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 "허억.. 엌..."
영화연구회 일동 : "헤엑... 헥...."
후타무라 : "무슨 계단이... 이렇게 가파라...."
주인공 : "헤엑... 기어서라도 올라가야지...."
부장 : "참내... 요즘 젊은 것들은 어쩜 이렇게 약해빠졌을까...?"
선배들 : "부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부장 :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먼저 떨어질껄-??"
영화연구회 일동 : "부장님 혼자 너무 하신 거 아님까-!?"
후타무라 : "아무리 그래도 체육하는 동아리는 아니잖아 우리들이...;;"
주인공 : "그거야 그렇지만... 아니, 부장님이 타고 있는 건 어디서 난 거야??"
후타무라 : "예전 촬영 때 사용했던 소품이라던데? 대체 누가 저런걸 창고에서 꺼내 왔는지 모르지;;"
주인공 : "하아.."
후타무라 : "아니 촬영 장소가 어디길래 이런 곳으로 온 거람..??"
미츠키 : "것 참, 진짜 한심해서 못 봐주겠네-!
이런 계단 같은 건 그렇게 기어서 오르는 게 아니라 리듬을 타고 오르면 힘들지 않다구!"
미츠키 : "자, 이렇게!"
영화연구회 일동 : "오오오옷---!!!"
주인공 : "먼저 간닷-!!"
부장 : "자, 여기야. 여기."
후타무라 : "예..? 여기라고요??"
주인공 : "부장님 이 묘지는... 지난 촬영 때 죽은 여주인공의 묘지입니까?"
부장 : "그래, 네 말이 맞아.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영화촬영 도중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잖아.
아직 성불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겠어?
부장 : "그러니까.. 우리가 당신의 뒤를 이어서 이 작품을 완성시키겠다고 영전 앞에서 보고함과 동시에
촬영이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참배의 의미도 겸해두려고 생각했어."
주인공 : "아.. 좋은 생각이네요."
부장 : "그렇지?"
부장 : "자, 너희들도 이런 건 꽤 중요한 일이니 잘 기억을 해두도록 해.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주변 청소부터 시작한다, 실시!"
영화연구회 일동 : "네엡-!!"
(하지만.. 전 여주인공의 넋을 위로한다니 이번 여주인공인 미츠키는 썩 좋은 기분은 아닐 것 같은데...)
(게다가 촬영 도중에 자-살해버린 사람의 묘지 앞에서 참배를 하는거니까..)
(어..? 딱히 신경쓰지 않는 눈치인데..?)
(...? 그것도 아닌건가...?)
후타무라 : "자, 촬영 준비 마쳤습니다. 배우들은 준비해주세요-!!"
(미츠키 정말 괜찮을까.. 직접 연기를 하면서 배우거나 고쳐나가면 되긴 할 테지만 말투가 너무 사내애들 같으니;;)
후타무라 : "조명 준비 완료, 카메라 준비 완료!"
후타무라 : "크랭크인 입니다! 다들 긴장해주세요-!"
후타무라 : "그럼 시작합니다, 씬 16, 컷 5 !!"
후타무라 : "스타트!!"
미츠키 : "당신이 날 버리고 싶어한다는 것 쯤 이미 알고 있어요. 더해서 증오하고 있다는 것 까지도..."
미츠키 :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당신은 깨닫고 있어. ...그렇죠?"
미츠키 : "난 버림받지 않아.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이니까."
미츠키 : "당신이 가장 처음 날 받아들였으니까. ...어때요?"
부장 : "커어어어엇---트!!!"
부장 : "사쿠마! 사쿠아마-!!"
사쿠마 : "...!!"
부장 : "멍하니 뭘 보고 있어?? 네가 대사를 쳐야지??"
사쿠마 :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깜빡..."
부장 : "네가 연기에 말려들면 어쩌자는거니??"
후타무라 : "미츠키 최고다-!"
연화연구회 일원 : "뭐야, 무슨 일 있었어??"
영화연구회 일원 : "거짓말이지? 연기 처음이라는거.."
미츠키 : "아하하..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 건가요?"
부장 : "오케이, 오케이! 지금 그 정도가 딱 좋아! 자, 사쿠마 다시 가보자!"
사쿠마 : "네..! 죄송합니다."
(미츠키 대단한데..? 이렇게나 잘 해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말야...)
(아니 정말로..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내가 추천을 해놓고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아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러가지로 평판이 좋고, 지금같은 상태라면 꽤 괜찮은 영화가나올 것 같아.)
미츠키 : ".........."
주인공 : "묘지가 그렇게 신기해?"
미츠키 : "아까부터 조금이긴 하지만 뭔가 걸리는 게 있어... 예전에도 이 장소에 왔던 것 같은 그런 기분이야.."
주인공 : "뭐..?? 그렇다면 이곳에 참배를 하러 왔던 적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촬영 끝나고 한 번 찾아보자. 아카사카, 라는 묘비를 찾으면 뭔가 알아 낼 수도 있을거야.
기억이 돌아오게 될 지도..!"
미츠키 : "........."
주인공 : "...? 왜 그래, 불안한 얼굴로..."
미츠키 : "왠지 좀... 무서워져서..."
주인공 : "무섭다고? 왜?"
후타무라 : "부장님, 묘비 배치는 어떤 각도가 좋을까요?"
부장 : "이 근방에선 어느 각도라도 문제없어."
