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아 뭔가 맛난걸 먹고 싶었습니다만,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해보자 싶어서 찾아봤더니
집 근처에 영화를 테마로 코스요리를 내주는 집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또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지금 테마더라구요?
바로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헤어질 결심)
(사진은 3번째 메뉴와 페어링된 양하 고량주)
영화를 주제로 진행하는 곳이라 그랬던 걸까요
2가지 재밌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1. 영화의 타임라인에서 모티브를 따온 음식들로 구성되어있었고
2. 연극처럼 호스트가 손님들에게 영화의 줄거리와 음식 소개를 해주는 방식
문제는 손님이 저 혼자..였기도 하고
바 테이블로 구성된 곳이라 모든 직원의 눈이 제 리액션에 맞춰진듯한
그런 부담감이 약간 느껴지는 자리였어요
덕분에 첫번째 요리였던 초밥 3종은 사진도 못찍고 ㅠ
그릇을 여니
둘 사이에 펴지는 묘한 기류를 표현한 듯한 향이 퍼집니다.
2번째 요리인 김부각육회구요.
김부각에 올려진 육회, 고추 페이스트를 한번에 먹는 방식이었어요
바삭함과 부드러움 속 묘한 향신료 맛이 어울리는듯 어울리지 않는 듯
신기한 맛이었어요
3. 가리비 실당면
구운 가리비 관자와 마요네즈 소스를 버무린 실당면을 같이 먹는 방식이었어요
맵고 기름진 맛을 고량주로 씻어내니
강렬한 불이 지나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4. 복지리
직전 코스의 자극적인 맛을 깔끔하고 깊게 다스려주는 국물이었어요
복어를 처음 먹었는데 단단한 살과 쫄깃한 껍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 소꼬리찜 사진을 안찍었네;; 그것도 있어요)
6. 깐풍오리탕수
먼저 석류 소스를 플레이팅한 뒤,
튀긴 오리에 깐풍소스를 얹고, 그 위에 가지튀김과 채소를 얹어준 방식이에요.
상큼한 석류소스와 깐풍소스가 잘 어울리면서
오리와 가지 더블 튀김의 풍미를 덮지 않게 해주더라구요
..
그리고 페어링된 고량주 + 맥주 폭탄주는
입도 깔끔하게 해주면서
마지막에 남은 긴장도 씻어내는 효과를 줬습니다.
7. 부채 새우
새우살을 완자처럼 만 뒤, 카다이프로 감아 튀겨낸 핫도그 같은 요리에요.
뭔가 디저트가 아닌 요리로 처음 먹는 카다이프라 그런가
바삭함이 꽤나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중간에 있는 튀김은 팽이버섯이에요.
8. XO 볶음밥, 이과두주
마지막 식사인 볶음밥과 계란국, 그리고 기름기를 잡아주는 이과두주
약간 날리는 볶음밥을 좋아해서 쫄깃한 느낌은 그냥그랬지만
볶음밥 체급이 있으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9. 후식 아이스크림과 타트 체리 칵테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바닷가의 모래사장의 느낌과
불면증의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타트 체리를 페어링한 방식이었어요
<총평>
식당이 가진 컨셉의 디테일과, 식사 코스도 충실해서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다음번엔 사람이 가득찬 공간에서 내향적 즐거움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초반에 너무 긴장해서 밥이 입으로 가는지 코로가는지 몰랐다면서
마지막으로 집 가는길에 들렸던 야끼토리집
한번쯤 가고 싶었던 곳인데 무척 잘구워줘서 만족했어요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기 좋은 집이었다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