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나 꽉꽉 찬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처음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레벨1, 레벨2, 7, 8, RE2, RE3, RE4)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지기도 했네요.
시리즈의 집대성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거 같습니다.
보통 볼륨이 크면 비슷비슷한 레벨 디자인을 지닌 맵과 반복적인 플레이로 인해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바하4RE는 끝까지 지루할틈이 없었습니다.
마을, 고성, 섬의 내부 구간 하나하나의 레벨 디자인이 다채롭고도 정교하게 잘 짜여져 있는데다 공략법이 제각각인 크리처들의 종류도 다양했으니까요.
전술의 폭도 총격과 유탄 투척, 밀리, 나이프 패링, 은신 및 암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는데 크리처들이 가진 횃불이나 다이너마이트를 떨어뜨리는 등의 역공도 가능하고, 기름통을 터트리거나 샹들리에를 떨어뜨리는 등 주변 사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서 전술의 폭이 정말 재밌게 넓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전술들은 어디 커뮤니티 공략이나 유튜브 영상같은걸 참고해야만 알아낼수 있는게 아니라 플레이 도중에 스스로 깨우칠수 있도록 유도하는 순간이 정말 많았죠.
아이템 수급이 절묘하게 이뤄진 점도 좋았습니다.
탄약이 부족하면 탄약이나 탄약을 만들수 있는 소재 위주로 드랍되고, 체력이 부족하면 약초 위주로 드랍되기때문에 뭔가 부족한듯 하면서도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때론 탄약을 절약하는게 무의미하게 느껴질때도 있으나 탄약이 부족해서 답답하거나, 남아돌아서 긴장감이 사라지는것보단 나은 방향인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다수의 적 혹은 보스와 싸우는 상황이 많다보니 표준 난이도 기준으로도 만만찮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만,
적의 패턴과 약점, 그리고 지형에 익숙해질수록 직관적으로 플레이어의 숙련도가 오르게끔 절묘하게 설계되어있어서 도저히 못깨겠다싶은 벽을 느꼈던 순간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죽고나면 난이도를 낮출수도 있기때문에 한계를 느낀 게이머들을 위한 배려도 충분히 되어있다고 느꼈고요.
난이도를 상시 변경할수 없는 점에서 약간 불편하게 여겨질수도 있긴 하나 어차피 죽지 않는한은 낮출 필요도 없기때문에 크게 불편할건 없을겁니다.
듀얼센스 활용에 대한 만족감도 높은 게임이었습니다.
총기별로 세세하게 적용된 트리거, 컷신과 인게임을 가리지 않고 상황의 임팩트를 더해주는 디테일한 진동, 그리고 무전을 실감나게 들을수 있는 스피커 기능까지 듀얼센스를 최대한 성의있게 활용하려고 노력했더군요.
메인스토리 위주로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선형 구조의 어드벤처 게임 특성상 서브 컨텐츠를 심어두긴 힘든 편인데 이 부분에서도 바하4RE는 꽤 영리하게 재미를 심어뒀다고 느꼈습니다.
아이템을 테트리스 하듯이 인벤토리를 관리하는 기본적인 요소들도 지나치게 타이트하지 않으면서도 느슨하지 않게 잘 조여둔데다, 귀중품에 보석을 보너스 공식에 맞춰 박아 좀 더 비싼 가격에 팔수 있게끔 어드벤티지를 부여해서 올 컴플리트를 노리는 유저가 아니고선 놓치기 십상인 수집에 대한 동기도 적절하게 부여합니다.
게임 내 화폐인 페세타는 얼마를 모아도 부족할수밖에 없어서 구석구석 맵을 뒤져가며 수집품을 모았죠.
간단한 챌린지를 제공하는 의뢰 역시 스피넬이라는 보상을 제공하여 플레이의 동기를 높여줬습니다.
스피넬을 통해 무기나 부착물, 케이스, 지도 등을 교환할수 있는데 이것들은 게임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되니까요.
다만 마지막 파란 메달리온 하나를 못찾아서 의뢰를 컴플리트 하지 못한건 두고두고 뼈아플거 같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위치도 아니었는데 방심하다 하나 놓친채로 넘어가버렸네요.
사격연습장 같은 소소한 미니게임도 준비되어 있는데 입문은 쉬운데 마스터는 어려워서 결국 모든 토큰을 획득하는데에 실패했습니다.
주조연 가릴거없이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메인스토리는 진부한 편이나 호러, 액션 장르의 재미를 정석적으로 잘 살렸다고 느꼈습니다.
적어도 주인공 레온과 히로인 애슐리의 깊어지는 유대관계를 몰입감있는 컷신으로 섬세하게 묘사하는데엔 성공했다고 봅니다.
루이스나 에이다 같은 조연들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고요.
