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리뷰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지만, 요즘 저는 1DD에 한참 빠져있습니다.
입문 초기에는 소위 '듀만콘뎀'의 신봉자로 드라이버가 많은 제품만 찾아다녔는데,
어느 순간부터 1DD의 포근한 맛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그 와중에 쥬지어에서 한쪽에 무려 7개의 드라이버를 때려박은 신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디파이언트, 버터플라이, 드래곤플라이까지 쥬지어 제품은 들을 때마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던 터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구매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UNVEIL 시리즈 라이트 셔틀로, 이름 뒤에 '내추럴 보컬'이 붙어있을 만큼 보컬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과연 1DD에 길들여진 제 귀를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우선 늘 그렇듯 가볍게 패키지부터 살펴보시죠.
패키지입니다. 쥬지어 리뷰를 쓸 때마다 패키지 디자이너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도 반성은 안 하신 것 같습니다.
빛을 가르는 셔틀이라는 멋진 컨셉을 들고 왔으면서 패키지에서는 그 느낌이 전혀 안 사네요.
190달러짜리 제품인데 패키지만 보면 가격이 확 떨어져 보이는 건 여전히 아쉽습니다.
패키지 내부입니다. 쥬지어 제품 공통적으로 이번에도 유닛과 케이블이 결합된 상태로 들어있네요.
한눈에 보기 좋은 건 장점이지만, 커케를 주력으로 쓰는 입장에서는 다시 빼는 게 귀찮은 건 여전합니다.
남색 PU 가죽 케이스입니다.
디파이언트 때는 인조가죽 냄새가 좀 나서 한참 빼고 써야 했는데, 이번엔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사이즈도 적당하고 깊이가 있는 편이라 실사용하기엔 무리가 없을 것 같네요. 패키지에서 깎인 점수를 여기서 조금 만회합니다.
구성품으로는 케이블, 이어팁, 그리고 데스크 스탠드가 들어있습니다.
디파이언트 때 Z리뷰 아크릴 스탠드가 들어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스탠드가 쥬지어의 시그니처 구성이 된 것 같네요.
실사용 용도는 아니지만 책상 위에 세워두면 괜히 뿌듯해지는 맛이 있습니다.
기본 케이블입니다. 6N OCC 은도금 동선에 400가닥 4심 구성입니다.
2심디자인을 개인적으로 깔끔해서 좋아하는데, 이번엔 4심을 2심처럼 보이게 구성해서 마음에 드네요.
거기에 3.5mm와 4.4mm를 바꿔 끼울 수 있는 모듈러 플러그까지 지원하니, 커케를 살 이유가 하나 더 줄었습니다.
유닛입니다. CNC 가공한 알루미늄 페이스플레이트에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마감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담기는데 실물로 보면 꽤 영롱합니다. 과하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게 마음에 드네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무게인데, 드라이버가 7개나 들어갔는데도 한쪽이 6.4g밖에 안 됩니다.
레진 3D 프린팅 쉘 덕분인지, 귀가 큰 편인 저도 장시간 착용에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드라이버 구성입니다. 10mm 다이나믹 1개, BA 4개, 마이크로 플래너 2개의 트라이브리드 구성이고,
이 7개의 드라이버를 물리적 4-way 크로스오버와 4개의 독립된 음도관으로 나눠서 관리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스파이럴 웨이브가이드라는 나선형 음도관으로 중역대의 내부 반사를 줄였다고 하는데..
사실 뭐라고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고 결국 중요한 건 이 많은 드라이버를 얼마나 하나로 잘 묶어냈느냐겠죠.
드라이버가 많은 제품은 대역마다 따로 노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스러운데, 과연 어떨지 궁금합니다.
하이파이고에서 제공한 측정치입니다.
이름에 보컬이 들어간 것 치고는 저역이 꽤 올라와 있는, 뉴트럴에 저음을 얹은 밸런스로 보여집니다.
저음 헤이터인 저로서는 그래프만 보고 살짝 긴장했는데, 다행히 양감보다는 타격감 위주로 정리된 느낌이었습니다.
중역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고역도 날카롭지 않게 잘 다듬어져 있네요.
소스 : PC
음원 : 애플뮤직 무손실 &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
DAC : 탄치짐 루나
유닛 : Juzear Light Shuttle
케이블 : 기본케이블 4.4mm
이어팁 : 디비누스 벨벳
1. 아이묭 - 마리골드
'내추럴 보컬'을 달고 나왔으니 보컬곡부터 안 들어볼 수 없죠.
어쿠스틱 기타 위에 담백한 보컬이 얹힌 곡이라, 보컬 표현이 부족한 유닛에서는 금방 심심해지는 노래입니다.
저음이 꽤 있는 밸런스라 보컬이 묻히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보컬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있어서 숨소리까지 자연스럽게 들리네요.
이름값은 확실히 하는 것 같습니다.
2. 요네즈 켄시 - KICK BACK
드라이버가 7개나 되니, 정신없는 곡에서 대역별로 따로 놀지 않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체인소맨 오프닝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악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곡인데,
베이스는 묵직하게 치고 들어오면서도 퍼지지 않고, 그 위에 보컬과 기타가 뒤엉키지 않게 딱딱 정리됩니다.
솔직히 이 곡에서 제일 놀랐네요. 7개의 드라이버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3. 야마시타 타츠로 - SPARKLE
따뜻한 중저역을 보면 시티팝을 참지 못하는 저란 남자...
도입부 기타 커팅이 생명인 곡인데, 마이크로 플래너 덕분인지 고역이 찰랑찰랑하면서도 거슬리지 않게 뻗어줍니다.
거기에 탄탄한 베이스 라인과 브라스까지 얹히니, 이 유닛의 밸런스를 한 곡으로 보여주기에 딱 좋은 곡이네요.
4. 백넘버 - 수평선
이 노래는 유닛이랑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냥 제가 너무 좋아해서 못 참고 들고 왔습니다..
담담하게 시작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차오르는 곡인데, 밴드 사운드가 쌓여갈수록 보컬이 묻히기 쉬운 노래이기도 합니다.
라이트 셔틀은 후렴에서 악기가 몰아쳐도 보컬이 끝까지 앞에서 버텨주면서, 그 벅차오르는 감정선을 그대로 전해주네요.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곡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울컥했습니다.
총평
1DD에 길들여진 귀로 들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다중 드라이버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해준 제품입니다.
이름처럼 보컬만 파는 이어폰이라기보다는, 저음의 재미와 보컬의 자연스러움을 둘 다 챙긴 올라운더에 가깝네요.
해외에서는 상위기인 해리어보다 낫다는 평까지 나오던데, 190달러 선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돈값 이상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패키지는 이제 진짜 좀 신경 써줬으면 좋겠고, 저음 양감이 있는 편이라 저처럼 저음 헤이터시라면
이어팁으로 살짝 조절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어팁으로 살짝 조절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래서 이게 왜 좋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