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런 이야기 어디서도 못하니까요
게임 참 좋아합니다
입문작이 아마도 5살인가 오락실에서 무슨 지프차 같은거 타고
차가 움직이면서 하늘로 날아다니는 비행기 미사일쏘고
땅에서 나오는 탱크인지 뭔지 그런거 쏘는거로 시작했네요
그 옆에 다이얼로 돌리는 벽돌깨기가 있었고
너구리도 있었고 마리오도 있었죠
택견하듯이 이크에크 하는 폼으로 도트로 싸우는 이름모를 격겜도 있었고요
애기가 너무 오락실을 들락거리니 (당시엔 담배연기 자욱했습니다)
보기 뭐했는지 부모님이 대우 재믹스 사줬습니다 msx인가 그거요
빨간색에 양쪽 귀탱이만 까만놈으로다가
그거로 트윈비 오질나게 하고 펭귄이 얼음에서 물개 피해서 점프하는거 지겹게 할때쯤에
소닉이 나왔습니다 오락실에서 봤고 사달라고 졸랐죠
그래서 슈퍼겜보이로 갑니다 삼성에서 나온 슈퍼겜보이 그게 메가드라이브라는건 나이먹고 알았고요
그후로 베어너클 마이클잭슨 로보캅 수왕기 골든엑스 다 재밌게 했는데
슈패미의 파판이랑 드퀘 그리고 스트리트파이터2 ..
이게 아직도 한이네요 한창일때 집에서 즐기지 못한것이
그래도 파판 대용으로 샤이닝뭐시기인가 그 메가드라이브에서 알아주는 알피지 하나 있었습니다
그거 하려고 일본어 학원 다니다가 아버지한테 걸려서 강제취소 당하기도 했죠
일본을 너무 싫어하셨으니 그쪽 말 뭐하러 배우냐고 그런거 있잖아요
암튼 그랬습니다
국딩3학년때인가 강제로 가게된 컴터 학원에서
남북전쟁과 킹콩 심시티를 접합니다
신세계가 열린것이죠
또 졸랐습니다
미래를 위해 아들에게 투자하십시오
아버지 앞으로는 정보화 시대입니다
당시에 386at인가 그때 현x컴퓨터에서
그때 돈으로 400인가 주고 사주셨습니다
근데 막상 사보니 옆집 형아가 삼국지3 개명작이라고
무슨 공략집 번역집 국어사전 두께만한거 들고와서
같이 하자고 해놓고 본인은 10분 컨트롤 하고
제 턴이 오면 형아가 해줄게 하고 1분 만지작하고 집에도 안가고
날마다 오더라고요 그 형아가 고3이었는데 결국에 그 형은 부모님한테 귀떼기 잡혀서 끌려갔습니다
지금은 잘 살고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중학교 가고 나서 우연히 게임잡지에서 광고를 하나 봅니다
그게 네오지오인데 킹오파 94를 집에서 할수있다는 광고였습니다
오락실하고 같은 퀄리티로요 어마무지 하지 않습니까?