후타무라 : "넵. 그럼... 어디보자, 그래.. 이 묘비를 써도 좋을 것 같은데..."
후타무라 : "여기 아카사카란 묘비가 있네?"
미츠키 : "아..."
주인공 : "가볼래?"
미츠키 : "응."
후타무라 : "어, 미츠키. 조금만 더 기다려야겠어. 준비하는 중이라..."
미츠키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묘비라는 말을 들어서..."
후타무라 : "아, 묘비 말야? 우연이긴 한데 미츠키와 같은 성의 묘비가 있길래 그걸 사용해볼까 생각했거든.
혹시 친척묘 인거야? 이름이 어떻게 돼?"
미츠키 : "그게 잘.."
후타무라 : "뭐야, 생각 안 나는구나? 그럼 확인해보자 뭐. 어디보자, 이름이...."
후타무라 : ".....어?"
후타무라 : "아카사카..."
후타무라 : "미..츠키..?"
(묘지 장면의 촬영은 동명이인의 묘비명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사히 마쳤다.)
(미츠키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돌아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 묘비는 뭐였을까..? 그냥 단순한 우연인가?)
(미츠키, 라는 이름이 흔한 건 아니어서 동성동명이라는 우연은 지나친 면도 있다.)
(이곳에 왔던 것 같다던 미츠키도 지금은 기분 탓이었다고 말을 바꿨고...)
(아니, 뭐가 어떻게 되었던 미츠키는 살아있는거잖아..?)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은...)
(묘비 사건을 잊어버린 만큼 짜증이 밀려오는 중이기도 하니까..!)
(저 인간이 상대역할인 건 충분히 알고 있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미츠키와 딱 붙어서 재잘재잘 많이 많아...!!)
(그래, 미츠키 녀석도 너무하네..! 저 인간에게 맞춰 신나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구..!!)
(쳇...)
미츠키 : "야앗--!! 기다려어어---!!"
미츠키 : "뭐어야, 말도 한 번 안 걸고 혼자서 쌩하니 가버리다닛!
이래보여도 일단 숙녀인데 혼자 돌아가는 도중에 치한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래??"
주인공 : "백마탄 기사님에게 부탁하지 그러냐, 집에 바래다 달라고."
미츠키 : "뭐어..??"
미츠키 : "아하. 너 지금 질투하는구나!"
주인공 : "누, 누가 질투를 한다고 그래!!"
미츠키 : "야, 기다려어-!! 같이 가자니깐, 거짓말이야 농담 좀 한 것 가지고 왜 그래애-??"
미츠키 : "이대로 혼자 남겨두다가 진짜 치한이라도 만나면 어쩔려고-??"
미츠키 : "..!! 꺄아아아앗---!!!"
주인공 : "!? 무슨 일이야!?"
미츠키 : "에헤헤헤헤..."
주인공 : "...쳇..."
주인공 : "뭐야, 진짜..! 그런 연기만 능숙해져가지고서는...!! 혼자서 오던지 말던지!!"
미츠키 : "..!! 꺄아아아앗---!!!"
주인공 : "흥이다, 또 비명지르면 누가 돌아볼까봐서? 장난은 이제 그만..."
미츠키 : "꺄아앗!! 저리 가!!"
주인공 : "어..!? 무슨 일이야 미츠키!!"
미츠키 : "이거 놔..!! 꺄앗!! 저리 가란 말이야..!!"
주인공 : "너, 뭐야!? 무슨 짓이야!!!"
주인공 : "맞았다-!!"
주인공 : "어때? 좀 진정이 돼?"
미츠키 : "응. 고마워."
주인공 : "괜찮아? 상처는 없고?"
미츠키 : "그런 건 괜찮은데..."
주인공 : "...?"
미츠키 : "아까전에 그 사람.. 내게 이런 말을 했어. 네가 살아있을리 없다, 라고..."
주인공 : "뭐..?"
(살아있을리 없다고..? 그게 무슨 의미야..??)
미츠키 : "나란 사람은 이 세상에 있으면 안 되는 그런건가..?"
주인공 : "말도 안 돼. 잘못들은 거 아냐?"
미츠키 : "아니야.. 하지만 왜 살아있을리 없다고 했을까..? 그리고 왜 나와 똑같은 묘비가 잇는 거야...?"
미츠키 : "난 누구지...? 뭐하는 사람이야...?"
미츠키 : "어느 누구라도 날 필요로 하기는 하는 거야...?"
미츠키 : "이 세상에 살아도 되는 거야..??"
미츠키 : "대답해 줘.. 난..."
미츠키 : "나는...!!"
(미츠키는 겨우 잠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워하는 미츠키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놀라기는 했지만 당연한 일이다. 기억을 잃을 채 계속 이런 생활을 해왔으니까.)
(오히려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울텐데도, 내 앞에서 조차 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지내왔다.)
(그리고 오늘 일어난 일들...)
(지금껏 쌓아왔던 둑이 무너지는 것도 당연하다.)
주인공 : ".........."
(그런데 아까 미츠키를 습격한 그 녀석... 단순한 치한이었을까...?)
(아니면 미츠키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닐까...?)
(지금까지도 신기한 일이라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오늘에서야 비로소 새로 인식하게 된다.)
(왜 미츠키의 기억을 돌아오지 않은 걸까..? 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미츠키.. 너는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