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야기는 꽤 오래 끌어 오긴 했는데... 이번 8권은 중국 , 한국은 완전히 빠진 일본 온리 스토리 입니다.
내내 치열한 정쟁에 , 결국 본격 전쟁이 터져서 보는 맛이 있네요.
이전 권들에서 계속 일본 사정이 빌드업 되면서... 일본이 얼마나 막장인가...를 풀어나갔는데... 그 주 원인이
일본의 중세적 봉건 국가 연방 체제.... 로 보더군요. 어쨌든 단일한 중앙 집권 체계를 갖춘 중국 , 한국과
달리 일본은 "구니 國 " 라고 불리는 수십개의 번들이 사실상 미니국가로 기능하는 세상입니다.
이 미니국가들이 일본 세계를 정복!! 하겠다고 전쟁을 벌여대던 시대가 전국시대고 , 그걸 끝낸 덕천가강은
번국 체계를 완전히 일소해서 중국식 중앙집권 국가를 만들지는 못하고 , 그저 여타 번들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번국... 으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그런 막부의 힘의 근원인 직할령 - 천번 들은 막부의 세습이 진행되면서 전봉 (번주들이 자리를 바꾸는
행위) 을 통해 알짜배기를 찾아 이리저리 흩어집니다. 즉 여기저기 근거지가 흩어지면서 응집력이 크게 부족해 진거죠.
이에 반해 삿초로 대표되는 지방세력- 웅번들은 구석탱이긴 해도 한지방을 단단히 틀어 줘서 , 말그대로 미니국가로 기능했고
작은 만큼 빠른 개혁개방이 가능했습니다. 이 개혁 개방으로 얻은 힘이 타번을 압도하게 되고 , 이걸 경계한 막부는 여러번 밟으려고
시도했으나.... 친막부군으로 구성된 군대는 , 막부가 열심히 열강들 상대로 돈뿌려가며 사들인 당시 신식병기(총포) 에도
불구하고 지휘권이 통일 되지 않은 점 , 병력의 주를 이루는 각번들의 차출 인력들의 낮은 사기 , 지휘관의 무능 등 다양한 요소가 곂치고
쌓여 대패하고 맙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막부에서 작심하고 친 막부 , 반 삿쵸 번들을 결집해서 일전을 노린다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었을 법한데... 당시 쇼군이던 요시노부의 거의 태업에 가까운 소극적 처세로 일관 , 허무하게 패퇴하게 됩니다. 그동안 막부가
쌓아둔 각종 신식무기를 통째로 넘긴건 덤이구요 이로서 결국 삿쵸(사츠마 , 쵸슈) 주도의 신정부가 일본의 정통 정부가 되었지만
그들을 인정하지 않던 구 막부 세력도 적지 않아 결국 북방의 여러번들이 아이즈등이 중심이 되어 대규모 반란을 일이키게 됩니다.
이들은 삿쵸를 인정하지 않는 점에서 기존 막부군에 비해 싸우려는 사기는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현대무기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우리도 잘아는 그 총포로 무장한 적에게 칼들고 돌격하는 ... 전술을 구사하다가 형편없이 깨집니다. 일부 어느정도 군사지식이 있는
세력이나 , 자금이 되는 세력 등등 하나씩 모으면 분명히 꽤큰 세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구심점이 없어 결국 하나하나 각개 격파되고
신정부군에게 정복당합니다. 이게... 보다보니 이녀석들 같은 나라의 내전... 이라기 보단 거의 다른 나라 상대의 정복전쟁하는 거 처럼 싸우더군요.
묘사가 되는 걸 보면 , 그냥 말이 통하는 외국 상대의 전쟁... 입니다. 결국 정복당한 번들의 운명은 비참했습니다. 전사자 자체는 9천명 정도라
일본 최대 규모의 내전이란 거 감안하면 그리 많진 않지만... 전쟁중 쌍방 모두 민간에 징발, 약탈등 갖은 민폐를 끼쳤고 , 이후 가혹한 수탈로
그 몇배의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고 하네요. 황당한건 책임을 져야 하는 번주(다이묘)들은 그냥 가택연금 수준으로 끝내고 , 실무진인
봉행... 이라는 직위에 있던 이들이 할복을 합니다. 이것이 일본문화인가? 전쟁을 벌인 건 번주이니 당연히 다이묘가 할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뭐 고의성 태업으로 정권을 넘겨 주다시피한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평안한 노후를 즐기다 간거야 신정부와의 뒷거래 정도로 인정할 법 하지만 ...
뿐만 아니라 , 이 신정부 최초의 정복 전쟁 을 시작으로 메이지 정부 - 일제는 적극적인 대외확장 ,무력에 기반한 침탈 정책으로 우리나라 조선
중국 -청나라 ,대만 , 보는 관정에 따라 북해도...까지 정복전쟁을 거듭합니다. 결국 그러다가 2차대전에서 핵맞고 꼬꾸러지기 전까지 , 결국 일시적인 평화시기
만 있었을 뿐 계속 전쟁일로 였다고 보이네요. 나아가 2차대전에서 우스게 거리인 육해군의 대립 역시 이러한 미니국가들의 대립구도가
일본 군부 내에서 재현된 거라고 보입니다.
ps. 이하는 만화속에서도 음모론! 이라고 못을 박아 놓은 이야기 인데요. 실은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 최고의 암살자였답니다. 뭔가 쇼킹한 음모론인데...
막부 멸망전 일본 조정은 고메이 천황이라는 자가 재위 중이었는데 , 그는 꽤 국수주의적인 인물로 존황양이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어서 외국에 대해 유연한 태세를 취하는 - 개항정책 등 - 막부와 사이가 나쁠거 같았는데... 의외로 그런 거치곤 요시노부 등 막부 핵심인물이랑 잘통해서 삿쵸 세력에게 장애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신하와 함께 , 기생집에 놀러 갔다 화장실에 가게 되는데...
그걸 이토가 뒷간 밑에서 숨어 있다가 볼일을 보는 천황의 항문에다 칼침을 먹여 죽이는 걸로 나오더군요 그후 시신은 이토와 천황 측근이던 암살세력이 함께 궁으로 옮겨 , 피를 씻겨 내니 ,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자연사... 로 보이게 만들고 곧 화장 한뒤에 , 자기네가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자를 꼭두각시로 천황자리에 올려 삿쵸의 막부 토벌을 시작하게 되죠. 마차 , 와인 , 테라스에 이어 , 일본식 뒷간이 추가되야 겠네요.
이 이야기는 야사이고 , 음모론에 불과하나 , 당시에는 꽤 널리 퍼졌던거 같습니다. 적어도 비교적 정정하고 , 친 막부적 스탠스를 취하던 천황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여러모로 말이 많이 나올수 밖에 없지요. 진짜라면 일본 역사를 뒤바꾼 암살! 이라고 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