호러블한 상황을 연출하거나 액션을 연출하는거야 캡콤의 장기나 다름없다보니 그쪽 방면으로는 상당히 눈이 즐거웠습니다.
2편 이후로 대통령 직속 기관에서 훈련을 받아 특수요원이 되었다는 설정이 붙었다보니 액션이 평이했던 RE2때에 비해 정말 별의 별 기상천외한 액션을 보여주더군요.
개인적으로 스토리에서 아쉬웠던건 크게 인상깊은 보스는 없었다는 점 정도를 꼽고 싶네요.
2편의 타이런트, 3편의 네메시스의 거구의 보스 계보를 잇는듯한 비토레스 멘데스가 압도적으로 강력한 첫인상을 남긴데에 비해 더 강하게 느껴져야할 변이 형태가 되게 빈약하게 느껴졌던것도 그렇고,
최종보스였던 새들러 또한 흑막에 걸맞는 비주얼과 세계정복이라는 야심, 그 높은 야심을 실현할만한 플라가를 조종하는 능력 등 뭔가 엄청난 녀석은 맞는거 같은데 위압감이 전혀 안느껴져서 아쉽더군요.
의외로 임팩트있던 보스 잭 크라우저는 개연성이 없는건 아니나 배경에 관한 묘사가 충분하다고 느껴지진 않아서인지 다소 뜬금없다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보스전 플레이 자체는 전부 공략할맛나게 짜여져 있어서 하나하나 재밌게 격파하긴 했습니다. 사실 게임으로서는 이게 더 중요하기도 하죠.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로서도, 호러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도 대단히 즐거운 경험을 안겨준 게임이었고 올해 즐긴 게임 중에서 가장 만족감이 큽니다.
이만큼 잘 만든데다 끝내주게 재밌는 게임을 또 언제 접할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물론 6월에 기대작이 3개나 있는만큼 이만큼 훌륭한 게임을 접하는건 의외로 금방 이뤄질수도 있습니다.
긴 소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원작에는 있었으나 4 RE에는 아직 빠진 상태인 에이다 웡 파트를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쳐야겠네요.
59.7.***.***
잘 읽었습니다. 이런게 리뷰죠.
223.38.***.***
리뷰 잘쓰셨네요. 원작 바하4가 제 인생 겜중 하나라 리메이크 걱정 많았는데 너무 잘나와서 대만족 ㅠㅠ 젤다와 더불어 올해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난이도도 절묘한게 프로페셔날도 하다보면 다 되더군요. 트로피 난이도도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잘 설계됐고 반복플레이를 계속 유도하게끔 하는 설계가 의외로 부담스럽지도 않고 좋더라구요. 그래픽,사운드,게임적 플레이,회차요소등 전부 높은 수준으로 나온 월메이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이다 dlc는 2005년 원작을 생각해보면 꽤나 긴 챕터로 구성될거 같습니다.
59.16.***.***
218.238.***.***
얼마전에 점수 뜬 스파6, 디아4도 기대하고 있네요 ㅎㅎ 파판16도 이미 예구하긴 했지만은 두 게임에 이어 점수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23.06.01 03:56 | |
218.155.***.***
218.238.***.***
베르두고는 저도 좀 애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두번 정도는 죽었던거 같은데. 최대한 얼려가면서 진행했는데도 잘 죽지도 않고 엄청 까다롭게 기습해대고 그러더군요. 베르두고가 좀 특출나게 어려웠고 나머지 보스들은 패턴이 재밌어서 전 쭉 재밌었던거 같습니다. 베르두고 둘 중 하나가 안나온거보면 에이다 DLC에 나올 모양인데 또 한번 그 쫄깃함을 느낄수 있을거 같아 기대됩니다 ㅎㅎ 색다른 패턴으로 나와주면 더 좋을거 같고요. | 23.06.01 07:53 | |
59.7.***.***
잘 읽었습니다. 이런게 리뷰죠.
218.238.***.***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3.06.01 16:21 | |
223.38.***.***
리뷰 잘쓰셨네요. 원작 바하4가 제 인생 겜중 하나라 리메이크 걱정 많았는데 너무 잘나와서 대만족 ㅠㅠ 젤다와 더불어 올해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난이도도 절묘한게 프로페셔날도 하다보면 다 되더군요. 트로피 난이도도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잘 설계됐고 반복플레이를 계속 유도하게끔 하는 설계가 의외로 부담스럽지도 않고 좋더라구요. 그래픽,사운드,게임적 플레이,회차요소등 전부 높은 수준으로 나온 월메이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이다 dlc는 2005년 원작을 생각해보면 꽤나 긴 챕터로 구성될거 같습니다.
218.238.***.***
완성도와 재미가 극강이라 올해 즐긴 게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ㅎㅎ 바하8 로즈 DLC는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에이다 DLC는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 23.06.01 16: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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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238.***.***
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23.06.01 16:22 | |