이 더 적절하겠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겐도우에게 아담의 샘플을 건넸던 것은 바로 카지였다. 그리고 당시 겐도우는 카지가 들고 있는 게 ‘최초의 인간 아담’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카지는 왜 도그마에 있는 것이 아담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무래도 그는, 그 하얀 거인이, 자신이 얼마 전 겐도우에게 건넸던 아담이 성장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모양의 차이가 심하긴 하지만, 앞서 10화에서 산달폰이 상식을 초월한 스피드로 진화하는 걸 함께 보았던 카지인 만큼 그 부분을 크게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진 않다.
그 오해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겐도우나 제레와 같은 위치에 있지 않는 이상, 지구에 생명의 시조가 아담 외에 하나가 더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언급하자면, 릴리스나 검은 달의 존재는 철저한 극비 사항이었다. 일본 정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겐도우가 아담을 ‘최초의 인간’이라고 표현한 것만 봐도 그가 카지를 속이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사실을 숨긴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어쩌면 제레는, 인류의 시조가 흔히 악마로 생각하던 ‘릴리스’라는 사실 자체를 숨기고 싶어 했으며, 나머지 인류가 그 사실을 모르는 사이 속죄 의식을 대행하려 했을 수 있다. 제레 타입의 인류 보완 계획은 본질적으로 인류의 시조에 대한 열등감을 담고 있던 만큼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사실 우리의 현실 세계 얘기를 해도, 종교가 말하는 인류의 조상은 아담과 이브이지 릴리스가 아니니까. 물론 그런 지엽적인 이유를 들지 않아도, 아담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릴리스인 만큼, 그에 대해 필요 이상의 마찰과 간섭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릴리스의 존재를 최대한 숨기는 쪽이 좋았을 것이다.
여기서…
강조한 부분을 자세히 보자.
여기서 하나 더. 카지가 들고 온 아담에는 특이한 문구가 있어 짚고 간다. 자세히 보면, ‘Who is you? He is living. Why?(너는 누구? 녀석은 살아 있다. 왜?)’라는 글씨가 있다. 저 글의 정확한 정체와 의미는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어떤 사람이 문제의 아담에 대해 가졌던 의문이 아닐까 싶다. 많은 아담 샘플 중 유일하게 살아 있는(영혼도 없을 텐데!) 녀석이라면 특히 더욱.
튀는 사진 한 장?
이 ‘아담과 릴리스에 대한 거짓말’은 에반게리온이 담고 있는 하나의 주제 모티브이다. 앞서 사도에 대한 얘기를 할 때에도 ‘천사’가 ‘적’이라는 점에서, 에반게리온은 기존의 권선징악 테마를 밑바닥에서부터 부정하고 있는 작품임을 언급했다. 혹시 오프닝 영상에 간간이 나오는 텔롭 중 ‘ADAM’이라는 명사만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이것은 검정 바탕에 흰색 글씨로 나오는 다른 명사들과 달리, 아담에 대한 내용은 근본적으로 반전 요소를 담은 ‘거짓’이라는 걸 암시하는 부분으로도 볼 수 있다.
미사토 "싫어…이상한 거 넣지 마! 이런 때에 말야…뭐야?"
카지 "선물이야. 8년 만의."
"응…?"
어쨌든, 문제의 거인이 릴리스였다는 ‘진실’은 작품이 마무리될 즈음에서야 밝혀진다. 시청자들에게는 24화의 타브리스의 입을 통해 처음 전해지며, 미사토에게는 카지가 죽기 전 자신이 자력으로 모은 데이터를 건넴으로써 전해지게 된다. 그 ‘진실’은 내용을 떠나 카지가 지켜 왔던 삶의 이유와 목적 그 자체로 볼 수 있으며, 그 의지와 믿음은 미사토를 통해, 그리고 그 미사토의 의지는 또 엔드 오브 에바의 신지를 통해 이어 흐르게 된다.
카지 "신지, 나는 여기서 수박에 물 주는 일 말곤 할 수 없어.
하지만, 너에겐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아무도 강요하지 않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해.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아무튼 이런 저런 극비 사항을 공유하며 계속 한 길을 걷던 겐도우와 제레의 노선이 본격적으로 얽히기 시작한 것은 19화에서, 초호기가 S2 기관을 흡수하며 신에 가까운 존재가 된 때였다. 그것은 릴리스의 속죄가 아니라 새로운 신의 탄생을 노린 겐도우 계획의 일환이었고, 상황을 봐선 카지도 그 내용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겐도우와 제레가 목적을 달리하는 때 카지는, 제레에 비해 네르프 쪽이 자신이 원하는 진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 모양으로, 결과적으로 겐도우 타입의 보완을 돕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제루엘 전에서 망설이는 신지를 초호기에 타도록 유도한 것이 바로 카지였기 때문이다. 이후 카지는 제레가 납치한 후유츠키를 풀어 주는 등 본격적으로 친(親)네르프 행로를 밟았으며, 결국 21화에서 제레가 보낸 사람에 의해 암살되고 말았다. 제레의 말을 빌리자면, 겐도우 목에 건 방울이 울릴 의지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후유츠키 "자넨가?"