전교 1등 하겠다는 말을 담보로 사주셨습니다
기억나는게 팩하나에 2~30 했던거랑
스틱이 기본인데 그것도 한 20했던거 같고 암튼 비쌌어요
반에서 인기 짱먹었습니다 서로 우리집 오겠다고 난리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참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아들이 하고싶다면 앞에선 뭐라 하셔도 다 해주시던 아버지 보고싶네요
그 뒤로 인생에 곡절이 많았고
그래도 게임 이놈이 뭐라고 끝까지 손에서 안떨어 지더라고요
게임은 취향인것이 분명합니다
스타 한 판 할래 할적에 저는 재미 없어서 안하고
플스랑 새턴 돌리고 놀았으니까요
리니지에 잠깐 빠진적도 있기는 합니다
사기도 당해보고요
피시방에서 그러다 밸브를 만나죠
그 빠루로 패고 다니던 게임이 하프라이프 맞나요 세면발이 같은거 나오는거요
암튼 밸브가 스팀으로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빠루질이나 할줄 알았더니 스팀을 만들다니
스팀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자연스런 흐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더불어 콘솔까지 같이 챙기다보니 지출이 더 늘어났죠
엑박 플스 psp 비타 3ds 스위치 또 뭐있더라 암튼 콘솔은 안거르고 다 사보고 팔아보고 그랬네요
지금은 이렇습니다 pc는 라이젠3700x,2070super,32gb 사양이고 플스4 스위치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앞에는 다 서론입니다
스팀 라이브러리 플스 라이브러리 스위치도 마찮가지로
게임은 꽉꽉 차가는데 막상 저는 재미가 없네요
그렇다고 게임에 애정이 식은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놓고 오래하면 10분입니다
마누라 눈치보여서 어거지로 하는 게임이 더 많기도 해요 사실
비싼돈 주고 사줬는데 왜 안하냐 이거만한 잔소리가 없거든요
하는 척을 하는건지 내가 왜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없어졌어요
장르 플랫폼 불문 모든 게임이
차라리 유튜브나 넷플 보는게 더 재밌을 정도이니
이제 게임 그만하라는 계시같기도 하고
왠만한 게임 다 가지고는 있는데
막상 하는건 옛날에 나온 킹덤러쉬같은 디펜스겜
테라리아 같은 샌드박스겜 그마저도 오래 못하네요
저는 참 부러운것이
요즘만큼 겜하기 쉽고 편한 세상이 올거라는 생각을 제가 어릴적엔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한글화는 커녕 정식발매조차 안하던 시절이라 게임 구하기도 어려웠어요
웃돈 주고 단골터서 자주가던 겜샵 사장님한테 부탁하고
막 그러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클릭한번 터치 한 번이면 집에서 편하게 받아보고
덤탱이 당할일도 별로 없고 게임은 당연하게 한글이고
이런 시절에 게임을 즐기는 지금의 10대 20대 여러분 너무 부럽습니다
(라떼는 같애서 나때는 이랬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신형 콘솔이 나와도 전혀 설레이지 않고
플5든 엑엑이든 관심이 안가는 저는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재밌게 즐길수 있는 여러분의 시간이 부럽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은 하고는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게임인듯 합니다
저는 괴롭습니다 시간적 금전적 여유는 있지만
요즘 재미가 없어서 게임을 더 못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청춘에서 게임을 뺄수는 없는데
게임이 식었다는것은 저의 청춘도 이제 식어버린듯 하고
마음은 공허하고 요즘 재미난 일이 없어요
결론은
여러분의 게임에 대한 열정이 부럽고
즐길수 있는 지금이 부럽습니다
돌아가고 싶습니다 용호의권 사쇼하다가 체어샷도 맞아보고
정말 라면처럼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재밌는게 게임인거 같네요
레스토랑에서 라면 먹으면 맛이 없겠죠?
무슨 x소리 하는거냐 하시겠지만 여기 잡담 게시판이고
어디서 이런 소리하면 나잇값 못한다고 인간관계 절단납니다
이해해 주세요 아재되서 새벽에 감수성이 터지나 보네요
게임 재밌게 즐기시고 스트레스는 받지 말아요
지난날 돌이켜보니 내돈내산은 게임이 원조인데
재미없음 쳐박아두면 되는거고 재밌음 즐기는게 장땡인듯 싶습니다
썰좀 풀었습니다
즐거운 게임 라이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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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에르메스님 요즘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문제인거 같아요 사실 너무너무 힘든데 전에는 게임하면 그나마 풀렸거든요 이제는 게임이라는 요놈 놓아줄때가 된거 같습니다 예상은 했었어요 언젠가 내가 너 놓아주겠지 하면서 근데 막상 놓아줄려니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주마등쳐럼 스쳐가네요 그만큼 애정했으니까요 이제 다른 취미를 뭐로 잡아야할지 감도 안잡힙니다 올해 40인데 반백년은 살았잖아요 거즘 별거 아닌 댓글이지만 에르메스님 감사합니다 남은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요 가정에 평화가 깃드시길 기원할게요 고맙습니다 | 20.11.16 05: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