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센트럴 파크 타워(Torres, Parque Central)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Que se joda! (씨발)”
카라카스 연방정부에서
동쪽으로 1km 떨어진
센트럴 파크 타워 27층,
빈 사무실에서
조준경을 통해 연방정부 청사 앞을 바라보고 있던
발렌티노 바레또(Valentino Barreto)는
욕설을 내뱉었다.
전직 FARC(Fuerzas Armadas Revolucionarias de Colombia : 콜롬비아 무장혁명 반군) 출신의
용병,
남미 북부지역에서
일명 VB로 통하는 그가 쏜 총알이
목표에서 벗어나
엉뚱한 사람에게 맞아버린 것이다.
분명히 여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서 있는
젊은 여자를 제대로 노렸다.
현장에서의 즉사는 아니어도
치명적인 상처는 입힐 수 있다고 확신했는데,
그의 총알은
우측 하방으로 휘면서
리무진을 잡고 있던 남자의 팔을 끊어낸 것이다.
VB의 의뢰인이 원한 것은
검은 양복쟁이의 팔이 아니었다.
젊은 여자,
아니면
늙은 남자의 박살난 머리를 원했다.
1km라는 거리가 부담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헤드샷을 자신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가 조준경으로
그녀의 머리를 노리고,
거리를 계산하고,
조준점을 재조정한 다음
방아쇠를 당겼을 때,
그녀, 검은색 정장을 단아하게 갖춰 입은 젊은 여자는
죽는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총알은 엉뚱하게도
엄한 양복쟁이의 팔을 끊어 낸 것이다.
타앙
그 순간
그가 쏜 것이 아닌
다른 총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총소리? 누군가 쐈나?
그는 군인들을 살폈다.
저격을 알아챘는지,
그들은 이제야
이리저리 몸을 어수선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격지향자세를 취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 누구도
적극적인 사격 상황에 들어가지 못했다.
군인들이 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총소리가?
뭐지?
그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FARC에서
콜롬비아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며
청춘을 보냈던 그는
그만의 교전수칙에 따라
눈앞의 목표를 빠르게 처리하고 탈출하기로 결정했다.
“씨발. 생각이 많으면 뒈지는 거야.”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분주하게 조준경을 움직여
경계하는 군인의 모습들을 스쳐 지나가면서
목표물인 여자의 모습을 찾았다.
곧 동양에서 온 원숭이가
여자들을 껴안고 있는 모습을 찾았다.
총알 앞에서 몸으로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인가?
쏠까? 그냥 쏴 버릴까?
한 발의 총알로
다수의 타겟을 잡을 수 있을 텐데.
의뢰인은 늙은 여자는
절대 쏘지 말라고 했다.
젊은 여자,
아니면 늙은 남자.
그것도 안 되면
젊은 원숭이라도 맞추라고 했다.
그런데
동양인은 쏘기가 쉽지 않았다.
늙은 여자를 감싸고 있어서
그녀가 다칠 위험이 있었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원숭이가 여자들을 껴안고 사각지역으로 사라졌다.
그의 총구에서 보이지 않는
리무진 건너편 그림자로.
마치 VB의 위치를 알기라도 하는 듯
절묘하게 사각지역에 몸을 감췄다.
곧이어
다른 군인들이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
그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저하다가 기회를 놓쳤다.
그러면 늙은 남자.
VB는 살짝 총구를 돌렸다.
멍청하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는
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고 있는
나이 먹은 남자가 조준경에 들어왔다.
조준선을
그 놈의 머리로 움직이는 순간
목표물이 사라졌다.
한 군인이 몸을 날려 타겟을 덮쳐 넘어뜨린 것이다.
색(Sack :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에게 하는 태클)처럼
빠르고 확실한 태클이었다.
쏠까?
늙은 남자는
아까처럼 무방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군인이 타이밍 좋게
그를 넘어뜨려 보호했지만
아직 완전한 사각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으니까.
VB는 잠시 고민했다.
저 비싸 보이는 양복 입은 돼지라도 쏴 버릴까?
그를 감싸고 있는 군인과 같이?
그 순간
군인들이 대형을 바꿨다.
단순히 당황하여
차량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사방을 경계하기만 하던 군인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방향성을 보였다.
그들의 시선과 총구가
VB가 있는 동쪽으로 향했다.
위치가 노출되었다?
단 한발의 총알로?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리고
늙은 남자를 덮쳐 보호했던
늙은 군인이
늙은 남자를 질질 끌고 던지듯
군용 차량 안으로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다른 군인들도
신속하게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텄군.
사각지대에 있던 처음 노렸던 타겟,
젊은 정장 차림의 여자는
이미 차량에 탑승한 것처럼 보였다.
VB는 조준경에서 눈을 뗐다.
이후로는 안 봐도 뻔하다.
차량은 출발할 것이고,
수색이 시작될 것이다.
빠르게 몸을 빼는 것이 현명했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할!!”
첫 총알은 빗나갔다.
추가 사격도 실패했다.
목표들은 탈출했다.
알 수 없는 총소리까지 들려왔다.
고작 1만 달러짜리 일이다.
선금으로 3천 달러를 받았고,
잔금이 7천 달러 남았다.
7천 달러.
많은 돈이 아니다.
목숨 값에 비교한다면 푼돈이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탈출해야 한다.
의뢰인에게서 클레임이 들어온다 해도
우선은 몸을 피해야 한다.
“씨발. 삼두사고 나발이고.”
그는 의뢰인을 욕하며
총을 갈무리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82) [2]
2023.02.24 (00: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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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3.02.24 20: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