카지 "오랜만이군요."
"이러면 자네는 목숨을 잃을 거야."
"진실을 향해 가고 싶을 뿐입니다. 제 안에 있는…."
카지의 죽음 얘기를 좀 더 하겠다. 리뉴얼 21화에는 TV 방영 당시엔 없던, ‘아담의 샘플을 겐도우에게 넘긴 걸 들킨 것 같아.’라는 대사가 추가되었다. 카지를 죽인 하나의 원인과 함께, 보완 계획에 있어 아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출이었다. 카지를 죽인 암살자에 대해선, 데스 앤 리버스에서 미사토의 울먹이는 대사가 함께 나오는 탓에 카지를 죽인 게 미사토가 아니냐는 소리가 꽤 많이 나왔으나, 그 부분은 안노가 (드물게도)작품 설정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 중 하나이다. 카지를 죽인 사람은 작품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란 것이다. 참고로 카지를 죽인 게 미사토라 주장했던 사람들이 제시한 근거 중 하나가, 총살 장면 직후 미사토의 이름이 걸린 아파트 문이 나온다는 것이었으나, 이후 리뉴얼 버전에선 해당 장면을 없앴다.
카지 "사람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
자기 자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걸."
"뭐,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좀 더 알려고 노력하는 거야.
그래서 재밌는 거지, 인생은."
카지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에반게리온 주제의 핵심을 곧잘 찌른다. 비중을 떠나 카지를 이해하는 것이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유이다. 카지는 미사토를 사랑했지만, 8년 만에 만난 그녀에게 진짜 하고 싶었던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마 그것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카지가, 미사토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었을 것이다. 카지가 진실에 집착하는 이유와, 그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 코믹스에서는 꽤 상세히 다루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에선 일절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세컨드 임팩트 세대인 카지는 분명 처참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재밌다’고 표현하는 그의 기개는 정말 멋지지 않은가. 죽는 순간에도 가벼운 웃음을 얼굴에서 놓지 않던 그였지만, 그 때의 웃음은 그의 진중함을 가리기 위한 거짓 웃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때의 카지는 이미 최선을 다해 그가 갈구한 진실에 도달한 상태였을 테니까 말이다.
"-여, 늦었잖아."
[에반게리온] 22. 미사토 ① 손에 쥔 십자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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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카지가 지금껏 수집한 데이터를 담은 마이크로칩(···) 한마디로 카지는 미사토의 거기(?)에 USB 메모리를 집어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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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저는 화요일 늦은 밤에 다시 오겠습니다. 미사토가 서비스, 서비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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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임팩트 세대인 카지는 분명 처참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재밌다’고 표현하는 그의 기개는 정말 멋지지 않은가- 크으으 멋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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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카지 멋진 남자군요 스파이의 말로를 보여주는 죽음이라 슬프기도 했습니다. 당황스러웠던것은 미사토와 카지의 애정씬에서 소리가..... 큼큼 이거 오후 6시 애들 만화 볼때방영했던거 아닌가요:: 보다가 흠칫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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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말고 두분 언제 한번 만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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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카지가 지금껏 수집한 데이터를 담은 마이크로칩(···) 한마디로 카지는 미사토의 거기(?)에 USB 메모리를 집어넣······ | 13.01.05 00: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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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디저트님은 아니지만 사견으로서 달아보자면 세계관의 틀을 이루는 중요 요소들은 대부분 같을거라고 봅니다. 몇몇 설정이 신극장판에서는 좀 변하긴 했는데 결국 변하것도 원래의 설정을 기반으로 전개가 변했을뿐, 핵심요소가 확 바뀌거나 하지는 않았죠. 그렇게 보이는것들도 아마 다 연관이 있을거라고 봅니다. 신극장판은 끝까지 나와봐야 알겠지만 분명히 전작들과 뭔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있지않을까 상상해봅니다 ㅋ | 13.01.05 15: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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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다른 작품은 확실히 아닐 겁니다. 다만 그 이유를 안노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이번 신극장판 감상의 핵심이기도 하죠. 예컨대, 설정을 안노가 확실히 바꿨을 경우, 정말로 두 작품을 별개로 놓고 안노가 자유롭게 바꾼 것인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루프와 같은 실질적인 연관 고리가 있고, 그 선 위에서 안노가 이유가 있는 설정 변경을 한 것인지, 완결이 나오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13.01.05 15: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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