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3 대표팀 이동경(오른쪽 끝)이 지난 19일 태국 랑싯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요르단과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랑싯 | 연합뉴스
“오늘은 조커가 승부를 결정짓는단 말이야. 그러니까 준비하는 사람들, 나가는 사람들 마음 단단히 먹고. 조커들, 특히 거기서 결정나게 돼 있어.”
지난 19일 열린 요르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김학범 한국 U-23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한 말이다. 김 감독의 말처럼, 요르단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커’로 투입된 이동경(울산)의 왼발 프리킥 한 방에 힘입어 2-1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조커는 이번 대회 김학범호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중요한 순간에서, 조커들이 투입돼 경기를 바꿔놓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1차전인 중국전에서도 그랬다. 한국은 전반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며 중국과 예상 밖의 접전을 펼쳤다. 그러다 후반에 투입된 김진규와 이동준(부산)이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합작하며 1-0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의 선수 교체는 결코 즉흥적이지 않은, 치밀한 계산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시계를 요르단전 직후로 되돌려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승부수는 조커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예상된 선수교체였다”며 사전에 준비가 된 투입이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조커를 “경기의 흐름을 바꿔야 하는 선수”로 정의한다.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조커 선정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한다. 물론, 보안 유지 또한 철저하다. 21일 열렸던 4강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경기 중에 누가 투입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사실, 조커를 투입해 의도대로 될 확률은 절반 정도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 자신있게 조커를 꺼내들 수 있는 이유는 선수들의 기량을 그만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졌던 평가전들마다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해왔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컵 때는 아예 팀을 이원화시키기도 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가져가면서 선수들을 고르게 쓰며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시키고 있다. ‘준비된’ 조커들이 김학범호를 더 무섭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